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청소기는 더이상 신기한 미래 가전이 아니다. 혼수 가전 3대장에 이름을 당당히 올리며 냉장고, 세탁기만큼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결국 로봇 청소기 시장은 단순한 흡입력 경쟁을 넘어서 인공지능의 진화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걷고 있다. 한때는 몇 파스칼(Pa)인가, 얼마나 강한 모터를 썼는가가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얼마나 손이 덜 가는가, 얼마나 사람의 개입을 줄였는가가 경쟁력인 시대다. 이 변화의 중심에 있는 브랜드가 바로 Roborock(이하 로보락)이다.

2014년 설립된 로보락은 처음부터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니었다. 초기에는 샤오미 생태계 안에서 성장한 가성비 이미지의 로봇청소기 브랜드에 가까웠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전략을 전환했다. 저가 경쟁 대신 기술 고도화에 집중했고, 그 결과 중국 브랜드 가운데서도 드물게 ‘프리미엄 전문기업’ 이미지 전환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로보락은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브랜드다. 바로 중국 기업이라는 점. 2025년 개인정보 처리방침 변경 과정에서 데이터 처리 위치와 수집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말이 논란이지 물증만 없고 심증은 확실한, 이른바 '온국민이 다 아는 비밀'같은 사건이었다. 중국 본사와의 데이터 처리 구조가 명시되면서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됐고, 국내에서도 로봇청소기 업체 전반에 대한 개인정보 점검이 진행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례는 없고 로보락 측 역시 한국 법령을 준수하며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으며, 영상·오디오 데이터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고 해명한 상태라 무조건 비난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보안 관련 안내와 정책 공개를 강화해 나름 신뢰 회복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존재한다. 로보락이 전 세계 로봇 청소기 시장을 정복하기 위해 꼭 극복해야할 과제라 하겠다.

▲ 로보락이 CES2026에서 공개한 'Saros Rover'
로보락의 기술 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는 LDS LiDAR 기반 정밀 맵핑이다. 집 구조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해 구역별 청소, 금지 구역 설정, 다층 맵 저장 등 스마트 기능을 구현한다. 둘째는 AI 기반 장애물 회피 기술이다. 단순히 벽을 감지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선, 슬리퍼, 반려동물 용품 등 일상적인 장애물을 인식하고 피한다. 셋째는 자동세척 도크 고도화다. 최근 로보락이 가장 강하게 밀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로보락의 라인업을 살펴보려 한다. 현재 국내 유통 기준으로 로보락의 라인업은 크게 S 시리즈, Q 시리즈, 엔트리 라인으로 구분된다. 이 구조는 단순 가격대 구분이 아니라 각 라인업의 역할 차이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플래그십 S 시리즈는 로보락 브랜드의 간판이자 얼굴로 통한다. 대표 모델은 Roborock S8 MaxV Ultra<1,384,980원>와 Roborock S8 Pro Ultra<1,457,900원>다. 가격대는 15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어 로보락 라인업의 최고가 제품으로 통한다. 그동안 로보락이 개발한 로봇 청소기 기술력이 집약된 모델이rl 때문에 로보락의 '끝판왕'을 만나고 싶다면 S 시리즈를 선택하는 게 좋다.

무엇보다도 로보락 S 시리즈의 핵심은 듀얼 롤러 브러시 구조라 할 수 있다. 롤러 형태의 브러시 두 개가 중앙에서 맞물려 회전하면서 먼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끌어올린다. 이에 카펫이나 러그가 깔린 환경에 특화되었다고 홍보한다. 흡입력 수치 역시 시리즈 최상위 수준을 자랑한다.

MaxV와 Pro 모델은 LDS LiDAR 기반 기본 내비게이션과 카메라/구조광 기반 장애물 인식의 조합으로 동작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로보락의 3대 기술 중 첫번째인 LDS LiDAR로 청소 공간을 정밀하게 스캔하고 지도화함은 물론 여기에 카메라 또는 적외선 기반 3D 구조광을 조합해 물체를 인식하고 회피하는 식이다. 흔히 로봇 청소기에 잘 걸려 작동을 방해하는 신발끈, 전선, 반려동물의 배설물 등이 회피 대상 물체에 속한다.

여기에 고온 물걸레 세척과 열풍 건조, 자동 세제 투입 기능이 더해진다. 물걸레를 단순히 적시는 수준이 아니라, 세척과 건조까지 자동으로 관리해 위생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로보락이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세 가지 기술을 모두 적용한, 일종의 기술 쇼케이스에 가깝다.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프리미엄 포지션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맡는다. 가격만 빼고는 로봇 청소기의 경쟁력을 모두 갖춘 로보락의 간판이라 하겠다.

