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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메카

    ‘63시간동안 14%’ 붉은사막, 방대하고 촘촘하다

    2026.03.19. 10:26:52
    읽음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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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사막 PS5, 패키지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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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사막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펄어비스)
    ▲ 붉은사막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펄어비스)

    63시간, 14%. 각각 약 2주간 붉은사막을 플레이하면서 소모한 시간과 습득한 지식량이다. 여타 게임이었다면 엔딩을 본 후 2회차에 진입해 플레이하지 못한 요소를 찾아내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겠지만, 붉은사막은 그러기에는 지나치게 광대하고 넓은 세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것을 리뷰라고 할 수 있을까? 수면을 줄여가면서 플레이 했음에도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에 이어 리뷰가 아닌 체험기 수준을 작성하는 일은 오랜만이다.

    맵 상 개방한 지역만 따지면 20%를 갓 개방했다.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들을 제대로 살피기에는 어두운 지역이 너무 많다. 전투에 지칠 때 즈음 산책을 하듯 곧잘 수집과 채집을 이어나갔음에도 찾지 못한 자원이 수두룩하다. 압도적인 콘텐츠와 잠재력에 지칠 법 하다 싶지만, 또 그렇지만은 않다. 한 걸음 나아가면 새로운 동물이, 세력이, 기후가 나오고 조금 다른 길로 빠지면 웬 숨겨진 범죄단체와 투기장 따위가 등장한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처음 보는 것이 가득하니 질리기도 어렵다.

    어쩌면 사소한 콘텐츠를 여럿 모아두어 다양한 세계를 만들었다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난잡하지 않고 유기적이라면 또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오랜 개발기간으로 인해 의구심은 많았지만, 콘텐츠에 비해 아주 ‘잠깐’ 경험한 붉은사막은 오픈월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는 게임이었다.

    드넓은 '파이웰'을 가로지르는 클리프의 여정을 함께 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드넓은 '파이웰'을 가로지르는 클리프의 여정을 함께 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치열한 전장과 평범한 군상의 사이에서, 파이웰 대륙의 삶

    격전이 몰아치는 튜토리얼 이후 만나게 되는 초반 도입부를 지나고 나면 플레이어는 다소 게임에 툭 떨어진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갑작스럽게 평화로워진 세계, 전혀 모르는 정보를 하나둘씩 얻으며 겨우 낯을 트게 되지만 파이웰 대륙에 적응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마을을 돌아다니는 동안 스치는 모든 이야기가 퀘스트의 단서가 되고, 힌트가 되며, 지식이 된다.

    오픈월드의 재미는 ‘드넓은 땅’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 땅을 어떻게 채워두었고, 이를 통해 무슨 일이 발생하며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 있어 붉은사막의 오픈월드는 상당히 밀도높게 다가왔다. 주요 정보는 미리 표시를 해두면서도, 탐험을 통해 찾을 수 있는 편의 및 채집 콘텐츠는 플레이어가 직접 사용할 때 지도에 작성이 되어 하나하나 직접 써내려 가는듯한 기분을 주었다. 여러 곳에 배치된 레시피를 통해 세계관에 대해 알아가고, 이용 가능한 콘텐츠를 확장해나가는 보람도 있었다.

    약품이나 음식에 쓰이는 레시피를 찾아내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약품이나 음식에 쓰이는 레시피를 찾아내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간혹 도박도 하면서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간혹 도박도 즐기며 천천히 진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더불어 황량함을 주지 않는 필드의 구성도 특기할만한 점이 많았다. 휴식과 퀘스트, 사람이 범람하는 마을을 벗어나더라도 농장과 마구간, 교역소, 낚시터, 맨손투기장 등 다양한 미니게임형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배치돼 있다. 이동 과정에는 진을 치고 작당을 꾸미는 도적단을 토벌하거나, 마차를 잃은 채집꾼, 이동 중 휴식을 취하는 장사꾼 등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퀘스트를 받을 수도 있다.

