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리뷰: 삼국지 11 (PC)
매년 봄이 되면 기대되는 게임 삼국지!
항상 이 맘 때쯤이면 나오는 삼국지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어언 11번째 작품인 “삼국지 11”이 일본 현지에 발매되었다. KOEI게임은 일본 내에서도 타 업체에 비하여 상당히 고가를 유지하고 있는데, 패키지 게임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삼국지만큼은 인기가 여전한 이유는 필자 같은 골수 팬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삼국지 1”, “삼국지 2”를 했던 유저들은 이미 구매력을 갖춘 30대인 것이다!
매번 삼국지가 나올 때마다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이번에는 또 어떠한 시스템으로 탈바꿈 했을까?”하는 점일 것이다. 삼국지11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캐릭터만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특기 시스템, 멋진 일기토와 설전 모드 그리고 통짜 3D맵을 사용한 전투와 정치의 결합이다. 항상 볼 것 많고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는 삼국지 시리즈의 최신작 삼국지11, 그 속을 들여다 보자.
|
||
보기만해도 설레는 “삼국지11” |
|
언제나 그렇듯 특별한 메뉴 추가는 없다 |
![]() |
![]() |
|
세력을 고르자 | 이벤트! 동탁 토벌… | |
![]() |
![]() |
|
멋진 일기토! | 각 무장마다 다른 특기 |
미려한 그래픽이 감탄을 자아낸다
사진 합성이 크게 이슈되고 있는 요즘 세상에 삼국지 시리즈도 패러디의 도마 위에 종종 오르고는 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미소년 일러스트 때문일 것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터프한 중국인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들 일본풍의 미소년, 순정 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미려(?)한 관상을 자랑한다.
삼국지 11의 그래픽과 일러스트 또한 “미려하다”라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어느 시점부터인지 일러스트가 크게 변하지 않기 시작하였는데, 이번 일러스트 또한 전작과 매우 흡사하다. 하긴, 이제 삼국지의 관우라 하면 “녹색두건에 긴 수염, 그리고…” 이런 식으로 이미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어 새로운 인물 일러스트를 그린다면 되려 거부감이 느껴질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번에는 중국 대륙이 3D맵으로 디자인 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헥사맵 방식으로 처리되어 있다. 이러한 헥사맵에서 건물 및 부대를 배치하면서 정치와 전투가 동시에 일어난다. 이 맵을 통하여 한눈에 전략을 짜고 전투까지 벌이는 것이 이번 삼국지11의 큰 골자를 이룬다.
|
||
관직에 따라 능력 수치 변동 |
|
아이템은 특수 능력 발동? |
![]() |
![]() |
|
전투는 항상 대규모! | 마니아 게임답게 연표까지… | |
![]() |
![]() |
|
연의와 역사가 따로 표기되어 있는 섬세함(?) | 자동 버튼으로 신무장도 쉽게 만들 수 있다 |
내정, 군사 시스템 신장의 야망 “장성록”으로의 회기
게임을 접하는 순간 “엇~! 어디선가 많이 해봤던 시스템이내…”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건 단순한 데자뷰 현상이 아니었다. 신장의 야망 “장성록(일명 신장의 야망 7)”의 시스템을 그대로 갖다 쓰고 있다고 할 정도로 흡사하며, 기존 삼국지 시리즈 중에서는 “삼국지 9”과 흡사하다. “장성록”을 해본 게이머라면 스크린샷만 보고도 감을 잡았겠지만, 아직 접하지 못한 분을 위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우선 커다란 통짜맵에 각 성들이 있고 성 근처에는 “영지”가 존재한다. 이 영지에는 자신이 짓고 싶은 건물을 지을 수가 있다. 이러한 건물에는 논(식량 생산), 도시(돈 생산)가 있으며, 그 밖에는 징병소, 무기제조소와 같은 부가적인 건물을 지을 수가 있다. 이런식으로 내정이 가능하지만, 이 시스템은 “장성록”때도 문제가 된 시스템이다.
그 이유는 초반에는 열심히 심시티(?)를 하지만, 그 후에는 어떠한 보수도 필요 없기 때문.(전투나 재해 시는 예외) 따라서, 게임이 초반에는 심시티, 후반에는 무한 생산과 넘치는 자원으로 전투하는 시스템으로 내정과 전투의 밸런스에 약간 문제가 있다. “삼국지 3”의 추수 개념을 도입하여 매년 어느 정도 내정을 해야 쌀 생산이 가속되는 시스템이라든지, 혹은 건설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도시 시스템(문명 4의 커티지 시스템) 같이 유지와 보수, 그리고 성장하는 식으로 디자인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전투만큼이나 내정에도 신경 썼다면 더욱 멋진 작품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
||
건물을 짓자 |
|
무기 생산 |
![]() |
||
게임에서도 내정은 여성이 대세? |
각 캐릭터의 특기를 살리는 전투!
