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두근거리는 모험담을 하나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톰 소여의 모험>, <신밧드의 모험>, 그리고 <바닐라 콜라를 찾아서>가 있다. 2017년 어느 블로그 글이었던 이 모험담은 한국에 생산되지도 않는 바닐라맛 콜라를 구하기 위해 이태원, 남대문, 역곡역까지 뒤져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분은 많은 독자들의 도움으로 바닐라 콜라를 파는 자판기를 찾아내고야 만다. 이쯤 되면 “바닐라 콜라가 얼마나 맛있길래 저런 고생을 하는 거지?” 싶을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바닐라 콜라는 맛없기로 유명하다.
바닐라 콜라는 무슨 맛이길래

코카콜라는 동서고금 어떤 사람이 먹어도 ‘맛있다’라고 느낄만한 작품이다. 이 맛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해서 레몬이 섞이든, 라임이 섞이든 코카콜라 본연의 맛은 언제나 강하게 가지고 있다. 딱 하나. 바닐라 코크 시리즈를 빼고 말이다.
바닐라 코크의 맛은 정말이지 미국스럽다. 향에서는 달콤한 바닐라향이 느껴지고, 마셔보면 코카콜라 같은데 어딘가 모르게 더 달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이게 글로 쓰면 “뭐야! 딱 내가 찾던 콜라잖아”라고 말하겠지만, 우리의 DNA 속에 콜라는 짜릿하고 새콤해야 한다는 절대규칙이 자리 잡고 있어. 바닐라 코크를 처음 맛본 사람(특히 한국인)은 혀에 인지부조화가 오고야 만다. 콜라가 조금 느끼하다고 할까?
하지만 다들 못 먹기만 했다면 2002년도에 미국 출시와 함께 없어졌을 것이다. 세상에는 이 차이를 뛰어넘어 맛보자마자 “부드러운 ‘바닐라 코크’야 말로 코카콜라의 마스터피스다”라고 말하는 자들이 존재한다. 첫 입에는 어려웠어도 2번, 3번 도전해 본 자들이 그 참맛을 깨우친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
잊을만하는 찾아오는 바닐라 코크의 유혹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루겠다는 마시즘에는 중력처럼 신기한 음료들이 오곤 한다. 특히 해외에 나간 지인들이 편의점이나 마트에 갔다가 이 ‘바닐라 코크’를 사 오는 일이 많다. 왜냐하면 콜라가 빨간색이 아니라 화장품 파운데이션 컬러 색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바닐라 콜라가 돌아오고 마셔보고, 글이나 영상을 찍었는데 다시 한 캔이 채워진다. 마시다 보니 그 매력을 알 것 같다. 코카콜라 안에 꿀같이 끈적 달콤한 바닐라의 매력을.
또한 강렬한 인상 때문에 어떤 해외음료보다 기억에 남는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외국에 나왔다 저 살색의 코카콜라를 찾으셨다면 주변에 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해 주자. 나만 당할 수 없지.
바닐라 콜라를 찾아서

매일 마시는 콜라 하나가 달라졌을 뿐인데 맛을 탐구하게 되고, 이 존재를 찾으러 전국을 돌기도 한다. ‘바닐라 콜라를 찾아서’의 모험담이 좋은 것은 그 결과인 바닐라 코크가 너무나도 맛있는 보물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모험 그 자체에서 달콤한 감동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휴대전화 알람처럼 정해진 일들만 처리하기 바쁜 요즘. 여러분의 바닐라 코크는 무엇인지. 그것을 찾으러 떠나보길 바란다.
<제공 :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