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OLED는 더 이상 실험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번인과 밝기라는 약점으로 하이엔드 영역에만 머물던 OLED는 최근 몇 년 사이 주사율과 수명, HDR 표현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본격적인 게이밍 디스플레이로 자리 잡았다. 특히 QHD 해상도와 초고주사율 조합은 그래픽 카드 성능과 체감 품질 사이의 균형점으로 받아들여지며, 고급 게이머와 하이엔드 PC 사용자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이수스는 ROG OLED 라인업을 통해 OLED 게이밍 모니터의 대중화를 꾸준히 시도해 왔다. 초기 모델들이 OLED 특유의 응답성과 명암 표현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최근에는 밝기와 패널 수명, 장시간 사용 안정성까지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OLED라서 좋은 화면’을 넘어서, 실제 데스크톱 환경과 게임 플레이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완성도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ASUS ROG Strix OLED XG27AQWMG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QHD 해상도와 최대 280Hz 주사율, 0.03ms 응답 속도라는 하이엔드 게이밍 스펙을 기반으로, 탠덤(Tandem) OLED 패널과 TrueBlack Glossy 코팅, 그리고 다양한 OLED 보호 기능을 결합했다. 스펙 경쟁을 넘어 OLED 게이밍 모니터가 어디까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모델로, 이번 리뷰에서는 이 제품이 실제 사용 환경에서 어떤 완성도를 보여주는지 살펴본다.
■ ASUS ROG Strix OLED XG27AQWMG의 핵심, 탠덤(Tandem) OLED란 무엇인가?

ROG Strix OLED XG27AQWMG에 적용된 탠덤 OLED는 기존 WOLED 패널을 대체하는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는, OLED 발광 구조를 한 단계 확장한 형태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OLED가 지닌 명암 표현과 응답 속도라는 강점을 유지하면서, 밝기와 수명이라는 한계를 구조적으로 보완하려는 접근이 핵심이다.
먼저 발광 층 구조의 변화다. 기존 WOLED 역시 다층 구조를 기반으로 하지만, 탠덤 OLED는 발광 유닛 자체를 두 세트로 적층한 이중 발광 구조를 채택한다. 이 구조의 목적은 단순한 밝기 증대가 아니라, 동일한 화면 밝기를 구현할 때 개별 발광 유닛이 부담해야 하는 전기적·열적 스트레스를 분산시키는 데 있다. 발광 효율이 높아지면서 HDR 환경에서 요구되는 높은 피크 밝기를 보다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고, 장시간 사용 시 패널 열화 속도를 늦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음으로 발광 색 구성 방식의 차이다. 기존 WOLED는 백색 발광을 기반으로 컬러 필터를 적용하는 방식이 중심이었고, 이 과정에서 황색 발광 성분의 영향이 불가피했다. 탠덤 OLED에서는 적색(R)과 녹색(G) 발광 층이 보다 명확하게 구분된 구조를 통해 색을 표현한다. 이로 인해 고휘도 구간에서도 색 순도가 유지되며, 밝기가 올라갈수록 색이 바래 보이거나 흐려지는 현상이 억제된다.
이러한 변화는 컬러 볼륨 확대로 이어진다. HDR 콘텐츠나 명암 대비가 큰 게임 화면에서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이 동시에 강조될 때도 색 표현이 무너지지 않고, 화면 전체의 균형이 유지된다. 단순히 더 밝아진 OLED가 아니라, 밝기 상승에 따라 발생하기 쉬운 색 왜곡을 구조적으로 줄인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과적으로 탠덤 OLED는 OLED 특유의 깊은 블랙과 빠른 응답 속도를 유지하면서, 밝기와 내구성, 색 표현 안정성을 함께 끌어올린 구조다. XG27AQWMG는 이러한 패널 특성을 바탕으로, OLED 게이밍 모니터가 안고 있던 현실적인 한계를 한 단계 정리한 모델로 볼 수 있다.
■ DCI-P3 99%, 말이 아닌 현실로

