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는 전작 FSX 이후 무려 14년 만에 등장한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아소보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이번 작품은 전세계 3만 7,000개의 공항, 2백만 개의 도시, 15억 개의 건물, 실제 산, 도로, 나무, 강, 동물, 교통 등이 마치 실사처럼 세밀하게 표현되어 출시 전부터 큰 이슈가 됐다.

▲ 승객모드로 창밖 구경만 해도 본전은 뽑는다는 바로 그 게임. 영상을 꼭 보자

게이머는 경비행기부터 상업용 제트기까지 다양한 항공기를 직접 조종하며 파일럿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정확한 풍속 및 방향, 온도, 습도, 비 및 빛을 포함한 실시간 날씨 속에서 밤낮으로 비행할 수 있다. 물론 비행기 조작에 큰 관심 없는 일반적인 게이머들을 위해 이지모드도 마련했다. 이지모드에서는 실제처럼 골치아프게 비행기를 조작할 필요 없이 간단히 이륙/착륙할 수 있다.

▲ 외부 세계뿐만 아니라 비행기 내부도 이정도로 디테일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렇기에 요구 사양이 아주 높다. 특히 FHD에서도 풀옵션 60FPS는 상당한 고사양을 요구한다. 4K UHD 해상도에서는 사실 아무리 좋은 PC라도 현세대 부품으로 풀옵션은 힘들 정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빠르게 움직이는 게임이 아니다보니 30FPS로도 충분히 자연스러운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

코로나19로 해외여행도 못 가는 이 시기에 전세계 곳곳을 누비며 대리만족할 수 있는 이 게임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 PC 견적을 제시한다. 단, 풀옵션은 아니고 FHD와 4K 각각의 해상도에서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 즉, 처음부터 옵션 타협을 상정해 둔 상태다. 하지만 가격 대비 게임 만족도는 아주 높다. 

최소 사양·권장 사양·이상적인 사양 알아보기

위 표는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의 최소 사양·권장 사양·이상적인 사양이다. 최소 사양만 놓고 보면 4코어 4스레드 CPU에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RX 570 정도다. 별로 높은 사양은 아니다. 다만 최소사양으로는 그래픽 퀄리티를 거의 다 내려야 하기 때문에 실사 같은 그래픽이 장점인 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권장 사양은 라이젠 5 1500X(4코어 8스레드), 인텔 코어 i5-8400(6코어 6스레드)이며 램 16GB, 라데온 RX 590, 지포스 GTX 970이다. GTX 970이면 GTX 1060, GTX 1650 정도와 비슷한 셈이다. 

▲ 스팀에서도 사양을 확인할 수 있다. 권장 사양까지만 표기된다

즉 6코어 6스레드인 코어 i5-8400를 필두로 16GB RAM, GTX 1060 정도를 권장 사양이라 볼 수 있는데, 이 정도면 FHD 해상도에 중간 옵션으로 30~60프레임 사이에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참고로 해당 구성은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시절 게이밍 PC의 기본 구성이었다. 

그러나 이상적인 사양으로 올라가면 기존 권장 사양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선 메모리가 32GB로 올라간다. GPU는 지포스 RTX 2080 이상이 권장된다. 충격적인 건 이 상태에서도 4K UHD로 변경한다면 풀옵션에서 프레임을 뽑는 것이 어렵다. 주요 IT 매체들의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4K UHD 해상도는 지포스 RTX 2080 Ti도 상황에 따라 40프레임을 겨우 유지해낸다. 또한 지포스 RTX 2080 Ti가 때로는 FHD 해상도에 풀옵션 60프레임 유지도 못할 때가 있다.

CPU는 AMD 라이젠 3 2700X, 인텔 코어 i7-9800X다. 둘 다 8코어 16스레드 CPU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이 멀티 스레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코어도, 스레드도 많은 CPU를 선택하면 좋다. 추가로 클럭도 높은 고성능 CPU를 선택해야 프레임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 현재는 인텔 CPU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프레임을 보여준다.

해상도, 옵션별 추천 견적

1) FHD 해상도 보통~높음 60프레임 가성비 견적

FHD 해상도 중간~높음 사이의 옵션에 평균 60프레임을 염두에 둔 견적이다. 공식 권장 사양보다 소폭 상향된 견적으로 현세대 기준으로 만든 권장 사양이라 볼 수 있다. 6코어 12스레드 CPU인 코어 i5-10400으로 CPU 성능을 채우고, 라데온 RX 590보다 성능에서 월등한 라데온 RX 5600 XT로 업그레이드했다. 그러면서도 95만 원 이하로 게이밍 PC 구매를 앞둔 소비자들에게 무난히 다가갈 수 있는 금액을 맞췄다.

▲ 코어 i5-10400은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였다면 코어 i7 급이다

RAM은 TeamGroup T-Force DDR4-3200 CL16 Delta RGB 화이트 패키지 서린이 선택됐다. 최소 프레임 방어에는 고클럭 메모리의 역할이 꽤 중요한데, 3200MHz에 CL16의 스펙으로 준수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SSD는 Western Digital WD BLUE SN550 M.2 NVMe (500GB)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계속 불러와야 하는 이 게임의 특성상 NVMe SSD가 좋은 선택이며, 가성비를 고려해 선택된 것이 WD BLUE SN550이다. 저렴한 디램리스 제품 중에서는 성능이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한다.

