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사운드
Master Fidelity NADAC D & C 청음 리뷰

시청의 시작 | 디지털 소스 기기의 진화와 NADAC의 첫인상
이종학: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제 뒤에 있는 Master Fidelity에서 나온 NADAC C와 D, 두 가지 모델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하이파이클럽 한창원 대표님께서 큰 도움을 주시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사실 디지털 쪽은 기술이 계속 발전하니까 관련 자료를 보고 있으면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마치 옛날 고서를 보면서 주석을 달아야 하듯 공부하게 되잖아요? 그렇게 내용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참 많이 걸리더라고요.
한창원: 공부 많이 하셨죠
이종학: 예,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한창원: 요즘 디지털 소스 기기의 발전이라고 할까요? 정말 무섭게 발전하면서 좋은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NADAC도 저희 시청실에 들어온 지 꽤 됐어요. 그래서 들어보는데 들어볼 때마다 이종학님께서 잘 표현하시는 ‘깜짝 놀란다’는 말처럼 정말 소리가 좋더라고요.

한마디로 보통 리니어리티, 선형성이라고 그러죠? 그 리니어리티가 무엇인지 귀로 느끼고 알게 해줄 정도로 정말 소리가 좋고 그래서 그런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그러니까 LP 플레이어, 즉 턴테이블이 기술적으로 가장 많이 발전한 시기는 언제인가 하는 생각입니다. 많은 분과 이야기해 보면 2000년대가 넘어서라고 합니다. 1980년대 CD가 나오면서 표면적으로는 LP 시대의 종말을 맞았는데, 아날로그 플레이어는 1990~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턴테이블이 진짜 많이 발전을 하고 있잖아요?
한창원: 얼마 전에 CH Precision CD 플레이어가 엄청난 제품으로 나왔잖아요? 그때 리뷰어 박성수님이 비슷한 얘기를 하면서 CD가 나온 지 40년 만에 CD가 다시 저물어가는 시기인데도 완성된 CD 플레이어들이 나오기 시작한다고 말한 것처럼, 컴퓨터 스트리밍이 본격적으로 오디오에 등장한 게 2010년 정도 되죠? 그러면 약 16년 정도입니다. 물론 그전부터 PC-Fi라는 개념이 있긴 했지만, 그러니까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USB DAC를 이용했던 게 2010년 전후 정도로 놓고 보면 16~17년이죠. 근데 드디어 그런 과도기를 거쳐 컴퓨터 스트리밍의 완성형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느낌을 이번에 NADAC D와 C를 들으면서 느꼈습니다. 솔직히 저는 Merging이라는 회사도 잘 몰랐는데, 자료 조사를 해보니 정말 대단한 회사였습니다. 들어간 기술을 살펴보니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고 시작점도 다른 DAC와 클럭이 하이엔드 오디오에 등장했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마스터 테이프를 향한 지향점과 Master Fidelity의 계보

이종학: 아래에 있는 것이 NADAC C 클럭이죠? 그다음에 위에 있는 것이 NADAC D, DAC인데 NADAC D의 가장 큰 모토는 True 1-bit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1-bit 방식이라면 SACD를 떠올리는데, 어떤 신호가 입력돼도 결국에는 SACD의 DSD 방식으로 가공한다는 건데 그렇다면 SACD 플레이어를 목표로 삼느냐는 질문이 나오지만, 이 회사는 그 정도는 가볍게 넘고 사실 우리가 소스기에서 최고로 치는 게 아날로그 마스터 테이프잖아요? 많은 해외 리뷰어들도 그렇고 이 회사도 그렇고 ‘우리는 아날로그 마스터 테이프 수준의 소리를 지향하는 거지, 그 밑의 수준은 넘어선 지 오래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창원: 제가 알고 있기로 Master Fidelity NADAC의 전신이 Merging Technologies라는 회사고 그 회사가 2000년 전후 SACD가 나올 때 SACD 디지털 모듈을 개발해 준 회사가 Merging이라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이종학: 그때 여러 팀이 참여했는데 그중 Merging이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고, Merging은 원래 1992년 스위스에서 스튜디오 장비, 즉 디지털 녹음 장비 워크스테이션이라고 하잖아요? 그것을 전문적으로 만들면서 AD 컨버터, DA 컨버터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소니&필립스가 SACD를 개발할 때 Merging 팀도 같이 협력을 했죠. 근데 Merging 팀은 그 당시에 최초의 방식에도 참여를 했지만 DXD도 있죠? 고음질·고속의 용량이 큰 PCM 파일 개발에도 관여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봐야죠. 그런데 Merging은 나중에 젠하이저에 인수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부침을 겪는 가운데 그 핵심 기술을 가져와 2024년에 캐나다에서 Master Fidelity라는 이름으로 NADAC 시리즈를 냈는데 이것이 바로 Merging하고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그런 기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Merging의 유산을 계승한 회사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한창원: 그래서 프로 오디오 분야에서 클래식 레코딩을 하시는 엔지니어분께 제가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Merging이라는 회사가 프로 쪽에서 대단합니까?’ ‘시장을 휩쓸어버린 One of the Top이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특히 DSD 녹음 이런 쪽으로는 Merging의 기술력이 어마어마하다고 그러더라고요.

