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pheus Heritage OPUS II
스펙을 증명하는 어나더 레벨의 사운드

Orpheus, 음악의 신화를 품은 브랜드
스위스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Orpheus(오르페우스)는 2001년 창립 이래 “완전한 아날로그 회로의 순도”를 철학으로 삼아왔다.
브랜드명은 그리스 신화의 시인이자 음악가 오르페우스에서 유래했다. 그가 리라(lyra)를 연주해 신과 인간을 모두 감동시켰듯, Orpheus는 ‘음악의 본질을 가장 순수하게 전달하는 기기’를 목표로 한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를 잃은 뒤, 저승의 신 하데스마저 설득해 그녀를 데리고 나올 만큼 음악적 힘을 지닌 인물이었다. 이 신화적 이야기는 브랜드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Orpheus는 단순히 음향기기가 아니라, 음악의 본질과 감동을 전달하는 ‘현대의 리라’를 만들고자 한다.

2002년, 첫 Classic Line으로 업계에 등장한 Orpheus는 5개의 제품을 한번에 출시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출력 수치는 크지 않았으나, 스피커 임피던스의 변화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설계로 주목받았다.
2024년 발표된 Heritage OPUS II 시리즈는 그 이름 그대로 “유산의 정점”이라 할 만한 진화형 모델이다.
현재 라인업은 프리앰프(H Two 33BD OPUS II), 모노블록 파워앰프(H Three M800 OPUS II), SACD 플레이어 세 기기로 구성된 시리즈를 발표하였다.
H Two 33BD OPUS II 프리앰프
아날로그 정밀도의 극치
H Two 33BD OPUS II 프리앰프는 Orpheus의 설계 철학을 가장 순수하게 담은 기기다. 우선 외관부터 눈에 띈다. 리라를 형상화한 전면부 곡선 디자인은 오디오 기기라기보다 예술적 오브제에 가깝다. 유려한 알루미늄 패널, 부드럽게 돌아가는 볼륨 노브, 정갈한 로고 조명이 어우러져 시각적 완성도 또한 대단히 높다.

두 개의 섀시로 분리된 구조는 컨트롤부와 전원부의 완전한 격리를 의미한다. 이는 전원 노이즈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하이엔드 프리앰프 설계의 기본이지만 Orpheus는 이를 극도로 정제된 수준으로 구현했다. 총 중량은 약 50kg에 달하며, 전원부만으로도 중형 앰프 한 대에 맞먹는다.

내부는 Dual Monaural Fully Balanced Discrete Analog 구조로 설계되었다. 좌우 채널이 완전히 독립된 모노럴 구성이며, 모든 회로가 트랜지스터 기반의 디스크리트 아날로그로 제작되었다. 이는 오디오 신호의 좌우 간섭을 제거하고, 전압 변동 및 위상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또한 각 채널의 입력 게인을 –12.7dB부터 +12.7dB까지, 0.1dB 단위로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은 단순한 편의성이 아니라, 각 소스 기기의 출력 편차를 완벽히 통일시켜 음색의 일관성과 다이내믹 밸런스를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입력단은 밸런스(XLR) 3계통, 언밸런스(RCA) 3계통으로 총 6계통이 제공되며, 각 입력마다 개별 게인 설정이 가능하다. 볼륨은 –127.5dB에서 +6dB까지 0.5dB 단위로 조정 가능하며, 좌우 밸런스 역시 0.1dB 단위로 맞출 수 있다.
이는 스튜디오 레벨의 정밀도라 할 만하다.
일반적인 하이엔드 프리앰프에서도 ±1dB 수준의 조정이 한계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Orpheus가 얼마나 세밀한 음향 제어에 집착했는지를 알 수 있다.
CRQL – 완벽한 볼륨 아키텍처
오디오 엔지니어링에서 볼륨단은 신호 경로의 가장 큰 저항체이며, 전체 회로 품질의 절반 이상을 결정짓는 요소다.
Orpheus는 이 핵심을 위해 자체 개발한 CRQL(Constant Resistive Quadrupoles with Logarithmic distribution) 기술을 도입했다.

이는 대수분포 구조를 갖춘 상수저항 사중극자 네트워크로, 신호의 총 임피던스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면서도 인간의 청감 곡선에 맞춘 감쇄 특성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전자식 볼륨이 트랜지스터나 FET, CMOS 스위칭을 사용하여 스위칭 노이즈나 위상 오차를 피할 수 없는 반면, CRQL은 오직 0.1% 정밀도의 저항 네트워크만으로 구성된다. 게다가 스위칭은 150ns 이내의 제로 크로싱(Zero-Crossing) 구간에서만 일어나 신호가 0V를 지날 때 전환되어, 어떤 노이즈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아날로그 순도의 이상형이라 할 수 있다.
이 볼륨단의 정밀도는 단순한 스펙을 넘어 실제 청음에서도 즉각적으로 체감된다. 음의 위상이 일관되고, 배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다이내믹의 미세한 변화가 절묘하게 표현된다. 결국 CRQL은 디지털 볼륨의 정밀도와 패시브 어테뉴에이터의 순도를 동시에 구현한,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완성형 볼륨 회로다.