지금까지 출시된 수많은 하이엔드 모니터들이 DCI-P3 99%를 내세워 왔지만, 실제 계측 결과에서 그 수치를 온전히 실현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스펙 시트에는 99%가 적혀 있어도, 실제 측정에서는 90%대 중후반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특정 조건이나 일부 영역에서만 근접한 수치를 보이는 정도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25%나 증가했다는 컬러 볼륨은 DCI-P3 완전 정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밖에 없었는데 놀랍게도 모든 화면 모드에서 DCI-P3 99%를 넘어선 수치가 확인됐다. sRGB 색역을 에뮬레이션하는 모드를 제외한 풍경과 레이싱, 영화, RTS/RPG, FPS 까지 모든 화면 모드에서 DCI-P3는 99% 이상의 커버리지가 확인됐으며 밝기 또한 기존 OLED 모니터 보다 훨씬 밝은 화면을 만들어냈다.
DCI-P3 99% 이상이 계측됐다는 것은 사실상 해당 색역을 완전히 구현했을 뿐 아니라 그 이상의 색 표현 여유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밝기 변화나 화면 모드에 따라 색이 무너질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광색역 모니터들이 ‘근접’에 머물렀다면 XG27AQWMG는 그 경계를 실제로 넘어선 첫 사례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다.
XG27AQWMG의 기본 색온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화이트 밸런스를 조금 더 정리하고 싶다면 간단한 수동 보정을 통해 미세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권장하는 WB 설정값은 RED 96, GREEN 96, BLUE 95다.
해당 설정을 적용하면 기본 밝기는 약 505.9cd/㎡에서 474.6cd/㎡로 소폭 낮아지고, 색온도는 6404K에서 6479K로 이동한다. 수치상 변화 폭은 크지 않지만, 화이트 영역에서의 미묘한 색 치우침이 정리되며 R/G/B 밸런스가 보다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기본 설정 상태로도 충분히 훌륭한 편이지만, 색 균형을 조금 더 다듬고 싶은 사용자라면 위 설정값을 적용해볼 만하다.
■ ABL, 존재하지만 거슬리지 않아..

OLED 디스플레이에서 ABL(Automatic Brightness Limiter)은 피할 수 없는 요소다. 화면 전체가 밝아질수록 패널 보호를 위해 밝기를 제한하는 구조 특성상, 고휘도 장면에서 체감 밝기가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기존 OLED 모니터에서는 웹 브라우징이나 문서 작업처럼 흰 화면 비중이 높은 환경에서 밝기 저하가 쉽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XG27AQWMG 역시 ABL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계측 결과를 보면, 5% 화이트 박스 기준 밝기는 약 505cd/㎡ 수준으로 측정된 반면, 화면 전체를 채운 100% 화이트 박스에서는 밝기가 약 316cd/㎡로 낮아진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분명 ABL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체감에서 어떻게 느껴지느냐다. 100% 화이트 박스 기준으로도 300cd/㎡를 넘는 밝기가 유지된다는 점은, 기존 OLED 모니터와 비교하면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과거에는 화면 전체가 밝아지는 순간 체감 밝기가 급격히 떨어져, ABL의 존재를 바로 인식할 수 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반면 XG27AQWMG에서는 밝기 제한이 걸리더라도 화면이 어둡게 느껴지거나 답답하다는 인상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탠덤 OLED 구조를 통해 기본적인 발광 효율과 밝기 여유가 확보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피크 밝기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전체 화면 밝기 역시 함께 끌어올려지면서 ABL이 작동하는 상황에서도 실사용에 불편함이 적어진 것이다. 웹 페이지, 문서 작업, 밝은 UI가 많은 게임 화면에서도 밝기 변화가 크게 체감되지 않는 이유다.
ABL로 인한 창 크기별 밝기 변화가 신경 쓰인다면, OSD 메뉴에서 ‘균일한 밝기’ 항목을 활성화하면 된다. 이 설정을 켜면 화면 내 밝은 영역의 크기에 따른 밝기 변동이 억제돼, 사용 환경에 따른 밝기 변화로 인한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대신 전체 화면 기준으로 밝기가 제한되는 만큼, 최대 밝기보다는 일관된 화면 밝기를 우선하는 설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 탠덤 OLED의 버티컬 밴딩, 최신 펌웨어로 눈에 띄게 개선

