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5가 대중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PC 메모리 시장의 판도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8할 이상을 차지했던 DDR4 시절과 달리 현재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브랜드가 골고루 인기를 끌면서 다시금 춘추전국 시대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국내 브랜드의 고전에 아쉬움을 느끼는 유저도 있겠지만,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됐으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득이라 할 수 있다.
어찌되었듯 현재 메모리 시장에는 그야말로 '넘친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성이나 호환성 등 여러 가지 까다로운 요인을 완전히 만족시키는 제품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구매했다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팀그룹(TeamGroup)의 메모리가 DDR5 시장에서 점점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것도, 기왕이면 검증된 브랜드를 원하는 소비자 심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DDR4 시절부터 국내 시장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팀그룹 메모리는 높은 성능과 안정성, 감각적인 디자인의 제품으로 큰 인기를 얻어왔다. 여기에 어떠한 시스템과도 잘 맞는 호환성에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서비스까지 제공해 어느덧 DDR5 메모리 시장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특히 'TeamGroup DDR5-5600 CL46 Elite 서린'은 현재 국내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DDR5 메모리 중 손에 꼽힐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를 위한 T-CREATE 라인업 중 'TeamGroup T-CREATE DDR5-5600 CL46 CLASSIC 서린'은 20만원 대 이상의 고성능 메모리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과연 팀그룹 메모리가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와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진 샤오 (Jeanne Shao) 세일즈 매니저와 샌디 차이(Sandy Tsai) 세일즈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진 샤오 (Jeanne Shao) 팀그룹 세일즈 매니저 (좌) / 샌디 차이(Sandy Tsai) 팀그룹 세일즈 매니저 (우)
세계적인 메모리 기업으로 발돋움 한 '팀그룹'
팀그룹(TeamGroup)은 대만에 본사를 둔 반도체 제조사로 대표 제품인 PC 메모리 뿐만 아니라 노트북/서버용 메모리 등을 다양한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는 DDR5 메모리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SSD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USB 메모리와 외장하드, 메모리 카드 등 다양한 제품으로 글로벌 유저들 사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팀그룹은 최초 198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돼 메모리 모듈을 생산했고, 이후 1999년에 본사와 공장을 대만으로 이전하면서 메모리 외에 여러 가지 PC 관련 상품을 제조하며 글로벌 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특히 팀그룹의 메모리는 대만 내 위치한 생산 공장에서 제작한 IC 모듈을 메모리에 얹어 품질 면에서도 글로벌 탑티어로 인정 받고 있다.
샌디 차이(Sandy Tsai) 팀그룹 세일즈 매니저는 "팀그룹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메모리 시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게이밍 메모리 부문에서 상위 2~3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미국과 한국에서 큰 성장을 이뤘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DDR5 게이밍 메모리 부문에서 킹스톤과 1~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라고 밝혔다.
팀그룹의 인기는 비단 한국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DDR5가 등장하면서 매년 2배 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거두며, 어느덧 메모리 시장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 메모리 부문 인기 순위 2위에 랭크됐고, 고성능 메모리 역시 상당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 유통되는 외산 브랜드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라 할 수 있다.
그간 다양한 유통사와 함께 협업했지만, 몇 년 전 서린씨앤아이가 본격적으로 유통을 시작하면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다. 팀그룹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서린씨앤아이의 유통 및 마케팅 노하우가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며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김태왕 서린씨앤아이 상무는 "오래 전부터 팀그룹 메모리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제품의 품질이 뛰어난 것은 물론 철저한 검수 과정을 통해 불량률을 최소화했기에 까다로운 국내 유저들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서린씨앤아이가 메모리를 비롯해 다양한 PC 컴포넌트에 대한 폭넓은 유통망과 마케팅 노하우, 차별화된 서비스 인프라를 갖춘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팀그룹 메모리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지난 몇 년 동안 긴밀한 협업을 진행한 결과, 국내 DDR5 시장에서 손꼽히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태왕 서린씨앤아이 상무
진 샤오 (Jeanne Shao) 팀그룹 세일즈 매니저는 "팀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대단히 뛰어난 모듈 테스트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든 제품은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출하됩니다. 때문에 불량률이 낮은 것은 물론 어떠한 시스템과도 우수한 호환성을 자랑합니다. DDR5의 성공은 이러한 좋은 품질이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폭넓은 라인업과 철저한 검수 과정
팀그룹의 또 다른 강점으로 용도와 디자인, 가격에 따라 라인업을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흔히 알려진 보급형 라인업 'Elite' 뿐만 아니라 안정성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진 전문가를 위한 '티크리에이트(T-CREATE)' 라인업,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LED 감성, 높은 성능과 쿨링 효과로 고사양의 게이밍PC에 적합한 'T-Force DELTA RGB DDR5'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샌디 차이 매니저는 "팀그룹은 ELITE, TFORCE, TCREATE 세 가지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LITE는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대중적인 라인이고, TFORCE는 극한의 성능을 추구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시각적으로도 눈에 띄게 디자인되었습니다. 또 다른 특수 라인인 TCREATE는 안정성을 중시하며, 창작자들에게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팀그룹은 각 제품의 특징에 따라 사양과 디자인, 가격을 다르게 책정함으로써 다양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크리에이터를 위한 티크리에이트(T-CREATE) 라인업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어떠한 시스템에서도 문제 없이 돌아가는 높은 안정성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8층 기판이 아닌 10층 기판으로 설계해 극한의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그만큼 고장나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엄선된 제품으로만 만들져 전압 안정성 및 내구성이 무척 뛰어나다.
