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인터넷 공유기의 세대교체 시기를 맞았다. 기존의 와이파이5(802.11ac) 규격 공유기보다 향상된 데이터 전송속도 및 반응속도를 갖추고, 더 많은 사용자들에 동시 접속하더라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와이파이6(802.11ax) 기술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와이파이5 규격의 단말기(스마트폰, 노트북 등)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요 근래 출시되는 신형 제품 중에는 와이파이6 지원 제품이 많다. 이를테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이나 S20, S21, 애플의 아이폰11이나 12 등이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스마트폰이다.

와이파이6 단말기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공유기 역시 와이파이6를 지원해야 한다. 이와 관련, 전문가용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업체인 넷기어(Netgear)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넷기어는 특히 와이파이6 공유기를 여럿 출시했다. RAX20과 RAX40, 그리고 RAX50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점은 같지만 성능 및 부가기능이 조금씩 다른 이 제품들의 면모를 살펴보자.

속도 및 동시 접속 능력 향상된 와이파이6 기술

넷기어 RAX,20, RAX40, RAX50의 공통된 특징은 역시 와이파이6 지원이다. 와이파이6는 최대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이 향상되어 더 빠른 무선 속도를 낸다. 와이파이6(1024QAM)는 와이파이5(256QAM)보다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더 많은 사용자가 동시 접속하더라도 속도저하를 최소화하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도 지원한다. 이는 한 번에 하나씩 데이터를 직렬 처리하는 와이파이5와 구분되는 와이파이6만의 특징으로, 한 번에 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병렬 처리한다. PC나 스마트폰 외에 TV나 에어컨, 냉장고나 세탁기 등의 기기까지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추게 되는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기능이다.

와이파이 최대 접속 가능 속도에 차이 있어

최대 전송속도는 낮지만 장애물에 강하고 접속범위가 넓은 2.4GHz 대역 와이파이, 그리고 상대적으로 접속범위가 좁지만 최대 전송속도가 높은 5GHz 대역 와이파이를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밴드 사양이라는 점도 같다. 다만 지원하는 최대 접속 속도는 제품마다 다르다.

RAX20의 경우, 2.4GHz에서 최대 600Mbps, 5GHz에서 최대 1200Mbps 접속속도를 지원하는 AX1800(600+1200)급 사양인 반면, RAX40은 AX3000(600+2400)급, 그리고 RAX50은 AX5400(600+4800)급 사양이다. 2.4GHz 접속만 지원하는 구형 단말기를 주로 이용한다면 셋 중 어떤 공유기를 이용하더라도 성능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신형 단말기 사용자라면 확실한 성능 차이를 느끼게 될 것이다.

2.4+5GHz 효과의 스마트 커넥트 기능 지원 여부 차이

참고로 무선 접속 관련 부가기능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듀얼밴드 공유기는 각각 2.4GHz와 5GHz 와이파이에 해당하는 2개의 SSID(와이파이 접속목록)를 생성한다. 때문에 상당수 사용자들은 공유기 근처에선 최대 속도가 높은 5GHz,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커버리지가 넓은 2.4GHz 와이파이로 전환해가며 이용하곤 했다. 하지만 RAX20과 RAX50은 2.4GHz 와이파이와 5GHz 와이파이의 SSID를 하나로 합친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 기능을 지원한다. 현재 접속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2.4GHz와 5GHz가 전환되므로 편리하다. 다만 RAX40은 스마트 커넥트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와이파이 커버리지 및 동시 접속 가능 수에 따른 구분

안테나의 구성에도 차이가 있다. RAX20과 RAX40은 2개, RAX50은 4개의 안테나가 달려있다. 내부적으로 2x2(Tx/Rx) 구성의 안테나를 갖춘 RAX20과 RAX40에 비해 4x4 구성 안테나를 갖춘 RAX50은 좀더 빠른 최대 전송 속도 외에 더 넓은 접속범위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무선 사양의 차이 때문에 제조사에선 RAX20은 최대 30평 정도의 공간에서 단말기 20~50대의 동시 접속, RAX40은 최대 40평 정도의 공간에서 20~60대 동시 접속, 그리고 RAX50은 최대 50평의 공간에서 25~75대의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선 사양, 전용 모바일 앱 지원은 동일

유선 관련 사양은 세 제품 모두 같다. 외부 인터넷 연결용 WAN 포트 1개와 단말기 연결용 LAN 포트 4개를 갖췄으며 모든 포트가 기가비트(1Gbps) 사양이라 기가인터넷 환경에 적합하다. 그리고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와 같은 저장장치를 연결, 이를 파일 저장용 네트워크 서버처럼 이용할 수 있는 USB(3.0) 포트도 공통적으로 1개씩 갖췄다.

PC를 이용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공유기 내부 설정 변경이나 상태 모니터링, 초기 설치 등을 할 수 있는 전용 모바일 앱 ‘나이트호크(Nighthawk)’를 지원한다는 점도 세 제품 공통이다. 제품을 넷기어 계정에 등록하면 공유기에 직접 접속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나이트호크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용환경에 따른 제품 선택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넷기어의 와이파이6 공유기 3종(RAX20, RAX40, RAX50)은 상당부분 공통점을 가지면서 무선 사양에 차이를 두어 소비자들이 자신의 환경에 적합한 선택을 하도록 했다.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RAX20으로 충분하겠지만 사무실이나 매장, 혹은 향후 등장할 최신 단말기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RAX40이나 RAX50의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특히 RAX40의 경우는 스마트 커넥트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무선 성능 자체는 제품 판매가 대비 우수한 편에 속한다. 2021년 2월 온라인 최저가 기준, 넷기어 RAX20은 17만 9,000원, RAX40은 20만 9,000원, RAX50은 32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