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K CPU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PC에 대해 조금 안다는 사용자라면 Non-K에 비해 비싼 가격, 오버클럭 두 가지를 떠올릴 것이다. 이어서 오버클럭을 하기 위해 비싼 쿨러와 메인보드까지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어지면, 가성비를 추구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K' 버전을 포기하기 쉽다.
간단히 말해 인텔 K CPU는 쓰기 어려운 제품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정말 그럴까?
인텔 K CPU에 대한 선입견 오버클럭, 이미 한계에 가까운 기본 클럭
사용자들이 인텔 K CPU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를 궁리해보면, 오버클럭이 가능한 제품에서 오버클럭을 하지 않는다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인데다, 그 과정에서 비싼 Z 시리즈 칩셋 보드와 CPU 쿨러 및 시스템 쿨러,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고가의 파워서플라이 등등 각종 비용 증가 요인이 연상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이미 K CPU는 그 자체로 각 라인업에 최상급 성능을 제공하는 만큼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Non-K CPU 보다 확실히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위 차트는 인텔 12세대 코어 i7-12700KF와 Non-K 모델인 코어 i7-12700F의 성능을 비교한 것으로, 작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K CPU가 확실히 뛰어난 성능을 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근래 CPU들은 거의 실리콘 한계치에 가까울 정도로 클럭을 높인 만큼 극적인 오버클럭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오버클럭의 효용이 많이 줄어 들었다.
실제로 P-코어 올 코어 부스트 클럭 4.9GHz와 E-코어 올 코어 부스트 클럭 3.7GHz인 코어 i9-12900K의 P-코어와 E-코어 올 코어 부스트 클럭을 각각 5.1GHz와 4.0GHz로 오버클럭했던 지난 기사에서 게임 성능 향상폭은 약 1%에 불과했고, 작업 성능도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5% 수준에 그쳤다.
물론 작은 차이라도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한 사용자라면 오버클럭을 시도하겠지만, 일반적인 PC 사용자라면 추가 비용이 드는데다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안정화 테스트까지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도전할지, 오버클럭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텔 K CPU, H610 칩셋 보드과 공랭 쿨러도 OK
K CPU는 그 자체로 해당 제품 라인업에서 가장 최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12세대 모델 중 코어 i5-12600K(F)는 코어 i5 Non-K 모델에 없는 E-코어까지 갖췄고, 코어 i7-12700K(F)와 코어 i9-12900K(F), 코어 i9-12900KS는 각 라인업 제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동작한다.
같은 아키텍처와 구조의 CPU라면 당연히 동작 속도와 성능이 비례하는 법.
이러면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높은 TDP 때문에 발열이 걱정될 수 있지만 AVX2류의 고급 명령어가 쓰인 작업이 진행될 때면 모를까, 게임이나 랜더링, 동영상 변환 등의 일상적인 용도로는 발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위 사진은 테스트를 위해 코어 i7-12700KF에 수랭 쿨러를 사용한 결과지만, 게임이나 랜더링 작업에서는 공랭 쿨러로도 안정적인 온도 유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결과다. 최고성능을 지향하는 코어 i9-12900K(F)와 코어 i9-12900KS는 좀 별개의 이야기지만, 현실적인 고성능 K CPU인 코어 i7-12700K(F)의 기본적인 발열은 심각하지 않다.
오버클럭을 하지 않고 K CPU를 쓴다면 가격이 비싼 Z690 칩셋 메인보드 대신 H610 칩셋 메인보드에서도 충분히 재성능을 활용할 수 있다. 칩셋별로 지원 기능이 다른 만큼,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확장 카드나 외장 디바이스 등 주변 기기 활용도가 높은 이유로 Z690 칩셋 보드가 필요할 수 있지만, 단순히 K CPU를 쓴다는 이유로 Z690 칩셋 메인보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것.
단지, 가성비 높은 XMP 메모리를 사용하거나 간단하게 수동 메모리 오버클럭을 시도해 보겠다면 B660 칩셋 메인보드도 좋다. M.2 소켓이나 확장 슬롯용 PCIe Lane도 4.0 버전을 지원하고, 스펙상 20Gbps USB 포트도 지원해 전체적인 시스템 성능 향상에 유리하다.
같은 칩셋이 쓰였다해도 제조사 및 제품별 지원 기능은 차이가 있으므로, 메인보드가 지원하는 기능을 자세히 비교해봐야겠다.
인텔 K CPU, 오버클럭 없어도 라인업 최고성능 모델
인텔 코어 CPU 시리즈 이전에는 모든 CPU에 오버클럭이 가능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만족스런 오버클럭 결과를 달성하기에는 지금처럼 번거롭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 필요했고, K 모델만 오버클럭이 가능해진 지금도 마찬가지다.
PC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오버클럭에 도전하는 열정적인 사용자들이 여론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어 오버클럭이 대중화된 것으로 착각하기 쉽고, 그래서 K CPU를 쓰려면 오버클럭이 필수라는 선입견에 빠지기 쉽지만, 과연 실제로 전체 PC 사용자 중 실제 오버클럭을 시도하는 사용자들이 그정도로 높을까?
앞서 살펴본 것처럼 근래 CPU는 실리콘의 한계치에 가깝게 동작 클럭을 높이는 만큼 오버클럭 여유가 크지 않은 편이다. 물론 한계 이상의 성능이 필요하다면 오버클럭에 도전해도 좋지만, 반대로 말하면 실 사용측면에서 오버클럭의 효용성도 많이 감소한 상태다.
결국, K CPU에 오버클럭이 필수라는 선입견을 버린다면 비오버클러커들에게 K CPU는 단순히 해당 라인업에서 동작 속도가 가장 빠른 Non-K CPU나 마찬가지다. 기본 쿨러가 번들되지 않기에 리테일 쿨러를 위한 지출이 필요하지만, 굳이 비싼 Z 시리즈 칩셋이나 수랭 쿨러, 고급 파워서플라이 등 추가적인 비용 증가 요소에 신경 쓰지 않고도 고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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