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여행 욕구가 강하게 드는 시기에는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시간을 내는 것도 쉽지 않고, 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첫 DLC ‘인조이: 섬으로 떠나요’가 휴양지를 모티브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과연 실제로 여행 기분을 얼마나 느낄 수 있을지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이번 플레이 콘셉트는 필자의 사심을 담아 ‘이국으로 여행 온 부잣집 자제가 바캉스를 즐기러 왔다’는 설정으로 잡았다. 신규 의상들도 추가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서 이국적인 옷들을 입혀준 뒤 시작하자마자 차하야 리조트에 체크인했다.
리조트는 가든 빌라, 프리미어 오션뷰 빌라, 프라이빗 워터 빌라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필자는 가장 비싼 프라이빗 워터 빌라를 선택했다. 확실히 고급 숙소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왔고, 넓은 수영장은 물론 전용 선덱까지 마련돼 있었다. 체크인과 동시에 휴대폰에 환영 문자가 도착하는 등의 디테일한 연출이 현실감을 살려줬다.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조이의 감정이 ‘설렘’으로 변하는 것도 눈에 띄어 더욱 몰입도를 높였다.
잠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뒤에는 호캉스의 꽃, 호텔 시설들을 하나씩 즐겼다. 오락실에는 농구 게임 등 다양한 오락시설이 있었고, 스파에서는 마사지와 사우나를 체험할 수 있었다(이용권은 별도 구매해야 한다). 호텔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을 찾는 보물찾기 이벤트도 마련돼 있어 생각보다 할 거리가 많았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수영장 워터 슬라이드. 탑승 시 1인칭 시점의 컷씬이 재생돼 실제로 미끄럼틀을 타는 듯한 감각이 전해졌다. 스파 역시 이런 연출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호텔 시설을 둘러본 후에는 관광지인 차하야 사원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고양이들이 가득한 사원으로, 고양이를 쓰다듬거나 간식을 줄 수도 있었다. 근처 가판대에서는 고양이 간식과 장난감을 구매할 수 있었고, 운세를 뽑거나 소원을 적어 걸 수도 있어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필자는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워 여러번 다녀갔다.
너무 몸이 편하기만 해도 재미가 없으니 서민 체험도 한번씩 진행해줬다. 농사와 낚시 등의 콘텐츠도 추가돼 할 일이 많았다. 먼저 차하야에 부지를 하나 구매해 고급 주택을 하나 건설해준 뒤, 집 일부를 개조해 재배지를 몇 개 설치해줬다. 재배지에서는 쇠스랑으로 땅을 갈고, 상점에서 산 씨앗을 뿌려 여러 작물을 키울 수 있다.
낚시 상점에서 낚시대와 미끼를 사 바닷가 근처로 가니 낚시도 할 수 있었다. 낚시를 처음 진행하면 레벨이 0이어서 그런지 체감상 10번 시도하면 1~2번 정도 물고기가 잡혔다. 키운 작물과 잡은 물고기는 ‘도감’에 수록되기 때문에 뭔가를 수집하는 걸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특히 이 콘텐츠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이따금 ‘빛나는 땅’에서 곡갱이로 광물을 캐면 다양한 광물도 수집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물고기와 작물들은 ‘가판대’에서 판매할 수 있다. 기존에는 직장 생활을 해서 돈 버는 게 대부분이었다면, 차하야에서는 직접 채집하고 물건을 제작/가공해서 판매해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주를 이루는 느낌이다. 본래는 조이가 ‘직장’으로 이동하면 할 것이 없어졌는데, 가판대에서 물건을 팔 때는 직접 호객행위도 하는 등 다채로운 상호작용이 가능해 플레이가 더욱 풍부해졌다.
고된(?) 노동을 마친 뒤에는 길거리 가게에서 식사도 해줬다. 길가에 오토바이도 다니고, 목조 건물 인테리어가 동남아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줬다. 음식도 한국적이라기보다 이국적인 생선 요리와 볶음밥이 나오는 등 실제 해외에 온 듯한 느낌이 강했다.
오토바이의 경우 다른 조이들이 타고 다니는 걸 보니 괜히 탐나서 하나 구매했는데, 수동 운전을 하면 훨씬 빠르고 재밌게 거리를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조이는 맵을 걸어서 이동하는 시간이 긴 편인데, 탈것을 사용하니 이동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새로운 이동수단이 마음에 들어 다른 탈것도 구경하러 가보니, 선착장에서 요트를 빌릴 수 있었다. 직접 타보니 만족감이 상당했는데, 시원하게 바다를 가로지르며 풍경을 감상하는 경험이 꽤 인상 깊었다.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꼭 한 번쯤 체험해볼 만하다.
이렇게 DLC를 즐겨보니 새로운 지역과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게임의 재미가 한층 살아난 듯했다. 물론 일부 구간에서 렉이나 끊김 현상이 나타나고, 오브젝트 충돌 판정 오류 같은 자잘한 문제도 여전히 있었지만, 본편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던 콘텐츠 부족과 상호작용의 한계를 이번 DLC가 상당 부분 보완해준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인조이: 섬으로 떠나요’는 무료 DLC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 놀거리가 부족해 잠시 게임을 떠났던 이용자라면, 이번 기회에 다시 접속해 새롭게 등장한 ‘차하야’를 경험해봐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