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자만 밥을 짓던 시대는 갔다. 테팔이 조사한 ‘2019년 주방용품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요리하는 남성의 비율은 32%로 2012년 대비 4배 늘어났다. 하지만, 이제 갓 요리에 입문한 남성들은 ‘간’을 맞추는 것부터가 고비다. 간이란 음식의 짠맛을 적절히 맞추는 것으로, 짠맛을 내는 조미료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된 요리를 완성할 수 없다. 한식 같은 경우 주로 소금과 간장으로 맞춘다. 

왜 소금이 아닌 간장으로 간을 할까?

한식에서 짠맛을 내는 조미료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소금’과 ‘간장’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소금은 바닷물을 건조해 만든 천일염에서 불순물을 없앤 것으로, 맛소금이 아닌 이상 순수하게 짠맛을 낼 때 사용한다. 반면 간장은 짠맛은 물론이고 요리에 깊은 맛과 향을 더할 수 있는 조미료다. 간장은 콩과 소금, 물을 사용해 오랫동안 숙성시켜 만들기에 소금으로는 낼 수 없는 맛인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과 같이 다양한 맛과 풍미를 담을 수 있게 해준다.

국간장과 조선간장이 같은 간장?

때문에 간장은 다른 조미료보다도 종류가 다양하다. 짠맛뿐 아니라 다양한 맛을 머금고 있기에, 어떤 맛을 더 낼 것인가에 따라 사용하는 간장이 달라진다는 것. 따라서 요리에 따라서, 의도한 맛에 따라서 어떤 간장을 써야 하는 지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요리에 문외한인 이들은 여기까지만 해도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질 것이다. 그저 간장을 넣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간장의 종류까지 따져야 한다니 말이다. 하지만 간장의 분류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조선간장이라 불리는 ‘국간장’, 왜간장인 ‘양조간장’, 감칠맛을 더 낸 ‘맛간장’, 물고기의 풍미를 담은 ‘어간장’, 그리고 혼합간장인 ‘진간장’까지 다섯 가지만 알아두면 된다. 

① 국물을 낼 때는 ‘국간장’

국간장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한국 고유 간장이다. 전통의 의미를 담아 ‘조선간장’이라 부르기도 하고,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간장이라는 뜻을 담아 ‘집간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콩으로 만든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후, 국물을 달여서 만든다. 특유의 구수한 맛과 더불어 색이 옅은 편이라, 음식의 조화를 해치지 않는다. 또, 짠맛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간을 맞출 수 있다. 그래서 국 요리의 간을 맞출 때나 나물을 무칠 때 주로 사용한다. 

샘표식품 맑은 조선간장 930ml (1개) (6,490원)

샘표식품의 ‘맑은 조선간장’은 100% 콩, 그리고 소금만으로 발효한 국간장이다. 엄선한 콩을 활용해 메주를 띄우고 발효해, 국간장 특유의 맑은 빛깔과 구수한 향을 담았다. 죽이나 전골 등 국물요리에 추천하며, 단맛이 필요하지 않은 정갈한 한식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② 무침 요리할 때 쓰기 좋은 ‘양조간장’

‘양조간장’은 개량간장을 뜻하는 말이다. 삶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고 그것을 발효시키는 재래식 방법이 아니라 탈지 콩가루, 밀 등에 누룩균을 배양해 식염수를 섞어 발효, 숙성시켜 만드는 간장이다. 가정에서 소규모로 만들기 보다는 주로 양조장에서 대량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에서 개발되고 시작되었기 때문에 흔히 ‘왜간장’이라고 부른다. 최장 1년 이상을 서서히 발효시켜 만드는 방법이라서 간장 고유의 향을 가득 머금고 있다. 국간장보다는 짠맛이 덜한 편이며, 색은 훨씬 진하다. 요리 과정에서 특유의 향이 대부분 날아가기 때문에, 국물 요리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간장을 조리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무침 요리, 초밥용, 생선회 소스 등에 주로 활용된다.

샘표식품 양조간장 701 1.8L (1개) (9,750원)

샘표식품의 ‘양조간장 701’은 건강한 효모와 유산균으로 5단계에 거쳐 5개월 이상을 발효시킨 간장이다.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만들어진 풍부한 향을 온전히 담은 제품으로, 생선회나 부침을 찍어 먹는 소스나 볶음요리용 조미료로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③ 더 깊은 감칠맛을 원할 때는 ‘맛간장’

맛간장은 일반 간장에 과일, 채소 등을 첨가한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간장에 비해 감칠맛이 더 깊고 단맛이 다소 강한 편이다. 풍부한 향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염도까지 낮은 편이기에, 간장 그대로 먹어도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주로 튀김, 어묵용 소스같이 조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나 여러 향이 어우러져도 괜찮은 요리, 혹은 단맛이 필요한 요리를 할 때 주로 활용한다.

샘표식품 맛간장 조림볶음용 1.8L (1개) (7,090원)

샘표식품의 조림볶음용 맛간장은 국산 과일(사과, 배), 국산 채소(파, 양파, 마늘), 다시마 등의 재료를 넣고 우려낸 제품이다. 추가 재료를 넣지 않고도 다양한 향을 낼 수 있는 제품으로, 이름 그대로 볶음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동일 라인업의 국, 찌개용 맛간장도 있다.

