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들의 PSP 나들이
액션 게임의 대명사인 캡콤의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다양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팅 액션 게임이다.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는 이 게임은 사냥 후 몬스터의 시체를 갈무리 하거나 직접 재료를 채집하는 원시적인 행위를 부각시킴으로써 사냥의 재미를 극대화시켰고, 온라인 파티 플레이를 도입하여 일본에서는 비교적 약세였던 콘솔 온라인 시장을 일으키는데 성공한 게임이다.
2003-2004 일본 GAME AWARD에서 최우수상, 2004년 상반기 패미통 AWARD에서는 5개의 상을 휩쓸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었으나, 한국에는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유저들은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확장판이라 할 수 있는 몬스터 헌터 G(이하 MHG)는 올해 1월 완벽한 한글화로 정식 발매되었고, MHG와 연동되는 KDDI의 멀티매칭 브로드밴드(MMBB)시스템을 통해 국내의 콘솔 온라인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덕분에 많은 국내 게이머들이 헌팅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PSP로 발매된 몬스터 헌터 포터블(이하 MHP) 역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럼 MHP는 과연 어떤 게임인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수많은 국내 유저들을 헌팅 라이프로 끌어들인 MHG |
그리고 이번엔 PSP다! |
PS2판을 완벽하게 이식하다
MHP를 가동시키면 PSP의 와이드 액정 화면을 가득 채우는 고화질 오프닝이 플레이어를 반겨준다. 이전 작의 오프닝과 특전 영상이 짜집기 된 것이라 좀 아쉽지만, 갤러리 모드에서 나오는 이전 작의 오프닝들은 TV 화면 비율에 맞춰서 나오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MHG에도 있었던 오프닝의 한 컷 |
이것은 몬스터 헌터의 오프닝 |
그래픽은 완벽 이식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놀라운 퀄리티를 자랑한다. 변경점을 찾기가 무색할 정도로 PS2판의 그래픽을 그대로 옮겨놓았으며, 잔상이나 끊김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덕분에 로딩이 좀 길어졌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마을에 아름다운 나무를 추가하여 마을이 좀 더 아름다워졌다. 유저들은 이런 자잘한 부분에서 감동을 받기 마련이라, 캡콤의 배려는 고맙기만 하다.
PS2판과 거의 다름없는 그래픽 |
벚나무로 추정되는 나무가 심어져 있다 |
사운드 또한 완벽 이식
필드 사방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나 물이 흐르는 소리, 몬스터의 울음소리는 PSP의 스피커로도 매우 리얼하게 들리며, 갑옷의 마찰음이나 몬스터를 벨 때의 각종 타격음들은 사냥에 더욱 몰입하게 해준다. 거기에 MHP만의 음악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MHG보다 더 나은 느낌마저 든다.
몬스터를 때릴 때도 |
맞을 때도 타격음은 훌륭하다 |
조작법은 PSP의 구조에 맞게 조정
PS2판의 경우 듀얼 쇼크의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공격을 했지만, PSP는 아날로그 스틱이 하나뿐이기 때문에 버튼을 이용해 공격을 하게 되었다. 콤보 도중 시점과 병행하여 공격 방향을 바꾸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공격의 정확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입력 미스로 인한 공격 실패율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L,R 버튼의 경우도 감압방식을 통해 기능이 병합되어, 익숙해지면 훨씬 간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다. 다만 PSP는 진동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듀얼 쇼크를 따라갈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하다. 역동적인 그래픽과 뛰어난 타격음이 진동의 부재를 보완하고 있긴 하지만, 역시나 아쉬운 느낌을 지우기는 어렵다.
버튼 입력으로 보다 정확한 타격이 가능 |
이런 장면에 진동이 없으니 뭔가 허전~ |
단순한 이식작이라 부르지 마라
이 게임이 단순히 완벽 이식만을 목표로 했었다면 MHP가 아니라 몬스터 헌터 G의 PSP버전이 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많은 추가 사항과 컨텐츠를 포함하고 있기에 MHP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것인데, 일단 가장 반가운 것은 MHG에 비해 대량으로 추가된 무기와 방어구들.
무기만 해도 20개 이상이 추가되었으며, 방어구는 그 수를 헤아리기 벅찰 정도로 많은 양이 추가되었다. 무기의 경우 채집 재료의 희귀도를 감안하여 생산루트를 쉽게 바꾸어 준 점도 고마운 부분. 또한 캐릭터의 머리스타일 3개, 보이스 5개가 추가 되어 캐릭터 생성의 바리에이션이 더욱 늘어났다.
새로 추가된 란포스 D 슈츠 |
역시 새롭게 추가된 무기 |
비룡도 이에 지지 않을세라 새롭게 2마리가 추가되었고, 온라인 플레이에만 등장하는 다양한 변종 몬스터들도 존재한다. 또 휴대용이라는 컨셉에 맞게 몬스터의 체력 및 데미지가 감소하여 퀘스트의 플레이 타임이 상대적으로 짧아졌으며, 희귀 아이템의 채집 확률도 올라 무기 및 방어구의 생성과 강화가 더욱 쉬워졌다.
