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를 소개하자면 현재 첫째 네 살 아이를 키우고 있으며, 둘째 아이를 임신한 지 8주 차에 들어섰다. 그렇지만 아직도 육아는 늘 새롭고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마다 잘 맞는 육아용품이 있고 장비발이 제대로 먹히면 육아가 한결 쉬워진다는 것이다.

앞으로 개월 수에 따라 아이에게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1편은 수유용품부터 시작한다. 모든 아기들은 태어나자마자 모유나 분유를 먹는다. 세상에 응애 하고 나오자마자 보여주는 빨기 본능을 제대로 충족시켜주자.

▲ 태어난지 일주일도 안 됐을 때의 기자의 아이다. 본능적으로 젖을 찾는 입놀림을 보라. 

기자는 첫째 아이를 완모로 키웠다. 고집하던 바는 아니었다. 아이가 모유에 익숙해지고 나니 분유도 젖병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모유 수유가 더 편했기 때문에 굳이 분유를 바꿔본다거나 젖병을 바꿔본다거나 하는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 어떤 엄마들은 젖병이나 젖꼭지를 종류별로 사서 물려보기도 하더라. 그러다 아이에게 맞는 제품을 찾으면 다행이다. 물론 까탈스럽지 않게 처음부터 젖병을 잘 무는 아이도 있다. 육아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지만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 완모보다는 혼합 수유에 도전할테다.

STEP 1. 젖병부터 제대로

그렇다면 젖병부터 골라보자. 어떤 젖병을 골라야 잘 샀다고 소문이 날까. 우선 젖병을 고를 때는 소재를 잘 살피자. 삶거나 소독할 때도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소재여야 한다.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안전한 젖병 소재 7

폴리에스테르설폰(PES)

내열성이 높아 열탕 소독을 하기 좋고 충격에도 강하다. 단, 반투명한 갈색을 띠어 젖병 안에 들어 있는 우유의 색이나 침전물 유무 등을 확인하기가 조금 불편하다.

유리

젖병에 사용되는 유리는 열에 강하고 환경호르몬이 방출되지 않는 강화성 유리다. 문제는 깨질 수도 있고 무겁다는 점. 반드시 엄마가 잡고 수유해야 하며, 깨진 곳은 없는지 늘 확인해야 한다.

폴리프로필렌(PP)

고온에서도 환경호르몬이 유출되지 않고 가볍지만 투명도가 떨어져 흠집이 쉽게 난다. 거친 솔이 아닌 부드러운 스펀지로 만들어진 젖병 전용 솔로 닦아야 한다.

폴리아미드(PA)

나일론 계열의 신소재로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PES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투명하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가볍고 내구성이 좋아 충격에도 강하다.

폴리페닐설폰(PPSU)

의료기구 등에 사용되는 특수한 플라스틱 소재로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고 가벼울 뿐 아니라 내구성과 내열성도 좋다. 엄마와 아이 모두 사용하기 편한 소재다.

실리콘

젖꼭지 소재로만 사용되던 실리콘으로 만든 젖병이다. 인체에 무해한 소재일 뿐 아니라 엄마의 가슴 촉감과 비슷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트라이탄

미국에서 개발한 신소재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고 내열성도 강하다. 다양한 컬러로 제작이 가능해 디자인이 예쁜 것이 특징이다.

요즘 나오는 젖병들은 대부분 위의 7가지 중 하나를 쓰지만, 그래도 한번은 확인하는 게 좋다. BPA free 마크가 있는지도 꼭 확인하자. 그 밖에 수유할 때 엄마와 아기가 붙잡기 편한 디자인과 무게감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젖병은 깨끗이 씻어도 세균이 남아있을 수 있어서 5~6개월마다 교체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월령별로 젖병 크기를 늘려주면 자연스럽게 교체할 수 있다.

▶ 국민젖병 하면 떠오르는 그 이름

더블하트 소프트터치 모유실감 PPSU 젖병은 가볍고 내열성이 좋은 PPSU 소재로 입구가 넓어 분유를 탈 때도 세척할 때도 편리하다.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국민 젖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가격이 센 편.

스펙트라 PPSU 젖병은 더블하트와 같은 소재로 가볍고 내열성이 좋다. 더블하트와 젖꼭지 호환도 가능해서 젖병은 스펙트라로 사용하고 젖꼭지만 더블하트를 조합하는 경우도 많다.

▶ 배앓이 방지도 중요하다

젖병 수유는 모유 수유에 비해 공기가 들어가 아기 뱃속에 가스가 차 배앓이를 일으킬 수도 있다. 아이가 배앓이를 하면 엄마의 수면 질이 극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처음에 잘 잡아야 한다. 젖병에 배앓이 방지 기능이 있는지도 잘 체크하자.

닥터브라운 PESU 옵션스 젖병은 젖병 자체에 통기 시스템이 들어있어 공기 유입을 확실히 막는다. 공기가 들어가면 분유 속 비타민도 산화하는데 이 시스템 덕분에 비타민도 유지한다고. 대신 이런 제품은 세척하는 게 고역이다.