    생태 다양성도 매우 뛰어나다. 지형 및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약초, 곤충, 연금재료, 농작물들을 채집할 수 있었으며, 빈 지역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는 동물들이 무리지어 있어 이들을 사냥해 식재료와 제작 재료로 무두질을 할 수도 있었다. 도적단의 습격을 이겨내고 피투성이로 도적단이 세워둔 가마솥에 요리를 하는 것도, 무뎌진 무기를 숫돌로 가는 것도 금세 습관화됐다. 모두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레시피 없이 마구 요리를 만들다 정체불명의 음식을 만들 수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레시피 없이 마구 요리를 만들다 정체불명의 음식을 만들 수도 (사진: 게임메카 촬영)

    도적단에게 붙잡힌 유민들을 풀어 해방시킬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도적단에게 붙잡힌 유민들을 풀어 해방시킬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런 다양성은 파이웰 대륙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었다. 특히 생태적 다양성이 그랬다. 채집, 사냥 등이 가능한 동물들 외에도 몇몇 동물은 매일 시간을 들여 호감을 사 직접 ‘펫’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와 마을 등을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는 동물들을 매일 찾아가 꾸준히 쓰다듬어 얼굴을 익히게 해 호감도 100을 쌓으면, 이렇게 친해진 동물들이 여행의 또 다른 동료가 된다.

    특히 이들은 단순히 치장용 펫 등에 그치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필드에서 전투를 진행하는 동안 습득한 적의 전리품이나 채집물을 대신 물어와 편의성을 향상시켜 주는 요소로도 활약한다. 기자의 경우 에르난드에 처음 들어와 마주친 고양이를 쓰다듬어 첫 번째 펫으로 들였으나, 각각 다양한 모색과 외형을 가지고 있어 각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경험을 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진돗개 외에도 다양한 모색의 고양이나 불독 등 여러 종의 펫이 퍼져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진돗개 외에도 다양한 모색의 고양이나 불독 등 여러 종의 펫이 퍼져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문무겸비 엘리트 용병의 여정, 전투와 퍼즐이 공존하는 필드

    이런 다양성은 기반 동식물 등의 환경에 준하지 않는다. 게임 내에서는 수많은 종족과 환경, 문화, 그리고 적이 존재한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생명체만 397종에 달하며, 탑승물은 28종, 전투로 조우할 수 있게 되는 우두머리만 75종이다. 게임 내에는 인간 외에도 고블린, 오크, 샤이(소인족) 등 다양한 종족을 만나볼 수 있다.

    스토리를 진행하고 다양한 마을을 다니다 보면 불교적 정신을 이야기하는 샤이나, 연금술에 집중하는 학구적이고 철학적인 트롤 등 다양한 군상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은 관념적인 판타지 세계와는 색다른 면을 보여줘 흥미를 더했다. 계파나 군상이 다양한 만큼 당연히 이념적인 충돌이나 물리적인 충돌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전투 진행 과정에서 적들은 간혹 자신들의 장비를 떨어뜨리기도 하는데, 이를 장착해 눈속임을 하며 적진을 활보하는 것도 즐거웠다.


    수많은 이들을 만나고 겨루기도 하며 점차 성장하는 탐험이 준비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수많은 이들을 만나고 겨루기도 하며 점차 성장하는 탐험 (사진: 게임메카 촬영)

    '과거의 기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연출을 통해 몰입감을 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과거의 기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연출을 통해 몰입감을 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플레이어는 주인공 ‘클리프’외에도 총기 사용이 가능한 ‘데미안’, 대형 무기와 체구가 인상적인 ‘웅카’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이런 시점 변경은 특정 퀘스트 진행으로 인해 조작이 불가능한 게 아닌 이상 언제나 자유로운 전환이 가능했다. 이는 GTA5와 유사한 느낌으로, 전환 시 도적단이 코앞에 있거나 제대로 살펴본 적 없는 곳을 마주하게 되기도 했다.

