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로봇을 가지고 놀던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일까? 건담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지 않더라도 ‘건프라’에는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산 작은 조립 로봇을 하루 종일 가지고 놀곤 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혼자서도 충분히 큼직한 건프라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콕 박혀 있는 게 일상이 된 요즘. 새로운 취미로 건프라를 조립해보는 건 어떨까? 입문부터 최상의 난이도까지, 조립 난이도별 건프라를 소개한다.
건프라는 '건담 프라모델'의 줄임말이며, 등급의 기준은 조립 난이도입니다. 건프라 외 '카카오 프렌즈'같은 콜라보 제품도 건프라 등급에 포함시켰습니다.
EG
[Entry Grade]
EG는 엔트리 그레이드라는 이름처럼 입문용 프라모델을 의미한다. 부품 수가 적고 니퍼와 같은 별도의 공구 없이 손을 이용해서 부품을 떼고 조립할 수 있다. 따라서 프라모델을 처음 경험해보는 사람들도 쉽게 조립할 수 있으며,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아이들과 조립할 때는 작은 부품을 삼키지 않도록 주의하자).
▲ 엔트리 그레이드 도라에몽, 갓 초사이언 손오공
구성이 단순한 만큼 로봇보다는 도라에몽, 손오공, 베지터, 가면라이더, 울트라맨 등 캐릭터나 인물을 모델로 한다. 가격도 7,000~10,000원대로 저렴하다.
SD
[Super Deformation / Non scale]
SD 역시 크기가 10cm 미만으로 작고 난이도가 높지 않은 초보자용 프라모델이다. EG 만큼은 아니지만 부품 수가 적고 저렴해서 ‘로봇’을 조립해보고 싶은 입문자들에게 추천한다. SD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몸에 비해 머리가 큰 2등신이라는 점인데, 조립하고 보면 상당히 귀엽다. 부품 수는 약 50~70개.
▲ 삼국창걸전 삼국창걸전 여포 시난주&적토마, 유비 유니콘 건담
SD 건담 중에서는 기존 SD건담에 비해 가동이 향상돼 다양한 포징이 가능한 EX 스탠다드 시리즈와 뛰어난 색 분할을 보여주는 삼국창걸전 시리즈가 인기다.
▲ 포켓몬 프라모 콜렉션 이브이, 카카오 라이언 시리즈
건담 외에도 포켓몬스터, 카카오 프렌즈 등 인기 캐릭터들이 프라모델로 출시돼 있으며, 조립하면 꼬리나 팔 다리 등을 움직일 수 있어 더욱 귀엽다.
HG
[High Grade / 1:144 scale]
여기서부터는 실제 로봇과 비율이 맞는 프라모델이다. 먼저 가장 대중적인 HG는 1/144 스케일로, EG, SD보다는 부품 수가 많고 난이도가 높지만 뒤에 설명할 다른 등급들에 비해서는 부품 수가 적고 구성이 심플하다. 건프라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고자 할 때 추천하는 등급.
▲ HG(좌)와 SD(우) 사이즈 비교
손으로도 충분히 조립이 가능했던 EG, SD와 달리 부품을 깔끔하게 떼는 니퍼와 핀셋, 사포 등의 도구를 사용한다. 가장 기본적인 등급인 만큼 라인업이 다양하며, 조립을 완성했을 때 크기가 약 13~15cm로 수집하기에도 좋다. 부품 수는 약 150~230개로 조립은 보통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 HG 마징가 Z(인피니티 Ver.)
2018년 공개된 극장판 마징가Z 인피니티에 등장한 마징가Z를 1/144 스케일로 재현했다. 신규 조형을 통해 극중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을 그대로 옮겨왔으며, KPS 관절과 풍부한 옵션 부품을 탑재해 극중의 액션 장면도 구현 가능하다.
▲ HG 건담(BEYOND GLOBAL)
2020년 6월, 기동전사 건담 건프라 4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RX-78-2 건담이다. 새로운 기술과 다양하게 탑재된 기믹을 통해 기존 HG에 비해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관절이 더욱 섬세하게 움직인다.
▲ HGCE 인피니트 저스티스 건담
HGCE 라인업으로 새롭게 발매된 인피니트 저스티스 건담이다. 무려 15년 만에 최신 HG 포맷으로 출시돼, 관절과 색 분할 등이 크게 향상되었다.
MEGA SIZE
메가 사이즈는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빅 사이즈로 제작된 프라모델이다. 1/48 스케일에 달하는 커다란 크기가 특징인데, 각 부품이 커서 구조가 심플하고 부품 수도 약 220개 정도로 HG와 비슷해 조립은 크게 어렵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대형 사이즈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며, 조립은 보통 2~4시간이 소요된다.
▲ 메가사이즈 건담
기동전사 건담 건프라 30주년을 기념해서 출시된 메가사이즈 RX-78-2 퍼스트 건담이다. 모두 조립했을 때 크기는 375mm로, 존재감이 엄청나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나 가동성보다는, 완성해서 세워 뒀을 때 빛을 발하는 모델.
RG
[Real Grade / 1:144 scale]
RG는 HG와 같은 1/144 스케일의 건프라다. 같은 크기임에도 등급이 구분된 이유는, 더욱 풍부하고 섬세한 부품을 통해 마치 실물(Real)인 것처럼 정교한 프라모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 수는 약 300개로 HG의 두 배 정도이며, 그만큼 조립 난이도도 비교적 높다. 대략적인 조립 소요 시간은 약 4~6시간.
▲ RG 뉴 건담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에 등장하는 아무로 레이의 최종 탑승기다. 리얼리티에 신경을 쓴 만큼 정밀한 파츠 구성을 통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했으며 가동성이 무척 유연하다. 실기 고증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기믹을 탑재하고 해치가 오픈되거나 멀티 링크 기믹을 통해 장갑이 슬라이딩 되는 등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 RG 유니콘 건담
기동전사 건담 UC 반데시네판에 등장하는 유니콘 건담을 1/144 스케일의 RG로 구현했다. 정교한 부품과 기술력을 통해 작은 사이즈의 한계를 극복한 변신 로봇으로, 유니콘 모드와 디스트로이 모드로 변형이 가능하다. 유니콘 건담은 MG로도 출시되었는데, MG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움직임이 훨씬 유연하고 자유롭다. 조립하는 재미와 움직이는 재미, 변신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모델. 난이도는 다소 높은 편이다.
MG
[Master Grade / 1:100 scale]
1/100 스케일의 건프라. HG에 비해 스케일이 크고 내부 메카닉이 정교하며 기체 색상도 잘 구현돼 있어 인기가 높은 등급이다. 조립했을 때 크기는 15~25cm 전후로 가동이 자연스러우면서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몸체를 움직이거나 전시용으로 세워 두기에도 적당하다. 부품 수는 약 400개, 조립하는 데는 5~8시간 정도 소요된다.
▲ MG 사자비 Ver.Ka
MG 사자비 Ver.Ka는 샤아의 마지막 탑승기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무척 인기 있는 로봇 사자비를 디자이너 디자이너 카토키 하지메 버전(Ver.Ka)으로 출시한 것이다. 사자비 사자비 특유의 볼륨감이 그대로 재현돼 있으며, 붉은색 장갑 곳곳이 오픈되는 화려한 비주얼과 안정적인 구동성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MG 건담 발바토스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의 주역기, 건담 발바토스 4형태를 1/100 스케일로 구현한 MG 건담 발바토스로 2019년 12월 출시되었다. 외장 및 내부 프레임이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져 완성도가 높은 편이며, 16개의 실린더 기믹이 몸체 각 부위에 탑재돼 실제로 기계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