사실 지난 2023년 컴퓨텍스에서 티크리에이트(T-CREATE) 제품이 처음 공개됐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흔히 '고성능 메모리'하면 화려한 LED가 접목된 게이밍 라인업을 떠올렸기에, 조금은 밋밋하게(?) 느껴지는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이 성공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전문가를 위한 제품답게 불필요한 시각적 요소를 과감히 없애고, 오로지 안정성과 호환성에만 집중한 설계가 오히려 대중의 마음을 잡은 것이다. 또한 RGB LED가 제거된 만큼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어느덧 합리적인 고성능 메모리의 표준으로 인정받게 됐다.
김태왕 상무는 "서린씨앤아이는 2년 전부터 티크에이트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다른 RGB LED 모델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지만, 오히려 Non-LED를 선호하는 유저들도 많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문가들의 경우 시각적인 멋보다는 성능과 안정성, 가격의 조화를 중요 시 하기 때문에 여기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진 티크리에이트 제품군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 동일한 사양의 타사 고성능 게이밍 메모리에 비해 더욱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팀그룹의 메모리는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성을 자랑한다. 생산된 제품에 대한 철저한 테스트로 호환성이나 안정성을 높였는데, 그 핵심이 바로 검수 과정이다. 자체적인 'KT-3M TEST Platform'을 통한 전수 검사로 불량률을 크게 낮춘 것이다.
진 샤오 매니저는 "저희는 자체적인 테스트 실험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로운 칩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반영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및 조정을 진행합니다. 동시에 저희는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 4곳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양측 공식 웹사이트에는 사용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상세한 QVL 리스트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떠한 시스템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1조원 매출 달성 목표....서린씨앤아이와 긴밀한 협업 이어나갈 것
팀그룹은 2025년에도 차별화된 신제품으로 한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보다 더 큰 도약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참고로 팀그룹은 지난 2023년에는 약 6300억원의 매출을, 2024년에는 약 8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PC 제조사들이 지난 해 불경기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올해는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 시장은 물론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샌디 매니저는 "팀그룹은 PC 메모리 제조사 중 가장 빠르게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한국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의 추세라면 1조원 매출 달성도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해에 비해 3배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lite와 티크리에이트 라인업이 워낙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와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한국 시장에서 팀그룹 메모리의 폭발적인 성장 역시 그간 서린씨앤아이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대중의 피드백을 빠르게 적용하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마케팅 전략을 세웠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실제로 팀그룹은 한국 유저들의 다양한 의견을 빠르게 청취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일례로 지난 2024년 10월 출시된 'TeamGroup T-Force DDR5-7200 CL34 XTREEM 핑크 패키지 서린'는 한국 유저들의 의견을 적용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또한 'TeamGroup T-Force DDR5-7200 CL34 XTREEM 화이트 패키지 서린' 역시 현재의 Snow White가 아닌 후지산 스노우였으나, 한국 유저들의 정서를 고려해 스노우 화이트로 변경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팀그룹이 얼마나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얼마나 서린씨앤아이와 긴밀하게 협업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진 샤오 매니저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 유저들은 워낙 IT 제품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고, 피드백이 빠릅니다. 전 세계에서 컨트롤러까지 꼼꼼히 따져 제품을 구매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피드백들이 제품의 품질 향상은 물론 팀그룹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트렌드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1년에 1~2차례씩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지난 몇 년간 팀그룹에 보내주신 성원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 상태에서는 공개가 어렵지만, 5월에 열리는 컴퓨텍스 2025에서 깜짝 놀랄 만한 신제품을 대거 공개할 계획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여러 가지 프로모션으로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홍진욱 기자/honga@media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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