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간혹 시험에 들게 하는 제품들이 있다. 장바구니에 넣긴 쉽지만 막상 결제하려니 ‘햄릿증후군’이 발동되는 상품들 말이다. 필자에겐 라벨프린터가 그랬다. 라벨 프린터는 라벨 크기 전용지에 이름, 날짜 등을 인쇄하거나 바코드, QR코드 같은 정보를 출력할 수 있는 기기다. 과거에는 영수증이나 택배 송장 출력 같은 산업용 제품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물건을 분류하는 등 정리에 사용하기 위해 쓰이는 가정용 제품이 인기다. 

필자는 이 가정용 라벨 프린터를 두고 ‘사느냐, 마느냐’ 2주를 고민했다. 라벨 프린터는 1) 없어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고 2) 대체 가능한 아날로그식 수단이 많고 3) 가격대가 5~10만 원 정도라서 쿨구매하기에는 약간 주저되지만 4) 막상 들여놓으면 일상에 즐거움이 생긴다는 특징이 있다. 

필자는 다수의 단점보다 단수의 장점에 패를 던졌고 덕분에 온 집안을 라벨로 뒤덮어 ‘혹시 치매를 대비하는 거냐?’는 걱정 어린 소리까지 들었다. 그만큼 라벨프린터가 선사하는 편리함과 즐거움은 컸다.  그리고 여기 필자처럼 라벨프린터의 매력에 빠진 리뷰어 5인이 있다. 이들의 생생한 사용기를 통해 라벨 라이프를 시작해보자.

잘~ 나가는 라벨 프린터 5종 라인업

▲ (시계방향) Epson PRIFIA OK730 / Brother PT-P300BT / PT-D600 / 네모닉 라벨프린터 / Epson LW-K200PK

비싼 값을 한다! Epson PRIFIA OK730 

특징: 거치&휴대 가능, 열전사 방식, 자체 편집 및 PC 편집 가능, 텍스트&바코드&QR코드 출력,  자동&코너컷팅 지원, Mac 사용 가능

리뷰어: 타악치료사

Q. Epson PRIFIA OK730은 어떤 제품인가?

투박한 외형에 15만 원대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만큼 폭넓은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한글, 영어, 일어, 한자, 특수 기호를 지원하며 180dpi 해상도와 15mm/s 인쇄속도, 100종류 이상 라벨 폼 디자인이 가능해 사무용으로 쓰기 적합하다.

본체에 키보드와 인쇄 미리보기가 가능한 LCD가 장착돼 있어 자체 편집이 가능하나 PC와 연결해서 사용하면 인쇄 행수 제약이 없고, 출력폰트도 더욱 다양해지는 등 사용 범위가 넓어진다.

라벨지는 최소 4mm부터 최대 24mm까지 사용할 수 있어 사무용품, 생활용품 등에 다채롭게 적용 가능하며 이름은 물론 바코드와 QR코드까지 출력 가능해 산업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여러모로 팔방미인인 제품이다.

Q.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기기 자체에서 다양한 편집을 지원하는 점이 좋았다. 글꼴 설정은 물론 가로/세로쓰기와 여백 조절이 가능해 원하는 대로 편집해 출력할 수 있었으며, LCD 화면도 커서 실제 출력물과 유사한 미리보기 확인이 가능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뿐만 아니라 연속 출력과 용지 모서리를 둥글게 잘라주는 코너컷팅이 가능한 점도 사용 편의성을 높여주었다.

당신의 구매를 도와줄 리뷰어 한마디!

"다른 제품들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기능이 많기에 투자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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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쉽게 쓴다! Brother PT-P300BT

특징: 거치&휴대 가능, 열전사 방식, 자체 편집 불가, 스마트폰 연동 편집 가능(안드로이드, iOS), 자동컷팅 불가, 해외직구, 어댑터 별도 구매

리뷰어: 꿈꾸는여행자

Q. Brother PT-P300BT은 어떤 제품인가?

가로세로 115mm, 높이 61mm, 무게 380g의 굉장히 컴팩트한 제품이다. 작은 크기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제품 자체만으로 편집은 불가하며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야만 편집이 가능한 스마트폰 연결 전용 라벨 라이터다.