    전투와 액션의 경우 무기별, 사용 캐릭터 별로 서로 다른 액션이 존재하고, 이것이 캐릭터 전환을 하는 주 요인이 됐다. 마상전투, 지정타, 붙잡기, 사격 및 궁술, 그래플링 기술 등 수많은 기술들이 시연된 바 있기에 이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첫 시연 당시의 경험을 복기하며 ‘붉은사막의 전투는 정말 조작 때문에 어려울까?’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 중 ‘약공격과 강공격, 회피와 패링’만으로 게임을 진행해보았다.

    그 걸과 63시간 동안의 플레이에서 조우한 모든 전투는 무리 없이 클리어가 가능했다. 다만 스토리를 진행할수록 점진적으로 적의 체력이나 패턴이 증가한다. 이에 방어구와 무기를 꾸준히 강화하지 않으면 중반부에 진입할수록 전투 시간이 크게 늘어지고, 체감 난도가 높아지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열심히 수배자들을 잡아들이고 퀘스트를 진행해 공헌도 포인트로 초기에 얻을 수 있는 장비들을 습득하는 것이 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열심히 수배자들을 잡아들이고 퀘스트를 진행해 공헌도 포인트로 초기에 얻을 수 있는 장비들을 습득하는 것이 팁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대장간 등지에서 채집 혹은 노획한 재료로 꾸준히 강화를 해둘 필요가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장간 등지에서 채집 혹은 노획한 재료로 꾸준히 강화를 해둘 필요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만약 다양한 액션을 개방하기를 원한다면 ‘어비스 아티팩트’를 꾸준히 모아야 한다. 어비스 아티팩트는 전투, 생활, 퀘스트, 도적단 토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게임 내 핵심 자원이다. 플레이어는 이를 사용해 기술을 개방하거나 활기나 체력 등의 기초적 능력을 확장할 수 있다.

    이 중 필드를 돌아다니며 사당 등지에서 얻게 되는 ‘봉인된 어비스 아티팩트’는 특정 미션을 수행해 봉인을 해제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제시되는 미션이 일정 거리만큼 슬라이드하기, 방패로 피해를 입지 않고 처치 등 세계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는 요소로만 구성돼 있어 지나치게 난도가 높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 어비스 아티팩트는 창공에 존재한 어비스와 지상에 워프포인트를 제공하는 유적과도 그 흐름을 같이한다. 공학적 요소와 설계가 인상 깊은 공간인 ‘어비스’는 각각의 워프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워프 포인트를 열기 위해서는 여러 퍼즐 해결을 요구했다. 조각난 파편을 제자리에 위치시켜 조합하는 것을 시작으로, 패턴을 파악해 기믹을 수행하는 것, 필드 내 배치를 기억해 이를 복원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면의 수행능력을 요구한다. 핵심은 관찰력으로, 몇몇 퍼즐은 고유의 패턴과 문양, 그리고 위치만 기억하면 곧바로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구성을 지니고 있었다.

    대륙 전 지역에 흩뿌려지듯 배치된 어비스 아티팩트들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륙 전 지역에 흩뿌려지듯 배치된 어비스 아티팩트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빛'과 '관찰력'을 활용하는 것이 어비스 돌파의 핵심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빛'과 '관찰력'을 활용하는 것이 어비스 돌파의 핵심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유적을 잘 관찰만 해도 풍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 퍼즐 주변도 잘 살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유적을 잘 관찰만 해도 풍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 퍼즐 주변도 잘 살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확장, 용역, 자본 등, 새롭게 재편된 용병단의 이야기
    게임 내 주요 캐릭터가 용병단장 ‘클리프’인 만큼, 플레이 중에는 곳곳에 흩어진 용병단원들을 데려오고, 이들을 지휘해 파견을 나가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었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영지의 일부를 거주구역으로 받은 뒤, 잃어버린 동료들을 찾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명성을 드높이기 시작하다 보면 ‘클리프’의 역할은 보다 복잡해진다.