삼국지 11의 게임성은 삼국지 10에서 진로를 크게 바꿔 삼국지 9, 그리고 장성록과 비슷하다고 했다. 게이머는 큰 통짜 맵에서 출병을 할 수 있으며, 턴제 형식으로 그대로 맵에서 움직이면서 전투 혹은 점령을 할 수 있다. 전투 방식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턴제로 공격 및 계략을 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각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신장의 야망 6 천상기 때부터 도입된 특성이 이 작품에도 도입되어 각 병과별로 S~D식으로 등급이 매겨져 있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각 인물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특기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관우는 “神將(신장)”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적에게 전법 성공시 크리티컬을 터트리는 특기가 있으며, 위연은 “連戰(연전)”이라고 하여 통상 공격시 50%확률로 2회 공격을 하게 된다. 이러한 식으로 문관과 무관들이 저마다 자신의 특기를 가지고 있어 전투와 정치 시 그 능력을 더 크게 발휘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한 무력, 정치력 수치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특기에도 유의해야 한다.
또, 이번에는 맵을 그때 그때 로딩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활용 가능한 군사 시설들도 생겨났다. 이러한 군사 시설들은 실제 맵에다가 건축하거나 설치할 수 있으며 지어 놓으면 계속 적용된다. 예를들어 弓樓(궁루)를 설치하면 해당 지역 2범위 내에 적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공격하고, 太鼓台(태고태)를 건설하면 근처 2범위에 있을 때 공격력이 상승한다. 그 밖에도 함정등을 만들 수 있어 전투를 보다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병과도입에도 전략적 특징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가위바위보 시스템으로 창병>>기병>>극병>>창병 식의 특징을 갖고 있으며, 2범위이상 뒤에서 공격 가능한 노병이 존재한다. 그 밖에 공성병기 부대도 존재하며, 약하지만 기본 무기인 검병도 있다. 부대 창설시 부대장은 부대의 공격력과 부대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만, 장비 같은 경우 무력은 좋아도 지력이 문제가 되는데 이럴 때는 부장으로 똑똑한 장수를 붙히면 부대장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이러한 식으로 부대장의 능력이 부대 능력을 크게 좌우 하지만 2명의 부장을 두어, 부대장의 약점을 보완 해줄 수 있으니 장수 배치도 중요해 졌다.
|
||
천상기에 등장한 병과도 학점제? |
|
좀더 비주얼해진 출병 메뉴 |
![]() |
![]() |
|
펑! 일제공격은 강하다. | 전법 발동! | |
![]() |
![]() |
|
특기가 화신이 화계를 쓴다면? | 나름대로 화끈한 공성전 |
일기토, 설전 그리고 의형제와 혼인 시스템
이번에 크게 달라진 점은 일기토와 설전이다. 매년 삼국지 리뷰를 쓰면서 언급하지만, 일기토는 삼국지의 백미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이번 작품에서의 일기토는 신경 많이 썼구나 하는 느낌이 저절로 든다. 일기토는 기본적으로 방침+필살기로 나뉘어져 있다. 공격, 수비, 투지, 일격 중시로 나뉘어져 있으며, 전투 중 특정한 일이 발생하거나 투지가 꽉 차면 필살기를 쓸 수 있는 아이콘에 불이 들어온다. 이 때 여러 필살기를 쓰면서 적과 대전하는 방식이다.
설전은 일종의 배틀 카드 게임과 같은 형식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각 턴마다 시제(주제 타이틀)가 있으며 그 시제에 맞는 카드가 가장 강하다. 만약 같은 카드를 냈다면 각 카드에 쓰여진 대,중,소에 따라 우위를 가리게 된다. 이런 식으로 카드를 서로 내놓는 방식으로 대전을 취하며 보유수와 대미지는 각 장수마다 다르다. 또한, 카드 중에는 일갈, 무시 같은 특수 카드도 있어 전략적으로 사용 할 수 있으며, 再考(재고)를 사용하여 카드를 싹 바꾸는 것도 가능하고 분노게이지를 통해 한동안 강력한 공격을 구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존재한다. 설전은 특히 등용이나 주요 이슈 때 이벤트 형식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技巧(기교)라는 새로운 포인트도 등장하였다. 이 포인트는 내정 혹은 전투할 때 조금씩 쌓이는데 이를 사용하여 여러 가지 기술 개발 및 이벤트가 가능하다. 주 용도는 기술 개발이며 기본적인 병과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식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연상하면 된다. 만약 노병을 1차 개발하면 범위가 1이 늘어나고 또 개발하면 공격력이 강해진다든가 하는 형식으로 각 병과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또한, 기교 포인트는 특별한 이벤트인 혼인, 의형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장수 중 여자 캐릭터와 남자 캐릭터를 중매 놓는 형식이다. 특히 혼인 시스템의 등장과 함께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늘어 났으며, 여성들도 장수처럼 사용 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의형제 시스템은 장수 2~3명을 하나의 의형제로 묶어 놓는 것인데 의형제가 되면 전투 시 근접해 있으면 통상 공격 시 돕기도 하고 일기토 때도 거드는 등 효과가 크다.