④ 바다내음을 담은 간장, 어간장

어간장은 ‘물고기’를 활용해 만든 간장이다. 콩 대신 생선의 단백질을 활용한 것인데, 생선을 통째로 혹은 머리와 내장을 분리한 후 소금을 넣고 1년 이상 발효시켜 만든다. 짙은 노란색을 띠며 맛이 진하고 냄새도 강하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액젓, 젓갈 또한 넓은 의미에서 어간장의 일종이다. 다만 상품화된 어간장 제품들은 액젓과는 달리 2차 숙성을 해서 비린 맛이 덜하고 염도가 낮은 편이다. 구이, 튀김, 전에 곁들여 먹는 소스에 넣거나 고기 요리, 나물, 김치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다.

대상 청정원 햇살담은 어간장 830ml (1개) (5,980원)

대상 청정원의  ‘햇살담은 어간장’은 고급 어종인 홍게와 어간장 발효숙성액을 함께 넣어 만든 제품이다. 다른 간장보다 색이 맑은 편이라,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나무 통에 1년 이상 숙성시킨 후 숯으로 여과했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특징으로 꼽힌다.

식품공전에 따른 분류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을 제조, 가공, 사용, 조리, 보존의 다섯 가지를 기준으로 규격을 나누고 있다. 이를 ‘식품공전’이라 부르는데, 기준과 규격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로 공표된다. 간장은 식품공전에 따라 크게 한식간장, 양조간장, 혼합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의 다섯 종류로 나눈다. 한식간장은 국간장, 양조간장은 왜간장과 동일하며, 혼합간장은 뒤에 설명할 ‘진간장’을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생소한 개념은 ‘산분해간장’과 ‘효소분해간장’의 두 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

산분해간장, 그리고 효소분해간장

산분해간장은 ‘아미노산 간장’이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식용 염산을 사용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시킨 뒤 중화시켜 제조하는 간장이다. 일반적으로 탈지대두가 많이 사용되기에, 산분해간장을 간장이라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다. 간장협회에서는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간장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 주장하고 있다. 효소분해간장은 산분해간장과 기본적으로는 동일한데, 식용 염산 대신 곡물 누룩곰팡이에서 추출한 효소로 분해해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100% 산분해간장 혹은 효소분해간장 제품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대신 혼합간장(진간장)의 재료로 주로 활용된다.

마지막 하나의 분류, 진간장

국간장(조선간장), 양조간장(왜간장) 외에 우리가 많이 보게 되는 간장이 바로 ‘진간장’이다. 진간장이 바로 앞서 소개한 ‘혼합간장’이다. 일반적으로는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을 섞어서 만든다. 간장은 보통 열을 가하면 맛이 변하는데, 진간장은 요리에 활용해도 맛이 잘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조림이나 볶음 등의 요리에 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양조간장만으로 만든 제품을 진간장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혼합간장 못지않게 맛이 진하다는 의미에서 그러한 명칭을 붙이는 것으로, 이러한 경우에는 패키지에 ‘양조 100%’와 같은 표기를 하기도 한다.

각 간장별 주요 브랜드

지난 1년 동안 집계된 다나와리서치의 간장 종류별 판매량 점유율을 살펴보면, 모든 분야에서 ‘샘표식품’이 1등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과반이 넘는 판매량 점유율을 보이는 국간장, 양조간장, 진간장 분야와는 달리 맛간장 분야에서는 샘표식품이 33.9%로 비교적 낮은 점유율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이유는 다양한 브랜드가 저마다 특색 있는 제품을 출시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추측된다.

맛있는 간장 잘 고르는 법

간장을 맛을 보지 않고 어떤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바로 질소 함량을 표기한 ‘T.N(Total Nitrogen) 지수’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T.N 지수는 ‘간장맛 평가 지수’로 볼 수 있다. 간장 안의 질소의 함량이 높을수록 맛이 깊고 향이 풍부하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KS 규격에 따르면 1.0%를 넘으면 표준, 1.3% 이상이면 고급, 1.5%보다 크면 특급으로 분류된다. 보통은 TN 1.3, TN 1.5 등으로 표기하며, 샘표식품은 1.7% 이상을 양조 701, 그 이하를 양조 501로 표기한다.

덜 짜게, 더 건강하게 즐기세요

간장은 기본적으로 짠맛을 내기 위해 활용되는 조미료다. 지금까지 간장은 보다 강한 짠맛과 감칠맛, 깊은 풍미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저염’이 트렌드다.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저염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트륨의 과다 섭취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지금은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저염도의 간장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염도는 낮추면서도 감칠맛을 더해, 간장의 풍미를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샘표식품 맛있게 염도 낮은 양조간장 930ml (1개) (6,640원)

저염 트렌드에 맞춰 출시된 샘표식품의 ‘맛있게 염도 낮은 양조간장’은 5단계에 거쳐 5개월 이상 발효한 양조간장을 베이스로, 짠맛을 줄이고 풍부한 향은 그대로 담았다.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청정 신안바다염을 사용했으며, 일반 양조간장보다 염도가 약 25% 낮아 덜 짜게 즐길 수 있다.

대상 청정원 햇살담은 염도낮춘 발효 다시마 간장 1.7L (1개) (8,530원)

대상 청정원의 ‘햇살담은 염도낮춘 발효 다시마 간장’은 국산 다시마를 활용하고, 종가집 김치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감칠맛을 더한 간장이다. 기존 자사 제품 대비 염도를 28% 낮췄다. 풍부한 향은 그대로라, 일반 간장과 같은 양을 넣어도 덜 짜면서 풍미가 살아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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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편집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글 / 최덕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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