그래픽카드인 ASUS DUAL 라데온 RX 5600 XT T6G EVO D6 6GB 대원CTS는 게이밍 모드 코어 클럭 1615MHz, 부스트 클럭 1750MHz로 동작한다. OC 모드 적용 시 코어 클럭 1660MHz, 부스트 클럭 1770MHz로 동작한다. 성능만 놓고 보면 라데온 RX 5500보다는 라데온 RX 5700에 근접한다. 경쟁사 GPU와 비교하면 지포스 RTX 2060보다 상황에 따라 조금 더 낫다. 

파워서플라이는 정격 600W인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600W +12V Single Rail 85+다. 딱히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로 아주 유명한 파워서플라이며 수없이 많은 시스템에서 안정성을 입증받았다. 

케이스는 ABKO NCORE 베놈 식스LED 강화유리 (블랙)으로 쿨링팬이 6개 장착된 시스템이다. 전면 3개, 상단 2개, 후면 1개에 120mm 루나르 레인보우 팬이 적용돼 화려하다. 그러면서 전면 메쉬 구조라 통풍도 잘 된다. 시스템의 내부 열기도 빠른 속도로 밖으로 내보낸다.

2) 4K 해상도 높음 옵션 40~60프레임 최적 견적

역시 4K는 4K다. 견적의 가격대가 확 올라갔다. 4K UHD 해상도 높음 옵션 수준에서 적당히 타협하여 평균 40~60 프레임을 노리는 견적이다. 앞서 언급된 이상적인 사양을 현 세대 CPU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코어 i7-10700K는 이상적인 사양에 언급된 CPU와 같은 8코어 16스레드다. 단 코어 i7-10700K는 성능만 놓고 보면 코어 i9-9900K보다 클럭이 0.2GHz 모자란 정도다. 즉 전세대 최강의 게이밍 CPU에 근접하는 성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그래픽카드는 이상적인 사양보다 조금 더 뛰어난 RTX 2080 SUPER다. 어차피 훨씬 더 비싼 RTX 2080 Ti로도 4K 풀옵션은 어렵다. RTX 2080 SUPER를 사용하며 적당히 옵션 타협을 하다가 머지 않아 나올 RTX 3000 시리즈로 변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메인보드는 GIGABYTE Z490 AORUS ELITE 제이씨현으로 가격 대비 뛰어난 전원부를 지녔다. 디지털 PWM 컨트롤러와 DrMOS 모스펫을 포함한 12+1페이즈다. PWM 더블러를 탑재하지 않은 다이렉트 12+1페이즈 DrMOS 방식으로 각 전원부는 CPU와 직접 연결돼 총 600A의 전원을 공급한다.

RAM은 ADATA XPG DDR4-3200 CL16 SPECTRIX D60G RGB 패키지가 선택됐다. 3200MHz에 CL16이라 최소 프레임 방어에 적합하다. 

SSD는 Western Digital WD BLACK SN750 M.2 NVMe 500GB이다. 앞서 언급된 Western Digital WD BLUE SN550 M.2 NVMe (500GB)의 상위 모델이다. WD 자체 컨트롤러와 512MB DDR4 디램이 탑재돼 용량이 차오를 때도 속도 저하 현상이 없다. 게임 로딩 속도도 아주 빠르다. 

파워서플라이는 정격 850W인 시소닉 FOCUS GOLD GM-850 Modular다. 고성능 시스템을 운용할 때는 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해당 파워 서플라이는 20%, 50%, 100% 로드율 구간에서 각각 87%, 90%, 87% 이상의 전력효율을 보장한다. 또 세미모듈러 형식으로 선정리도 편리하다.

케이스는 darkFlash DLX21 RGB MESH 강화유리로 쿨링팬이 4개 장착된 시스템이다. 전면 로우폴리 디자인 패턴 메쉬가 적용됐고, 140mm RGB 팬이라 쿨링 효과가 뛰어나다. 중요한 것은 전면, 상단에 360mm 수랭 쿨러를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랭 쿨러는 에너맥스 LIQMAX III ARGB 360이다. 열전도율이 높고 쿨링팬 풍압도 높아 고성능 CPU와 함께 운용하기에 적합하다. 코어 i7-10700K의 전력 제한을 해제한 뒤 오버클럭 후 사용하기에도 적합한 성능이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은 전염병으로 모두가 집 밖을 못 나가는 요즘, 지구인들에게 주어진 선물과도 같은 게임이다. 평소 궁금했던 장소나 가고싶었던 나라, 도시가 있다면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을 이용해 가보자. 핵사양만 이겨낼 수 있다면 해외여행에 버금가는 비주얼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위에서 소개한 견적들은 어디까지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에 맞춰진 견적이기 때문에, 다른 용도로는 가성비가 안 맞을 수도 있다. 만약 자신에게 더 필요한 부분이나 혹은 과한 부분이 있다면 더하거나 빼서 맞춤 사양을 찾아가자. 

기획 편집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김도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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