가정용으로 출시된 데다 해외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지만, 한글 인쇄 지원, 180dpi 해상도와 20mm/s 출력 속도 보장, 다양한 라벨 템플릿 디자인이 가능해 PC 편집 못지않은 전문적인 인쇄를 할 수 있다.

라벨지는 고품질 라벨테이프인 TZe 테이프를 사용하며 3.5mm, 6mm, 9mm, 12mm 4가지 테이프 너비로 구성되어 있어 출력 전 글자 수와 너비에 맞는 라벨지를 선택해야 한다. 전원은 어댑터와 AAA 건전지 6개로 작동하는데, 어댑터는 별도 구매품이다.  

Q.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콤팩트하고 심플한 제품 디자인과 모바일 앱 연동 기능이다. 개인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다 보니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화이트칼라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스마트폰 편집도 블루투스 연결과 전용 앱만 설치하면 아이들도 쓸 수 있을 만큼 쉬웠다. 라벨 템플릿 디자인도 많았으며, 출력 미리보기도 가능해 라벨지를 낭비하는 일이 적었다.

어댑터를 별도 구매해야 하는 점은 아쉬웠지만 AAA 건전지로 작동해 충전할 필요 없이 상황에 따라 바로 건전지를 구매해 사용하면 되는 점도 좋았다. 단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라벨지 오토컷팅이 되지 않아 수동으로 잘라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만 개선되면 좋겠다.

당신의 구매를 도와줄 리뷰어 한마디!

"라벨 프린터 기본 성능에 충실한 제품이며 집안 정리 시 특히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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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멀리스트를 위한 최고의 가정용 라벨프린터! Brother PT-D600

특징: 거치&휴대 가능, 열전사 방식, 자체 편집 및 PC 편집 가능, 텍스트&바코드 출력,  자동컷팅 지원, Mac 사용 가능

리뷰어: 박상예

Q. Brother PT-D600은 어떤 제품인가?

1970년대 타자기를 연상케 하는 레트로 감성 제품이다. 자체 편집 가능한 키보드와 넓은 LCD 패널이 장착됐음에도 940g의 깃털 같은(?) 무게를 가졌다. 

가정용 제품이지만 180dpi 해상도와 30mm/s 인쇄속도, 용지 폭 3.5~24mm 스펙을 갖춰 사무실에 두고 사용해도 무난해 보인다. 편집 설정과 출력 미리보기가 가능한 LCD 패널은 굉장히 밝아 어두운 밤에 조명 대신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한글 출력은 물론 99개 라벨 템플릿, 이모지는 자그마치 1,300개나 지원해 취향에 맞춰 디자인하면 된다. 그러나 프린터에서 자체 편집할 경우 명조, 고딕체 같은 촌스러운 폰트 제약으로 인해 편집에 한계가 있다. 라벨을 본인 갬성에 맞춰 '예쁨예쁨'하게 튜닝하고 싶다면 PC와 연결해 더욱 많은 템플릿과 개인 소장 폰트까지 쓸 수 있는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Q.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다. 백라이트 풀컬러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눈이 침침한 어르신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시인성이 뛰어나며, 디스플레이 아래 있는 키보드도 돌출형이라 사용이 편하고 타이핑 시 묘한 중독감을 선사한다. 덩치가 큰 점은 아쉽지만 어울리지 않는 가벼움을 갖췄으니 이동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당신의 구매를 도와줄 리뷰어 한마디!

