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과 건조를 한번에 끝내는 올인원 가전, '세탁건조기'의 흥행 가도가 심상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사흘 만에 1,000대가 판매되며 순항 중이고, LG전자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출시 일주일 만에 기존 프미리엄 드럼세탁기보다 약 70% 높은 초기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존의 세탁기+건조기보다 높은 가격대, 새로운 유형의 제품에 조심스러운 소비자 성향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초기 반응이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것뿐인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이토록 뜨거운 이유는 뭘까? 기존에 건조기를 썼던 이들도 세탁건조기로 갈아탈 가치가 있을까?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 세탁건조기도 실제 사용 후기가 여럿 나오고 있는 현재, 온라인 상의 소비자 민심을 살펴봤다.
삶의 질이 달라진다!
세탁건조기로 바꾸면 좋은 이유
빨래부터 건조까지 '논~스톱'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세탁건조기 신제품을 공개한 뒤, 서로 다른 장점을 내세워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LG전자는 적은 전력 소비량, 자사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의 성능을 완벽히 구현했다는 점, 삼성전자는 다소 합리적인 가격과 AI 소음저감 시스템 등 Ai 기능을 내세웠다.
☞ [LG vs 삼성] '올인원 세탁건조기' 맞불경쟁! 차이점은?
세세한 점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두 기업이 내세운 제품의 근본적인 장점은 같다. 빨래부터 건조까지 한방에 해결한다는 것. 옷을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옮기는 일도, 건조기의 작동 버튼을 누르는 일도 필요 없다. 더러워진 옷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몇 시간 뒤에 뽀송하고 깨끗한 옷이 나온다.
▲ 비스포크 AI 콤보는 3kg 세탁물(셔츠 약 17장)을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 만에 모두 마칠 수 있다.
덕분에 축축한 빨랫감을 건조기로 옮기는 걸 잊어 꿉꿉한 냄새가 나버리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는다. 빨래를 돌려놨다는 사실을 자주 깜빡깜빡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세탁기를 돌려놨다는 사실을 까먹지 않으려고 머리속 한편에 계속 신경 쓰고 있는 일련의 과정도 필요 없다.
▲ 세탁건조기는 위의 이미지처럼 물에 젖은 세탁물을 넣고 뺄 필요가 없다.
관절이 좋지 않은 이들에게도 높은 만족감을 선사해 준다. 세탁이 끝난 빨래를 건조기로 옮길 땐 어쩔 수 없이 허리를 숙이거나 쭈그리고 앉게 된다. 문제는 탈수 과정을 거쳤어도 세탁물이 어느 정도의 물을 머금고 있다는 것. 당연히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게 되는데, 세탁건조기는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나 위와 같은 과정이 필요 없다.
키가 작은 이들도 유용하다. 세탁기, 건조기를 직렬 설치하거나 타워형 제품의 경우, 건조기 드럼통 끝까지 손이 잘 닿지 않아 불편한 경우가 있는데(키 161cm인 필자도 손이 끝까지 잘 닿지 않았다) 세탁건조기는 그런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일이 없다.
지금 쓰는 드럼세탁기도 건조가 된다고? NO!
우리 집 드럼세탁기에도 건조 기능이 있다고? 아니, 다르다. 드럼세탁기는 '히터식' 건조로, '히트펌프' 방식의 세탁건조기보다 옷감이 쉽게 손상된다. 드럼세탁기는 히터로 뜨거운 바람을 만들어 빨래를 단시간에 바싹 말리지만, 그만큼 옷이 잘 상하고 전력 소비량도 높다.
▲ LG전자 세탁건조기의 사용 전력은 세탁 2100Wh, 건조 570Wh이다. 기존의 세탁기, 건조기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히트펌프 건조기는 냉매를 순환, 낮은 온도에서 빨래가 머금은 수분만 빨아들여 옷감 손상이 덜하고 전기도 적게 소모한다. 세탁건조기 또한 기존의 히트펌프 건조기처럼 저온제습 방식이라 옷감이 잘 손상되지 않는다.
▲ LG전자 세탁건조기는 제품 상단에 먼지 필터가 있다. 필터 손잡이를 밀어주면 손쉽게 먼지가 제거된다.
세탁건조기는 먼지로부터 자유롭다. 드럼세탁기는 건조기와 다르게 건조 시 발생하는 먼지를 걸러내는 기능이 없어 건조가 끝나면 내부를 청소해야 하고, 의류에 각종 먼지 및 잔여물이 붙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세탁건조기는 히트펌프 건조기처럼 먼지 필터가 따로 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필터 관리만 하면 먼지 없이 뽀송뽀송한 빨래가 완성된다.
좁은 공간에도 OK, 설치 공간 40% 절약
평당 몇 백만 원은 우습게 넘는 집에 가전제품이 각각 0.5평씩 차지하고 있으면 얼마나 손해인가. 세탁건조기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만큼 공간도 적게 차지한다. 비슷한 용량의 드럼세탁기보다 세로로 살짝 긴 정도다.
▲ 기존의 25kg급 세탁기와 비슷한 사이즈라 빌트인으로 설치할 수 있다.