    초기 캠프는 상대적으로 황량하지만, 용병을 모으고 자원을 모아 캠프를 확장할수록 새로운 마을이 형성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커진다. 캠프에는 자원, 자금, 무역품 등을 기부할 수 있으며, 이렇게 쌓은 자원을 소모해 캠프를 확장하는 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초기에는 나무와 풀밭 외에는 크게 특별한 것이 없는 캠프나 조금씩 발전을 거쳐 목장터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보면 나름의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이는 꾸준히 도적을 토벌하고 채집을 나서며 자원을 수집할 필요가 있다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했다.

    대륙 전역에 흩어진 동료들을 하나둘 데려와 점차 캠프를 키우고 안식처를 만들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륙 전역에 흩어진 동료들을 하나둘 데려와 점차 캠프를 키우고 안식처를 만들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런 영향력의 확장은 주로 ‘파견’이라는 임무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용병단 내 용병들을 특정 지역으로 파견해 임무를 수행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임무를 완료해 돌아와 다양한 보상을 가져오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이에 캠프 확장 외에도 여러 다른 지역에 파견을 보내 지역에 어울리는 보상을 습득할 수 있다. 캠프 확장을 위해 다양한 채집이나 전리품을 기부하고 이를 용병단의 성장에 사용하는 것 역시 나름의 보람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조금씩 길드원이 차오를수록 튜토리얼 당시 등장했던 개성 있는 동료들의 만담을 다시금 만나보는 재미는 덤이다.

    캠프 옆에는 거주 및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하우징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하우징 콘텐츠에서는 플레이어가 필드에서 얻거나 복면을 쓰고 좀도둑질을 통해 수확한 다양한 가구 및 소품들을 배치할 수 있다. 이렇게 배치한 요소들로 사람이 사는 곳이 되어가는 집을 보고 있자면 나름의 만족감도 존재한다. 벌어들인 돈을 모아 은행에 예치하거나, 금괴로 교환해 추후 시세차익을 도모할 수 있는 일종의 재테크 콘텐츠도 존재한다는 점이 흥미를 더했다.

    일단 보이는 것을 채집하다 보면 뭐라도 나오기 마련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일단 보이는 것을 채집하다 보면 뭐라도 나오기 마련 (사진: 게임메카 촬영)

    범죄 관련 요소도 풍부, 이렇게까지 편법이 많을 줄이야

    물론, 언제나 정석적인 플레이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복면을 쓰게 되는 순간 용병의 삶은 보다 거칠어진다. 무단으로 집에 침입해 보물을 가져가거나 어두운 밤 램프를 들고 밤길을 걷는 NPC들의 주머니를 슬쩍 훔쳐 배를 불릴 수도 있다. 가축으로 쓰이는 동물들을 공격할 수도 있어 주인이 있는 동물을 죽여 ‘동물상해’죄를 일으킬 수도, 돌아서 가기 귀찮다고 농장을 말발굽으로 짓밟으며 ‘기물상해’죄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이렇게 나쁜 짓을 꼬박꼬박 쌓아나가다 보면 ‘명성’이 떨어지고 벌금이 늘어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현상금이 걸리기도 했다. 이 경우 퀘스트 하나를 클리어하겠답시고 무작정 마을이나 성으로 뛰어들다가는 주변에서 찾아오는 무수한 수갑 요청에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된다. 자유 뒤에는 책임이 있듯이, 악행을 통해 얻은 것이 많은 만큼 잃는 것도 많다는 의미다.

    살짝 붉어진 지도가 암담한 미래를 보여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벌금이 아주 조금만 부과되었는데도 붉어진 지도가 암담한 미래를 보여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사소한 정도는 크게 유책이 되지 않는다. 어두운 밤에 실수로 기물을 망가뜨렸다 해도, 벌금만 납부하면 순순히 넘어갈 수 있다. 간혹 범죄를 저지르고도 목격자가 없다면 벌금을 부여하지 않거나, 목격자가 있더라도 잡히지 않고 멀리 도망가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도 존재했다. 들키지 않으면 범죄가 아니라는 미명 아래 복면을 쓰고 알차게 돈을 벌어들이는 플레이도 시도했고, 성공했다.

