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응답속도 올리기 경쟁이 이제 어느정도 진정이 된 것 같다. 시장에서는 지난 7월 말에 게재한 컬럼(LCD 스펙, 이현령 비현령인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들 하는데... 필자 생각에 어느정도는 영향을 미쳤겠지만 전부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소비자들 사이에 8ms와 4ms의 차이가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 같다.
어쨌거나 조금은 진정된 듯한 응답속도 경쟁과 관련하여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지난 몇일간 지루한 실험을 하고, 연구하고, 자료를 정리한 끝에 이번 기사를 올린다. 먼저 이번 기사를 작성하게 된 동기에는 3Gate의 지원이 있었음을 밝혀 두고자 한다. OverDrive의 3가지 설정(Low, Middle, High)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한지, 혹은 부작용은 없는지에 대해 필자보다 먼저 진지하게 고민하고 추가적인 조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또한 3Gate에서는 필자가 제대로 실험할 수 있도록 각각 3가지 상태로 세팅된 19인치 LCD 모니터(1910Art)를 제공하는 등 물리적인 도움도 주셨다. 감사드리는 바이다.
응답속도와 OverDrive에 대한 아주 간략한 소개
이번 기사의 출발은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OverDrive로 인한 화질상의 문제점이나 부작용은 없는가?였다. 이런 부분에 대해 실험한 결과를 공유하기 전에 먼저 응답속도를 측정하는 기준에 대해 잠시 설명드리도록 하겠다. 아마 응답속도는 상승시간(Rise Time)과 하강시간(Fall Time)으로 나눠지고 10% ~ 90% 구간의 시간을 측정한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계실 것이다. 이러한 밝기의 변화를 오실로스코프로 확인해 보면 아래와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상승시간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100%의 설정은 최종적으로 안정화된 수준(±2%으로)을 기준으로 하고 이를 중심으로 10%와 90%의 구간을 설정한다. 하지만 이 100%보다 10% 내외로 Over Shoot되는 부분이 종종 계산에서 제외되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하강시간의 경우에도 Under Shoot의 문제가 있음)
※ 이미지 출처: 시간영역 해석
LCD의 응답속도를 인위적으로 높이기 위해 OverDrive시키는 원리에 대해서도 다들 많이 보셨겠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다시 한번 관련 그림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정상적인 구동전압에 비해 약간 더 높거나 낮은 전압을 순간적으로 넣었다가 다시 원래 수준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바로 OverDrive의 원리이다.
※ 이미지 출처: 뷰소닉 홈페이지 White Paper중에서
OverDrive의 효과(1) : Black ↔ White
아래의 그래프들은 포토센서와 오실로스코프를 이용하여 모니터포유(주)에서 직접 계측한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Black(RGB Level : 0,0,0)에서 White(RGB Level : 255,255,255)로 갈 때의 Rise Time과 다시 White에서 Black으로 돌아올 때의 Fall Time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래프의 우측에 보면 오실로스코프가 계산한 상승시간과 하강시간도 보일 것이다.
OverDrive를 Low로 했을 때나 Middle 혹은 High로 했을 때나 별 차이가 없다. 세 경우 모두 3ms의 상승시간과 5ms의 하강시간을 기록해서 도합 8ms의 응답속도를 가졌다고 하겠으며, 파형도 거의 일치한다. 이는 이 모니터에 사용된 TN 패널의 스펙인 8ms와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상승시간은 2~3ms, 하강시간은 4~5ms로 한번 계측될 때마다 수치는 조금씩 달라진다. 따라서, 평균적으로는 7ms라고도 할 수 있다)
※ 오버드라이브를 "Low"로 했을 때
※ 오버드라이브를 "Middle"로 했을 때
※ 오버드라이브를 "High"로 했을 때
사실 Black ↔ White는 가장 극단적인 레벨이기 때문에 OverDrive가 영향을 줄 여지는 별로 없다. 따라서 원래의 패널 스펙과 동일한 8ms 내외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며, 한편으로는 모니터포유(주)에서 마련한 계측장비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방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OverDrive의 효과(2) : Black ↔ Gray
이번에는 Black(0,0,0)에서 중간 정도 밝기의 회색 즉 RGB값이 (128,128,128)인 회색(Mid Gray)으로의 전환시, 그리고 다시 중간회색에서 Black으로의 전환시에 파형이 어떻게 되는지를 살펴 보도록 하자.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OverDrive의 레벨을 각각 Low와 Middle, 그리고 High로 설정한 모니터들이... 이번에는 아래의 그래프들에서 보이듯 Black ↔ White에서와는 상당히 다른 파형을 보였다.
※ 오버드라이브를 "Low"로 했을 때
Low로 설정했을 때에는 상승/하강의 높이만 다를 뿐 Black ↔ White에서의 파형과 별 다른 차이를 찾을 수 없다. 응답속도도 상승(0 → 128)일 때에는 2ms였고 하강(128 → 0)일 때에는 7ms로 정상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Middle로 설정했을 때의 파형을 보면 상승시에는 Low로 설정했을 때와 동일하나 하강시에는 일단 밑으로 조금 가라앉았다가 떠오르는 형태를 보인다. 앞서 설명드린 Under Shoot되는 것으로, 그러면서도 하강시간은 4ms로 Low로 설정했을 때(7ms) 보다 수치적으로 좋게 나온다.
※ 오버드라이브를 "Middle"로 했을 때
OverDrive를 High로 설정했을 때에는 증상이 훨씬 심해진다. 하강시에 깊이 가라앉았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