오른쪽의 유미 PPSU 젖병은 뚜껑에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에어벤트가 있어 배앓이를 방지한다. 이 에어벤트로 세계 특허까지 받아냈다. 분유의 온도를 모유의 온도처럼 유지해주는 웜커버도 제공한다.

▶ 물 온도 세팅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온도감지 젖병으로!

잠시 사담을 해보자면 지인 중에 적외선 레이저 온도계를 들고 다니며 분유를 먹일 때마다 젖병의 온도를 직접 재는 사람도 있었다. 요즘은 초보맘들을 위해 분유의 온도를 감지해 색깔로 보여주는 온도감지 기능도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몇 번만 해보면 감이 올 테니 이런 기능은 필수는 아닐 듯.

에브리데이베이비 온도감지 유리젖병은 유리 재질이지만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편이다. 특히 스크래치가 잘 생기지 않아서 잦은 세척에도 세균 번식이 적다. 분유가 40도 이상일 경우는 젖병을 감싸고 있는 색상 실리콘이 하얘진다. 제 색으로 돌아왔을 때 아기에게 먹이면 된다. 실리콘이 감싸서 깨져도 부상 위험이 덜하다고.

▶ 집순이 엄마가 아니라면 외출용 젖병도 챙기자

분유 먹는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려면 짐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젖병에 분유에 보온병까지 금방 가방이 가득 찬다. 젖병 부피라도 줄이려면 일회용 젖병을 사용하는 것도 팁이다. 비닐로 된 일회용 젖병에 미리 분유만 담아 두면 되기 때문에 짐이 한결 줄어든다.

마더케이 2세대 일회용 젖병은 비닐팩에 모유나 분유를 넣어 수유할 수 있다. 지퍼백은 유축한 모유를 보관하는 데 사용하기도 좋다. 마더케이는 원래 아기 지퍼백으로 유명한 브랜드니 믿을만 하다.

빨대컵으로 더 유명한 브랜드 그로미미에도 일회용 젖병이 있다. 그로미미는 일회용 변온 비닐팩에 실리콘으로 된 이너 보틀을 하나 더 준다. 평소에도 일반 젖병처럼 사용할 수 있어 좋다.

STEP 2. 젖꼭지가 더 중요하다 

다음은 젖꼭지다. 사실 젖병보다 중요한 게 젖꼭지다. 아이 입에 직접 닿는 물건이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골라야 한다. 또 월령에 맞는 젖꼭지를 써야 한다는 것도 기억하자. 아이가 빠는 힘이 좋아질수록 젖꼭지의 구멍이 더 커져야 한다. 안 그러면 아이가 짜증을 낸다. 혹 아이가 젖병을 잘 물지 않는다면 젖병보다 젖꼭지를 교환해 보는 게 빠르다. 젖병마다 호환되는 젖꼭지가 다른데 보통 더블하트 모유실감 젖꼭지가 호환이 잘 되는 편이다.

제일 유명한 건 역시 더블하트 소프트터치 모유실감 젖꼭지다. ‘모유실감’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브랜드라 가장 유명하고 평이 좋다. 엄마 가슴과 혼동하는지 임상테스트까지 거쳤다고. 기자 주변에서도 이 제품을 가장 많이 쓰더라.

누크 네이처센스 젖꼭지는 독특하다. 실제 엄마의 가슴처럼 느껴지도록 하나의 구멍이 아니라 여러 개의 구멍으로 수유한다. 젖꼭지에 공기 유입 밸브가 있어서 배앓이도 줄여준다.

요즘은 모두 실리콘이나 천연 고무를 사용해 엄마의 가슴과 촉감이 비슷하게 만들어 낸다. 최근 출시한 엄마 가슴 젖꼭지들은 좀 더 모양이 독특하다. 혼합 수유를 하는 엄마들은 아이가 혼동하지 않도록 이런 젖꼭지를 이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제품들은 다른 제품과 호환이 어려우니 젖병과 젖꼭지를 같이 구매한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최후의 보루로 사용해보자. 

헤겐에서 나온 건 특히 젖꼭지가 독특한데 보통의 젖꼭지들은 가운데가 솟아있지만 헤겐의 젖꼭지는 다르다. 엄마의 가슴 모양을 본떠 만들어서 그렇다고. 아이가 무는 각도와 힘에 따라 젖꼭지의 주름이 속도 변화를 일으켜 모유를 먹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헤겐의 젖병은 수유부터 이유식 용기로까지 쓸 수 있어 애착젖병이라고 불린다.

미미주미 젖꼭지는 아예 컬러부터 엄마 가슴을 닮았다. 젖병 캡 부분이 비스듬히 생겨서 젖꼭지를 기울여 끼우게 되는데 아이 입에 물리면 엄마 가슴의 수유 위치와 동일해 아이가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미국에서 디자인하고 유럽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엄마들이 좋아한다. 

젖병과 젖꼭지만 골랐는데 벌써 논문이 되어버렸다. 읽는 사람도 지칠지 모르니 수유에 필요한 나머지 아이템들은 2편에서 소개한다. 일단 아이에게 꼭 맞는 젖병과 젖꼭지만 찾아놔도 수유의 반은 성공이다. 모든 엄마와 아기들이 완벽 수유에 성공해 '통잠의 기적'을 누리는 축복이 있길 바라며!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염아영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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