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은 떠난 자리도 아름답다고 했다. 바비큐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도 중요하다. 자신이 사용했던 캠핑 공간을 말끔히 정리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다음 캠핑을 위해 장비를 깨끗하게 손질해 보관하는 것도 집에 가서 할 일을 줄이는 일이다. 사실 캠핑요리부터 설거지까지 야외에서 완벽하게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싶다면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씻고, 바르고, 기름치자!’
이승환이 부릅니다. 어떻게 사람이 남겨요?
바비큐가 메인 요리이지만 사실 고기만 먹을 수는 없을 터. 고기를 굽는 것만큼 간단할 수는 없겠지만 캠핑 요리는 무엇보다 단순해야 한다. 야외에서 내 집 주방처럼 요리하고 정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찌개용 채소같은 밑재료는 미리 다듬고 잘라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준비하고 과일은 껍질을 미리 손질하고 먹기 좋게 잘라서 그릇에 담아간다. 일단 야외에서 음식이 남으면 보관부터가 여의치 않다. 특히 여름철에는 아이스박스에 넣어도 자칫 음식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보다는 기본 밑재료만 넣고 끓이거나 구우면 되는 수준으로 레시피를 단순화시키는 것도 팁이다. 사실 밖에 나오면 그릴 위에 뭘 굽기만 해도 맛있다. 음식 맛을 결정하는 건 조미료가 아니라 바로 자연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푸짐하게 먹는 것도 좋지만 캠핑에서는 남는 것보다는 약간 부족한 듯이 음식을 가져가는 게 좋다. 여름철에는 조개, 새우같이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신선한 식재료가 있다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 인원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간다면 음식을 준비하는 양도 달라야 한다. 애초에 음식을 하고 나면 가급적 남기지 않고 모두 먹는 버릇을 들이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설거지는 바로 한다. 부지런하다고 좋아할 것이다~
캠핑용 식기는 가벼운 대신에 외부 충격에 쉽게 찌그러지고 변형이 올 수 있다. 특히 식기 안에 짜거나 매운 음식물이 남아있으면 부식되기 쉽다. 특히 알루미늄 코펠은 소금에 약하기 때문에 장시간 짠 음식을 담아두면 녹이 슬 수 있다. 부식이 시작되면 코팅된 표면이 벗겨지기 때문에 세척과 보관에 주의가 필요하다. 캠핑용 식기는 되도록 식사 후 뜨거운 물에 담가둔다. 코팅된 표면이 벗겨질 수 있기 때문에 철 수세미처럼 강한 금속성 수세미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식기는 음식물이 남지 않게 깨끗하게 닦은 후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없애거나 캠핑용 식기 건조망에 넣어 보관해서 햇볕에 말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좌) 스노우피크 점보 설거지 가방, (우) 스노우라인 설거지 가방
▲콜맨 접이식 식기 캐리백
캠핑장에서 설거지 가방은 유용하다. 보통 접이식이라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휴대성이 좋다. 설거지할 식기를 한번에 담을 수 있도록 사이즈가 넉넉한 것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100% 방수 처리됐기 때문에 그대로 캠핑장에서 물을 받아 설거지통으로 사용하고 세제나 수세미 수납이 가능한 별도 망사 주머니가 있는 제품도 있어 유용하다.
▲코베아 메시드라이어 식기 건조망
설거지 후에는 망사 소재의 건조망에 식기를 넣어두면 야외에서 빠르게 물기를 제거할 수 있다. 코펠 같은 캠핑용 식기류 건조뿐 아니라 조리도구를 보관하기 좋고 야외에서 벌레, 해충 등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어 조리 전 음식물 보관을 할 때도 유용하다. 보통 3단으로 구성돼 있고 하단을 분리되는 경우 식기를 분리해서 별도로 보관하거나 사용하기 좋다.
쇠로된 건 총이랑 비슷하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더치오븐은 캠핑 마니아라면 누구나 탐내는 아이템이다. 이 무겁고 다루기 까다로운 냄비가 불놀이를 즐기는 캠핑에서 특히 사랑받는다. 대개 캠핑에서 사용되는 더치오븐은 10kg 이상 나갈 만큼 꽤 묵직한 무게를 자랑한다. 이 더치오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거치대와 뚜껑을 들어 올릴 집게가 필요하다. 이렇게 무겁고 거추장스러운데도 더치오븐이 인기인 이유는 아무리 가열해도 음식이 타지 않는 만능 냄비이기 때문이다.
더치오븐은 열전도성이 낮은 주철로 무거운 뚜껑이 확실하게 밀폐해주기 때문에 압력솥과 같은 효과로 음식 맛을 더욱 배가시킨다. 익히고 찌고 굽고 볶는 모든 요리를 더치오븐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 화로대에 활활 달궈도 스토브 위에 사용해도 열원을 가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더치 오븐을 길들이는 과정을 통해 오일로 이미 코팅된 상태기 때문에 설거지를 할 때 세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더치 오븐을 오래 사용하려면 오븐 내에 음식물이 남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가급적 음식이 식기 전에 먹고 음식물이 식으면 산화가 시작돼 녹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음식을 먹고 나면 더운물에 담가 남아있는 찌꺼기가 자연스럽게 붙어서 떨어지게 한다. 그래도 남은 찌꺼기는 불로 가열해 태워버린다. 뜨겁게 가열한 뒤 전체적으로 오일을 한번 발라준 후 마른 상태에서는 통풍이 잘되게 보관한다.
상남자는 훅훅 털어버리고 말지~
일단 기름이 많은 바비큐 요리 후에 석쇠나 그릴을 닦는 것도 일이지만 우선적으로 재가 된 숯이나 장작을 치운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올 경우 재가 날려 주변이 쉽게 더러워질 수 있고 물에 젖으면 치우기도 번거로워지기 때문이다. 석쇠와 그릴에 달라붙은 찌꺼기나 기름때를 제거할 때는 전용 브러시가 요긴하다. 전용솔은 강철이나 스테인리스 소재로 철판과 철망의 찌든 때를 시원하게 긁어낸다. 브러시로 구석구석 잘 떼지지 않는 오염을 제거 할 뿐 아니라 멀티 브러시를 사용하면 스펀지로 철판에 눌어붙은 음식물까지 삼중으로 제거할 수 있다.
▲ 코베아 바비큐 솔, 멀티브러시
코베아 바비큐 솔은 등을 스테인리스 재질로 가볍고 세척이 편리하다. 그릴의 기름때도 깔끔히 제거해주고 밀도 높은 브러시가 넓은 면적에 청소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부지런한 사람이 흔적도 없는 법!
야외에서 먹는 즐거움도 크지만 그만큼 몸도 부지런해야 한다. 특히 날이 추워지면 물을 구할 수 없는 캠핑장도 많다. 설거지를 하는 것이 사치스러운 일일 수도 있고 차가운 물에 손을 담그는 것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만약 설거지를 할 수 있다면 주전자에 물을 따뜻하게 데워 사용하면 찌꺼기가 불어서 빠르게 설거지를 끝낼 수 있다. 설거지가 귀찮다면 아예 발우공양하는 스님처럼 남김없이 먹고 물로 헹군 다음 휴지로 닦아 집으로 가져가서 설거지하자.
기획, 편집 / 정도일 doil@danawa.com
글, 사진 / 홍효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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