탠덤 OLED 패널 특성과 관련해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은 초기 버전에서 일부 사용자들이 언급했던 버티컬 밴딩 현상이다. 저휘도 회색 화면에서 세로 방향으로 미묘한 음영 차이가 보이는 경우가 있었고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XG27AQWMG도 같은 패널을 탑재한 이상 이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최신 펌웨어 적용 이후 해당 현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실제 확인 결과에서도 저휘도 구간에서의 균일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게임 플레이나 영상 감상 환경에서는 버티컬 밴딩을 인식하기 어려운 수준였다. 탠덤 OLED 구조에서 우려됐던 초기 이슈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현 시점의 XG27AQWMG는 패널 완성도 측면에서도 안정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 HDR 1500의 잠재력, 실사용은 DisplayHDR 500 기준으로


XG27AQWMG는 최대 1500cd/㎡에 달하는 HDR 피크 휘도를 지원하지만, 기본 설정에서는 DisplayHDR 500 기준에 맞춰 동작한다. 실제 HDR 패턴을 통해 0부터 10,000nit까지의 신호를 한 화면에서 동시에 확인한 결과, 중·고휘도 구간에서 밝기는 약 450cd/㎡ 전후로 정리되며 과도한 밝기 강조보다는 계조와 화면 균형을 우선하는 톤 맵핑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HDR 효과를 과시하기보다는 장시간 사용에서도 부담이 적은 방향에 가깝다.

그렇다고 이 밝기가 패널의 한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OLED Care 기능을 해제하고 밝기 관련 보호 옵션을 비활성화하면 XG27AQWMG가 가진 하드웨어적 여유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박스창 크기별 측정에서 1% 화이트 기준 약 1437cd/㎡의 휘도가 확인되며 사실상 HDR 1500급 피크 밝기 구현이 가능하다. 4~9% 구간에서도 800cd/㎡ 이상을 유지해, 소면적 하이라이트 표현 능력은 현 세대 OLED 모니터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결국 XG27AQWMG의 HDR 특성은 '의도적으로 밝기를 관리하는 OLED'라는 표현이 어울리는데 실사용 안정성과 하드웨어 잠재력을 모두 고려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게이밍의 핵심 ‘잔상 없는 화면’, 실제 수준은?


OLED 게이밍 모니터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응답 특성이다. 수치상 응답 속도가 빠르다는 설명은 흔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잔상이 억제되는지는 계측 결과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명확하다. 이번 테스트는 엔비디아 LDAT v2를 사용해 측정했으며, QHD 해상도에서 최대 280Hz 구동 조건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QHD 280Hz 환경에서 측정한 결과, FPS 모드 기준 응답 시간은 0.082ms로 확인됐다. 레이싱, RTS/RPG, MOBA 모드 역시 0.096~0.108ms 범위에 머물며, 모드 간 편차는 크지 않았다. 장르별 프리셋에 따라 체감이 달라질 여지가 거의 없는 수준의 일관된 결과다.
이 수치는 LCD 기반 고주사율 모니터와는 확연히 다른 영역이다. 오버드라이브에 의존하지 않고도 빠른 픽셀 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역잔상이나 과도한 윤곽 강조 없이 화면이 정리된다. 빠른 시점 전환이 반복되는 FPS나 레이싱 환경에서도 움직이는 오브젝트의 경계가 흐려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XG27AQWMG의 응답 특성은 ‘잔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OLED 특유의 즉각적인 픽셀 반응과 280Hz 고주사율이 결합되며, 실제 게임 환경에서도 깔끔한 화면이 유지된다.
■ 기존 WOLED를 넘어선 완성도, 국내 시장 변수는 가격

ROG Strix OLED XG27AQWMG는 기존 WOLED 게이밍 모니터와 비교해 체감 품질 전반이 분명히 개선된 모델이다. 탠덤 OLED 패널을 통해 밝기와 컬러 볼륨, HDR 표현력, 응답 특성까지 한 단계 정리됐고, ASUS ROG 브랜드가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쌓아온 품질 신뢰도 역시 이 제품의 강점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경쟁 구도다. 국내 시장에서 탠덤 OLED 게이밍 모니터를 선택할 경우, 비교 대상은 사실상 LG전자 제품으로 좁혀진다. 같은 패널을 사용하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성능보다 가격을 중심으로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LG전자 제품이 100만원대 초반 가격대로 형성돼 있어 진입 장벽은 그렇게 높진 않다.
XG27AQWMG가 가격적인 메리트를 분명히 확보한다면 상당한 이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데 기술적인 완성도는 이미 검증됐고 브랜드 신뢰도 역시 뒤처지지 않는 만큼 OLED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충분히 주목 받을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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