Merging의 자회사 격으로 NADAC이 만들어졌다면, 역사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네요. 2015년 캐나다에 설립된 Merging Fidelity가 최초의 NADAC 개발에 참여를 했고 그리고 2021년 젠하이저가 Merging Technologies를 인수했고 그러면서 프로 오디오와 가정용 사업부를 분리하고 Merging Fidelity가 NADAC 브랜드를 이어받아 Master Fidelity가 되었다는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이종학: 그래서 아마 NADAC이라는 이름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친숙하긴 한데 Master Fidelity에서 본격적으로 하이엔드 디지털 소스기 쪽으로 발족이 돼서 2024년부터 뮌헨쇼에서 제품을 론칭했으니까 역사는 짧지만 사실 그 배후를 보면 어마어마한 배경이 있는 회사입니다.
이종학: 따끈따끈한 신제품이라 할 수 있고, 그리고 제가 알고있기로 이 제품이 출시되고 나서도 계속 업데이트 되고 업그레이드 되면서 이렇게 안정화 기간을 갖춰서 최종적으로 완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True 1-bit DAC의 귀환 | ASIC·FPGA·범용 DAC 칩

한창원: 그래서 여기 보면 ‘True 1-bit DAC의 귀환’이라고 적어 놨더라고요. 설계 부분을 들여다보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보통 DAC의 양대 산맥은 R-2R과 델타 시그마가 있잖아요? 그런데 시장은 거의 델타 시그마로 갔고, 일부 하이엔드 제조사들은 만들기 까다로운 R-2R 방식으로 DAC를 만들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저희 채널에서도 소개했던 오디오 그룹 덴마크의 Aavik도 있습니다. Aavik은 DAC 칩을 사용하지 않고 FPGA로 DA 변환을 합니다. PCM으로 입력된 신호를 FPGA가 DSD512로 변환해서 스위칭 노이즈 없는 DA 컨버팅을 한다고 했는데, 이곳은 한발 더 나아가 ASIC을 사용했습니다.

특정 용도에 맞춰 설계·제작한 주문형 반도체(집적회로)를 ASIC이라고 하잖아요? 여기서 저는 또 궁금해졌어요. ASIC과 FPGA와 범용 DAC 칩은 뭐가 다를까? 조사를 해 봤죠.

ASIC은 특정 목적에 맞춰 반도체 회로를 설계·제작하는 것이고 제조 후에는 구조를 변경할 수 없는 완전히 하드웨어적인 칩을 말하고, FPGA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내부 논리 설계를 바꿀 수 있는 방식이고, 범용 DAC 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ESS, AKM 등에서 제조한 전용 DAC 칩입니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종학: 점차 이 DAC 분야도 접근 방법론이 다양해지는 거죠. 옛날에는 두 가지 밖에 없었지만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한창원: 근데 그게 대단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알고 있는 짧은 지식으로도 반도체 칩 하나를 설계하는 데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정도 비용이 아니거든요. 근데 이 DAC를 위해서 별도의 하드웨어 IC칩을 설계했다? 저는 그 부분이 굉장한 거다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아마 Merging 시절부터 쌓아온 유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죠. 결국 기술력과 자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을 Master Fidelity NADAC이 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죠.
첫 번째 청음 | Daniel Barenboim Trio — Don Agustin Bardi
이종학: 여기서 음악 한 곡 듣고 갈까요?
한창원: 이 가을 정취에 아주 어울리는 음악 몇 곡을 골랐는데 사실은 이게 예정에 없던 곡이에요. 오늘 저희가 여러 음악을 들어가면서 선곡을 했는데 원래는 이종학님이 몇 곡을 골라 오셨는데 그 곡 듣다가 자동으로 스킵 돼서 넘어가면서 또 음악을 계속 들었는데, 듣는 곡마다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우리가 ‘건졌다’라는 표현을 썼었어요. 들으실 곡은 Don Agustin Bardi이고 연주자는 Daniel Barenboim 트리오더라고요.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이 곡 한번 들어보고 오겠습니다.
한창원: 나이를 먹었나 봐요. 이런 음악을 들으면 감정이 복받쳐 오릅니다. 정말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싶어요. 가을의 문턱에 정말 어울리는 음악입니다. 제가 지난 9월에 암스테르담 가서 제 버킷리스트였던 콘세르트헤바우 콘서트홀에 가서 Daniel Barenboim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를 듣고 왔거든요.

한창원: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니까요. 그런데 지금 이 곡은 약간 재즈풍의 연주잖아요? 약간 블루스 느낌도 납니다. 어쨌든 여러 곡을 고르다가 갑자기 피아노 타건음이 딱 나오자 두 사람이 멈칫하면서 정신없이 음악을 들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이 곡을 네 번이나 반복해서 들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니까 리뷰를 하려고 음악을 듣고 있는데 그런 건 그냥 잊어버리고 음악에 빠져버렸어요.
이런 경우가 흔치 않잖아요? 그러면서 피아노가 정말 강렬하고 영롱하고 맑게, 가뿐한 터치로 연주를 시작해 이어갑니다. 이어지는 반도네온과의 극적인 대비, 밀고 당기는 듯하고 대화하는 듯한 절묘한 조화와 리듬감이 있습니다. 거기에 박자와 묵직한 저역을 받쳐주는 콘트라베이스까지 더해졌습니다. 트리오에서 이렇게 웅장하고 이렇게 멋진 음악이 나올 수 있구나. 그걸 새삼 깨달았다고 그럴까요?
정말 대단한 음악을 오늘 발견했다고 감탄하면서 들었는데 오디오적으로 보면 악기 분리도, 타이밍과 리듬, 그리고 다이내믹스가 거의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이 세 악기만으로 만들어내는 음악적인 긴장감, 리듬의 정확성, 악기의 생생한 질감 표현이 압권이었습니다. 그 공은 오늘 NADAC이 가져가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시스템은 이종학님도 몇 번 들었던 시스템이고 되게 익숙한 시스템이에요.
청음 시스템 구성과 Oladra 연결 방식
한창원: 시스템 소개를 해드리면 스피커는 Göbel의 Divin Comtesse 스피커입니다.

오늘도 느끼는 거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팔색조처럼 변하는 스피커가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는 상당히 다소곳하거든요. 전체적인 첫인상은 되게 순둥이 같은데 오늘은 정말 활활 타오르는 열정을 다 들려주는 정말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가진 스피커라고 할 수 있고요.