MHP만의 새로운 컨텐츠도 무궁무진하다. 코콧토 농장은 퀘스트에서만 가능했던 채집 행위를 마을에서도 할 수 있는 편리한 장소. 광물 캐기, 벌레잡기, 낚시, 농작물 채집 등으로 웬만한 재료들은 농장 안에서 구할 수 있고, 농장을 확장시켜 보다 희귀한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농장을 확장시키는데 필요한 포인트는 단순히 상점에서 거래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데, 아이템을 사거나 팔 때 거래 금액의 일정량이 누적되는 익숙한 시스템이다.
플레이어만의 장소, 코콧토 농장의 전경 |
공짜로 밭관리를 해주는 아이루 |
PS2판은 온라인 플레이를 하지 않을 경우 싱글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나면 더 이상 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MHP에서는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퀘스트를 오프라인 집회소에서 전부 해 볼 수 있게 되었다.
퀘스트의 수는 왠만한 싱글 플레이 게임에 맞먹을 정도로 많으며, 예전보다 난이도가 높아지고 출현하는 몬스터도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기분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메인 화면의 다운로드 메뉴를 통해 이벤트 퀘스트를 다운 받을 수 있는데, 이벤트 퀘스트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플레이 타임이 더욱 길어지게 된다.
전작의 온라인 술집을 베이스로 삼은 듯한 오프라인 집회소 |
집회소와 이벤트 퀘스트는 온라인으로도 플레이 가능 |
PS2판의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주방도 오프라인으로 옮겨져 왔는데, 아이루 키친이 바로 그것이다. 이전에는 요리를 주문하면 완성된 요리가 나왔던 반면, 아이루 키친에서는 요리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몬스터 헌터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아이루가 흥겨운 음악에 맞춰 요리 하는 모습은 가히 달인의 경지.
아이루는 총 5마리를 고용할 수 있는데, 각각의 아이루마다 능력치가 틀리고 레벨과 스킬의 개념이 있어서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아이루들이 성장하게 된다. 성장한 아이루들은 더 좋은 음식을 내오거나 간혹 플레이어에게 아이템을 주는 등, 도우미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아이루 키친의 전경. 어쩐지 푸줏간 같은 느낌이... |
요리에 혼을 담아내는 고양이들 |
휴대용의 특성을 살려라
이렇듯 추가 사항과 컨텐츠가 풍부한 MHP이지만, 이전 작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슬립 모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일시 정지'라는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는데, PSP의 슬립 모드 기능을 사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일시 정지시켰다가 다시 플레이를 재개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배터리가 떨어져 PSP의 전원이 차단되어도 슬립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는 점인데, 휴대용이라는 점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한 캡콤의 정성이 고마울 뿐이다.
온라인 플레이도 충실하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라고 하면 역시 온라인 플레이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총 4명의 플레이어가 모여 작전을 짠 뒤 각자의 역할을 맡아 거대한 비룡을 잡는다는 컨셉은 싱글에서 가질 수 없는 몬스터 헌터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MHP는 PSP의 특성상 휴대용과 싱글 플레이에 주력하긴 했으나, 온라인 플레이를 즐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근거리 지역에서는 애드혹 모드를 이용해 싱글 퀘스트를 제외한 오프라인 집회소와 다운로드 퀘스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유선이 연결된 PC와 무선 어댑터를 이용한 카이 넷플의 경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전세계의 MHP 유저들과 퀘스트를 함께 할 수 있다. 카이 넷플을 이용하면 휴대용이라는 장점이 사라져 버리긴 하지만, 주변에 MHP를 같이 즐길 사람이 없는 유저에겐 매우 기쁜 소식일 것이다.
함께 있을 때, 우린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by 친구 |
집회소의 트레지씨가 관리하는 트레져 헌터즈 모드. 2인 전용 퀘스트이다 |
언제 어디서나 헌팅 라이프
이제는 캡콤의 간판급 온라인 게임이 된 몬스터 헌터 시리즈. MHP는 일본에서 발매 첫날 9.4만장을 소화했으며 PSP의 판매량을 더욱 늘릴 정도로 훌륭한 게임이다. 게다가 MHP의 컨텐츠는 내년 2월에 발매될 몬스터 헌터 2와 연동된다고 하니 팬의 입장에서는 더욱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코코캡콤의 잠정적인 활동 중단으로 한글화 및 정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 국내 유저들이 접하기는 무척 어려워졌다. 일본판의 구입이 쉬운 편도 아닐 뿐더러 한자와 일본어의 장벽이 높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을 소개한 이유는 그만큼 이 게임이 뛰어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PSP의 최고의 대작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MHP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사냥은 이제부터다 |
몬스터 헌터 2는 과연 정식 발매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