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지인 중에 한 명이 아이패드 병에 걸렸다. 노트북과 휴대폰으로 충분히 가능한 작업을 구태여 아이패드로 게다가 프로 라인으로 하고 싶다는 지인은 중증에 가까웠다. 얼마 뒤 지인은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고 병에서 완치되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 아이패드 프로 어떻게 사용하고 있냐는 나의 질문에 지인은 이렇게 답했다. "넷플릭스 보는데?"
21세기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아이패드가 내 방 속 ‘넷플릭스 머신’으로 전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사용자 유형에 따라 어떤 아이패드를 구매해야 돈값 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아이패드 에어랑 프로랑 뭐가 달라요?
1 M2 vs M4 칩셋
지난달 국내 정식 출시된 아이패드 에어와 프로의 가장 큰 차이는 두뇌 역할을 하는 ‘칩셋’이다. 신형 아이패드 에어에는 M2, 프로에는 M4가 탑재됐다.
M2는 아이패드 프로 6세대에 탑재됐던 칩셋이다. 구형 칩셋이긴 하지만, M1이 탑재됐던 아이패드 에어 5세대와 비교하면 처리 속도가 50% 빨라졌다. 아이패드 프로 7세대는 M4가 첫 번째로 들어간 제품이다. M4는 M2 대비 최대 1.5배 빠른 CPU 성능을 낸다.
2 OELD 디스플레이 유무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패드 최초로 OLED가 도입된 제품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제품에는 일반 OLED가 아닌, 삼원색(RGB)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은 ‘탠덤 OLED’가 적용됐다. 일반 OLED 대비 화면 밝기가 밝을 뿐 아니라 제품 수명도 길다. 2개 층을 쌓았지만 제품 두께도 두껍지 않아,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역대 아이패드 중 가장 두께가 얇다.
3 화면주사율 60Hz vs 120Hz
에어 모델과 프로 모델은 애플이 ‘프로모션 기술’이라고 부르는 화면 주사율의 차이도 있다. 애플은 프로 모델에만 프로모션 기술을 도입하는데, 이는 최대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아이폰도 120Hz를 지원하는 마당에 100만 원이 넘어가는 아이패드 에어 모델은 60Hz를 고수하는 것은 아쉬우나 아이패드 프로 판매량을 높이고자 하는 애플의 전략이기도 하다. 웹서핑, OTT 감상에서 화면주사율 차이를 체감하기 어렵지만 게임을 하거나 애플 펜슬을 사용할 때는 체감이 된다.
4 호환 기기 차이
애플이 새롭게 출시한 아이패드용 액세서리 제품인 애플 펜슬 프로와 신형 매직 키보드는 모델에 따라 급차이를 두었다. 신형 에어 모델의 경우 애플 펜슬 프로는 호환이 가능하나, 신형 매직 키보드는 사용할 수 없다. 신형 프로 모델에서만 애플 펜슬 프로와 신형 매직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5 etc
이밖에 소소한 차이들도 있다. 에어 모델의 경우 저장 용량을 128GB·256GB·512GB·1TB 중에 선택할 수 있고, 프로 모델은 256GB·512GB·1TB·2TB로 구분되어 시작 용량이 두 배 차이난다. 스피커 개수도 에어 모델은 2개, 프로 모델은 4개다. 사용자 인증 방식도 다르다. 에어 모델의 경우 손가락 지문을 활용한 터치 ID 방식이지만, 프로 모델은 얼굴을 인식하는 페이스 ID다.
M2 아이패드 에어가 어울리는 사용 유형
첫 번째 콘텐츠 소비 목적
아이패드를 OTT 감상, 게임 등 콘텐츠 소비 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면 프로 모델보다는 에어 모델을 추천한다. 콘텐츠 소비 목적이면 아이패드 기본 모델이나 미니 모델도 가능은 하지만 아이패드 기본형의 경우 반사방지 코팅이 되어 있지 않아 영상 시청에는 적합하지 않다. 미니 모델의 경우 8인치로 제약된 화면 크기로 사용하면 할 수록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콘텐츠만 소비하기 위해 200만 원에 달하는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는 건 ‘오버 스펙’이다.
