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의 여파로 영화관에 가기는 주저하지만, 영상 콘텐츠는 포기할 수 없는 우리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우리는 영화관으로 발길을 옮기기를 주저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염병을 피하기 위해 밀폐된 공간 속에서 오랜 시간을 움직이지 말고 앉아있어야 하는 영화관을 피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영화를, 영상 콘텐츠를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 대신 영화관을 대체하는 다른 시장이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콘텐츠의 면에서는 OTT 시장이 성장했고,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 개봉 대신 OTT로 직행하는 작품들도 많아졌다. 자연스레 영화관에 가서 봐야만 하는 영화가 줄면서, 이후에는 볼 영화가 없어서라도 영화관을 찾지 않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그리고 영화를 집에서 즐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콘텐츠 감상을 위한 '장비' 시장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집으로 영화관을 옮겨오려는 생각을 품은 소비자가 순식간에 많아진 것이다.
영화관에 간 게 언제인지
▲ 몇몇 영화는 영화관 개봉 대신 OTT 개봉을 선택했고,
집에서 영화를 보는 이들이 늘면서 홈시어터 장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영화관을 대체할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A/V 장비였고, 이를 통해 구축할 수 있는 것은 ‘홈시어터’였다. 홈시어터란 말 그대로 ‘집에 마련된 영화관’이라는 뜻이다. 영화관처럼 집중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 콘텐츠의 영상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오디오 기기 등을 총칭하는 말로 홈시어터라는 말이 쓰인다. 영화관이 거둬들이지 못한 매출의 일부는 이를 대체할 OTT로, 그리고 홈시어터 장비 시장으로 빨려 들어갔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홈시어터의 구축을 희망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 제품을 선택할 때 어떤 스펙을 중점적으로 보고 무엇을 사면 좋을지 알려주는 가이드를 찾기 힘든 편이다. 이는 홈시어터 관련 장비들의 스펙이 그만큼 방대한 것이 첫 번째 요인이며, 기기들의 기술 발전 속도가 일반 소비자들이 쉬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른 편이라는 게 두 번째 요인이다. 지금부터는 백신을 맞고 부스터 샷까지 접종해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코로나19 시국에, 심지어 아이까지 있어서 여전히 극장을 찾기 꺼려지는 이들을 위해 홈시어터 구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해보고자 한다.
홈시어터에서 중요한 건 디스플레이와 스피커
▲ 홈시어터 장비의 기본, 디스플레이(오디오 장비: 데논 AVR-X2700H)
시중에 판매되는 홈시어터 장비는 크게 두 가지 큰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디스플레이’고 나머지 하나는 ‘스피커’다. 여기에서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일률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기가 쉽지는 않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를 이루기도 했고, 무엇보다 소비자 각각이 다른 매체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는 점을 우선 들어야 한다. 누군가는 영화 감상을 위해 블루레이 디스크를 쓸 것이고, 또 누군가는 온라인 다운로드를 선호할 것이다. 같은 OTT 서비스라 하더라도 세부 상품마다 지원되는 해상도도 각기 다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를 두는 공간도 심도 있는 고려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디스플레이는 클수록 사용자 경험이 더 좋아지긴 하지만, 좁은 공간에 지나치게 큰 디스플레이를 두는 것은 오히려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만드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디스플레이의 경우는 자신이 홈시어터를 구축할 환경을 고려해 그에 맞는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먼저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음에는 자신이 콘텐츠를 감상하는 매체를 고려해 디스플레이의 세부 스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려해야 할 점은 디스플레이 기술이 현대에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물이 아니라 ‘게임 콘텐츠’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게이밍 기어’라 불리는 디스플레이는 일반 TV보다도 색 재현율, 주사율, 심도 등에서 고도화된 기술을 택하는 편이다. 다소 높은 가격대의 제품이라도 큰 고민을 하지 않고 최고급의 사양을 얻고자 한다면 게이밍 기어를 고려해 보기를 추천한다. 별도로 게이밍 기어가 없는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도 게임에 관련된 사양을 많이 기술하는 쪽을 우선적으로 살펴보면 찾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디스플레이보다 더 고르기 까다로운 오디오