앰프는 파워 앰프가 Esoteric Grandioso M1X입니다. M1X 모노블록 파워를 썼고, Esoteric Grandioso C1X 프리앰프 썼고,


그리고 DAC가 MF NADAC D, 그리고 전용 클럭이 MF NADAC C, 그리고 뮤직 서버는 Oladra를 썼습니다. 최근 Oladra Presence와 Sentia가 신형으로 나와서 계속 그것으로 듣고 있는데, 왜 구형 Oladra를 썼는지 그 이유를 말씀드리면, NADAC에는 다양한 디지털 입력이 있어요.


한창원: AES/EBU, 코액시얼, 옵티컬, USB가 있는데 USB 입력은 USB-C 타입(3.0)을 썼어요. 그래서 USB 3.0 케이블은 흔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Oladra Presence가 디지털 출력이 지금 현재는 USB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Presence랑 NADAC이랑 연결할 방법이 없어서 지금 Oladra랑 AES/EBU로 연결을 했습니다. 그리고 케이블류에는 ANSUZ를 사용했고, 기계가 많아서 BOP Quantum Ground 2개를 썼습니다.
청음 평가 | 선형성, 과도응답, 마스터 테이프의 질감
이종학: 제가 느낀 것과 똑같은 말씀을 해주셔서 조금만 덧붙이겠습니다. 아날로그 마스터 테이프의 퀄리티를 추구했다는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라고 봅니다. 사실 디지털 소리에서 조금 아쉬웠던 것이 심지가 있는 저역의 펀치력과 힘이잖아요. 그런 이유로 LP를 찾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LP 수준을 넘어, 마스터 테이프처럼 저역이 더욱 강력하게 지탱하고 있거든요.

한창원: 마스터 테이프 이야기를 하시니까 제가 느낀 리니어리티, 선형성을 오늘 음악을 들어보시면 이해하실 겁니다. 오늘 정말 여러 곡을 많이 들어봤잖아요? 그때 제가 느낀 선형성이 뭔지 아시겠죠? 연주자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고, 그 사람들이 어떤 감정으로 연주했는지까지 파악할 정도로 아주 리얼하게 들었습니다.

이종학: 반도네온이라는 악기를 악마의 악기라고 그래요. 왜냐하면 이게 아코디언처럼 생겼는데 양쪽에 키가 있거든요? 다른 악기가 표현하기 어려운 우수에 찬 느낌과 연주자의 능수능란한 플레이가 있습니다. 그것이 또 Daniel Barenboim의 피아노와 어우러졌기 때문에 더 감동이 왔다 이렇게 보거든요.
한창원: 반도네온과 피아노가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연주했고, 이 오디오 시스템에서도 그 대비가 분명히 들렸습니다. 왜냐하면 음의 시작과 끝, 그 과정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피아노는 ‘땡’ 하고 끝나는 데 비해 반도네온은 조금 느슨하게 시작했다가 ‘짠’ 하면서 느슨하게 끝납니다. 그런 차이들이 있는 거죠. 결국에는 그걸 우리가 트랜지언트 능력이라고 하잖아요?
트랜지언트 능력이 극대화되니 절묘한 리듬감이 살아납니다. 마스터 테이프에 준하는 퀄리티를 추구하니 악기의 미묘한 음색 변화도 극적인 대비로 표현됩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듯한 완벽한 사운드를 추구한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사실 그렇게 완벽함을 추구한 것들이 저의 경험으로는 약간 딱딱하고 다소 경직된 느낌의 음이 나올 수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거죠.
이종학: 그 부분도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기보다는 참 신기한 경험을 했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정말 이 분야의 발전이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NADAC 제품군과 NADAC D의 True 1-bit 설계

이종학: 자, 그러면 여기서 NADAC 제품군을 살펴보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건 C하고 D잖아요? 그 외에 S라고 해서 뮤직 서버를 만들고 있고 이것도 나중에 HIFICLUB에서 소개가 되겠죠? 그때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그다음에 NADAC L이라고 있습니다. 라인 스테이지 프리앰프인데, 프리앰프까지 만든 것을 보면 이 회사가 디지털뿐 아니라 아날로그에도 아주 조예가 깊은 회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종학: 그러면 NADAC D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DAC에 ASIC 방식을 채택했고, True 1-bit 방식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1-bit는 0과 1로 구성된 신호인데, 1-bit 방식은 수도 없이 많은 0과 1로 구성되잖아요? 만약에 DSD256이라고 하면 초당 1,120만 번의 0과 1을 전송하는 어마어마한 정보량이 들어가는데,

여기서 펨토세컨드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천조분의 1초입니다. 그러니까 수많은 0과 1을 전송할 때 천조분의 1초 단위에서 오차가 발생하면 지터가 생기고 음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구현하려면 사실은 클럭에 최고의 기술력을 아낌없이 투입하지 않으면 이런 True 1-bit 방식 DAC를 구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기초적인 개념입니다.
한창원: 멀티비트의 단점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변환소자간 오차에 의한 비선형성이 문제가 되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제가 이 제품을 처음 보고 이게 1-bit 방식인지 뭔지 어떻게 알겠어요? 그리고 생긴 거는 그냥 소박하게 생겼다 할 수 있잖아요?
이종학: 그냥 장비 같은 느낌이죠.
한창원: 그랬는데 들으면서 리니어리티를 느꼈다고 했잖아요? 1-bit 방식이 무조건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잖아요? 우리가 늘 얘기하잖아요. Class A와 Class AB 증폭 방식, 스피커의 여러 가지 방식, 전원부의 여러 가지 방식처럼 방식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그 차이보다 누가 그 방식으로 어떻게 만들었느냐가 훨씬 중요하잖아요? 그렇게 봤을 때 Master Fidelity NADAC은 1-bit 방식으로 완성형의 디지털 플레이어를 만들어냈다고 얘기할 수 있겠죠.
DAC 방식 비교 | R-2R·델타 시그마·True 1-bit