그에 비해 Q 시리즈는 실질적인 주력 판매 라인이다. 대표 모델로는 Roborock Qrevo 시리즈, Qrevo MaxV 시리즈, Roborock Q8 Max+<549,000원> 시리즈 등이 있다. 가격대는 세부 모델별로 50만 원에서 160만 원 사이로 선택지가 상당히 다양하다.

▲ 주요 Qrevo 시리즈 비교표
<이미지 출처 : 로보락 페이스북 페이지>
Roborock Qrevo 시리즈는 Qrevo Pro<1,589,890원>, Qrevo C<1,035,550원>, Qreovo L<549,000원>, Qrevo Edge C<949,000원> 등으로 다시 나뉘며 CES 2026 때 새롭게 Qrevo Curv 2 Flow<1,289,000원>가 공개되며 현재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각 세부 모델은 유통사, 패키지 별로 더 다양하게 분류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살짝 복잡하게 보일 수 있으니 구입시 상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Q 시리즈가 많이 팔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S 시리즈의 핵심 기능을 상당 부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회전형 물걸레를 채택해 바닥 밀착력을 높였고, 자동 세척 도크 역시 모델에 따라 제공된다. 일부 모델에는 카메라 기반 장애물 회피 기능도 탑재된다. 완전 풀옵션은 아니지만, 체감 성능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Qrevo Edge C<949,000원>는 100만 원 이하 가격대임에도 S 시리즈에 버금가는 풀 스펙의 로봇 청소기로 인기가 가장 많은 실질적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150만 원이 넘는 S 시리즈가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로보락 입장에서도 QRevo 시리즈는 판매량을 책임지는 핵심 축이다. 기술 상징이 S라면, 매출을 책임지는 것은 Q이므로 당연히 파생 상품이나 패키지 구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남은건 현명한 판단뿐이다.

로보락의 가장 하위 기종 엔트리 라인업으로는 Roborock Q5<453,380원>와 Roborock E5 등이 있다. 가격대는 30만 원에서 60만 원 수준이다. Q5처럼 이름에 Q가 들어가 있어 상위 Q 시리즈와 혼동하기 쉬워 구입시 주의가 필요하다.

▲ 로보락 Q5 (해외구매)<453,380원>
엔트리 라인은 흡입 중심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 물걸레 기능은 최소화되어 있거나 단순 보조 수준에 그친다. 자동 세척 도크는 제공되지 않으며, 일부 모델은 단순 먼지통 자동 비움 정도만 지원한다. 기본적인 맵핑과 구역 청소 기능은 갖추고 있지만, 프리미엄 자동화 경험과는 거리가 있다. 그야말로 '깡통' 로봇 청소기라는 말이다.
다나와 가격비교 리스트에서도 Q5만 해외구매 조건으로 걸렸을 뿐, E5는 존재하지도 않을 정도다. 게다가 가격도 Qrevo 시리즈 중 가성비 모델과 불과 5만 원정도 차이밖에 안난다. 이는 로보락이 지향하는 마케팅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저가형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보다는, '프리미엄 자동화'에 가치를 둔 행보로 완성도를 끌어올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쪽을 택한 것이다.

▲ 로봇팔을 시리즈 최초로 장착한 Saros Z70
이 선택은 '중국'이라는 국가 이미지가 전 세계에서 어떻게 소비되는 지 가늠해보면 이해되는 구조다. 상상을 뛰어넘는 저렴한 가격, 그에 걸맞는 조악한 품질은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한 중국이 영원히 짊어지고 가야할 오명이다. 그 오명을 로보락이 그대로 짊어지고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로보락은 스펙 과장이나 가격 인하 경쟁 대신, 도크 기술과 자동화 통합 완성도에 집중했다. 흡입력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사용자가 손을 덜 대도 되는가다. 먼지통을 비우지 않아도 되고, 물걸레를 빨지 않아도 되고, 건조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제 로봇청소기가 집 안을 스스로 돌아다니고, 공간을 맵핑하며, 일부 모델은 카메라까지 탑재하는 시대다. 편리함이 커진 만큼 개인정보와 보안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로보락은 자동화 완성도 경쟁을 선택한 브랜드다. 앞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고도화만큼이나 데이터 투명성과 보안 신뢰 역시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다. 흡입력의 시대를 넘어 자동화의 시대로 들어선 지금, 다음 경쟁 무대는 ‘신뢰’가 될지도 모른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이미 상향 평준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런 단계를 거치는 동안 제조사, 브랜드가 갖는 이미지는 모든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중국'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로보락이 완성한 라인업을 보면 그 면모가 확실히 드러난다. 소비자들에게 '중국 브랜드'라는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로보락을 선택하게끔 만드는 기술과 혁신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답나와'의 벤치마크를 통해 로봇 청소기 다수를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다나와 판매량 점유율 3위 수준인 로보락도 당연히 그 대상이다. 아직 일정은 미정이지만, 철저한 기획과 테스트로 로봇 청소기의 우열을 가릴 계획이니 많은 기대와 응원 바란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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