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배열 기계식 키보드를 찾는 소비자 니즈는 최근 두 갈래로 뚜렷해졌다. 하나는 업무와 게임을 모두 커버하기 위해 넘버패드까지 포함한 108키 구성을 고집하는 수요이고, 다른 하나는 키보드가 책상 위 주변기기가 아니라 공간 분위기를 좌우하는 아이템이 되면서 디자인과 컬러 테마를 먼저 보고 고르는 흐름이다. 여기에 노트북, 태블릿, 데스크톱을 오가며 쓰는 멀티 디바이스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유무선 전환과 배터리 체감까지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려는 순간, 제품 가격이 빠르게 높아진다는 점이다. 풀배열 특성상 하우징과 부품 규모가 커지고, 컬러 테마와 키캡 품질로 보이는 완성도를 챙기면 원가 부담이 더해진다. 여기에 흡음 구조나 가스켓 같은 타건 품질 요소, 3모드 무선과 대용량 배터리까지 넣으면 구성은 탄탄해지지만, 가격대는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영역으로 넘어가기 쉽다. 그래서 최근에는 기능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부담을 낮춘 가성비 풀배열 키보드에 대한 수요가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COX CPL108 핑거 프로텍터 3모드 기계식 키보드(이하 CPL108)은 바로 그 지점을 노린 제품이다. 풀배열과 디자인, 타건 완성도, 무선 활용이라는 핵심 요구를 한 번에 묶되, 가격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리뷰에서는 CPL108이 어떤 구성과 설계로 가성비 풀배열이라는 포지션을 만들어냈는지, 디자인과 타건 구조, 무선 연결 등 주요 특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 2가지 컬러, 취향에 맞는 선택



COX CPL108은 풀배열 특유의 큰 존재감을 ‘색’으로 정리한 제품이다. 같은 108키 풀배열이라도 바디와 키캡의 톤을 어떻게 맞추고, 포인트 컬러를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책상 위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CPL108은 ‘브리지 블루’와 ‘더스트 베이지’ 두 가지 컬러 테마를 준비했고, 베이스 톤을 먼저 잡은 뒤 포인트 컬러로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조합을 구성했다.
브리지 블루는 화이트 바디를 바탕으로 아이보리 계열 키캡을 얹고, 블루 계열 포인트 컬러로 변화를 주는 구성이 핵심이다. 밝은 바탕을 넓게 깔고 포인트 색을 선명하게 얹는 형태라, 컬러 구성 자체가 한눈에 구분된다. 풀배열에서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인상을 베이스 톤으로 먼저 정리하고, 포인트 영역만 또렷하게 드러내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더스트 베이지는 아이보리 바디에 베이지 계열 키캡을 조합하고, 더 짙은 베이지 포인트 컬러로 차이를 만든다. 브리지 블루처럼 색 대비를 크게 만들기보다는 같은 계열에서 톤의 농도를 나누는 방식이라 전체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즉, 베이스와 포인트가 나뉘긴 하지만 ‘튀는 포인트’가 아니라 ‘정돈된 변화’에 가깝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포인트 컬러 키캡이 기본 장착이 아니라 추가 제공 형태라는 것이다. 사용자는 포인트 키를 원하는 위치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포인트를 아예 빼고 베이스 톤만으로 깔끔하게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같은 컬러 테마라도 포인트 키의 적용 범위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는 만큼, CPL108은 ‘정해진 디자인을 그대로 쓰는’ 제품이라기보다 취향에 맞게 조합해 완성하는 성격이 강하다.
■ 스위치 선택과 구조 설계, 그리고 무게가 만드는 안정감

CPL108이 디자인으로 첫 인상을 잡았다면, 다음은 타건 품질을 결정하는 구성이다. 이 제품은 COX x HMX 협업 리니어 스위치를 덕킹과 오렌지 두 가지로 나눠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스위치 성향에 따라 키압과 반발감, 손끝에서 느껴지는 결이 달라지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렌지 스위치는 풀 윤활 처리를 강조해 걸림이 적고 매끈한 입력감을 지향하며, 덕킹 스위치는 보다 또렷한 반발감과 리듬감이 살아나는 쪽으로 포지션을 잡았다.

스위치만으로 타건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CPL108은 하우징 내부에 흡음재를 적용하고, 가스켓 마운트 기반의 구조와 다층(5레이어) 설계를 통해 통울림과 잔향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보강판과 PCB에 플렉스 컷을 더해 타건 시 충격이 단단하게 튀는 느낌을 완화하고, 눌림이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조율한 구성이 특징이다. 결국 스위치의 성향을 살리면서도, 풀배열에서 흔히 문제로 지적되는 큰 하우징 공진을 구조적으로 눌러주는 형태다.