한창원: 그러면 여기서 잠깐 R-2R, 델타 시그마, 그리고 True 1-bit 이 방식 비교를 잠깐 해보자면 R-2R 같은 경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지만 정밀 저항 네트워크로 DA 변환을 하는 방식인 거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항 오차와 스위칭 오차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발도 까다롭고 제조도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저항을 일일이 선별해 오차를 최소화해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델타 시그마 방식은 작은 칩 하나로 대량생산을 목표로 만들다 보니까 오버샘플링과 노이즈 셰이핑, 내부 변환단 등 다소 복잡한 구조를 거쳐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에 따른 양자화 노이즈와 필터, 고주파 노이즈 문제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굉장히 고속으로 오버샘플링을 하다 보니까, 노이즈가 과도하게 발생하니까 노이즈 셰이핑이 필수로 들어가야 되고 그러면서 필터링을 또 별도로 해줘야 되고 하드웨어적으로는 단순하지만 프로세스는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것이 델타 시그마 방식이라면, NADAC이 이야기하는 True 1-bit는 전용 ASIC 기반의 1-bit 변환으로 클럭이라든가 펄스 정확도, 그다음에 SDM, 출력 필터를 잘 설계해서 이런 완성도를 만들어냈다고 이야기해야겠죠.
NADAC D의 전원부 | 오븐 컨트롤과 하이브리드 전원 설계

이종학: 그리고 오븐 컨트롤이라는 방식이 클럭에는 많이 쓰는데 여기는 전원부에도 이런 방식을 채택했더라고요.
한창원: 그러니까요. ‘Oven Controlled Power Reference’ 이렇게 이름을 붙여 놨어요. 그러니까 거기서 또 한 발 더 나간 거죠. 그래서 전원부가 굉장히 독특한데 총 5개의 독립된 전원부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아날로그 파트는 전통적인 트랜스포머 방식의 전원을 쓰고, 그다음에 디지털 파트는 스위칭 전원을 쓰고 근데 이런 것들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서 외부 온도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게 이 부분에도 오븐 컨트롤 방식을 적용했더라고요.
그러니까 하이엔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는 게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냥 똑같은 사이즈의 기계에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할 수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적용된 기술이 보입니다. 클럭에서 오븐 컨트롤하는 클럭을 OCXO라고 하잖아요? 근데 그 오븐 컨트롤을 전원부까지 넣었다. 그것은 다소 상식을 벗어나는 설계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도 정말 마음에 듭니다. ‘하이브리드 파워 서플라이’입니다.

한창원: 그래서 아날로그 회로에는 트랜스 기반의 전원을 사용했고 디지털 회로에는 스위칭 전원과 다단 리니어 레귤레이터를 조합했습니다.
Oladra를 만드는 Antipodes의 개발자 Mark Jenkins 말입니다. 그분과의 인터뷰에서도 왜 뮤직서버에 스위칭 전원부가 필요한지 물어봤었는데, 심플합니다. 뮤직서버, 디지털부 자체가 스위칭 동작을 하는데 그러면 거기에 걸맞는 스위칭 전원부가 있어야지 리니어 전원을 쓰면 전원 공급 속도가 너무 늦어서 거기서 왜곡이 발생하고 스위칭 동작을 하는 소자에는 스위칭 전원부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었습니다. MF NADAC에 대해서는 이것도 저 역시 지금 처음 안 내용인데, 아날로그에는 트랜스, 디지털 회로에는 스위칭 전원을 넣었다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는 이 NADAC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습니다.
지터와 디지털 아이솔레이션 | MF Super Isolation

이종학: 그리고 입력단이 있잖아요? 특히 AES와 S/PDIF에서는 보통 CDR이라는 기술을 쓰는데, 타사에서는 저주파 대역에서 지터가 좀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데 여기서는 그 문제를 해결해 1Hz 단위까지도 지터를 처리한다고 합니다.
한창원: 1Hz가 뭐예요? 그러니까 저기 1Hz면 20Hz 밑에 1Hz 초저역이요? 그 부분까지 지터 영향을 줄였다는 건가요?
이종학: 네, 그렇죠.
한창원: 아까 들은 음악에서 콘트라베이스의 저역이 뒤에서 지금 리듬하고 박자 맞춰주면서 그냥 잔잔히 받쳐주는 역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대단했잖아요?
이종학: 그러니까 우리가 반대로 그동안 저역에 불만을 느꼈던 원인 중에 지터 문제도 있었구나 하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여기 보니까 MF Super Isolation은 디지털 신호 경로의 노이즈 전달 억제까지 고려를 했고, 그러면서 아이솔레이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터를 최소화했다. 결국엔 디지털은 지터와의 전쟁입니다.
이종학: 그렇죠. 끝도 없는 전쟁이죠.
한창원: 그래서 전원, 노이즈, 진동에 의해서 클럭을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막말로 진동에 의해서 기기가 흔들리고 노이즈에 의해서 아날로그 디지털 회로 전체가 흔들리는데 그 흔들림 속에서 클럭이 얼마나 정확하게 동작을 하겠어요? 우리가 클럭 얘기는 좀 이따 할 거예요.

이종학: 그래서 아이솔레이션이 진동도 그렇지만 예를 들어 USB 같은 경우에 컴퓨터에서 USB를 통해 연결하면 보통 5볼트 단위에서 작동을 하잖아요? 그러면 컴퓨터 전원에서 타고 들어오는 노이즈 그런 노이즈를 다시 아이솔레이션합니다.
그리고 회사가 발표한 NADAC D 내부의 지터 제거 능력에 따르면, 일반적인 경우는 2나노세컨드 수준인데 이 사람들은 110펨토세컨드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차이가 무려 18,000배예요.

