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R이 뭐야?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은 레스토랑 음식 대체품이라는 뜻으로 밀키트의 한 장르다. 간단하게 말하면 호텔, 맛집, 셰프와 협업을 한 밀키트로 기존 냉동식품과는 다르게 매장에서 먹는 맛을 그대로 재현한 가정간편식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간단한 조리법에 너나 나나 전문가처럼 맛을 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맛집과 협업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아 더욱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RMR 수요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집콕족이 증가하며, 에어 프라이어 보급률 확대와 같은 간편식 시장 성장과 맞물려 고급 식자재를 활용한 메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물론 냉동 피자도 빠질 수 없다. 관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기존 냉동 피자와는 차별화된 프리미엄급 냉동 피자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토핑 좀 얹은 라지 피자가 3만 원은 기본으로 훌쩍 넘어가는 요즘, RMR 냉동 피자는 우선 가격부터가 깡패다. 소비자로서는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웨이팅도 필요 없으니 이쪽으로 눈길이 향할 수밖에. 발 빠르게 움직인 외식업체는 코로나 사태 탓에 입점 고객은 줄었지만, RMR 제품 판매율이 늘어나 매출을 크게 보완했다. 시대를 잘 탄 이 스마트(?) 피자가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충복 시킨 것이다.

RMR 피자, 대표 브랜드와 대표 제품

CJ푸드빌 빕스 클래식 불고기 피자 440g (1개) (7,510원)

일찍이 정통 스테이크 하우스를 내세우며 1997년 1호점 등촌점을 개업한 빕스. 빕스는 스테이크뿐만 아니라 샐러드바로도 유명해서 2000년대엔 기념일 날 다 아웃백 아니면 빕스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더랬지. 그런 빕스가 우리 몰래 간편식 제품업계에서는 선두 주자였단다. 2017년, ‘폭립’을 상품화한 이래로 RMR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늘려왔다니 알게 모르게 열일하고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덕에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00% 매출을 증가시키는 등 상승세에 들어섰다. 지난 12월엔 밀키트 전문 프랜차이즈 프레시지와 업무협약을 맺어 스테이크 2종과 파스타 3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원래는 2~3인용 제품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1인 가구를 공략해 1인용으로 구성하면서 1인 가구의 밥상을 책임졌다.

그리고 그중 하나, 'CJ푸드빌 빕스 클래식 피자 불고기 피자'를 살펴보자. 먼저 한국인의 소울 푸드, K-피자만의 스테디셀러 토핑 달콤하고 짭조름한 불고기가 얹었져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물론 불고기뿐 아니라 피망, 양파, 버섯 토핑도 들어있다. 식감은 20시간 저온 숙성 스톤 베이크 드 도우를 사용해 마지막 한입까지 바삭하고 쫄깃하다.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한 팁은 물 한 컵과 함께 전자레인지에 1분에서 2분 정도 데우기. 방금 배달 온 것처럼 촉촉하게 먹을 수 있다.

이랜드이츠 애슐리 고구마 딥디쉬 피자 388g (1개) (6,400원)

외국에서는 평범한 여자 이름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초딩 한정 꿈의 식당인 애슐리. 이름 뜻은 실제로 뉴잉글랜드에서 태어나 2명의 자녀와 함께 미국 동부에 사는 여성에게서 따왔는데, 여성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식사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러한 애슐리에서도 RMR 제품을 출시했으니, 바로 '이랜드이츠 애슐리 고구마 딥디쉬 피자'다. 

다른 피자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차별점은 4cm나 되는 깊이에 치즈와 고구마무스, 베이컨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풍성한 토핑에 침이 꼴깍 넘어가면서도 내일의 나를 생각하면 참아야지 싶지만, '고구마는 다이어트 음식이지.’ 하며 미래의 나를 오늘도 이겼다. 집에 애 없어도 간식으로 쟁여놓기 딱 좋다. 작은 에어 프라이어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라 안성맞춤이다.

이마트 피코크 잭슨피자 시카고 페퍼로니 535g (1개) (7,840원)

로고부터 네이밍까지 양키 센스 줄줄 흐르는 이 피자 브랜드. 진한 미국 본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잭슨 피자는 혼자서도 즐기수 있는 메뉴가 많아서 아싸도 즐겁다. 그러나 웨스턴 잔뜩 묻힌 잭슨 피자는 아직 수도권에만 자리 잡은 희귀한 피자집이다. 지방 거주자의 설움을 알아서일까, 이마트와 손잡고 멀리 사는 소비자를 위한 피자를 냈다.

