웹젠이 서비스 준비 중인 신작 서브컬처 수집형 RPG '테르비스'가 지난 6월 10일부터 16일까지 CBT(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CBT를 통해 직접 게임을 체험해보니 마치 빠른 직구를 가진 정통파 우완 투수처럼 서브컬처 장르가 가져야 할 굵직한 요소들을 충실히 갖춘 모습이다.
먼저 '테르비스'에서는 익숙한 이세계물 기반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주인공 캐릭터가 트럭에 치여 이세계로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익숙한 설정이다. 다소 전형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기자의 경우 너무나 익숙한 설정이기에 오히려 플레이하는 동안 다른 비밀이 숨어 있지는 않을까?라는 흥미를 갖고 플레이하게 됐다.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구현력이라는 독특한 힘을 가진 주인공 캐릭터는 테르비스라는 세계에 떨어진 뒤 다양한 인물들과 만나 땅, 불, 바람, 물의 루체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주인공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단순히 대화 형태는 물론 뛰어난 수준의 일러스트와 함께 제공된다.
게임이 가진 강점은 전투에 있다고 본다. 특히, 연출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강력한 필살기는 짧은 애니메이션 연출이 함께 더해지며 보는 맛을 크게 살려준다. 과거 셀 애니메이션 수준에 필적하는 연출이 등장하며, 애니메이션 속 연출 이후 등장하는 캐릭터의 동작이 정확하게 이어져 수준이 높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주요 스킬도 보는 맛이 나쁘지 않았고, 확실히 연출 부문에서 상당한 노력이 더해진 게임이라는 느낌이다. 다만 일반 기본 공격인 모션 근접 캐릭터의 경우 적이 없는 공중에 휘두르는 형태라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이는 전열, 중열, 후열로 구성되는 진형의 전술을 살리기 위한 부분으로 보인다.
게임에서는 5명의 캐릭터를 전열, 중열, 후열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돌격, 전술, 지원 형태가 결정된다. 각 열에는 최대 3명까지 배치할 수 있고, 배치한 모습에 따라 돌격 1형, 돌격 2형 등 같은 진형 내에서도 변화가 있다. 자신이 플레이하는 스테이지나 콘텐츠에 따라 여러 형태를 변경해가며 즐기는 재미가 있다.
여기 탱커, 딜러, 힐러, 서포터로 정해진 캐릭터은 물론 역할과 땅, 불, 바람, 물과 같은 속성이 물리고 물리는 관계에 있어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체인 시스템까지 더해져 있어 전략적으로 신경 쓸 것이 많다. 체인으로 스킬이 연결되는 캐릭터로 진형을 구성하면 체인 스킬을 발동할 수 있어 전투가 좀 더 유리하다. 무작정 아무 캐릭터를 사용하면 전투 효율이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브컬처 게임답게 매력적인 캐릭터도 30여 종 이상 준비됐다. 캐릭터 디자인은 정통 기사부터 신부, 수녀, 마법학교 학생, 수인 등 다양한 모습을 매력적으로 구현했다. 정통적인 미소녀의 모습부터 강력함 느껴지는 중년의 남성 캐릭터까지 등장한다. 특히, 전투 화면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모습도 큼지막하게 구현돼 있어 보는 맛이 좋다. 여기에 캐릭터 목소리 녹음에는 테르비스 여신 역의 '미나세 이노리' 등 일본 성우들이 참여했다. 이런 부분도 서브컬처 팬들에게 강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대목이라고 본다.
여기에 캐릭터 간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인연 스토리와 도감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캐릭터별 이야기도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더 살려줬다. 다만, 캐릭터 육성에선 조금 부담이 있었다. 캐릭터가 진급해 등급이 올라가면 추가 스킬도 생기고 아티팩트도 장착할 수 있다.


특히, 게임 내에서 LR 등급을 달성하면 추가 일러스트를 얻을 수 있는데, LR 등급 달성을 위해서는 SSR> SSR+> UR> UR+> LR 순서를 거쳐야 하고, LR의 보다 상위 등급인 MR까지 있다. 뽑기를 통해서는 최대 SSR 등급부터 획득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캐릭터 진급에는 메테리움이란 캐릭터 결정을 활용하며, 이는 뽑기나 후술할 콘텐츠에서 만나는 상점을 제외하면 얻기가 힘들다. 이번에는 CBT인 만큼 정확한 판단이 힘들기에, 정식 출시 단계에서 어떤 모습이 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다양하게 마련된 콘텐츠도 강점으로 다가왔다. 기본적인 스토리 진행은 물론 경험치나 골드를 비롯해 다양한 성장 재화를 얻는 일일 던전 형태의 '금서관', '왕가의 보물창고', '잊혀진 신전' 등을 통해 다양한 재화를 얻을 수 있었고, '지하유적'을 통해서는 캐릭터를 파견해 시간에 따라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요즘에는 방치형 콘텐츠를 더해 다양한 재화를 제공하는 게임들이 많은데 '테르비스'는 '지하유적'에 파견해 획득하는 형태로 구현했다.


또 PvP인 아레나, 캐릭터 뽑기에 활용되는 재화 '크레아'도 얻을 수 있는 레이드인 '마수의 둥지', 로그라이크 덱빌딩 형태의 게임처럼 진행되는 꿈의 미궁 등도 준비됐다. 특히 꿈의 미궁의 경우 순위 보상으로 드림 코인을 획득할 수 있으며 캐릭터를 획득하거나 캐릭터 진급에 활용하는 메테리움 상자도 얻을 수 있다. 캐릭터 뽑기가 아니면 얻기 힘든 재화인 만큼 꼭 즐기는 것이 좋아 보였다.
이 외에도 게임 속 친구 캐릭터를 파견해 보상을 얻는 형태의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었다. 게임에는 스태미너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기에 게임을 무한정 즐기기는 쉽지 않지만, 게임 자체를 즐기기 부족하게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보면 '테르비스'는 서브컬처 장르 게임이 가져야 하는 탄탄한 기본기를 모두 갖춘 게임으로 보인다. 다만, 눈높이가 높아진 서브컬처 팬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현재의 전형적인 모습이 다가 아니라 뭔가 한방이 더 필요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밸런스적인 부분도 당연히 봐야 할 부문이다. 등급에 따라 성능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웹젠은 이번 CBT에서 수집된 피드백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보완할 계획이다. 이번 CBT 이후 이용자들이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수 있는 기교를 갖춰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