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이밍 환경이 무선 중심으로 재편된 지 오래다. 블루투스 헤드셋과 TWS 이어폰은 편의성과 자유도 면에서 이미 대중적인 선택지가 되었고, 특히 FPS나 AAA 타이틀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선 없는 플레이’가 자연스러운 기준이 됐다. 그러나 모든 게이머가 무선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지연에 민감하고, 신호 안정성과 세밀한 음질 표현을 중시하는 유저층은 여전히 유선 기기를 선택한다. 최근에는 가벼운 착용감과 높은 해상력, 넓은 공간 표현이 가능한 IEM 기반 게이밍 이어폰이 주목받고 있으며, 단순 음악 감상용이 아닌 e스포츠 지향 유선 IEM 시장이 조용히 성장하는 중이다.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는 단순한 음량이나 효과음이 아니라 정확한 방향성과 넓은 스테이징, 그리고 다층적인 효과음을 분리해낼 수 있는 해상력이다. 특히 FPS나 경쟁 게임에서는 적의 위치, 발소리, 투사체 궤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선의 편의성보다 유선 IEM의 높은 정보량과 세밀함이 더 유리할 때가 많다.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제품이 KIWICOX 카콕자 베릴륨 드라이버 유선 이어폰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아온 Kiwi Ears Cadenza를 기반으로 국내 환경과 게이밍 요구에 맞게 미세 튜닝을 거친 콜라보 모델이며 유선의 강점인 해상력과 정보량을 유지하면서 공간감과 방향 인지력을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이제 이 제품이 어떤 청감과 완성도를 보여주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 일반 IEM과 다른 하우징 설계, 공간감을 위한 구조적 접근


KIWICOX 카콕자 베릴륨 드라이버 유선 이어폰은 신규 구조의 완전 신제품이 아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오랜 기간 검증을 받아온 Kiwi Ears Cadenza를 기반으로, 국내 사용자 환경과 게이밍 활용도를 고려해 음색을 미세하게 조정한 콜라보레이션 모델이다. 설계와 하우징 구조는 오리지널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Cadenza 특유의 탄탄한 기본기와 안정적인 착용감, 균형 잡힌 내부 챔버 설계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어폰 쉘 역시 커스텀 IEM 스타일의 레진 하우징을 사용해 귀 안쪽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며, 사운드 챔버의 여유를 확보한 구조가 적용됐다. 이 방식은 단순히 차음을 높이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사운드가 좁은 공간에 갇힌 듯 울리지 않고, 스테이징이 넓게 펼쳐지며 방향 인지가 선명해지는 특성을 만들어준다.
이미 Cadenza가 음악 감상용 IEM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구조적 완성도이며, 콜라보 모델 역시 이 강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이러한 설계는 게이밍 사용자에게도 맞닿아 있다. 작은 발소리, 탄피 튀는 소리, 먼 거리의 환경 효과음처럼 미세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전달하며, 적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전장의 레이어를 읽어야 하는 환경에서 높은 정보량을 제공한다. 또한 귀에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착용감 덕분에 장시간 플레이에서도 흔들림이 적고, 격한 머리 움직임이 있더라도 이어폰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 오버이어 착용 방식, 흔들림 없는 안정감

KIWICOX 카콕자 베릴륨 드라이버 유선 이어폰은 오버이어 착용 방식을 사용한다. 케이블을 귀 위로 걸어 고정하는 구조로, 이어폰이 귀에서 쉽게 흔들리거나 빠지지 않도록 안정감을 제공한다.
장시간 플레이 중 고개를 빠르게 돌리거나 몸을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이어폰이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아, 집중도가 중요한 게임 환경에 매우 적합한 착용 방식이다. 오버이어 방식의 장점은 단순한 고정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어폰이 귀 안쪽에 안정적으로 밀착되면서 밀폐감이 높아지고, 외부 잡음이 줄어들어 작은 소리까지 놓치지 않는다. 발소리, 장전음, 스킬 효과 같은 디테일을 듣는 게임에서 미세한 사운드를 최대한 살리는 조건을 만들어준다.
다만 모든 사용자가 처음부터 편하게 느끼는 방식은 아니다. 케이블이 귀 위로 지나가는 구조는 착용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고, 일반 하향형 이어폰만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처음엔 다소 낯설고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짧게 착용하고 벗는 일이 잦다면 번거로움이 더 크게 와닿는다.
편하게 걸치고 바로 착용하는 TWS나 일반 이어폰은 아니다 보니 착용에 불편함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안정성·고정력·지속 착용의 편안함을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한 번 적응하면 게임 플레이 중 이어폰 위치를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이 방식의 가장 큰 만족 포인트가 될 수 있다.
■ 미세 튜닝으로 달라진 방향성 표현, 그 밑바탕은 베릴륨의 응답성

카콕자의 가장 큰 차별점은 카덴자 기반의 음색을 게이밍 환경에 맞게 재조정한 튜닝이다. 기존 Cadenza가 음악 감상에서 부드러운 밸런스와 자연스러운 울림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 카콕자는 그 특징을 유지하되 소리의 윤곽과 위치 정보가 더 선명하게 전달되도록 다듬어졌다.
이 변화는 단순히 EQ를 높게 건드린 결과가 아니다. 빠른 반응·빠른 감쇠·정확한 음선 표현이 가능한 드라이버가 있어야 이런 섬세한 조정이 가능하다. 여기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베릴륨 다이어프램이다. 베릴륨은 매우 가볍고 단단한 금속으로, 진동판이 빠르게 움직이고 빠르게 멈출 수 있어 작은 변화도 깨끗하게 표현한다. 즉, 카콕자는 “부드러운 음악적 성향 → 게임에서 필요한 선명도와 포지션 감각을 더한 형태”로 발전한 제품이며 그 차이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요소가 바로 베릴륨 드라이버의 물리적 여유와 응답성이라고 할 수 있다.
■ USB DAC 기본 제공, 현대 기기 환경을 고려한 실사용 최적화