▲ 디스플레이보다 조금 더 세심하게 골라야 하는 오디오(야마하 RX-A2A)
스펙이 제조사별로 어느 정도의 평준화를 이룬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홈시어터의 또 하나의 축인 ‘오디오’는 선택하기가 훨씬 더 까다로운 편이다. 이는 각 제조사마다 노하우가 천차만별이고, 개별 제품마다 지향하는 음색도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홈시어터용 오디오 장비는 일반적인 오디오 장비보다 훨씬 많은 개수의 스피커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가정용 홈시어터는 현장감을 위해 앞, 뒤, 좌우로 각각 스피커를 배치하는 5채널 이상의 제품을 주로 이야기한다. 요즘 많이 쓰이는 사운드바도 훌륭한 음질을 가진 제품이 많지만, 홈시어터의 현장감을 가져다주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홈시어터를 위한 오디오 장비 선택에 있어 먼저 검토해야 할 점은 각각의 스피커를 스스로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것이다. 크게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소비자가 스스로 A/V 리시버, 하이파이 스피커를 각기 구매해 갖추는 ‘패키지형(조합형)’을 알아보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이 모든 것을 하나의 패키지로 담은 ‘일체형(단일형)’을 택하는 방법이다. 패키지형의 경우에는 스스로 선호하는 성향에 맞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조합을 꾸릴 수 있지만, 이를 위해 오디오 장비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일체형은 이러한 고민을 덜어낼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반대로 취향에 딱 들어맞는 제품을 쉬이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A/V 리시버+5채널 이상의 스피커 구성이 선호되는
▲ A/V 리시버와 5채널 이상의 스피커를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다(와피데일 D300)
구체적인 제품 소개를 하기 전에 앞서 거론된 생소한 개념들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대의 홈시어터 오디오 장비는 다시 크게 두 개의 장비로 나뉜다. 하나는 스피커고, 또 하나는 A/V 리시버다. 스피커는 수신한 음향신호를 음파로 변환하는 장치를 이야기한다. 우리가 매일 귀에 착용하는 이어폰은 원리상 ‘작은 스피커’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양쪽 귀에 이어폰을 각각 꽂듯, 스피커도 채널 수만큼 갖춰 각기 다른 소리를 재생하도록 하면 훨씬 더 현실적인 현장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1992년 돌비사가 디지털 5.1을 선보이며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다중 채널 오디오 기기가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일반적으로 영화관에서 현장감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것도 다중 스피커의 영향이 크다. 그렇기에 홈시어터의 스피커는 5채널 이상을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며, 사운드바는 홈시어터 제품군으로 묶기에는 적절치 않은 제품이라 평할 수 있다.
5채널 이상의 사운드 재생 환경을 보다 용이하게 구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바로 A/V 리시버다. A/V 리시버는 AV 앰프라고도 부르며, 기기에서 출력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 스피커가 출력할 수 있도록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부 TV는 A/V 리시버를 내장해 출시되기도 하지만, 2채널까지만 탑재한 TV의 비중이 이보다 훨씬 더 높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현장감 있는 사운드를 즐기고자 한다면 5채널 이상의 스피커는 물론, 신호를 해석해 송출할 별도의 A/V 리시버의 구매를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5.1채널 시스템 구축을 고려한다면
▲ DTS:X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온쿄 HT-S7805'
이제부터는 홈시어터를 구축하고자 하는 직장인 A씨의 상황을 보며, 그에게 맞는 홈시어터 장비 몇 가지를 알아보려고 한다(아마 홈시어터 장비를 찾는 이들이라면, A씨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IT 기업 종사자인 A씨는 제대로 된 환경에서 영화를 본 지가 오래됐다. 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시청하는 지금의 환경에 만족하지 못하는 A씨는 고민 끝에 홈시어터를 구축하기로 결심했다. A씨가 먼저 주목한 브랜드는 음향기기 전문 기업인 ‘온쿄’였다. 음향이라는 말을 일본어로 읽은 온쿄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스펙 스피커 라인업을 풍부하고 보유한 브랜드다. 1946년 창립된 음향 제조사로, 브랜드의 역사도 길어 신뢰가 갔다. 회사의 제품 중 눈길을 쓰는 홈시어터 제품은 '온쿄 HT-S7805(현재 최저가 1,378,410원)'였는데, DTS:X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제품이었다. 구글 크롬 캐스트와 에어플레이를 지원해 스마트폰으로도 조작이 가능했으며, 무엇보다 A/V 리시버와 5.1채널 스피커를 포함한 패키지형으로 판매되고 있어 별도로 '공부'를 할 필요가 없었다.
