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수유기를 거치고 있는 엄마들이여, 이정도면 할만하다고 방심하고 있는가? 우아하게 커피 한 잔 때리는 그대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냉혹한 현실을 전해주려 한다. 분유를 먹는 아기는 4개월부터, 모유를 먹는 아기는 6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해야 한다. 이유식 기간은 길어야 6~8개월이지만 이 기간에 필요한 물품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이유식 시기는 아주 힘들다! 이유식 기간의 중요성이 크고 힘들다 보니 무시할 수 없는 이유식 아이템들! 오늘은 이유식을 먹는 아기에게 필요한 국민템들을 모아봤다. 다음 편에는 이유식을 만들 엄마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소개할 예정.
치발기, 과즙망으로 연습부터 차근차근
아기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이유기가 되면 유치가 나오기 시작한다. 아랫니 두개가 올라왔을 때가 가장 귀여우니 사진을 많이 담아 놓자. 아무튼 이가 나기 시작하면 엄마도 아이도 고역이다. 이 시기에 잘 자던 아이가 이유 없이 깨서 운다면 이앓이를 하는구나 생각하면 된다. 특히 어금니가 나올 땐 아이 재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 아이들이 질겅질겅 물어뜯는 그것! 치발기!
이렇게 이가 간지러운 아이에게 쥐여주면 좋은 물건이 ‘치아발육기’, 즉 치발기다. 발음에 주의하자. 참고로 이 시기는 손에 닿는 모든 물건이 입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 모든 물건이 치발기로 변하게 되는데, 아기 입에 아무거나 들어가게 둘 순 없으니 아래 소개하는 국민템들을 잘 기억하시라.
치발기의 재질
보통 실리콘, 천연 라텍스, BPA Free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열탕 소독이나 소독기에 넣을 수 있는 것으로 고를 것. 치발기를 물고 빨면서 자연스럽게 잇몸 마사지도 되고 턱과 입술에도 자극이 더해서 구강 발달도 돕는다. 씹는 습관도 기를 수 있어서 이유식 먹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보통은 딱딱하지 않은 제품이 많다.
▲ 앙쥬 바나나 치발기
국민치발기 원탑으로 군림하고 있는 '빠나나'치발기다. 치발기도 호불호가 있기 마련인데 웬만하면 아기들이 잘 물고 빠는 게 바나나 모양인가보다. TPE라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재질인데 친환경 소재라 아기가 깨물어도 안전하다. 바나나 끝 부분에는 돌기가 있고 옆으로 벌어진 바나나 껍질은 아이가 치발기를 목구멍 깊숙이 넣는 걸 방지해준다. 바닥은 널따란 꽃잎 모양인데 치발기를 세워둘 수도 있고 이 부분도 치발기로 쥐여주면 아이들이 질겅질겅 잘 씹는다. 필자와 편집자 모두 이 제품 덕을 많이 봤다.
▲ 마마스템 잼잼몬스터 치발기
아직 물건을 잘 잡지 못하는 아기들은 이렇게 생긴 치발기를 쓰면 좋다. 손목에 끼워서 힘이 부족해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다. 마마스템의 잼잼몬스터는 바나나의 뒤를 이은 국민 치발기로 떠오르는 제품이다. 실리콘 소재로 아기에게 무해하다. 아기가 주먹이나 손가락을 빨기 시작할 때 이 제품을 이용하면 손가락 빠는 버릇이 들지 않게 막을 수 있다고 한다(!!).
▲ 윈켈 치발기
이 치발기는 좀 더 역할이 다양하다. 잡고 뜯는다고 해서 갈비치발기라고도 불리는 제품. 구강 발달뿐 아니라 소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되고 색깔도 알록달록해서 시각도 자극해준다. 가운데 주사위 모양의 플라스틱 상자 안에는 작은 구슬이 들어가 있어서 흔들면 딸랑이 소리도 난다.
▶ 씹는 연습과 비타민 섭취를 한방에! 과즙망
이유식을 시작할 때쯤엔 서서히 과일도 맛볼 수 있다. 치발기보다 달달한 과일을 쥐여주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아직 이가 완전히 나지 않은 아이들은 잘 못 씹기 때문에 갈아서 즙을 내려 주거나 아주 잘게 잘라서 먹어야 하는데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이럴 땐 과즙망을 이용하면 좋다. 과즙망 안에 과일을 적당히 썰어서 넣으면 아이가 잇몸으로 씹을 때마다 망 사이로 과즙이 나온다. 아이들 입장에선 '꿀잼 + 꿀맛' 조합이라 대부분 좋아한다.
▲ 키즈미 플러스 과즙망
과즙망은 망사 재질도 있고 실리콘 재질도 있는데 망사 재질은 과일물이 든다고 하니 실리콘으로 고르자. 키즈미 플러스 과즙망은 플러스라는 이름처럼 용량이 큰 편이다. 실제로 과즙망을 써 보면 과일을 꽤 많이 넣은 것 같아도 의외로 즙이 많이 안 나오기 때문에 이 제품처럼 큰 과즙망을 사용하는 것도 좋겠다.