KIWICOX 카콕자는 최근 변화한 디지털 환경을 정확히 짚어낸 구성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중심으로 3.5mm 오디오 단자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예전보다 까다로운 시대가 됐다.
단순히 “유선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카콕자는 USB DAC을 기본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진입장벽을 자연스럽게 해소했다. 전용 DAC이 포함되면 가장 먼저 체감되는 부분은 기기간 음색 일관성이다. 내장 오디오 회로가 기기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이어폰이라도 소리가 달라지는 경우가 흔한데, 전용 DAC을 쓰면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PC 등 어떤 장비에서도 동일한 출력 환경과 음색을 확보할 수 있다.
즉, 이어폰이 의도한 음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양한 기기를 오가며 사용할 수 있다. IEM 특성상 케이블 길이가 다소 짧은 편이라는 점도 고려한 구성이다. 데스크톱 PC나 콘솔처럼 본체가 책상 아래나 멀리 위치하는 환경에서는, USB DAC이 자연스럽게 연장 포인트 역할을 해준다. 케이블 동선을 깔끔하게 유지하면서도 연결이 편해, 책상 위 게이밍 환경이나 모바일·노트북 사용 모두에 실용적이다.
■ Battlefield REDSEC로 확인한 해상력과 공간감

실제 게임 환경에서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Battlefield REDSEC을 플레이해봤다. 게임 내 오디오 설정은 ‘3D 헤드폰’과 기본 믹스 조합이 설정 덕분인지 사운드 스테이지가 확연히 넓어지고, 전장의 공간감과 현장감이 살아나는 느낌이 먼저 다가왔다. 단순히 소리가 크게 들리는 수준이 아니라, 전면과 측면, 상하 방향으로 공간이 확장되며 음이 층을 이루어 전개되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가장 두드러진 요소는 역시 해상력이다. 게임이 시작되고 캐릭터가 움직일 때 들리는 미세한 숨소리, 발소리, 그리고 총기 사격 후 튀어 떨어지는 탄피의 부딪힘까지 디테일하게 잡아낸다. 특히 M2A4 브래들리 장갑차의 25mm 기관포 사운드 표현이 돋보였는데, 금속성 포효와 진동감이 섞인 특유의 질감이 매우 사실적으로 전달됐다. 단순 저음 강화가 아니라 기계적인 충격음, 금속 음색, 잔향까지 소리의 결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라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방향성 측면에서는 특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전장의 소리가 사방에서 동시에 터져 나오는 혼재 상황에서는, 중거리 음원 위치는 약간 애매한 부분도 있었지만, 근거리 사운드 포지션은 매우 정확했다. 특히 인접 거리에서의 발소리, 총기 장전음, 근접 전투 사운드는 정확히 귀의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판단하기 쉬웠고, 원거리 총탄 낙탄음이나 포탄 비산음도 분명하게 식별됐다.
Battlefield REDSEC는 사운드 레이어가 복잡하고 근거리 교전보다는 혼합 전장의 특성이 강한 게임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해상력과 공간 표현이 돋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거리 소리 판단이 핵심인 전형적인 FPS ? 예를 들어 CS:GO, Rainbow Six Siege, Apex Legends, Battlefield 전통 멀티 모드 같은 환경에서는 더욱 뛰어난 위치 인식 능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카콕자는 단순한 “소리가 잘 들리는 이어폰”이 아니라, 전장의 질감과 디테일을 체감하고, 방향과 거리감을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의 게이밍 IEM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 검증된 기반 위에 현실적인 편의성과 게이밍 감각을 더한 선택지

KIWICOX 카콕자 베릴륨 드라이버 유선 이어폰은 이미 검증된 구조와 음향 설계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기기 환경과 게이밍 요구를 반영해 완성된 제품이다. 기존에 평가받아 온 안정적인 착용감과 넓은 사운드 스테이징, 높은 해상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USB DAC 제공과 게이밍을 고려한 미세 튜닝으로 실사용 기준의 개선과 완성도를 보여준다.
실제 플레이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은 분명하게 확인됐다. Battlefield REDSEC에서 드러난 선명한 디테일, 생생한 현장감, 정확한 근거리 포지션 인식은 단순 감상용 이어폰이 아닌, 실전 게임에서 의미 있는 퍼포먼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복합 사운드 환경에서는 중거리 방향 인지가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경쟁 FPS와 같이 근거리 인지가 중요한 게임에서는 오히려 강점이 극대화될 여지가 크다.
USB DAC 기본 제공은, 3.5mm 단자가 사라진 기기 환경에서 유선 IEM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우 현실적인 구성이다. 다양한 기기에서 동일한 음색을 유지할 수 있고,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연결 동선이 깔끔해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 점도 돋보인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기본 케이블 길이가 게이밍 환경 기준으로는 다소 짧게 느껴진다는 부분이다. 물론 IEM 특성상 케이블 교체가 쉬워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다른 케이블로 대체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조금 더 넉넉한 길이를 제공했다면 세팅 면에서 만족도가 더 높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콕자는 게이밍과 음악 감상의 균형, 고급 음향 기반, 현대 기기 대응, 실전 체감 품질이라는 요소를 모두 갖춘 제품이다. 편의성을 우선하는 무선 시대에서도, 정밀한 소리와 몰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용자라면 충분히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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