"올인원을 원하는 맥시멀리스트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이 프린터가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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갬성 라벨 끝판왕! 망고슬래브 네모닉 라벨 프린터

특징: 거치형, 감열식, 자체 편집 불가, PC 및 모바일(안드로이드/iOS) 연동 편집 가능, 텍스트&바코드&QR코드 출력, 자동컷팅 지원, 전용 롤 라벨지

리뷰어: 장기은

Q. 망고슬래브 네모닉 라벨 프린터는 어떤 제품인가?

가정용 라벨 프린터지만 2D바코드와 QR코드 출력, 연속 출력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스펙은 해상도 203dpi, 인쇄속도 60mm/s로 무난한 편이며 어댑터로 거치해 사용해야 해서 휴대는 불가다. 

프린터만으로 편집은 안 되지만 스마트폰 혹은 PC와 연동하면 다양한 라벨 템플릿을 활용해 나만의 라벨을 완성할 수 있다.

국내 제품이라 해외 직구 제품과 달리 A/S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 감열식이라 잉크 보충이 필요하지 않다. 라벨지 카트리지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유지비용도 경제적이다. 참고로 망고슬래브 네모닉 라벨 프린터는 전용 롤 라벨지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용지는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전용 라벨지는 3x1, 3x4 인치 두 개 유형을 지원하며, 점착 메모지 출력도 가능하다.

Q.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템플릿을 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감성적이다. 보통 라벨지 템플릿이라 하면 레이아웃 같은 디자인만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네모닉 라벨 프린터 전용 앱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은 메모지, 시간표, 편지지, 투 두 리스트, 이모지, 달력, 기념일로 유형에 따라 분류되며 여기에 추가로 폰트, 사이즈 등 세부 설정이 가능해 나만의 감성 넘치는 라벨을 만들 수 있다.

당신의 구매를 도와줄 리뷰어 한마디!

"내 취향에 맞는 라벨을 이용하면 더 눈에 잘 띄고 사용하는 입장에서도 좀 더 뿌듯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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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취미 생활을 발견하다! Epson LW-K200PK

특징: 휴대형, 열전사 방식, 키보드 장착식 자체 편집, 컷팅 X

리뷰어: 김도형

Q. Epson LW-K200PK 라벨 프린터는 어떤 제품인가?

외형만 봐도 소녀 감성이 물씬 풍기는 가정용 프린터다. 크기는 가로 173mm, 세로 109mm, 높이 58mm로 성인 남성 손바닥 정도고 무게도 400g에 불과해 자칫 아이들 장난감과 혼동할 수 있다.

6만 원대 가격에서 알 수 있듯 기본에 충실한 컴팩트한 기능을 갖췄다. 해상도 180dpi에 6mm/sec 출력 속도, 69개 프레임에 한글, 영어, 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문자기호를 지원하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깜찍한 아이콘 디자인도 가능해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서 사용하기도 좋을 듯하다. PC나 모바일 앱을 사용한 편집이 불가해 디테일한 디자인은 어렵지만 라벨 프린터 자체에 키보드와 다양한 글꼴, 이모지가 내장돼 있어 ‘귀염뽀짝’한 라벨을 만드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전용 라벨지는 4mm, 6mm, 9mm, 12mm, 18mm로 나뉘며, 규격 외에도 사용 목적에 따라 리락쿠마, 마스킹, 리본, 옷다림질, 귀금속 컬러, 진줏빛 컬러 등 다양한 디자인 라벨지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라벨프린터 사용 편의성을 높여주는 연속인쇄 기능과 각종 컷팅 기능이 생략되었다는 것이다.

Q.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라벨 프린터 자체로 디테일한 편집이 가능하다는 점과 다양한 디자인의 전용 라벨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재미있는 라벨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우리 집 개밥그릇 영역 표시와 강아지 이름표, 공용 냉장고 속에서 탈취의 불안감에 떠는 내 음식물 보호 문구까지… 라벨을 만들어내고 가족들 반응을 관찰하며 새로운 취미생활을 발견한 듯했다.

당신의 구매를 도와줄 리뷰어 한마디!

"삶을 조금이나마 더 재미있게 바꿔줄 수 있는 좋은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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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danawa.com

글 / 한재경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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