▲ 꼬꼬노리 츄츄블룸 치발기 + 과즙망
치발기와 과즙망을 하나로 끝내고 싶다면 이런 제품도 있다. 한쪽은 꽃잎 모양, 다른 한쪽은 칫솔 모양의 치발기다. 칫솔 부분에 실리콘 과즙망을 끼워 과즙망으로도 쓸 수 있다.
아이들은 물 마시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다!
기자가 아기를 키우며 신기했던 건 모유나 분유를 먹는 시기엔 아기에게 따로 물을 마시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모유와 분유로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유식을 먹기 시작하면 물도 먹이기 시작해야 한다. 보통 보리차를 끓여 시작한다. 컵으로 꿀꺽꿀꺽 마시면 좋겠지만 아기들에겐 그마저도 어렵다.
아가용 컵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보통 연습용 스파우트컵을 지나 빨대컵으로 안착하게 된다. 바로 빨대컵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데 빨대컵을 처음부터 쭉쭉 빨 줄 아는 아기는 거의 없다. 뭐든지 처음인 아기들에게는 적응 기간이 필요한 법이다. 보통 같은 브랜드의 스파우트와 빨대는 호환이 되니 단계별로 연습시키자.
▲ 그로미미 PES 스파우트컵
그로미미의 컵은 젖병과 닮았다. 그로미미의 스파우트는 일자 모양이 아니라 십자 모양이다. 아이의 빠는 힘에 따라 흡입량을 다르게 하기 위함이라고. 스파우트 컵이지만 안쪽에 빨대를 연결하면 빨대 빠는 연습도 할 수 있고 기울이지 않아도 물을 마실 수 있다. 무난한 매력으로 국민템 반열에 자리잡았다.
사실 스파우트컵은 아주 오래 쓰진 않는다. 빨대를 곧잘 빠는 아기들도 있으니 곧장 빨대부터 연습시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빨대컵은 세네살까지는 쓰게 되기 때문에 오래 쓸 생각을 하고 고르자.
▲ 릿첼 AQ 빨대컵 세트
연습용 빨대컵과 외출용 빨대컵이 세트로 구성된 상품이다. 연습용 빨대컵은 빨지 않아도 뚜껑 부분을 누르면 물이 나와 아기가 빨대에서 물이 나온다는 걸 인식해 직접 빨 수 있게 한다. 외출용 빨대컵은 뚜껑을 닫으면 빨대가 눌려 새지 않는 구조다. 뚜껑은 원터치 버튼으로 여는 방식이라 아기가 어느 정도 크면 혼자서 열고 닫을 수 있다.
▲ 써모스 푸고 진공단열 빨대컵
필자가 아기를 낳기 전부터 이 빨대컵은 알고 있었다. 모든 엄마들이 하나씩은 갖고 있는 써모스 푸고 빨대컵이다. 보통 '푸고컵'으로 통한다. 다른 제품들과 달리 보냉이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내부가 '스뎅(?)'이다. 제품 설명에는 18개월 이상부터 쓴다고 적혀 있는데, 다른 컵에 비해 무게가 좀 무겁기 때문에 자유롭게 다루는 건 24개월 정도는 되어야 수월하다. 하나 사두면 길게는 유치원 입학 전까지 꽤 오래 쓰게 될 것이다.
밥그릇 직전의 마지막 단계, 이유식 용기
본격적으로 이유식을 만들었다면 이제 용기에 소분해서 담아 보관하자. 보통 한번 만들 때 세네번 먹일 양을 만들어 냉장 보관한 다음 그때그때 데워서 먹이곤 한다. 이유식 용기도 젖병 만큼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소재도 다양하고 다 장단점이 있다. 국민템 반열에 오를 만큼 잘 팔리는 세 가지 제품을 골라봤다.
이유식 용기의 주요 구매포인트
1. 화학적으로 안전한 재질 :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안전한 재질이어야 한다
2. 가벼울 수록 좋다 : 유리는 청결함과 환경호르몬 문제에서는 으뜸이지만 무게가 무거워서 문제, 외출이 점점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무게가 가벼운 것이 좋다
3. 밀폐는 잘 되는지 : 밀폐가 잘 안 되면 외출시 가방 안이 엉망이 될 수 있다
▲ 세이지스푼풀 이유식 용기
몇해 전부터 핫하다. 세이지스푼풀의 이유식 용기는 유리 소재다. 젖병과 마찬가지로 가장 위생적이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재다. 열탕 소독, 소독기 소독 모두 문제 없고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아 세균 번식할 걱정도 없다. 뚜껑에도 고무패킹을 사용하지 않아 깔끔하다. 단점은 깨질 위험이 있다는 것과 무겁다는 것. 특히 외출할 때 들고 가려면 상당히 부담스럽다.
▲ 베베락 프리미엄 트라이탄 이유식 용기
그래서 엄마들이 유리용기 대신 가장 많이 선택하는 이유식 용기는 베베락이다. 기자도 첫째 이유식 때 이 용기를 사용했다. 요즘은 프리미엄 라인인 트라이탄 소재도 나오는 모양이다. 트라이탄 소재도 가격이 착한 편이다. 가볍고 내구성도 좋고 열탕소독까지 가능하다. 사이즈도 130ml에서 240ml까지 넉넉해서 나중에 아기 간식이나 과일 등을 담기에도 좋다.