신형 아이패드 에어는 이전 세대에 비해 다방면으로 성능이 개선되었다. M1 칩셋에서 M2 칩셋으로 변경되면서 CPU 성능은 15%, GPU 성능은 25% 향상되었다. 메모리 대역폭도 50% 더 커져 모든 작업에서 쾌적한 구동이 가능해졌다. M2 칩셋의 성능을 기반으로 콘텐츠 소비가 아닌 취미 수준의 디자인, 영상 편집, 음악 작업까지도 가능하다.
지난 5월 애플은 새로운 M4 칩셋을 공개하면서 아이패드용 창작 앱인 파이널 컷 프로와 로직 프로의 새로운 버전을 발표했다. 이전에는 막혀있던 외장 스토리지를 활용한 영상 편집이 가능해졌고 더 다양한 푸티지 옵션이 추가되어 PC 버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구동이 된다고 해서 크리에이팅 용도로 아이패드 에어를 추천하는 것은 별개이다. 프로 모델과 비교해서 칩셋이나 램, 주사율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문적인 창작 용도로 추천하기 어렵다. 영상이나 음악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아이패드 프로나 맥북 프로로 가도록 하자.
아이패드 에어 11" M2 128GB 872,020원
신형 아이패드 에어는 처음으로 11인치와 13인치, 두 가지 크기로 출시됐다. 13인치 모델의 경우 화면이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게가 신형 프로 모델(579g)보다 무거운 617g에 달한다. 아이패드는 손으로 든 상태에서 게임을 하거나 OTT를 감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13인치는 장시간 손으로 들고 있기 부담스러운 크기이다. 집 외에 여러 장소에서 아이패드 사용을 생각하고 있다면 11인치를 선택하자.
두 번째 대학생 or 수험생 공부용
아이패드로 공부하는 실사용 모습 (출처 : 노팅)
아이패드의 진면목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시기는 대학생, 수험생일 때다. 공부 목적으로 아이패드를 활용하면 꽤 장점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전공 서적을 아이패드에 PDF로 저장한 다음 강의 내용을 애플 펜슬로 필기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아이폰 사용자가 많은 대학생 특성상 에어드랍으로 파일을 주고받기 편한 디바이스인 아이패드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출처 : 애플
아이패드를 공부할 때 사용하는 이들에게 M1에서 M2로의 칩셋 변화는 크게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전 모델보다 M2가 들어간 최신 아이패드 에어를 추천하는 이유는 ‘가로형 전면 카메라’에 있다. 가로형 전면 카메라의 장점은 화상 통화 상황에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해준다.
기획자 또한 아이패드로 페이스 타임을 자주 하는데 세로형 전면 카메라 방식이라 항상 시선 처리가 애매했다. 대학생이라면 화상 통화를 할 일이 꽤 생긴다. 화상 강의를 수강하거나 조별 과제로 인해 화상 회의를 진행할 수도 취업을 위해 화상 면접을 할 때도 있기 때문.
애플 펜슬 프로도 신형 아이패드 에어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이다. 애플 펜슬 프로는 펜을 돌리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펜, 브러시 도구 방향의 각도가 조절되는데 활용 정도에 따라 공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펜슬을 꾹 눌러 쥐는 ‘스퀴즈’ 제스처를 취하기만 하면 화면에 선 굵기, 색상 등을 바꿀 수 있는 도구 팔레트가 뜬다. ‘호버’ 기능을 통해 마킹을 하기 전에 화면에 애플 펜슬이 향한 지점을 미리 확인할 수도 있다.
이밖에 신형 아이패드 에어의 기본 용량이 64GB에서 128GB로 바뀌었는데 강의 영상과 자료가 많은 학생에게 적합한 지점이다.
아이패드 에어 13" M2 128GB 1,163,020원
아이패드로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면 ‘대화면’을 추천한다. 아이패드로 전공책을 보면서 필기까지 해야 한다면 화면이 클수록 더 편하다. 11인치보다 화면이 더 커지는 만큼 휴대성은 떨어지게 되지만 백팩 같은 큰 가방을 주로 매고 다니는 학생에게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뽀모도로 공부법으로 50분 공부하고 10분은 아이패드 에어의 더 큰 화면으로 유튜브에서 뉴진스 뮤직비디오 보면서 쉬도록 하자.
M4 아이패드 프로가 어울리는 사용 유형
첫 번째 드로잉
그림을 그린다면 아이패드 프로 모델이 적합하다. 아이패드 프로 모델에만 있는 탠덤 OLED와 프로모션 기술 때문이다. 신형 아이패드 프로는 탠덤 OLED가 적용돼 기존 LCD 디스플레이 대비 색감이 크게 개선됐다. 미니 LED에서 OLED 변화로 인해 전력 효율이 높아져 실사용 시간도 이전 모델보다 늘어난 점도 장점이다.