▲ 홈시어터 최초로 무선 스피커가 적용된 '보스 라이프스타일 600'
A씨가 홈시어터 구축을 위해 주변에 의견을 물었을 때는 '보스 Lifestyle 600(현재 최저가 5,345,640원)'를 추천받았다. 미국의 오디오 기기 제조사인 보스 또한 1964년 설립된 역사가 긴 기업으로, 노이즈 캔슬링과 다중 스피커를 활용한 음향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5.1채널 패키지형 홈시어터인 Lifestyle 600은 콤팩트한 사이즈의 주얼 큐브 스피커 4채널, 묵직한 음량의 센터 스피커 1채널, 여기에 베이스 스피커까지 갖춘 시스템이다. 보스 홈시어터 시스템 중에서는 최초로 무선 스피커가 적용돼, 음향뿐 아니라 사용 편의성의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는 제품으로 꼽힌다.
채널 수를 줄일 경우의 선택지는
▲ 적은 채널 수를 보완하기 위해 CBT 기술이 적용된 '하만카돈 래디언스 2400'
A씨는 홈시어터를 둘 공간이 그리 넓지 않다는 점 때문에 결국 보다 적은 수의 스피커 개수를 가진 제품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때 눈에 들어온 제품은 ‘하만카돈 RADIANCE 2400(현재 최저가 5,289,990원)’이었다. 샴페인 플루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스피커 디자인이 매력적으로 보였으며, 적은 채널 수를 보완할 수 있는 회사의 CBT(Constant Beamwidth Technology) 기술도 끌렸다. 24개의 전면 스피커가 각기 탑재된 2개의 스피커 타워, 그리고 최대 200W 출력의 서브우퍼의 2.1채널 구성 홈시어터 시스템이었다.
▲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야마하 NS-P150'
음향에 일가견이 있는 야마하의 제품도 찾아보기 시작했다. 악기 제조사로 잘 알려진 야마하는 1897년 설립된 일본의 기업으로, 악기 제작 노하우를 살려 음향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곳으로 꼽히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깔끔한 음색이 호평인 브랜드다. A씨의 눈에 띈 제품은 ‘야마하 NS-P150(현재 최저가 186,330원)’였다. 이 제품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에 포진해 있는 홈시어터 스피커로, 2웨이 3스피커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센터 스피커 하나에 서라운드 스피커 두 개의 3채널 구성인 것이다. 각각의 스피커 뒷면에는 키홀이 있어 브라켓을 활용해 벽걸이 스피커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층간 소음이 우려될 때는
▲층간 소음을 해결하기 위한 흡음재(출처: 유튜브 <티끌모아>)
아울러 A씨는 거주 중인 아파트의 층간 소음을 우려해 이를 줄일 만한 방법을 함께 찾기 시작했다. 홈시어터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층간 소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저음을 선호하기 때문에 우퍼 중심으로 시스템을 꾸린다면 층간 소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낮에 홈시어터로 콘텐츠를 감상하는 경우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심야일 경우에는 작은 울림도 이웃 간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했다.
A씨처럼 층간 소음이 우려된다면 진동의 주된 원인인 저음을 줄이거나 볼륨 자체를 더 작게 설정해서 감상하는 것을 우선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진동이 전해지는 바닥에 흡음재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착형이나 설치형 흡음재를 두는 것이 부담된다면 스피커가 위치한 곳 바닥에 스펀지 재질의 흡음재를 카펫처럼 깔아두는 방법도 있다. 이를 통해 저음으로 인한 진동은 물론, 커다란 볼륨으로 인해 스피커 자체가 흔들리면서 발생하는 소음도 방지할 수 있다. 방 전체에 스튜디오 시공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 경우는 갖춘 제품의 성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부 홈시어터 제품은 벽에 소리가 반사되는 것까지 고려해 음향을 설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hyeseon@danawa.com
글 / 최덕수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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