18,000배나 더 세밀하게 시간 단위를 나눠 지터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수준만으로도 어마어마하지만, 여기 있는 트루 1-bit 방식을 좀더 극한으로 추구하려면 NADAC C를 써야 된다는 것입니다.
한창원: 그래서 NADAC C가 필수는 아니고 옵션이라는 것이고, 그래서 이 NADAC D에도 이미 굉장히 뛰어난 클럭 시스템이 들어가 있는데 거기에 더해서 NADAC C까지 추가하면 오늘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두 번째 청음 | Willie Nelson — Summertime
한창원: 그럼 흥분을 가라앉히고 또 음악을 한 곡 들어야 됩니다. 다음 곡도 가을에 잘 맞는 굉장한 곡입니다.
앞서 음악을 듣다가 우연히 발견한 곡이죠. 이 곡 저 곡 들어보다가 스킵이 되다가 음악이 나왔는데 ‘이건 또 뭐야?’ 하다가 리뷰에 쓰자고 결정해서 고른 Summertime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종학: CD하고 SACD를 대개 비교를 할 때 SACD는 아주 클래식 같은데 아주 섬세하고 아주 여린 음악에 잘 어울리고 CD는 좀 힘이 있는 재즈나 락에 어울린다는 것이 통상의 관념이었잖아요? 그래서 1-bit 방식의 설계라고 해서 오늘 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SACD 소리 계통이겠거니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들어보니 전혀 차원이 다른 소리였습니다. 여기서도 처음에 베이스 나오고 피아노가 나올 때 그 무대의 넓이와 강력한 타격감, 그리고 아주 리얼하고 진솔한 소리 이런 것들은 이건 정말 차원이 다른 소리 같아요. 여태까지 없었던 소리입니다. Willie Nelson이 말년에 녹음한 것이니까 노장의 여유와 관록이 느껴지는 보컬이잖아요? 그러니까 뭐 노래를 예쁘게 하려거나 감정을 전달하려고 하지 않고 툭툭 던지는데 다만 싱코페이션이라는 박자를 조절하는 기술만큼은 놓지 않고 가면서 툭툭 던져서 가는데 그게 너무나 자연스럽죠.
그런 부분에서 ‘노래를 평생 하다 보면 말년에는 저런 경지까지 가는구나’라고 느꼈고, 그게 노래 제목은 Summertime 이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요즘 계절에 더 가깝게 나온 거죠. 그런 부분이 아주 좋게 들렸습니다.

한창원: 원래 Summertime이 1930년대에 나온 오페라 Porgy & Bess에서 아기한테 불러주는 자장가인데 그러니까 노래 제목은 Summertime이지만 선율 자체는 약간 슬픕니다.
그런데 아주 많은 가수가 불렀고, 물론 각 가수마다 굉장히 매력적으로 잘 불러서 이 곡 저 곡 듣는 재미도 있지만, 그러다 보니까 한편으로는 약간 식상한 느낌도 있는데, 이 곡을 듣고서 또 울컥했습니다. 와, 이게 초반에 콘트라베이스가 낮고 묵직하지만 굉장히 강렬한 느낌으로 등장을 합니다. 저역의 에너지 그리고 그 주변부의 보푸라기라고 해야 되나? 그걸 플럭이라고 그러잖아요? 그 현을 뜯는 소리가 너무도 생생했습니다.

오디오적으로 얘기하면 질감과 해상도입니다. 저도 여기에 메모를 이렇게 했습니다. Willie Nelson의 연륜이 느껴지는 목소리.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마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음악을 듣는 이유가 그런 느낌을 느끼기 위해서 음악을 듣는 거겠죠.
아주 낮고 굵은 저음역대 음색이 정말로 아름답게 들렸습니다. 말씀하신 아까 1Hz 때의 저역 지터까지 없애서 그런지 이런 저역이 이렇게 깨끗하게 아주 꽉 찬 질감인데 거기에 모호함이나 텁텁함이나 답답함 없이 아주 깨끗하게 표현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피아노에서 스케일이란 단어를 써도 되겠죠? 연주자의 절묘한 강약 조절도 느껴졌습니다.
살살 달랬다가 확 몰아쳤다가, 그런 표현이 너무도 리얼하게 들렸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나오는 어쿠스틱 기타는 또 연주가 굉장히 터프해요. 약간 풍파에 시달린 느낌? 어떻게 보면 진짜 인생의 단맛, 쓴맛 다 본 사람들이 이렇게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 연주자분들도 실력을 보면 연배가 있으신 분들 같아요. 아무 기교 없이 그냥 연주하는 느낌인데도 너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거기다가 하모니카까지 등장을 하면서 마지막 피니시 블로우를 날려줍니다.
필요할 때마다 싹 들어갔다 빠지고, 들어갔다 빠지고 그러면서 약간 터프하게 연주하는 기타를 살살 달래주는 그런 느낌? 그러니까 이건 우리가 음악을 들은 게 아니라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고 스토리가 느껴지는 연주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악기의 연주들과 Willie Nelson의 조화가 너무도 좋았던 그런 음악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음악을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주는 저 MF NADAC 대단하다! 물건이다! 그렇게 이야기해야 됩니다.

NADAC C | 타이밍이 전부라는 설계 철학

한창원: 원래 프로 쪽에는 마스터 클럭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왜냐하면 홈 오디오 쪽은 사실 DAC 하나만 써도 되거나 아니면 트랜스포트에 DAC 2개 그러면 둘중에 걸 마스터 클럭으로 쓸 거냐 이렇게 연결되는 것이죠. 저희는 디지털 기기를 많이 쓰지는 않지만, 프로쪽은 디지털 기기가 굉장히 많다 보니 타임 도메인을 맞추기 위해 마스터 클럭이 필수적으로 들어가고, 아무래도 Merging이라는 회사에 기술을 갖다 쓰는 회사다 보니까 이렇게 마스터 클럭도 진짜 대단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어요.

이종학: 그러면 NADAC C를 만들 때 모토는 뭐냐면 ‘Timing Is Everything’입니다. 그래서 특히 여러 개의 디지털 디바이스를 운영하는 분들 요샌 또 PC 까지 연계해서 많이 쓰잖아요? 그럴 경우에는 각각의 클럭을 하나로 통일시켜줘서 맞춰주는 말하자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역할 이게 바로 마스터 클럭이 하는 일입니다.
한창원: 그런데 이 회사가 수정발진기, 수정소자 깎은 이야기를 보면 약간 기가 막히기도 합니다.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거 한번 설명해 주시죠.
SC-cut 크리스털과 마스터 클럭의 정밀도

이종학: 수정발진기는 아주 얇게 깎은 천연 혹은 인공 수정 결정체에 전기를 걸어주면 일정한 속도로 떨리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것을 이용해서 클럭을 만드는 것이죠.