직접 먹어보고 느낀 점은 두꺼운 딥디쉬에 뭔갈 잔뜩 넣은 기본적인 시카고 피자 형태라는 것이었다. 이마트 피코크와 협업한 잭슨피자 시카고 페퍼로니를 씹으면 움푹 파인 도우 속 모짜렐라, 체다, 고다 세 가지 종류의 치즈를 마주하게 된다. K-피자만 먹었다면 다소 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맥주와 먹어봐라. 이만한 게 없을 거다.

대상 청정원 라쿠치나 포카치아 베이컨 고구마 피자 140g (9개) (28,400원)

라쿠치나는 그랜드 하얏트 근처, 남산 뷰 쩌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정통 이탈리안 푸드가 생소하던 1990년에 개업해 1세대 정통 이탈리안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국내에 이탈리안 메뉴들을 소개해온 식당이다. 33년 이상 세월을 지킨 저력을 자랑하는 이 본격 파인 다인 레스토랑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미쉐린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라쿠치나의 이름을 달고나온 대상 청정원 라쿠치나 포카치아 베이컨 고구마 피자,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직접 먹어본 소감을 밝히자면, 일단 모양이 눈에 띄는 편이다. 썰면 삼각형이 되는 피자와는 다르게 직사각형의 포카치아 모양이기 때문이다. 크기도 소박하여 포장만 보면 부리토 같기도 하다. 달콤한 화이트소스 위에 단짠조합의 베이컨 고구마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입 안에서 하입보이 춤을 춘다. 5천 원 주고 샀는데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했다니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진다. 그래, 내 입맛도 고메였어.

매드포갈릭 고르곤졸라 피자 씬도우 220g (1개) (15,680원)

다른 나라에선 향신료 정도로 쓰이는 마늘이 한국에 오면? 한국인이 환장하는 갈릭이 된다. 그를 이름에 그대로 담아낸 매드포갈릭은 2001년 런칭한 순수 국내 개발 브랜드다. 와인과 마늘로 풍미를 더한 이탈리아 요리 전문 다이닝 레스토랑이 콘셉트라고. 대부분 메뉴에 마늘을 쏟아붓는데, 의성군에서 직접 마늘을 수급받는다고 한다.

매드포갈릭의 스테디셀러 고르곤졸라 피자. 곰팡이인 줄 알면 오산인 푸릇한 블루치즈와 달달한 꿀이 미친 조화를 이루는 피자다. 이런 개꿀 조합을 생각한 이탈리아인은 누구일까? 다른 피자들에 비해 심심해 보이긴 하지만 원래 미니멀이 좋은 것이다. 맛은 호불호가 거의 없는 대중적인 맛이라 밤 간식용으로 집에 재워두고 싶은 제품이다. 

이렇게도 비교해보세요!

*100g당 가격 = 2023.03.08 다나와 최저가 기준

피자와 찰떡 궁합, 제로 슈가 음료

마지막으로 피자와 함께하면 좋은 음료수를 소개한다. 피자가 워낙 고칼로리 음식이다 보니 죄책감을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제로 슈가 음료가 그나마 심신을 달래준다. 제로 슈가 음료란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인 에리트리톨과 스테비아를 이용해서 단맛을 낸 음료다. 칼로리가 0kcal이기 때문에 다이어터들이 많이 찾고 단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서 인기가 좋다. 하지만 인공감미료 특유의 맛이 느껴지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 제로 355ml (24개) (15,120원)

사이다의 원조인 칠성사이다에서도 제로 슈가 음료가 나왔다. 달기만 한 일반 사이다랑 비교했을 때 오히려 끝맛이 깔끔해서 계속 마시게 되더라. 탄산감은 확실히 세지만, 좀 더 빨리 빠지는 느낌도 들었다. 홍초를 타서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코카콜라음료 코카콜라 제로 355ml (24개) (16,500원)

제로슈가 음료 얘기를 할 땐 코카코카 콜라 제로를 빼놓을 수 없다. 오리지널과 다르게 검은색 라벨링이 되어있다. 실제로 마셔보니 확실히 기존 코카콜라보다는 단맛이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탄산음료 특유의 청량함은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너무 달다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약간 밍밍하게 느껴지기도 하나,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한때 냉동 피자는 피자 전문점에서 먹는 피자와 비교했을 때 맛이나 퀄리티가 다소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제는 편견을 깨고 RMR로 수준이 한층 업그레이드됐으니 한 번 유행 따라 장바구니에 담아 보면 어떨까? 냉동이라 오래 두고 먹어도 되고, 가격도 저렴하다. 후회 없는 소비란 바로 RMR 냉동 피자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기획, 편집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글 / 박상예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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