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랭글러 루비콘의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최근 강원도 정선 임도 구간에서 경험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강원도 정선 병방산과 기우산, 지도에도 뚜렷하게 표시되지 않는 이 두 산맥의 임도는 평소 일반 차량의 접근이 철저히 제한된 구간이다. 이곳에서 정통 오프로더 지프 랭글러 루비콘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마련됐다. 지난 6일, 지프 어드벤처 데이를 통해 짧지만 강렬했던 오프로드 주행을 경험해 봤다.
이번에 시승에 사용된 차량은 지프 랭글러 루비콘 4도어. 이름부터 오프로드의 대명사인 ‘루비콘 트레일’에서 유래했듯, 해당 모델의 본질은 험로 주파력에 있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 출력 272마력과 최대 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4:1 락-트랙 풀타임 4WD 시스템, 전자식 디퍼렌셜 잠금장치, 스웨이바 분리 기능이 조합되어 어떤 노면에서도 네 바퀴에 최적의 접지력을 제공한다.
해당 모델은 272마력의 출력과 40.8kg.m의 여유로운 토크를 바탕으로 다양한 오프로드 기능이 맞물렸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지프는 이를 두고 붉은 색상의 ‘트레일 레이티드(Trail Rated)’ 배지로 상징화한다. 해당 모델 제원이 말해주듯 랭글러 루비콘은 단순한 SUV가 아닌 정통 오프로더임을 계속해서 증명한다.
외관 디자인은 지프의 상징적인 7-슬롯 그릴이 블랙 매트 마감으로 한층 정제된 인상을 전달한다. 또 차체와 일체형으로 통합된 스텔스 안테나는 오프로드 환경에서 손상 가능성을 줄인다.
도어와 루프는 탈착이 가능하며, 프레임 보디 구조 위에 얹힌 각진 실루엣은 변함없이 강인하다. 17인치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와 루비콘 전용 후드 데칼은 정체성을 강화하고, 전방에는 LED 헤드램프가 탑재되어 야간 산악 주행에도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외관 디자인은 지프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으로 오프로드 주행에도 특화된 모습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랭글러는 국내에 하드탑, 소프트탑, 파워탑 등 세 가지 루프 옵션을 지원해 상황에 따라 완전 개방형 주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비록 하드탑 모델을 시승했지만 병방산 중턱에서 창문을 열자 신선한 산공기와 엔진음이 어우러져 강렬한 오프로드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루비콘 실내는 견고함과 최신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12.3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이전보다 5배 빠른 유커넥트 5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된다. 특히 국내 시장에 맞춰 TMAP 내비게이션이 기본 내장되어 별도 스마트폰 연결 없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한다.
투박해 보이는 외관 디자인과 반대로 실내는 다양한 편의 및 안전사양이 탑재됐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계기판은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7인치 디지털 MID로 주요 주행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시트는 고내구성 방수 소재로 마감되어 진흙이나 물에 젖은 채 탑승해도 부담이 없다. 바닥에는 배수 밸브가 설치되어, 오프로드 주행 후 실내 세척도 가능하다. 이렇듯 랭글러의 실내는 단순히 터프한 디자인이 아니라, 오프로더로서 필요한 실용성을 기계적으로 구현한 공간이다.
이번 시승은 강원도 정선 병방산의 12km 오프로드 코스에서 시작됐다. 비포장 구간 초입부터 불규칙한 노면이 교차하며 차체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하지만 락-트랙 시스템이 즉각 반응하며 좌우 바퀴의 회전을 조절하고, 전자식 디퍼렌셜이 미끄러짐을 방지했다. 스티어링은 묵직하지만 정직했고, 차체의 균형은 안정적이었다.
이번 시승은 강원도 정선 병방산과 기우산 임도 구간이 포함됐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코스 후반부에는 경사로를 타고 오르는 구간이 등장했다. 차체가 크게 기울기도 했지만 루비콘은 스웨이바 분리 기능을 통해 서스펜션의 아티큘레이션을 최대화하며 네 바퀴 모두의 접지력을 유지했다. 돌출된 암석을 타고 오를 때에도 노면 충격은 흡수되고, 8단 자동변속기는 일정한 토크를 유지하며 험로를 부드럽게 통과했다.
기우산 임도에서는 루비콘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울창한 수풀 사이 좁은 길, 바닥에는 젖은 낙엽과 흙이 층층이 쌓여 있다.
다양한 오프로드 특화 성능을 통해 좀처럼 불안함을 느낄 수 없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브레이크 페달을 살짝 밟으면 차체가 순간적으로 멈추고, 가속페달을 미세하게 조절해도 토크가 즉시 전달된다. 한마디로 트레일 레이티드란 표현이 과장이 아님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프로드 체험 후 국도 온로드 구간은 루비콘의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프레임 보디 구조 특성상 약간의 진동과 소음이 존재하지만 예상보다 정숙했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은 오프로드 성능 뿐 아니라 온로드에서도 기대보다 편안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차선 유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ADAS 사양이 적용되어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도가 낮았다. 승차감은 단단하지만 과거 랭글러 특유의 투박함보다는 묵직한 안정감에 가깝다.
정선의 험로를 달리며 확인한 지프 랭글러 루비콘은 단순히 자동차가 아닌 모험을 위한 도구처럼 여겨졌다. 최신 디지털 기술과 오리지널 오프로드 설계가 공존하며, 외형은 여전히 군더더기 없고 기능은 목적에 충실하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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