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작, 편집 시장이 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상 편집용 PC 하드웨어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촬영용 카메라와 기타 주변 장비 못지 않게 이들 영상을 빠르게 편집하거나 실시간 송출을 지원하는 고성능 PC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영상 편집용 본체 사양은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편집용 본체 견적을 묻는 질문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것이 그 증거다. 힌트를 주자면 영상 편집 본체 견적을 정하기 전에, 영상 편집용 프로그램의 종류를 먼저 정하면 견적을 좀 더 수월하게 짤 수 있다. 프로그램마다 각각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사용하고자 하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정하면, 본체 사양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게 된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방송국에서 핫한 프로그램 '에디우스'에 대해 알아보자.

이보시오. 거 에디우스(Edius)가 무엇이오?

사실, 필자도 몰랐다. 이런 소프트웨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최근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편집 소프트웨어로 알려지고 있다. 유명한 소프트웨어(프리미어, 베가스, 파이널 컷 등)에 비하면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꾸준히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과 기능을 채워나가는 중이다. 무엇보다 빠른 속도와 멀티캠 편집의 편리함으로 인해 방송국에서 (특히 매우 많은 수의 캠을 사용하는 예능에서) 사용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단다.

기능을 확인해 보니 인기를 끌만 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GPU 가속을 통한 쾌적한 편집 지원이다. 7.0부터는 OpenCL을 지원, H.264 포맷 편집을 실시간 수준으로 지원할 정도라고. 에디우스 8 버전에서는 시스템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프록시 해상도로 미리 볼 수 있는 초고속 출력을 지원한다. 소프트웨어를 구할 여유가 있다면 편집이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 요구 사양은 생각보다 낮다. 물론 최소 수준의 사양이긴 하겠지만, SSE3 명령어를 지원하는 코어2 혹은 코어 i 시리즈 프로세서면 충분하다. 메모리도 기본 2GB, 4K 이상 편집 시에 8GB를 권장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 요구 사양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용량을 더 증설하면 좋겠으나 개발사가 제안하는 용량이 적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비디오 메모리 용량도 2GB 정도를 제안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최근 출시하는 그래픽카드 대부분 비디오 메모리 용량이 4GB 이상이므로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위 요구 사양만 놓고 보면, 거의 최저가 본체로 구성해도 에디우스를 쾌적하게 실행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상의 원본 소스가 4K 해상도라면? 또는 여러 대의 캠에서 촬영한 소스를 실시간으로 편집한다면? 이런 상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도 커버할 수 있는 사양까지 준비해봤다. 에디우스의 경우, 에디우스 외에도 프리미어나 애프터이펙트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감안했다. 

헝그리 정신으로 가즈아! – 70만 원대 인텔 시스템

▲ 부품 약 76만 원 (케이스 및 키보드, 마우스 등 주변기기 제외, 2019년 11월 기준)

자, 이제 시작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소프트웨어지만 방송국에서 많이 쓴다니까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실무경험을 쌓는다는 명분(?)으로 말이다. 일단, 이 시스템은 본격적인 사양 구성이라기 보다는 일반인이 간단히 H.264 코덱 기반의 영상을 컷편집한다는 가정 하에서 구성했다. 그래픽카드도 없다. 오로지 인텔 내장 그래픽의 ‘퀵싱크’ 기술 하나 믿고 달린다고 보면 된다.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 i5-9600K를 선택했다. 6개의 코어가 제공되고 기본 3.7GHz, 최대 4.6GHz까지 상승하며 유연하게 작동한다. 상대적으로 하위 라인업 대비 작동 속도가 우위에 있기 때문에 조금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조금 더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코어 i7-9700K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격이 많이 오른다. 일단 여기에서는 가격의 매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므로 코어 i5-9600K로 결정했다.

이 프로세서는 K라는 이름이 있다. 곧 ‘오버클럭’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단, 이 때는 Z390 칩셋 메인보드를 선택해야 되기에 가격적 부담이 있다. 기본 상태에서의 탄탄한 성능을 경험하자면 더 저렴한 B365 칩셋 메인보드를 선택하자. 그래픽카드만 없다면 가격이 화끈하게 내려가기 때문에 비교적 투자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헝그리하게 달리고 싶다면 이 정도 사양이 적합하다.

편집의 길로 제대로 들어서자 – 210만 원대 인텔 시스템

▲ 부품 약 184만 원 (케이스 및 키보드, 마우스 등 주변기기 제외, 2019년 11월 기준)

4K 고해상 영상을 편집하거나 여러 대의 캠에서 촬영한 소스를 동시에 편집해야 한다면 자연스레 고성능 PC 시스템이 필요해진다.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무조건 좋은 물건(?)을 써야 된다.

