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고전 SF 소설 '듄'(DUNE)이 게임으로 돌아왔다.
'에이지 오브 코난', '코난 엑자일' 등 서바이벌 장르와 하드코어 MMO가 조합된 게임을 주로 선보인 펀컴의 신작 '듄: 어웨이크닝'(Dune: Awakening / 이하 듄)이 그 주인공.
지난 6월 10일 출시된 이 게임은 '우주 제국', '기술이 쇠퇴한 미래'라는 컨셉의 SF 장르라면 이 소설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 전설적인 작품 '듄'의 세계관을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듄’의 특징은 서바이벌 장르와 아라키스 행성을 두고 격돌하는 세력 간의 대결로 풀어낸 MMO 장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게임은 지표면에 물이라고는 한 방울도 없지만, 전 우주에서 유일하게 ‘스파이스 멜린지’(Spice Melange)가 생산되는 사막 행성 ‘아라키스’에 불시착한 생존자가 되어 겪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사막 행성에 불시착했다는 설정답게 이용자는 낮에는 뜨거운 햇빛을 피해 체온 관리를 해야 하며, 밤에는 급격한 온도 하강에 대비해야 하고, 무엇보다 발소리를 추적해 접근하는 거대한 ‘샌드웜’을 피해 다니는 극한의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여기에 특정 지역에서 사망 시 장비를 모두 잃을 수 있으며, 수분을 찾아 헤매고, 필드 곳곳의 스케빈저(약탈자)와 물자를 두고 싸워야 하는 등 생존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어 정말 소설 속 아라키스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원작을 아는 이들이라면 흥미를 느낄 만한 스토리도 재미를 더해준다. 원작에서는 ‘아라키스’로 영지를 이동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주치의인 유에가 배신한 틈을 노린 하코넨 가문과 황제의 협공으로 멸문당한 이후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 ‘폴 아트레이데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유에의 배신이 사전에 발각되고,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여전히 아카키스를 영지로 삼고 있으며, 이에 하코넨, 황제 그리고 아트레이데스 등 가문 간 전쟁인 ‘암살자 전쟁’이 펼쳐진다는 스토리로 진행된다.
특히, 암살자 전쟁으로 인해 아라키스의 원주민인 ‘프레맨’이 멸절당했고, 원작의 주인공인 ‘폴 아트레이데스’도 없어진 대신 주인공(이용자)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는 설정으로 진행되어 다른 세계선으로 진행되는 ‘듄’의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게임의 진행은 초반은 서바이벌, 후반은 MMO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초반의 경우 자원을 모아 설계도를 확장해 레벨업하는 서바이벌 장르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며, 망원경으로 적을 정찰하고, 암살 혹은 전면 공격을 통해 물자를 획득하고 다양한 기구를 제작하여 물건을 생산해 생존 및 전투를 더욱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전투는 크게 원거리와 근거리로 나뉜다. 스케빈저나 일반 적들은 보호막(홀츠만 방어막)이 없어 원거리로 제압할 수 있지만, 유력 가문에 소속된 적들은 보호막을 가지고 있어 근거리 전투로 게임을 풀어가야 한다.
특히, 근접전의 경우 빠르게 이동하는 물체를 튕겨낸다는 ‘홀츠만 방어막’의 설정답게 상대의 공격을 패링한 뒤 천천히 공격해야 대미지를 입힐 수 있어 의외로 원작 세계관에 충실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다만 일반 몬스터의 체력이 지나치게 높아, 장비가 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투할 때 피해가 매우 크고, 전투 한번 한 번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은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여기에 MMO를 표방하는 게임이지만, 친구와 함께하지 않는 이상 초반 부분은 거의 솔로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고, 튜토리얼이 생각보다 엉성하게 구성된 것은 매우 큰 단점이었다.
실제로 초반 튜토리얼의 경우 미션을 수행하지 않으면 게임 진행이 되지 않는데, 찾아오라는 자원이 근처에 없거나, 이미 스케이빈저를 처치했지만, 스케빈저를 처치하라는 미션은 없어지지 않아 밤까지 기다려 리젠된 적을 처치하는 등 튜토리얼이 오히려 게임의 진행을 막는 사태가 자주 벌어졌다.
이 구간을 지나면 이동 수단인 오르니쎄터와 샌드바이크를 통해 광대한 맵을 탐험하고, 다양한 자원을 수집하면서 캐릭터와 본거지를 성장시킬 수 있지만, 이 과정이 생각보다 반복적인 것도 게임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부분이었다.

여기에 출시가 10일 가까이 됐음에도 아직 자잘한 버그가 많으며, 몇몇 시간대에서는 서버 접속이 되지 않아 게임의 동기부여를 떨어트린다는 것도 추후 수정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이처럼 ‘듄’은 흥미로운 세계관과 몰입감 높은 환경 묘사, 위협적인 생존 요소, 전략적 성장 시스템 등 서바이벌 게임에 익숙하거나, 작은 곳에서 시작해 거대한 구조물을 지닌 본거지로 성장시키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충분히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느린 전개와 홀로 플레이하다 보면 오게 되는 ‘현타’ 그리고 서버 불안과 잦은 버그 등 단점 역시 확실해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만한 작품이라는 것이 본 기자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