공간이 좁아 어쩔 수 없이 '세탁기+건조기 직렬설치'나 '원바디' 제품을 골랐던 이들에게도 좋은 대안이다. 세탁기 위 건조기가 작동할 때마다 나는 소음이나 진동 때문에 불안할 필요도 없고, 이사갈 때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분해, 재조립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자료에 따르면 세탁건조기를 배치하면, 세탁기/건조기를 각각 설치할 때보다 공간을 약 40%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직렬로 쌓은 세탁기, 건조기 때문에 세탁실에 해가 가려지거나 곰팡이가 자주 생겨 골치 아팠다면 세탁건조기로 교체했을 때 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 타워형 세탁기+건조기와 달리 이사할 때 별도로 제품을 분리/조립할 필요도 없다.
고급스러운 디자인,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만족도 UP
용량이 다른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구매해 직렬로 배치할 경우, 사이즈가 서로 달라 깔끔하지 않고 어색해 보이기도 하다. 가로 폭이 동일한 세트 제품이라 할지라도 접합부의 틈과 굴곡이 주는 투박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세탁건조기는 그럴 일이 없다. 세로로 살짝 긴 것만 빼면 기존의 세탁기, 건조기와 생김새가 크게 다르지 않다. LG전자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스테인리스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했고, 삼성전자도 강철로 만들어 내구성이 높은 합금인 스틸을 사용했다.
▲ 삼성전자 세탁건조기는 AI 진동소음 저감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건조기보다 80% 낮은 수치의 소음을 낸다.
최신 기술, 고급형 제품에 접목했던 각종 편의 기능도 탑재되었다. LG전자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자사 최초로 세탁기 디바이스 AI칩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딥러닝 학습 기능을 향상, 탈수 시 세탁물을 균일하게 분산시켜 진동과 소음을 줄였다. 실제 사용 후기를 살펴보면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 모두 '기존의 건조기보다 소음이 클 줄 알았는데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라는 말들이 많았다.
▲ LG전자(보급형 제외)와 삼성전자 모두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손쉽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장점만 있는 건 아냐?
세탁건조기, 무턱대고 사면 안되는 이유
세탁건조기의 장점을 지금까지 살펴봤다. 하지만 과연 장점만 있을까? 세탁건조기를 사기 전에 따져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 세탁건조기
▲ LG전자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의 기본형은 미니워시가 없다. 추가로 설치해 사용해야 한다.
LG전자 시그니처 (6,515,910원) : 세탁 25kg + 건조 13kg + 미니워시 4kg
LG전자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3,934,652원) : 세탁 25kg + 건조 15kg (시그니처 고급 기능 제외)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3,668,540원) : 세탁 25kg + 건조 15kg
우선 건조 용량. 양사 모두 세탁건조기의 최대 건조 용량은 15kg 밖에 되지 않는다. 15kg는 킹사이즈 이불 1개가 건조 가능한 정도다. 빨래가 많지 않다면 부족하게 느껴지진 않겠지만, 20kg대의 대용량 건조기를 썼다면 건조가 다 될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여겨질 것이다. 실제로 '건조가 다 될 때까지 세탁기를 못 써 답답했다'라는 후기도 여럿 보인다.
■ 타워형 세탁기+건조기 세트
▲ 24년형 신제품, 트루스팀 등 각 제조사의 주력 기술을 탑재했는데도 세탁건조기보다 저렴하다.
LG전자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WL22GEHU (2,815,350원) : 세탁 25kg + 건조 22kg
삼성전자 비스포크 그랑데 AI 원바디 Top-Fit WF2521HCRRP (3,050,000원) : 세탁 25kg + 건조 21kg
가격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세탁기, 건조기를 각각 구매하는 것이 세탁건조기보다 저렴하다. 워시타워나 그랑데AI 원바디과 같은 타워형 세트 또한 마찬가지다. 또한, 기존에 LG전자 건조기의 '트루스팀' 기능을 선호했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고가의 LG전자 시그니처를 선택해야 한다. 보급형으로 나온 워시콤보에는 해당 기능이 빠져 있기 때문.
▲ 트루스팀은 고온의 스팀으로 옷을 탈취, 살균하는 기능으로, 옷의 구김도 펴줘 의류관리기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
삼성전자 세탁건조기를 구매할 이들은 소비전력도 체크해야 한다. LG전자는 히트펌프 방식, 삼성전자는 히트펌프와 히터 방식을 섞은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이 때문에 소비전력에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의 건조 소비전력은 1700W, LG전자는 570W다.
삼성전자는 '건조기 가동 초반에 돌아가는 히터의 최대 소비전력이 1700W인 것으로, 가동 시간을 합치면 이보다 낮다'라고 설명했지만 기존에 소비전력이 낮았던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사용했던 이들에겐 부담스러운 수치일 수 있다.
세탁건조기가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출시된 지 얼마 안되었기에 장기간 사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나올지 알 수 없는 것도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요인이다. 또한, 보통 이렇게 새로운 제품이 출시된 후, 몇 년만 있으면 제품의 가격대가 많이 낮아진다. 아래 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조금 더 기다리거나, 기존의 세탁기, 건조기를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세탁건조기, 이런 분들게 추천합니다!
1. 빨래부터 건조까지 논~스톱! 세탁기, 건조기를 자주 쓰는 분
2. 분리할 필요도 없다! 이사를 자주 가시는 분
3. 세탁실이 넓어졌어요!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싶은 분
4. 일체형이라서 안심! 타워형의 소음, 진동이 불안했던 분
5. 최신, 편의 기능 팍팍! 얼리어답터가 되고 싶은 분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