그렇다면 좋은 물건은 무엇인가! 일단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 i9-9900K. 인텔 데스크톱 프로세서 중 최고 사양(X-시리즈 빼고)을 자랑한다. 기본 3.6GHz, 최대 5GHz에 달하는 작동 속도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8개 코어와 스레드 처리 능력을 더해주는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의 힘으로 충분히 원하는 작업 효율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가격은 높지만 자원에 대한 여유가 생기므로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

추가로 K라는 이름이 붙은 프로세서는 오버클럭이 가능하다. 잠재력을 화끈하게 끌어 올리기 위해 메인보드는 Z390 칩셋 기반의 제품을 선택하자. 고급 칩셋 메인보드는 다양한 확장 단자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영상 촬영에 필요한 여러 확장 장치를 연결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660 SUPER를 선택했다. 화끈하게 지포스 RTX 2080 이런 것을 선택해도 좋겠지만 우선 참고 가격적 요소를 고려하자. 쿠다 코어가 영상 변환에 힘을 불어 넣을 것이다. 성능을 더 올리고 싶다면 RTX 2070급 이상 제품에 투자하자.

험난한 영상 편집의 길, 서두르지 마요 – 80만 원대 AMD 시스템

▲ 부품 약 84만 원 (케이스 및 키보드, 마우스 등 주변기기 제외, 2019년 11월 기준)

인텔을 한 번 훑었으니 이제 AMD로 시선을 옮겨보자. 프로세서는 가성비 원탑이라 해도 아쉽지 않은 라이젠5 3600이다. 

6코어에 동시 멀티스레딩(Simultaneous MultiThreading – SMT) 기술로 총 12스레드를 제공한다. 스레드 수가 많으면 다중 작업 환경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3세대 라이젠이 단순 스레드 수만 늘린 것은 아니다. 젠2 마이크로 아키텍처와 7nm 미세공정을 중심으로 성능을 높였다. 속도는 3.6~4.2GHz 사이에서 유연하게 움직인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라이젠 프로세서는 성능 향상을 위한 제한이 없는 ‘언락(Unlocked)’이다 보니까 성능 향상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메인보드 내에서 설정만 거치면 더 강력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추가로 메모리 속도에 신경을 쓴다면 체감 성능이 개선된다. 여기에서 더 나은 처리 속도를 고려한다면 한 등급 높은 프로세서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라이젠 7 3700(3700X) 정도가 바람직하다.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650을 선택했다.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내장 그래픽이 제공되지 않아 별도 외장 그래픽카드를 장착해야 된다. 이 그래픽카드는 896개 쿠다 코어를 바탕으로 3D 가속 및 영상 처리에 도움을 준다. 추가로 게이밍을 겸하고 싶다면 지포스 GTX 1660 SUPER 혹은 RTX 2070 급 이상 그래픽카드가 적절해 보인다.

FHD 묻고 4K로 가! – 210만 원대 AMD 시스템

▲ 부품 약 212만 원 (케이스 및 키보드, 마우스 등 주변기기 제외, 2019년 11월 기준)

AMD 시스템에서는 무엇을 선택해야 최고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는 과감히 라이젠9 3900X가 아닐까 싶다. 12코어에 스레드 처리를 추가 지원하는 SMT 덕에 무려 24개에 달하는 스레드 처리가 가능하다. 많은 명령어를 동시에 처리 가능하니 영상 처리도 자신 있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3950X가 등장하면 그것으로 넘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라이젠9 3900X는 기본 3.8GHz, 최대 4.6GHz까지 작동한다. 속도도 높은 편이지만 다수의 코어와 스레드 구성이 더 매력적이다. 여기에 라이젠 프로세서는 어떤 메인보드에서든 오버클럭이 가능하기 때문에 잠재력을 더 끌어낼 수 있다. 이에 메인보드도 가급적 X570 칩셋 기반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에이수스 프로 WS (워크스테이션) X570-ACE 메인보드는 최대 128GB의 메모리 용량, PCIe 4.0 지원하여 데스크탑 CPU를 사용하는 워크스테이션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다. 많은 코어 수가 무기인 라이젠9와 딱 맞는 콘셉트라고 할 수 있다. 썬더볼트 단자가 없는 것은 아쉬우나 전반적으로 고급 메인보드의 위엄을 뽐내는 제품이다.

선택한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1660 SUPER. 중급 게이밍 그래픽카드로 RTX 기능은 없지만 그래픽카드 가속 기능을 지원하는 정도는 문제 없다. 만약 엔비디아 스튜디오 드라이버를 이용한 3D 효과, 애니메이션 등을 노린다면 2070 SUPER 정도를 추천한다. 

영상 편집용 PC 스펙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경우에는 아래 영상을 참고해보자.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강형석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