여기에 약 1.25kg 수준의 묵직한 무게감이 더해진다. 풀배열 키보드는 크기 때문에 타건 중 밀리거나 흔들리기 쉬운데, CPL108은 무게 자체가 책상 위에서의 거동을 잡아주며 안정감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내부 구조가 소리를 정리하고, 무게가 움직임을 억제하면서 타건이 더 단단하게 고정된 느낌으로 전달되는 것이 이 제품이 노리는 방향이다.
■ 실제 타건감과 타건음, 구성에서 체감으로 이어지다
앞서 언급한 스위치 선택과 흡음 구조, 그리고 묵직한 무게감은 결국 손끝에서 어떻게 느껴지느냐가 핵심이다. CPL108은 풀배열 특유의 큰 하우징에서 생기기 쉬운 흔들림이나 밀림을 억제하는 쪽으로 설계가 잡혀 있다. 키를 연타하거나 장시간 타이핑을 이어갈 때도 본체 거동이 과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무게와 내부 구조가 함께 역할을 하는 구성이다.
타건감은 덕킹과 오렌지의 성향 차이가 생각보다 분명하다. 덕킹은 반발감이 아예 없는 편은 아니지만, 흔히 말하는 ‘쫀쫀하게 튀어 오르는’ 타입이라기보다는 반발이 살짝 약한 쪽에 가깝게 느껴졌다. 대신 입력이 거칠게 치고 올라오지 않고, 손끝에서 미끄러지듯 이어지는 감각이 특징인데, 이 느낌이 타건음과도 그대로 연결된다. 덕킹의 타건음은 매끄러운 조약돌을 굴리는 듯한 질감으로 정리되며, 소리가 날카롭게 튀기보다는 둥글게 맺히는 쪽에 가깝다.
오렌지는 덕킹보다 확실히 가볍게 느껴지지만, 반발력이 적당히 받쳐줘서 너무 경쾌하게 날리는 타입은 아니다. 키압 부담은 낮아지되, 입력이 ‘헛도는’ 느낌 없이 손끝에서 다시 올라오는 감각이 유지된다. 타건음은 덕킹보다 더 억제된 편이고, 윤활 처리를 강조한 스위치답게 누르는 과정에서 스위치 자체가 마찰되는 느낌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손끝 감각과 소리 모두에서 ‘정리된’ 인상을 주는 쪽이 오렌지라는 정리다.
타건음 전반에서는 흡음재와 다층 구조의 성격이 확실히 받쳐준다. 잔향이 길게 남기보다는 소리가 짧게 정리되는 편이고, 풀배열 하우징에서 흔히 문제로 지적되는 통울림이 전면에 튀어나오는 느낌은 크지 않다. 스위치에 따라 질감과 볼륨이 갈리지만, 기본 바탕은 ‘하우징이 울리는 소리’보다 ‘스위치와 키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더 앞에 오는 형태로 정돈돼 있다.
■ 멀티 디바이스 환경을 겨냥한 8000mAh 배터리


CPL108의 무선 구성은 멀티 디바이스 활용을 전제로 짜여 있다. 유선(USB Type-C)과 2.4GHz 무선, 블루투스 3채널을 묶은 3모드 구성이라 PC·노트북·태블릿 등 여러 기기를 오가며 쓰는 환경에서 활용하기 좋다. 작업 환경에서는 블루투스로 태블릿·노트북을 연결해두고, 필요할 때 2.4GHz로 데스크톱에 즉시 전환하는 식으로 한 대를 중심으로 세팅을 정리할 수 있다.
이처럼 무선 사용 비중이 높아지면 결국 편의성은 배터리에서 갈린다. 기기 전환이 잦거나 조명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충전 주기가 짧아지기 쉬운데, CPL108은 8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적용해 이 부담을 줄이려 했다.
다만, 이 8000mAh는 단일 배터리가 아니라 4000mAh 배터리 2개를 연결한 형태로 확인됐다. 내부 부품을 직접 확인한 결과이며, 배터리 자체도 KC 인증 제품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 RGB 조명, 키 사이로 퍼지는 무드 중심 연출

CPL108의 RGB는 각인 자체를 밝히기보다, 키캡 주변과 키 사이로 빛이 퍼지며 윤곽을 살리는 타입에 가깝다. 사진에서도 문자 부분이 직접 빛나는 형태라기보다는 스위치 하우징과 키캡 하단을 타고 색이 번지면서 전체 배열이 드러나는 느낌이 강하다. 조명이 과하게 튀지 않고 컬러 테마와 함께 책상 위 분위기를 만드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색 표현은 구간별 그라데이션이 비교적 부드럽게 이어지며, 좌측의 보라·파랑에서 중앙의 핑크·레드, 우측의 그린·시안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우측 영역에는 짧은 가로형 라이트바가 추가로 들어가 키 조명과 별개로 포인트를 만들고, 측면에서도 하우징 라인을 따라 얇게 빛이 도는 연출이 확인된다. 전체적으로 CPL108의 RGB는 밝기를 과시하기보다는 톤과 라인을 정리하는 ‘무드 조명’ 성격이 더 강하다.
■ 5만원대 풀배열의 ‘취향’과 ‘실용’

CPL108은 풀배열 키보드가 필요한 사용자에게 실용성과 취향을 함께 제시한 제품이다. 2가지 컬러 테마를 기본으로, 포인트 키캡을 추가 제공해 원하는 만큼만 적용하거나 아예 빼고 베이스 톤으로 정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풀배열 특유의 큰 존재감이 색 조합에 따라 분위기를 달리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타건은 스위치 성향 차이가 비교적 분명했다. 덕킹은 소리가 매끄럽게 맺히는 ‘조약돌’ 같은 질감이었고, 반발감은 과하게 쫀쫀하기보다 살짝 약한 편으로 느껴졌다. 오렌지는 더 가볍지만 적당한 반발력이 받쳐주며, 타건음이 덕킹보다 억제되는 쪽이었다. 윤활 영향인지 눌리는 과정에서 마찰감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무선은 3모드 연결과 8000mAh 배터리로 멀티 디바이스 사용을 염두에 뒀고, 내부 확인 결과 4000mAh 셀 2개 구성에 KC 인증 배터리를 사용했다. 권장 판매가 59,900원이라는 가격까지 고려하면, 풀배열·디자인·무선이라는 선택 기준을 한 번에 챙긴 가성비 키보드로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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