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맹위를 떨친 한파로 야외활동은 엄두도 못 냈다면 이제 웅크렸던 어깨를 쫙 필 때다. 꽃피는 춘삼월, 개구리도 놀라 잠을 깬다는 경칩(警蟄)을 앞두고 아웃도어 업계도 이제 슬슬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올 봄 아웃도어 트렌드는 그동안 아저씨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투박한 등산복 이미지를 벗고 원색 계열의 과감한 비비드 컬러를 매치하는 것이 대세. 여기에 다양한 기능성을 무기로 등산뿐 아니라 트레킹, 낚시, 사이클, 캠핑 등 모든 레저활동에 종횡 무진할 수 있는 만반의 채비를 갖춘 상태다.

동네 아저씨 스타일은 이제 그만
한때 등산은 아버지 또래의 소위 아저씨들이나 좋아하는 레저 활동이었다.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올레길, 둘레길 같은 트레킹을 통한 걷기 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이제 아웃도어 제품의 주 타깃은 20~30대 젊은 층까지 그 영역을 확대했다. 더 이상 아웃도어 의류를 산에 갈 때만 입어야 된다는 편견을 버리자.
KBS '1박 2일' 캡처
올 봄 아웃도어의 핵심 키워드는 크게 ‘경량화’와 ‘멀티화’다. 마치 몸에 안 걸친 듯 더욱 가벼워졌고 언제 어디서든 아웃도어 룩을 자연스럽게 연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아웃도어 의류는 등산복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방수, 방풍, 흡습성, 속건성 등은 기본기로 갖추고 있다. 요즘은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성을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훨씬 컬러풀하고 일상복과 레이어드가 가능한 디자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나치게 등산복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고 캐주얼 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 밀접형 아웃도어 제품이 단연 인기를 끄는 이유다.
젊은 층을 겨냥한 스타 기용
아웃도어 업체들이 20~30대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잡다 보니 일단 광고모델의 변화도 눈에 띈다. 각종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앞다퉈 인지도 있는 스타들을 메인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것. 현빈(K2), 이연희(노스페이스), 이승기, 이민정(코오롱스포츠), 장혁, 천정명(아이더), 2PM(네파) 등 아웃도어 업계는 현재 스타들의 각축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까지 아웃도어 광고는 잡지나 신문에 집중돼 있었고 대부분 모델은 엄홍길 같은 전문 산악인을 쓰는 게 일반적이었다. 요즘은 대중성과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기용함으로써 ‘등산=아웃도어’ 공식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스타를 모델로 세우면서 기존의 아웃도어 브랜드가 가지는 이미지를 탈피해 대중에게 폭 넓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비슷한 또래의 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서 아웃도어 주 소비층뿐만 아니라 잠재 고객까지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웃도어의 섹시한 도발
기존의 여성용 아웃도어는 남성용보다 사이즈만 작을 뿐 디자인과 색상은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요즘은 여성 레저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그 영향력이 남성 못지 않다.
자칫 평범하거나 ‘아줌마’스러워 보일 수 있는 아웃도어 의류의 단점을 커버하는 동시에 활동적이면서 슬림한 실루엣을 강조한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특히, 올 봄에는 아웃도어 의류에 유례없는 미니스커트, 쇼트팬츠, 레깅스 등 몸매를 강조한 섹시한 아웃도어로 여심공략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제품 콘셉트가 바뀜에 따라 대표 모델도 ‘몸매 종결자’로 불리는 여자 연예인들이 아웃도어 업계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휠라스포트는 평소에도 등산을 즐겨 한다고 익히 알려진 섹시스타 이효리를 모델로 기용했다. 민낯에 과감하게 암벽을 타는 이효리는 건강미 넘치면서 ‘역시 이효리 답다’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
여성 전문 아웃도어 와일드로즈는 한국의 바비인형이라 불리는 한채영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브랜드를 이미지를 알리고 있는 중이다. 한채영의 글래머러스한 몸매 관리 비결은 평소 헬스, 필라테스 뿐 아니라 등산도 함께 즐겨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와일드로즈 한채영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차도녀의 매력을 한껏 뽐냈던 리얼리티 떨어지는 몸매의 소유자, 김사랑 역시 최근 르까프의 모델로 기용됐다.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워킹 스타일을 도시적이고 건강미 넘치게 소화해냈다.
르까프 더핏(The FIT) 김사랑
아웃도어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아웃도어 업계 처음으로 패셔니스타 공효진을 대표모델로 기용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번 시즌에는 언제 봐도 소녀 같고 사랑스러운 이연희를 모델로 내세워 한층 스타일리시한 아웃도어 코디를 보여줄 예정이다.
노스페이스 이연희
2011 S/S 아웃도어 자기소개서
올 시즌 아웃도어는 굳이 등산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레저활동과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기능성은 더욱 강화시키고 봄, 여름에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초경량 재킷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K2는 요가복, 러닝복 등 생활스포츠를 포함한 스포츠 레저용 ‘액티브 라인’, 자전거족을 위한 '바이크 라인' 일상 캐주얼 위주인 기존 컴포트 라인에 바캉스용 제품인 ‘크루즈 라인’을 더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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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성에 패션성을 가미한 익스트림 재킷 K2 ‘두베’ |
코오롱스포츠는 올 봄 전문가를 위한 ‘익스트림’, 가벼운 산행과 레저를 위한 ‘트레킹’ 그리고 여행을 위한 ‘트레블’까지 총 3개 라인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시즌 프랑스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장 꼴로나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해 트레블 라인에 새롭고 감각적인 콜라보레이션 아웃도어 의류를 내놨다.
트레블 긴기장 디테쳐블 재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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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스포트(FILA SPORT)는 아웃도어 활동에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경량 방수재킷을 선보였다. 방수와 통풍성이 뛰어나고 가벼워서 심한 일교차와 잦은 비 등 변덕스런 봄 날씨에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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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스포트 ‘스카이라인’ |
노스페이스는 이번 시즌 젊은 감각의 ‘화이트 라벨’로 새로운 아웃도어 룩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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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라벨은 기능성 캐주얼 아웃도어 라인으로 캠핑, 트레킹, 트레블 등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감각적인 세대를 위해 출시됐다. 기능성을 바탕으로 일상에서도 패셔너블한 아웃도어룩을 연출할 수 있다.
클라이밍, 마운틴, 바이크를 모티브로 제작된 그래픽이 담긴 티셔츠부터 야상 스타일의 재킷, 올 오버 프린트의 바람막이, 에스닉 패턴의 팬츠와 랩스커트 등 다양한 스타일로 구성된다. 모든 상품은 방풍이 뛰어난 '서플렉스(SUPPLEX)'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활동성과 기능성을 강조했다.
컬럼비아는 등산, 사이클, 러닝, 워킹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모두 착용할 수 있는 다기능 신발 ‘벨로시티(Velocity)’를 3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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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시티 마스터 오브 패스터(Master of Faster) |
블랙야크는 국내 최초 인체공학 시스템을 적용한 등산 배낭을 선보였다. 블랙야크의 전문산악용 배낭 기술력과 듀오백코리아의 인체공학적 등판 시스템을 만나 듀오백 배낭을 출시한 것.
블랙야크 ‘듀오캡틴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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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홍효정 기자 honghong@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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