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A군. 곧 다가오는 발렌타인데이. 초콜릿만 받아도 감지덕지이거늘 요즘 같이 건조한 겨울은 숭숭 자라나는 수염에 피부까지 거칠해지기 쉬워 어느 때 보다 면도기 선물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26세 B양. 서로 바쁜 나머지 간신히 시간을 내 한달 여 만에 만난 완소 내 남친. 반가운 마음에 100미터 전부터 뛰기 시작해 그에게 힘껏 안겼다. 헛! 그런데 이 남자.. 얼굴에 웬 상처 투성이? 간만에 나를 만나는데 피부 관리도 안하고 나왔겠다!!! 흠... 이제부터 이 남자 피부는 내가 책임진다. 1단계! 먹고 나면 그만인 초콜릿 대신 쌈빡한 면도기로 얼굴 곳곳 상처부터 없애야지.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이맘때만 되면 연인들은 늘 바빠진다. 달콤한 사랑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초콜릿을 주고받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연인들 사이에서는 화려한 포장의 값비싼 초콜릿 바구니 대신 실속 챙긴 갖가지 선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중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남자친구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템은 바로 면도기.
면도는 사나이로 한번 태어나 죽을 때까지 아침마다 겪게되는 일일행사다. 면도가 깔끔하면 하루 기분이 다 상쾌할 정도로 그날 기분까지 좌우한다 하니 내 피부에 맞는 면도기를 고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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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면도기는 면도날이 360도 회전하는 ‘회전식’과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는 ‘왕복식’ 두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회전식 면도기인 필립스의 경우 동그란 회전날 2,3개가 각각 돌고 얼굴의 굴곡을 따라 밀착되면서 수염을 깎아준다. 회전식의 경우 절삭력이 다소 약해 수염이 적고 곱슬인 사람에게 알맞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필립스는 두 개의 면도날을 사용, 하나의 면도날이 수염을 들어 올리고, 그렇게 올려진 수염을 두번째 면도날이 깎아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피부 자극을 줄이고, 직모, 곱슬, 그리고 깎기 힘든 비스듬히 누운 수염까지도 피부와 최대한 밀착을 시켜 깍아준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대부분의 면도기 방식인 왕복식은 모터에 의해 날이 좌우로 진동하며 수염을 깎는다. 이는 수염이 많고, 뻣뻣한 직모를 가진 사람에게 알맞다. 다만 면도날을 덮고 있는 금속 망의 수명이 1년 이내로 짧은 편이어서 주기적으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전기를 사용하기에 물과는 천적이었던 전기면도기의 약점도 이제 옛말이다. 샤워하면서도 면도를 할 수 있고, 면도 후에는 흐르는 물에 간단히 씻어낼 수도 있다. 과거에는 고가의 제품에만 적용되었지만 요즘은 10만원대 미만의 보급형 제품에서도 어렵지 않게 방수 기능을 찾아볼 수 있다. 다나와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인기 전기면도기 10개 제품 모두 방수 기능을 갖고 있을 정도니 이제 더 이상 전기면도기에서 방수 기능은 옵션이 아닌 기본 기능이 되어버렸다.
다만 방수 기능이라고 해서 모두 샤워 중에 자유롭게 면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제품의 경우 면도기 헤드 부분만 방수 기능을 적용함으로써 건식 면도를 한 후 헤드 부분만 물에 씻어낼 수 있도록 했다.

얼굴에 여드름이 나는 경우 면도가 가장 큰 문제거리이다. 면도를 매일매일 하는 경우 면도날이 여드름을 건드려 염증이 잘 낫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가급적이면 전기면도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면도기는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깎기 어려운 부분까지 쏙쏙 면도해 주는데 포인트를 주고 있다.
파나소닉 ‘람대쉬 ES-8259’는 피부 자극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나온 제품. 4중날을 처음 적용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얇은 35마이크론 두께의 면도날을 ‘마무리날’로 썼다. 때문에 피부 밀착력이 높아져 쉽게 깎이지 않는 수염뿌리도 부드럽게 제거해 피부 자극을 줄여준다.
필립스는 고급 제품에 `슈퍼 리프트 앤 컷 시스템'을 사용했다. 첫 날이 수염을 들어 올리면 두 번째 날이 수염을 잘라주는 방식으로 피부 자극을 최소화했다. 필립스가 선보인 ‘아키텍’ 시리즈는 세계 최초로 360도 입체 면도 시스템(플렉스 앤 피벗 액션: Flex & Pivot Action)을 도입했다. 3중 링 면도날을 담고 있는 개발 면도 헤드와 면도 헤드 전체를 전 방향으로 부드럽게 움직여 턱과 목의 완벽한 밀착 면도가 가능하다. 세척과 건조가 2시간 이내로 가능한 제트 클린 시스템이 관리를 한결 편하게 해 준다.
브라운의 프로소닉 면도기는 ‘음파진동’ 기술을 적용, 피부에 파동을 일으켜 누워있는 수염을 세우고, 짧거나 깎기 힘든 부위의 수염까지 손쉽게 밀착면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세정·건조·윤활·충전이 전자동으로 이뤄지는 클린앤리뉴 시스템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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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면도기는 수염, 각질, 피지가 뭉쳐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곳이다.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불쾌한 냄새가 나고, 심지어는 자극성 피부염까지 일으킨다. 그대로 방치하면 성능까지 떨어진다. 방수 기능이 있는 전기면도기하면 사용 후 흐르는 물로 면도기 헤드 부분을 깨끗하게 씻어 서늘한 곳에서 물기를 제거한다. 일주일에 한번 탈지면에 알코올을 묻혀 안의 면도날과 손잡이를 닦는 것도 좋다. 가끔 면도날에 전용 윤활유를 넣어준다면 날 손상을 최소화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일부 고급형 제품에는 온풍으로 건조하고, 세정하고, 살균하고, 자동으로 충전까지 척척 해내는 제품도 있다. 거의 100%에 가까운 살균 효과에 따로 청소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다만 세정액은 전용 제품을 써야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체해 주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요즘 전기면도기는 대부분 방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쓴다면 쉽게 청소가 가능하므로 세정 기능이 있는 값 비싼 제품을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

수 십 만원이나 하는 가격에 갖가지 부가기능으로 무장한 고급형 전기면도기는 일주일에 한두번 면도를 하는 남자친구에게 어찌 보면 사치일 수 있다. 아무 면도기나 갖다대면 휙 깎이는 전기면도기로도 만족한다면 굳이 비싼 돈 줘가면서 살 필요는 없다. 3만원 미만의 제품도 충분히 절삭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급형 제품은 대부분 크기가 작고, AA타입의 일반 건전지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여행용으로 혹은 차 안에 두고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나와 이준문 기자 ju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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