▲ 메똔느 이유식 용기
요즘 새롭게 뜨는 브랜드가 메똔느다. 환경호르몬 걱정 없는 폴리프로필렌 소재다. 고무패킹 없이도 밀폐력이 좋아 샐 염려가 없다. 고무패킹이 있으면 세척하기도 번거롭고 그 사이에 음식물이 끼곤 한다. 또 밑이 좁아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냉장고에 쌓아놓을 때 불안하지 않다. 용량은 100ml에서 200ml까지 있다.
냠냠 꿀꺽, 스푼
이번엔 이유식을 먹일 스푼을 고를 차례다. 누가 그러더라. 제일 좋은 이유식 스푼은 배스킨라빈스 분홍색 스푼이라고. 공감한다. 그 착 감기는 그립감과 입속에 착 달라붙는 인체공학적인 유려함이란… 그렇지만 엄마 마음이 또 그렇지 않다. 아무 흠결 없는 새것을 사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유식을 시작할 때는 아기가 스푼을 잡을 일이 없으니 엄마아빠가 싹싹 긁어 먹일 수 있는 탄성이 좋은 스푼으로 고르자.
▲ 스푸니 이유식 스푼
처음 이유식을 먹이면 먹는 것보다 흘리는 게 더 많다. 아기의 입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작아서 크게 한 스푼 떠서 먹이면 반 이상은 입 밖으로 흘러내린다. 스푸니의 이유식 스푼은 초기 이유식용으로 적당하다. 아주 작은 스푼이라 아기에게 부담이 없다. 소재는 TPU 소재로 강도와 탄성이 뛰어나다. 뭉툭한 생김새라서 아이가 긁힐 위험이 없어서 좋다.
▲ 먼치킨 온도감지 이유식 스푼
젖병에도 온도감지 젖병이 있었는데 이유식 스푼도 온도감지 스푼이 있더라. 이유식을 잘 먹는 아기는 엄마가 이유식을 데워서 가져오자마자 밥 달라고 울기 시작한다. 급한 마음에 후후 불어 먹였다가 아기가 자지러지는 경험을... 기자가 그랬다. 이 스푼은 43도 이상의 음식이 닿으면 하얗게 변한다. 하얗게 변했을 때는 먹이지 말고 열심히 입김을 불자. 후욱 후욱.
▲ 릿첼 잼잼스푼
아기가 어느 정도 크면 자기가 숟가락을 쥐겠다고 떼를 쓴다. 아예 자기주도 이유식을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릿첼의 잼잼스푼은 손에 쥐었을 때 스푼 머리가 아기 쪽을 향해 있어서 음식물을 입속에 넣기 쉽다.
흘리는 게 반이니까 턱받이도 필수!
초기 이유식이 지나면 이유식 색이 오색찬란해진다. 단호박을 넣은 노란 이유식, 비타민을 넣은 초록 이유식. 먹이다 보면 아기 옷에 범벅되기 십상이다. 턱받이를 쓰면 그나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예쁜 것도 좋지만 세척하기 편한 것으로 고르자.
▲ 베이비뵨 턱받이
국민 '1타' 턱받이가 바로 이것이다. 이름이 베이비'본'이 아니고 베이비'뵨'이다. 검색할 때 주의하자. 끝 부분이 말려 있어 흘러내리는 음식물을 척척 받아내는 턱받이다. 부드러운 PP와 TPE 소재로 만들어 편안하게 멜 수 있다고. 무엇보다 좋은 건 흐르는 물에 씻어내면 세척이 끝난다는 것. 단점은 조금 무겁고 거추장스러워 불편해하는 아기들도 있다. 그럴땐 아래 제품을 고르자.
▲ 범킨스 방수 긴팔턱받이
아무리 턱받이가 있다 한들 어딘가에는 묻기 마련인데 이런 턱받이라면 걱정 없다. 소매까지 있어 옷처럼 입히는 방식의 턱받이다. 좀 귀찮긴 해도 빨래는 줄어들겠다. 방수 소재라 세척하기도 편하고 금방 마른다. 밑에는 흐르는 음식물을 받아낼 수 있도록 주머니가 달려 있는 것도 세심하다. 나중에 촉감 놀이나 물감 놀이할 때 사용해도 좋을 듯. 다만 주머니 안쪽을 씻은 뒤 잘 말려야 한다. 덜 씻은 상태에서 수분이 계속 남아 있으면 주머니 안쪽에 세균이 번식할 수도 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살펴봤다. 준비할 것이 너무 많다고? 모르는 소리다. 이유식을 만들려면 아직도 필요한 것이 산더미다. 그래도 두려워 말자. 아기새처럼 입을 벌려 이유식을 오물오물 받아먹는 아기를 보고 있으면 한여름에도 불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이유식을 만들게 될 테니까.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염아영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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