오디오에서 모든 디지털 신호의 박자를 맞춰주는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마스터 클럭입니다. 여기서 수정을 SC-cut이라는 방식으로 깎더라고요. 이게 Stress Compensated Cut이라는 것인데 이렇게 깎아내리면 주변의 온도 변화라든가 상대적으로 외부 진동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죠. 안정적인 떨림을 유지한다는 장점도 있죠.
한창원: 그리고 나서 제조 후 120일간 관찰 및 테스트 과정을 거친답니다.

이종학: 그렇게 수정 발진기를 만든 다음에도 계속 테스트를 해요. 그래서 이게 다 통과됐다 했을 때 그제야 기기에 장착한다는 거죠. 이렇게 되면 지터 관리 수준이 66펨토세컨드 수준까지 가니까 펨토세컨드는 천조분의 1초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우주선이나 군사 기지에서 쓰는 그런 원자시계급의 정확도를 갖고 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한창원: 그러면 문득 드는 생각이 '이 정도로 만들어야지 이렇게 소리가 나는 거야 오디오는?' 정말 그런 생각마저 듭니다.
OCXO 온도 제어와 장시간 안정화
한창원: 오븐 제어 방식이에요.
이종학: 근데 이 수정 결정체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서 집에서 뭐 보일러를 켜거나 아니면 다른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잖아요? 뭐 더위가 될 수도 있고 또 온도가 급냉할 수도 있고 그러면 단 1도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해요.
그래서 이 문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 기기 내부에 특수 센서와 히터를 설치했어요. 그래서 항상 주변 온도보다 높게 약 75~80℃의 온도를 1년 내내 유지하는 거죠.
한창원: 그래서 지금 저기 밑에 있는 NADAC C 전면 패널 좌측 하단에 보면 ‘OCXO STABLE’이라고 적혀 있거든요?

기기를 켜면 ‘WARM UP’이라고 해서 제 기억에는 거의 하루 종일 웜업 상태였어요. 그다음 날 와보니까 ‘STABLE’이라고 돼 있거든요? 몇 시간의 웜업 시간이 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이 클럭은 켜자마자 바로 STABLE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오븐 온도가 어느 정도 맞춰지고 이 수정발진자가 제대로 정밀하게 작동을 하면 그제서야 스테이블이란 단어를 줄 정도로 집착에 가까운 설계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종학: 그러니까 아까도 우리 대표님이 얘기했지만 스튜디오에서 제일 중요한 게 마스터 클럭이잖아요? 1년 내내 켜놓고 관리하며 항상 살펴보는 것입니다. 집에서도 이런 소리를 들으려면 이거는 항상 켜두고 관리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한창원: 일반 컴퓨터에는 기본적인 XO 발진기가 들어가 있는데 온도 제어가 안 되는 발진기죠. 그런데 사실 컴퓨터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는 그게 그렇게 클럭이 정확할 필요는 없거든요? 컴퓨터에서 클럭의 역할은 프로그램이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는 그 카운트를 해주는 용도다 보니까 뭐 일정 시간 잠깐 느려졌다가 잠깐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컴퓨터의 메모리나 SSD 벤치마크 테스트 해보면 이게 속도가 일정하지 않잖아요? 계속 일정하다가 열 받으면 좀 떨어졌다가 이렇게 되는 것처럼 근데 그게 컴퓨터 데이터 처리를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안 되니까 그냥 일반 클럭을 씁니다. 반면 오디오는 아까 이 회사에서 얘기했던 거 ‘시간이 전부다.’ 그래서 타이밍이 전부니까 타임 도메인을 맞춰야 합니다. 그러려면 디지털단에서 지터를 줄여야 되고 지터를 줄이려면 클럭이 굉장히 정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여러 종류가 있어요. TCXO도 있고 VCXO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좋다고 평가를 받는 클럭이 오븐으로 클럭의 작동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OCXO가 가장 좋은 클럭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여기서도 지금 매뉴얼에 보면 이 클럭이 제 실력을 발휘하려면 내부 오븐이 따뜻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니 365일 켜놓는 게 좋다. 전기 소모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이 클럭은 절대 끄지 말고 계속 켜놔야 된다는 걸 아예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래 클럭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DAC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DAC는 가급적 안 꺼놓는 게 좋습니다. 클럭이 있는 제품들은 컴퓨터도 마찬가지고 계속 켜놓는 게, 아이들 상태에서 스탠바이로 해놓는 게 좋습니다. 컴퓨터 같은 거는 1년 내내 켜놓는 분들도 많죠.
세 번째 청음 | Vivaldi — 바다의 폭풍
이종학: 자 그러면 여기서 음악을 한 곡 듣고 넘어가도록 하죠. 준비한 음악이 비발디의 바다의 폭풍이라는 바이올린 협주곡인데 연주자는 Patricia Kopatchinskaja입니다. 이 곡 1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이종학: 일단 뭐 연주 속도가 가공할 만큼 빠르죠? 수많은 음들이 거의 난사 될 정도로 쏟아지는데 그 모든 음이 철저하게 정리 정돈되어 있습니다. 일체의 흐트러짐이 하나도 없죠. 바로 이 곡을 들으면서 ‘NADAC 시리즈의 성능이 이런 거구나.’ 왜 이 사람들이 타이밍에 집착하는지 이처럼 빠른 곡을 들으면 알 수가 있었습니다.