특히 슬루 레이트 2000V/μs는 사실상 ‘무한대의 응답속도’에 가깝다. 트랜지언트가 순간적으로 발생해도 신호 왜곡이 없으며, 결과적으로 음의 엣지와 잔향, 배음이 동시에 살아난다.
H Three M800 OPUS II 파워앰프

회로구성
H Three M800 OPUS II 파워앰프는 이름 그대로 4Ω 부하에서 800W, 8Ω에서 400W의 출력을 내는
모노블록 앰프이다. 각 채널에는 24개의 MOSFET 출력 소자가 투입되며, 모든 소자는 측정 후 수작업으로 편차를 0.1% 이하로 맞추어 매칭된다. 이러한 정밀 매칭은 고주파 대역의 위상 일관성과 저역의 타격감을 동시에 보장한다.
MOSFET의 온도 특성과 전류 편차를 제어하기 위해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기반의 드라이브 컨트롤 스테이지가 병행되어 있다. 이는 MOSFET의 장점인 부드러움과 BJT의 정밀한 전류 제어력을 결합한 구조다.
동작 클래스
|증폭부는 클래스AB 구조를 기반으로 하지만, 바이어스 전류를 약 400mA 수준으로 유지하여 실질적으로는 클래스A에 근접한 영역에서 동작한다. 그 결과, 음의 연결성이 매끄럽고 트랜지언트 응답이 매우 빠르며, 장시간 재생에서도 회로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아이들(idle) 전력만 96W에 달하는데, 이는 불필요한 절전보다 음질 안정성을 우선시한 결과다.

또한 멀티포인트 피드백(Multi-point Feedback Topology)를 적용해 전 구간에 분산된 로컬 피드백을 통해 신호 왜곡을 최소화했다. 이는 전통적인 글로벌 피드백 방식이 유발하는 위상 지연이나 생동감 저하를 피하면서 정확한 게인 선형성과 트랜지언트 응답을 확보하는 설계다.
전원부
전원부는 2400VA급 트로이달 트랜스포머와 350mF 용량의 대형 커패시터를 다수 병렬 구성하여, 순간 전류 45A, 피크 출력 3600W까지 대응한다. 이는 저임피던스 스피커, 예를 들어 2Ω 이하로 떨어지는 부하도 완벽히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실제 2Ω 부하 스피커도 무리 없이 제어할 수 있는 전류 공급력이다.
음악 청음 평가
시스템 소개
스피커: Avantgarde Duo GT
DAC : Rockna Wavedream Reference Signature DAC

뮤직 서버 : Synergistic Research Voodoo,
플레이어 : Antipodes The Oladra
청음1 Johnny Frigo – “Detour Ahead”
첫 곡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정적 속의 해상도’였다. 바이올린의 미세한 질감, 콘트라베이스의 긴 울림, 기타의 미묘한 배음까지 모두 살아 있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드러냈다. 프리앰프의 높은 슬루레이트(2000V/μS)는 순간적인 트랜지언트 응답을 비약적으로 높여 음의 상승과 감쇠가 정확히 포착된다.
특히 따뜻하면서도 투명한 바이올린 톤은 “이 프리앰프가 소리를 왜곡하지 않으면서 온기를 더하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청음2 Opus – “Live Is Life”
라이브 녹음 특유의 에너지와 현장감이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5Hz~1.5MHz의 광대역 특성이 실제로 체감될 만큼
음의 위아래가 넓게 뻗어 있으며, 대역 간의 연결도 매끄럽다.
드럼의 어택이 살아 있고, 저역의 압력감이 공연장 바닥을 흔든다. 관객의 박수 소리와 함성조차 또렷한 이미지로 재현되어, 마치 무대 중앙에 서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청음3 Wynton Marsalis – “You and Me”
이 곡은 공간 배치와 정위감의 검증에 최적이다. 드럼과 박수 소리의 위치, 피아노의 울림, 뮤트 트럼펫의 미세한 공명까지 정확히 그려진다.
Orpheus의 파워앰프는 낮은 레벨의 신호에서도 위상 일관성을 유지하여 악기 하나하나가 공중에 또렷이 ‘그려지는’ 느낌을 준다. 특히 콘트라베이스의 저역은 깊고 단단하며, 재즈 클럽에서도 듣기 어려운 수준의 리얼리즘을 전달한다.
음악 전체가 고요한 배경 위에서 부드럽게 떠오르는 듯한 ‘정적 속의 생동감’이 이 곡의 핵심이었다.
청음4 John Williams – “The Duel”
Anne-Sophie Mutter의 폭발적인 바이올린과 존 윌리엄스의 오케스트레이션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음의 파도 속에서도 Orpheus는 완벽한 통제력을 보여주었다.
트럼펫, 팀파니, 현악군이 동시에 터져 나올 때에도 위상이 흐트러지거나 왜곡이 생기지 않았다. 공간감의 재현 또한 탁월하여, 청자는 거대한 콘서트홀 한가운데 앉은 듯한 입체적 무대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송진가루가 흩날리는 듯한 바이올린의 디테일은 Orpheus의 미세 신호 재현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결론 – 완벽에 가장 가까운 아날로그
Orpheus Heritage OPUS II는 지금까지 제작된 아날로그 프리·파워앰프 중에서도 정확도, 정숙도, 다이내믹, 음악성의 모든 면에서 정점에 서 있다. 프리앰프는 순수 저항 네트워크와 정밀한 게인 제어를 통해 음의 손실이 ‘0’에 가까운 투명도를 달성했으며, 파워앰프는 클래스A의 부드러움과 클래스AB의 힘을 절묘하게 융합했다.
그 결과, 이 시스템은 단순한 오디오 재생 장치를 넘어 음악 그 자체를 재구성하는 하나의 악기처럼 작동한다.
스펙과 청감이 완벽히 일치하는 드문 기기, 그리고 “기술이 예술로 승화된 앰프.” 그것이 바로 Orpheus Heritage OPUS II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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