    이렇게 훔치거나 협박을 통해 얻은 물품을 처리할 수 있는 요소들도 맵 곳곳에 숨겨져 있다. 어디서 얻었는지 모를 물건을 ‘장물’로 처리하는 정체불명의 상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찾기 위해 으슥한 지역만을 돌아다니다 말고 뜬금없이 마을에서 발견한 수배전단에 존재하는 범죄자들을 잡아들이는, 범죄자가 범죄자를 잡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범죄가 벌어지면 붉은 마크가 뜨지만, 아무도 모르면 범죄가 아니지 않을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범죄가 벌어지면 붉은 마크가 뜨지만, 아무도 모르면 범죄가 아니지 않을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붉은사막, 첫 작품이 이렇게까지 괜찮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게임 내에서는 지식과 도움말이라는 기능을 통해 게임의 분위기와 진행 양상을 파악할 수 있게끔 했다. 지식의 경우에는 지역과 파트별 분류가 이루어져 편의성을 갖췄다. 하지만 보다 인상 깊은 것은 ‘도움말’로,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던 십진분류법 형식으로 구분된 대주제로 구분해 열람 편의성을 높였다. 대화나 컷신에서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도 자막에 별도로 표시를 해두어 낯선 단어라도 쉽게 헷갈리지 않았고, 설령 모르더라도 지식을 통해 쉽게 열람할 수 있었다.

    물론 이렇다 하여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나 퀘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NPC 따라가기 기능 등을 실시할 때 플레이어가 버튼에서 잠시 손을 떼기만 해도 이동이 멈추는 등 상대적으로 조작 단위의 불편함이 남은 것은 사실이고, 간혹 어비스 퍼즐의 직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존재하기도 했다. 방대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약간의 편의성을 보장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많다는 것이 장점이 되기에는 늘 타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임 관련 콘텐츠를 파악할 수 있는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 관련 콘텐츠를 파악할 수 있는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더불어 오픈월드 게임에서 한국어 더빙을 오랜만에 들어본 탓일까, 잘 된 한국어 더빙의 쾌적함이 매우 크게 다가왔다. 음성이나 효과음 등이 살려낸 디테일한 요소들도 빼놓을 수가 없다. 금속 투구를 쓰고 있을 때와 투구를 벗었을 때의 음성이 다르고, 같은 움직임도 입고 있는 옷에 따라 효과음이 다르다는 디테일이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앞서 소개한 모든 요소들이 버벅임이나 큰 오류 없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부자연스러움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잔혹하거나 광기 어린 장면에서도 더빙을 통해 감정선을 이해하게 되며
    ▲ 잔혹하거나 광기 어린 장면에서 감정을 극대화하는 더빙이 일품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런 점에 있어 붉은사막은 한동안 최적화 문제로 속을 썩인 게이머들에게 있어 제법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 QHD 해상도를 기준으로 RTX 3070이 최고 그래픽 옵션인 시네마틱 기준 40fps를 꾸준하게 유지해서다. 최근 SSD 가격 인상으로 HDD 사용을 고려하던 유저들은 어떨까 의구심이 들어 HDD에 별도 다운로드 후 테스트를 진행해보았지만, 이 또한 게임 진입 과정에서 SSD 대비 2~3배 가량 소요될 뿐 플레이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로딩이 발생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 개발과 변경 등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게이머들 사이에 내재된 붉은사막에 대한 인식은 다소 불안감이 높았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60시간 가량 플레이한 붉은사막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콘텐츠를 이미 제대로 즐길 수 있었고, 아직 이후로도 드넓은 지역과 색다른 요소들, 그리고 이야기가 준비돼 있음이 마냥 즐거운 게임이었다.

    과연 이후로도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 것인지 설렘을 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과연 이후로도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 것인지 설렐 따름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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