한창원: 그렇죠. 만약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흔들리면 바로 소란스러워지고 시끄러워지고 박자를 잃어버려 혼탁해질 텐데, 굉장히 위험한 음악을 갖고 오셨는데 대단한 연주를 해줬습니다.
이종학: 그리고 고역뿐 아니라 중저역까지 전대역에 걸쳐서 타임 도메인과 타임 얼라인먼트가 정확하다는 점도 느껴졌습니다. 마치 전체 시스템을 NADAC이 지배하고 있지 않나 그런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독특한 형태의 이펙트 음이 나오잖아요? 현을 일그러뜨린 소리도 내고 타건음도 냅니다. 그런데 이게 아마 여러분들이 다른 시스템에서는 아마 그런 부분이 좀 지저분하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명료하게 표현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디지털에서는 바이올린 소리가 다소 얇게 나온다는 불만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뭐 두께감도 충분히 있고 잔향도 풍부하고 그래서 마스터 테이프 수준이라고 이 사람들이 주장한 것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잔향도 아주 잘 나오고, 그래서 정말 차원이 다른 재생음을 들었다.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한창원: 만약에 이 곡을 연주를 다소 잘 못하는 사람이 연주했다면 박자를 놓칠까봐 듣는 사람이 굉장히 불안해질 수 있고, 이 오디오에서는 이 스피드, 트랜지언트가 받쳐주지 못하면 매우 소란스러워질 수 있는 그런 위험이 있는 곡인데, 연주도 사운드도 그냥 너무도 편하게 음악적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면서 들었고
그러면서 문득 이 괴벨 스피커가 스피드가 빠른 그런 스피커다 이렇게 평가를 하진 않거든요? 근데 소스단부터 앰프까지 이렇게 받쳐주니까 괴벨 스피커가 마치 슈퍼카로 변한 듯한 엄청난 스피드를 내주는 또 이 대목에서 괴벨 컴테스 스피커 대단하다.

유일한 약점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 그 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 가격을 감당할 수 있다면 이 가격대에서 이 스피커는 분명 최고 중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고, 중간에 나오는 효과음을 검색을 해봤더니 윈드 머신, 선더 시트였습니다. 통으로 생겨서 돌리는 그런 악기가 있대요 아 그걸 또 도입을 했구나.

한창원: 그리고 이 곡 같은 경우는 오케스트라마다 바닷속 폭풍 효과음을 악기 연주라든가 되게 다양하게 표현을 하는데 지금 이 연주에서는 윈드머신 하고 선더 시트라는 것으로 효과음을 냈다. 이렇게 기록되어 있고요. 트랜지언트와 스피드를 이 곡에서 이야기해 보면 바이올린의 어택과 음의 소멸이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지는데 그 과정을 정말 기가 막히게 엄청난 스피드로 흔들리지 않고 딱 표현을 해주는 그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악기 분리도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독주 바이올린과 현의 합주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치고 나가는데도 각각의 선율이 정말 명료하게 들렸다. 다이내믹스도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거지만 가장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에서 빠른 음표 사이에서 활의 압력, 강약의 변화 이런 부분들이 낱낱이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깜짝 놀랐습니다.
이종학: 깜짝 놀라셨군요.
한창원: 저역의 리듬과 제어력도 인상적입니다. 그러면서도 이 빠른 스피드, 이런 뉴트럴함에서 잃지 않는 음색과 질감까지 거의 완벽함에 가깝습니다. 그것으로 이 NADAC 시스템을 설명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진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그런 사운드가 오늘 또 한 번 우리에게 다가왔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NADAC C의 클럭 출력과 연결 기능

한창원: 출력단도 굉장히 많이 갖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이게 프로 장비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보니까 마스터 클럭 분야에 대단한 기술력을 갖고 있고, 이렇게 풍부한 출력 단자를 갖고 있어서 정말 여러 대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고 각각에 맞는 클럭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겠죠.

44.1kHz에서 1536kHz까지 오디오 클럭을 지원한다고 하니 정말로 마스터 클럭 단독만 놓고 봐도 대단한 기술력이 투입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죠.
네 번째 청음 | Led Zeppelin — The Rover
이종학: 그럼 마지막 곡 들어볼까요? 마지막 곡도 재밌는 곡을 골랐습니다. Led Zeppelin의 The Rover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창원: 굉장히 위험한 음악을 갖고 오셨어요. 꼭 이런 음악을 갖고 와서 이 곡은 진짜로 하이엔드 오디오의 극한 테스트라고 할 수 있는 곡이거든요. 이 곡 한번 들어보시죠.
한창원: 사실 이 곡이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하이엔드 오디오로는 재생하기 굉장히 힘든 곡이에요. Led Zeppelin이요.
그러니까 굉장히 질감이 좋은 시스템에 특화된 음악이라 할 수 있고 이렇게 고해상도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에서 이 Led Zeppelin을 들으면 진짜로 너무 쏟아지는, 너무 거칠고 혼탁하게 쏟아지는 음들이 감당하기 힘들 수 있고, 의외로 자꾸 하이엔드 오디오로 이런 음악을 들으면 저역이 항상 아쉬워요. 그래서 진짜로 프리앰프에 그래픽 이퀄라이저라도 있으면 저역을 좀 부스트하고 싶은 느낌이 항상 들었는데, 오늘은 묵직한 일렉 베이스와 킥드럼의 에너지가 굉장했습니다.

