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와 크로노 스튜디오가 해외 콘솔 시장을 겨냥해 준비한 야심작 ‘크로노 오디세이’의 글로벌 테스트가 오는 20일부터 진행된다.
올해 초 진행된 그룹 테스트는 소규모로 진행됐기 때문에, 개발진이 스팀을 통해 공개한 테스트 결과만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지만, 이번에는 대규모로 진행되는 테스트이기 때문에, 올해 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크로노 오디세이’가 얼마만큼, 완성됐는지를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아직 글로벌 테스트가 진행되기 전이지만, 미디어 대상으로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 ‘크로노 오디세이’의 실체를 먼저 확인해볼 수 있었다. 테스트 단계인 만큼 아직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게임을 전부 파악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개발진이 MMORPG 장르에서 콘솔 액션의 손맛을 선보이기 위해 얼마만큼 진심을 다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MMORPG 장르로 대부분 혼자서 세상을 모험하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콘솔 RPG와 달리 다수의 이용자들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게임이다. 당연히 기존에 출시됐던 온라인 MMORPG와 마찬가지로, NPC들과 만나서 퀘스트를 받기도 하고, 보스 몬스터도 존재하며, 각종 채집에 장비 제작, 파티 플레이 등 MMORPG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기존 MMORPG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소울라이크를 MMORPG 장르에 담아내려고 노력한 전투 시스템 덕분이다.
보통 MMORPG라고 하면 마우스 클릭으로 몇 번 때리다 단축키를 눌러 스킬을 난사하는 형태의 전투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여기에 자동 전투까지 들어가면 콘솔 게임 이용자들이 극혐하는 MMORPG의 완성이 된다.

하지만 크로노 오디세이의 전투는 구르기와 막기부터 시작된다. 근접 전투의 느낌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방패를 사용하는 소드맨을 체험해봤는데, 방패로 적의 공격을 막는 것은 기본이고,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적의 공격을 튕겨내고 바로 공격하는 패링 액션도 즐길 수 있었다. 단순히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필드를 배회하고 있는 일반 몬스터들도 2~3마리가 붙으면 위험에 빠질 정도로 하드코어한 소울라이크 느낌의 전투다. 특히, 처음 만나게 되는 보스 몬스터 ‘천개의 창을 가진 자’와의 전투는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다보니, 상당히 어려웠다.

또한, 소드맨의 경우 한손검과 방패, 대검, 그리고 쌍검. 이렇게 3가지 무기 중에 2가지를 선택해서 실시간으로 무기를 교체하면서 싸울 수 있으며, 무기마다 숙련도가 존재해, 많이 사용할수록 숙련도가 쌓여서, 다양한 스킬을 해금할 수 있게 된다. 소드맨의 경우 검과 방패 상태에서 적의 강력한 공격을 막아내면서 수비적으로 싸우다가, 적이 그로기에 빠지면 쌍검 등으로 교체해서 순간적으로 공격을 퍼붓는 식이다. 필드 보스와 싸우는 다른 플레이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계속 굴러다니다가 큰 동작 이후 붙어서 공격을 퍼붓고 다시 빠지는 것이 다크소울 플레이를 관람하는 것 같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게임 패드에 최적화된 조작이다. 보통 MMORPG의 경우 키가 많아서, 게임패드로는 조작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나, 이 게임은 스킬 4가지, 아이템 단축키도 4가지 등 게임 패드에 맞춰서 세팅되어 있어서, 마우스, 키보드의 도움없이 게임패드만으로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다. PS5로도 출시되는 게임인 만큼, 게임패드 조작을 기본으로 놓고,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설계한 느낌이다.

보스 몬스터를 처리한 후 입수할 수 있는 크로노텍터도 게임의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 크로노텍터는 이 게임의 세계관과 연결되어 있는 개념으로, 강력한 적에게 동료가 죽는 것을 보게 된 주인공이 크로노텍터의 힘을 사용해서 과거로 돌아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막아낸다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크로노텍터는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도 적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거나, 강력한 보스 몬스터의 영체를 소환해서 같이 싸우기, 특정 공간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스캔 기능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이 기능들은 메인 스토리 퀘스트를 통해 만나는 보스 몬스터를 처치할 때마다 하나씩 해금되는데, 새로운 기능이 열릴 때마다 사건을 해결하는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이 플레이의 다양성을 더해주는 느낌이다.

소울라이크가 아니라 MMORPG인 만큼 오픈월드를 모험하는 요소도 충실히 구현해뒀다. 각 지역마다 배치되어 있는 통찰의 눈을 활성화시켜야만 그 지역 전체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기 때문에, 미지의 지역을 조금씩 밝혀가는 재미가 있으며, 퀘스트도 어디로 가서 몇 마리 사냥하라는 식이 아니라, 단편적인 지식을 조합해서, 원하는 목표를 찾아내는 방식이라 모험하는 재미를 잘 살렸다. 이전 그룹 테스트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았다는 현상수배 퀘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채집, 제작 등 생활 콘텐츠로도 경험치가 쌓이며, 자신의 레벨대에 맞는 각종 장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재료 수집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어디가서 몇 마리 잡아오라는 것이 반복되는 기존 MMORPG와는 완전히 다른 플레이 감각으로 즐길 수 있다.
필드를 돌아다니다보면 만날 수 있는 인스턴스 던전들도 무작정 보스 몬스터만 사냥하는 형식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발판이나, 엎드려서 지나가야 하는 함정 등 퍼즐 기믹을 많이 섞어뒀다. 던전 마다 기믹이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도전의 재미가 느껴진다.

다만, 기존의 MMORPG처럼 친절하게 모든 것을 안내해주는 방식이 아니다보니, 서브 퀘스트가 있는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고, 메인 퀘스트가 10레벨, 15레벨 이런 식으로 듬성듬성 배치되어 있어, 아직 장비가 덜 갖춰진 상태에서 보스 몬스터를 만나게 되기도 하는 등 플레이 동선이 매끄럽지 못하긴 하다. 이것 조차도 모험의 재미를 주는 것이긴 하지만, 극초반부터 아무런 정보없이 시작하게 되기 때문에, 초보자 입장에서는 막막함을 느낄 수 있어 보인다.

요즘은 MMORPG가 모바일로 많이 넘어가다보니, 조작의 재미보다는 장비 스펙 올리는 플레이에 집중되어 있어, 식상하다는 반응이 많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콘솔 시장에서 싱글 RPG들과 경쟁하려고 나오는 게임인 만큼, 직접 탐험하고, 싸우는 재미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은 투박한 면모가 있기는 하나, 좀 더 완성되면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