아이패드 에어 모델의 60Hz 주사율과 아이패드 프로 모델의 120Hz 주사율 차이는 드로잉 영역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아이폰에도 120Hz가 들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미 웬만한 소비자의 눈은 120Hz에 적응되어 있어 60Hz를 버티기란 여간 쉽지 않다.
1TB 이상 용량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나노 텍스쳐 글래스 옵션
그렇다면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할 때 나노 텍스쳐 글래스 옵션을 추가해야 할까? 나노 텍스쳐 글래스는 주변광을 산란시켜 화면 반사를 최대한 줄여주는 옵션으로 야외에서 작업을 많이 하는 포토그래퍼, 영상제작자에게만 유용하다. 실내 환경에서 주로 그림을 그리는 사용자에게 나노 텍스쳐 글래스는 불필요한 옵션이며 OLED의 뛰어난 색감을 오히려 다운그레이드 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그림이 아니라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에게도 신형 아이패드 프로가 괜찮을지 묻는다면 만류하고 싶다. 국내에서 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주로 사용되는 프리미어 프로 기준으로 아이패드 버전은 쓸모가 없다. 기본적인 컷 편집만 가능한데 PC 버전과 다르게 화면이 제한된 아이패드 버전은 불편하기만 하다. 영상 편집을 위해 매직 키보드 같은 추가 악세서리 지출도 들어가니 영상 편집을 생각한다면 아이패드가 아닌 맥을 고려하자.
아이패드 프로 13" M4 256GB 1,939,020원
드로잉 목적을 위한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보다 13인치 모델을 추천한다. 그림 작업을 할 때는 화면 분할 기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면이 커야 유리하다. 특히,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전작(682g) 대비 무게가 100g 이상 가벼워져 휴대성도 좋아져 부담이 덜 하다.
두 번째 게임용
이전까지 아이패드와 게임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애플이 기기 전반에서 게임 기능을 강조하면서, 아이패드의 게임 기능도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WWDC에서 공개된 iPadOS 18에는 게임 기능 업데이트가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게 게임 모드 기능이다. 전체 화면으로 게임을 실행하면 게임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백그라운드 활동을 줄인다. 덕분에 프레임 속도가 일관적으로 유지돼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에어팟이나 게임 컨트롤러를 무선으로 연결했을 때 오디오 지연 시간을 줄여 게임 몰입감도 높여준다.
M1 이상 모델부터 플레이 가능한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아이패드용 AAA급 게임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아이패드용 게임으로 공개됐거나 공개 예정인 AAA급 게임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어새신 크리드 시리즈, P의 거짓, 데스 스트렌딩 등이 있다.
이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은 M4 칩셋 덕이다. M4는 M2 대비 CPU 속도가 1.5배, 메모리 대역폭이 1.2배 상승했다.
아이패드 최초로 하드웨어 가속형 레이 트레이싱과 동적 캐싱을 지원해 게임 그래픽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레이 트레이싱 적용 전후를 비교해보면 그림자, 반사 효과, 빛이 더 사실적으로 표현된 것을 알 수 있다. 노트북 수준의 가격 부담만 제외하면 M4 아이패드 프로는 완벽한 게이밍 태블릿이라 평가한다.
아이패드 프로 11" M4 1TB 1,454,020원
게임용 태블릿을 찾는다면 11인치 모델을 추천한다. 13인치 모델로 게임을 하게 되면 큰 화면에서 오는 만족감이 있기는 하지만 손으로 들고 하기는 어렵다. 11인치 태블릿이 손으로 게임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니 원신, 붕괴, 명조 같은 모바일 게임을 주로 플레이 한다면 11인치를 고르자.
1TB의 저장 용량을 추천하는 이유는 1TB 모델부터 게이밍 성능에 영향을 주는 램 용량, CPU 코어 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256GB, 512GB 모델은 9코어 CPU를 지원하는 데 비해 1TB와 2TB 모델은 10코어 CPU가 탑재됐다. 램 용량 역시 8GB에서 16GB로 2배 더 높아지는 차이가 있다. 최고 옵션으로 게임을 할게 아니라면 기본 깡통 모델로도 충분하니 안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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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백유진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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