그 와중에 킥드럼을 때리는 느낌과 확 퍼지는 저역의 임팩트와 에너지도 대단했고, 거기에 등장하는 강렬한 일렉기타요 제가 오디오로 Led Zeppelin을 이렇게 멋있게 듣는 게 얼마 만인가 싶습니다. 요즘 제가 자주 이야기하는 1980년대, 1970년대 음악다방을 떠올려 보면 그때 음악다방 가면 이렇게 묵직한 저역은 나왔어요. 그런데 이렇게 낱낱이 분해되는 해상도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데 오늘의 저역은 이것 하나만 놓고 봐도 엄청난 사운드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얘기하고 싶은데 그러니까 마치 ‘정교함으로 만들어내는 과거의 회귀’라는 문구가 문득 떠올랐어요. 이런 음악을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마음껏 들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왔구나.
그리고 이종학님이 얘기했던 스튜디오 마스터 테이프의 퀄리티가 무엇인지 와닿습니다. 심지어 지금 곡이 시작하는데 이 락 음악에서 공간감이 느껴져요 당시에 어떻게 레코딩했는지 모르겠지만 드럼의 잔향과 심지어 일렉베이스에서조차 공간감이 느껴지고, 악기의 모든 소리가 구별되어 들리는 압도적인 포커싱이 있습니다. 베이스 드럼, 스네어 드럼, 하이햇, 각 심벌, 베이스, 기타의 단순한 구성인데 그 악기들이 낱낱이 다 보이는 고해상도입니다.
그러면서 사실 이런 락 음악이 스케일 있게 나오기 쉽지 않거든요? 특히 제가 알고 있던 Led Zeppelin의 녹음과 달리 오늘은 완전히 다른 버전처럼 들렸어요. 이 노래를 찾을 때 Qobuz에 두 가지 버전이 있더라고요. 리마스터 버전이 있고 오리지널 버전이 있는데 오늘은 제가 오리지널이 훨씬 좋아서 오리지널을 들었죠.
Led Zeppelin 전설의 그룹이죠? 강렬하고 그루비한 Jimmy Page의 기타, 묵직하고 강렬한 John Bonham의 드럼, 그리고 특별한 기교 없이 정석적인 연주를 한다는 느낌을 받지만 음악을 정말 든든하게 받쳐주는 베이스, 약간은 가늘고, 거칠고 터프한 느낌의 Robert Plant의 보컬이 어우러져서 이 그룹이 얼마나 대단한 음악을 연주했던 그룹인지 다시 한 번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주는 그런 사운드였습니다.

이종학: 저도 아주 좋게 들었고요. 우선 우리가 이 곡을 선정하기에 앞서 리마스터 버전도 들어보고 Qobuz와 TIDAL도 비교해 보고 그 차이를 마치 거울로 비추듯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었고,
한창원: 리마스터 버전하고 오리지널 버전의 차이는 약간 연주가 다른 느낌도 있었지만 TIDAL과 Qobuz의 차이가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나는 건 또 처음이었습니다.
이종학: 진짜 똑같은 연주일 텐데 왜 이렇게 느낌이 다르죠? 그것도 정말 무시무시한 시대가 도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하나는 사실 1970년대 정도가 되면 아날로그 레코딩도 무대가 이렇게 어느정도 보입니다.

한창원: 스테레오라는 것이 입체음향이라는 뜻이고, 그러면서 두 개의 스피커로 입체음향이 있었던 시대가 있었고 근데 그것이 점점 음악이 평면화되면서 지금의 스테레오는 투 채널이라는 뜻이고 그냥 두 개의 스피커에서 만들어지는 평면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면 이런 옛날 음악은 클래식은 당연한 거고 락음악 팝음악까지 엄청난 공간감 입체감을 주는 그런 사운드였고 제가 여태껏 들어본 Led Zeppelin 중에 오늘 들은 Led Zeppelin이 최고인 것 같아요
이종학: 특히 제가 정말 감동 있게 들은 부분은 우리가 몇 개의 트랙을 비교했을 때 우리가 선정한 트랙에서 다른 것도 놀랐지만 그 보컬의 존재감, 그 목소리의 크기, 그 위치 그런 것이 명료하게 구분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디지털 파일들도 판본을 살펴봐야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냥 똑같은 디지털이 아니라 또 하나는 사실 CD로만 따지면 리마스터링 된 CD들이 소리가 원래 좋다는 걸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스트리밍으로 가니까 또 전혀 다른 경우가 나와가지고 놀랐습니다.
한창원: 저는 여러 번 경험을 했는데 저는 리마스터 버전이 더 좋았던 적이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디지털로 리마스터를 하면서 그러면서 이것저것 만지면서 제 느낌은 그렇습니다. 과거의 입체음향 스테레오 버전을 현대의 평면적인 2채널 스테레오로 바꾼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저는 항상 오리지널 버전을 찾았거든요.
이종학: 그런 차이도 이번에 뚜렷이 느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그런 시청이었습니다. 특히 자꾸 저역 이야기를 했지만 과거에 우리가 저역에 목말랐을 때는 15인치 우퍼를 사용했잖아요?
한창원: 아니면 서브우퍼를 도입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결국 우퍼의 인치 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에서 저역이 사라졌던 것이고, 그 사라진 저역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고 이야기해야겠죠.
이종학: 아주 멋진 결론 같아요.
총평 | 새로운 스튜디오 마스터 퀄리티의 기준
이종학: 두 제품은 어느 정도 다 소개한 것 같습니다. 정말 이 제품들을 들으면서 이 회사의 모토인 스튜디오 마스터 테이프도 재현하겠다는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느꼈습니다. 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것을 확인한 아주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한창원: 우리가 자주 사용하던 단어, 아주 익숙한 단어들에 대해서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할 수 있는 게 제가 말씀드린 리니어리티입니다. 선형성이 맞고 타임 도메인이 정확해지면 음악이 이렇게 나올 수 있구나.
그리고 이종학님이 이야기한 스튜디오 마스터 테이프 퀄리티는 평소에 제가 좋아하지 않았던 단어인데, NADAC이 얘기하는 스튜디오 마스터 그레이드는 다르구나. 이것이 진정한 스튜디오 마스터 퀄리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NADAC DAC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구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새로운 사운드의 영역을 들려줬다는 점입니다.
아날로그에는 릴테이프와 LP가 있고, 디지털에는 CD와 컴퓨터 스트리밍, 네트워크 스트리밍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각각 사운드 성향이 달라 그 사이에서 우열을 가렸다면, NADAC이 제시하는 음질은 그중 하나로 덧붙여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 그 위에 또 다른 영역을 구축했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종학: 오늘도 도움 말씀 감사하고요. 이상으로 Master Fidelity의 신제품 NADAC C와 D에 대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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