그 밖에도 “태합입지전”에 등장했던 평정 시스템을 통하여 각 신하들의 의견을 받아 간편하게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내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추가되었고, 관직 시스템도 있어 능력이나 정치를 조금씩 올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능력을 올려주었던 강력한 아이템은 대부분 특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형식으로 용도가 바뀐 것도 주의해야 한다.
|
||
여자들도 무장으로 등장하고 혼인까지! |
|
소교도 장수로… 참 흐믓한 일이다 |
![]() |
![]() |
|
내 부인이 되어줘~설전 시스템 | 기교로 노병 업그레이드 완료 | |
![]() |
![]() |
|
삼국지 11의 백미 일기토! | 독특한 지형도 존재한다 |
AI와 밸런스 시스템은 언제쯤 나아질련지?
매번 삼국지 시리즈를 리뷰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AI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게임의 컨텐츠나 특징을 그대로 살리지 못하고 죽이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어처구니 없는 AI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난이도가 하급과 상급으로 나뉘어 있지만, 과연 상급이 상급인가 싶을 정도로 난이도가 너무나 평이하다.
물론 “쉽다”라는 것이 AI를 평가하는 절대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쉬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저능아 수준의 AI 때문이라면 문제가 된다. 또한,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가 상당히 정적인 느낌을 준다. 적들은 대부분 수성 및 내정에 열중할 뿐 아니라 역동적인 측면도 적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서로 공격하거나 특별한 능력을 쓰기 보다는 게이머 입장에서 질 줄 알면서도 공격해오는 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일정 영지에 진입하면 무조건 요격 나오는 적도 종종 볼 수 있다.
매번 같은 형식의 방침을 그대로 내리는 만큼 게임을 하다 보면 컴퓨터를 농락하는 건 아주 식은 죽 먹기다. 전투 난이도 뿐 아니라, 내정도 상당히 느린 편이라 그 많은 NPC들이 뭐하고 노는지 잘 모르겠다. 또, 영지가 많아져 아군에게 군단을 맡겨도 아군 역시 적군처럼 적극적이거나 능동적이기 보단 수동적이고 소극적라는 점이 게임의 긴장감과 재미를 많이 떨어뜨린다.
게임 자원 밸런스에도 문제가 있다. 좀 과하게 얘기하면 돈과 식량이 썩어난다. 큰 전투를 자주하면 식량이 모자라게 되긴 하지만, 땅이 2개만 되어도 풍족해진다. 이렇게 풍족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말도 안되는 매매 시스템 때문이다. 6월에 쌀:금이 2~3:1이 되며, 7월에 추수가 끝나면 쌀:금이 7:1로 간다. 따라서, 6월에 유지비를 제외하고 쌀을 싹 판 뒤 7월에 다시 쌀을 싹 사놓는 식으로 2~3년만 돌면 재화는 걱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불어 있을 것이다.
|
||
난이도를 보는 순간 불안했다 |
|
전세를 한눈에.. |
“삼국지 11”, 전작들을 해봤다면 이번에도 반드시…
소시적 “다음 삼국지는 언제 나올까?”하고 매번 일본 게임시티를 확인하던 추억이 아련하다. 지금은 몇 구절 써있지도 않은 웹페이지를 보며 어떻게 바뀔 것이라고 상상을 하던 그 때만큼의 열정은 없지만, 아직도 삼국지가 나오면 아니 앞으로도 쭉 삼국지 시리즈를 플레이할 것이 분명할 정도로 필자는 삼국지 마니아다.
이번 작품은 나쁘게 말하면 “KOEI의 특유의 자사 제품 믹스 합체판”, 좋게 말하면, “기존 작품을 발판으로 점진적 발전하는 작품”이라고 평할 수 있을 듯 싶다. 이번 작품은 게임성이나 작품성면에서 기존 작품에 비해 평작 이상급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패치를 통해서라도 조금은 시스템 밸런스을 맞추고 능동적인 AI 시스템을 갖춰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또, 문명 4와 같은 시간 제한형 세미턴제를 도입한 멀티플레이도 가능한 시스템이 채용되었다는 점에서 추후 파워킷이나 패치를 통하여 멀티플레이를 지원해줬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도 있다. 국내에도 정식 발매될 예정인 “삼국지 11”. 삼국지를 사랑하는 게이머라면 꼭 해볼만한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단지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면서...
|
||
유비. 3년차 매점매석으로 쌀만 56만석… |
|
영웅 집합 시나리오 |
![]() |
![]() |
|
이제는 남만으로 도전이다! | 특정 이벤트 메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