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TE 경쟁에 막이 올랐다. 오는 8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동시에 VoLTE 상용화 서비스에 돌입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일, 이례적으로 오후 3시경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VoLTE 상용화 소식을 알렸다. 이 자료가 발표된 지 30분만에 SK텔레콤 역시 동일한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서로 VoLTE 서비스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발표 타이밍을 보고 있었던 것. VoLTE를 위해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 만큼 다분히 경쟁사를 의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사의 발표에 앞서 이미 배포 자료가 다 준비된 상황이었다”며 “양사가 함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시작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우리는 이미 사전에 (VoLTE)서비스 시작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었다”라며 “실제 서비스를 해보면 어느 쪽이 세계 최초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VoLTE는 음성과 문자, 영상을 모두 LTE망의 데이터 패킷으로 제공하는 올IP(All-IP) 기반의 서비스다. 3G 음성통화에 비해 2.2배 넓어진 주파수 대역폭을 처리할 수 있으며, 고음질 음성 코텍을 사용해 원음에 가까운 목소리로 통화할 수 있다. 통화 연결 시간 역시 0.25~2.5초 미만으로 기존 3G 음성통화 대비 최대 20배 이상 빨라졌다.
국내 이통사들은 LTE 서비스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VoLTE를 내세우기 위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상용화를 추진해왔다. 그렇다면 야심 차게 등장한 SK텔레콤의 ‘HD 보이스’와 LG유플러스의 ‘지음’은 어떤 모습일까?
하반기부터 VoLTE 전용 단말기 본격 출시된다
VoLTE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다. 양사는 8일부터 해당 기능이 탑재된 LTE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먼저, SK텔레콤은 1종의 모델을 준비했다. 8일부터 판매되는 갤럭시S3에는 HD 보이스가 기본 탑재되며, 이전에 구입한 갤럭시S3에 대해서는 8월 중에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3와 옵티머스 LTE2의 2종의 모델에 지음을 탑재해 출시한다. 마찬가지로, 해당 모델을 이전에 구입한 사용자들은 8월안에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Vo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 측은 “10월부터 지음 서비스가 가능한 LTE 단말기를 출시해, 연내 7종 이상의 VoLTE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라 설명했다. SK텔레콤 역시 “우리는 옵티머스 LTE2는 지원할 계획이 없지만, 향후 출시되는 대부분의 LTE 스마트폰에 HD 보이스가 탑재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경쟁사보다 더 많은 수의 단말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양사는 이미 출시된 다른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VoLTE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갤럭시S3와 옵티머스 LTE2(LG유플러스용) 외에는 Vo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로, 사용자 차별 논란이 예상된다. 각 이통사들은 향후 지속적인 VoLTE 단말기 출시를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VoLTE가 새로운 서비스 가능성을 보여준다
VoLTE라고 해서 기존 음성 통화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양사 모두 3G 통화와 동일한 UI를 유지하기 때문에 별도의 과정 없이 기존 통화 다이얼러로 수신과 발신이 가능하다. 또, VoLTE와 일반 3G 통화 중 원하는 발신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통화 품질만 달라졌을 뿐 사용 방식이나 요금에 있어서는 변화가 없는 셈이다.
음성과 데이터가 같은 통신망에서 제공되는 All-IP 기반 서비스인 만큼, 사용 환경이나 기능도 편리하게 개선된다.
SK텔레콤은 고음질 음성 통화를 기반으로 서비스 확장을 시도한다. ‘HD 컬러링’이 대표적인 예로, 사람의 목소리 외에 자연의 소리까지 담을 수 있는 대역폭을 적용했기 때문에 통화 연결음을 좀 더 풍부한 음질의 음악으로 즐길 수 있다. 또, 통화 중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해, 음성통화 중 영상통화로 전환하거나 사진, 영상, 위치 등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의 지음 서비스 역시 음성통화를 하면서 영상통화로 전환하거나 음악을 함께 듣고 지도, 사진, 일정 등을 공유하는 등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여러 개의 IP를 운영할 수 있는 MPDN(Multiple Packet Distribution Network)을 도입, 와이파이 환경이나 데이터 차단 상태에서도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등 특정상황에서 일부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았던 부분도 해소키로 했다.
통화 품질은 비슷, 망 운영 기술이 차이 만들 것
서비스 상용화가 시작되고 나면 품질 경쟁이 시작된다. 양사 모두 “앞으로 VoLTE의 안정화 기술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기술 자체는 동일하기 때문에 음질은 대동소이 하지만, 망 운영 기술에 따라 안정화 수준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데이터 사용에서는 약간의 끊김을 체감할 수 없지만, 음성 통화 상에서는 경계지역에서의 일시적인 장애도 크게 문제되기 때문에 안정화와 커버리지가 관건이다.
SK텔레콤은 원활한 HD 보이스 제공을 위해 Advanced-SCAN, LTE 펨토셀, 멀티캐리어 등 3대 LTE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했다.
특히 Advanced-SCAN은 LTE 기지국 간 신호 간섭을 자동으로 제어해 경계 지역의 품질을 기존 대비 약 4배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LTE 기지국 사이의 경계지역에서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 이동 중에도 안정적인 통화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우세한 커버리지를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VoLTE 서비스의 체감품질 고도화를 위해 800MHz와 2.1GHz의 2개 LTE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멀티캐리어 기술을 올 연말까지 서울 및 6대 광역시에서 시작하고 내년에는 전국 84개시에도 적용, 보다 안정적인 VoLTE 통화품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LTE 서비스 커버리지 및 가입자 용량을 담당하는 소형 기지국(RRH) 7만 여개를 구축하고 건물 내부 및 지하 공간의 서비스를 위한 인빌딩 중계기와 일반중계기 11만개를 설치했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VoLTE 서비스는 타 이통사와의 연동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이 서비스를 활성화 시키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통3사 간의 VoLTE 연동이 필수적이다.
안수호 LG유플러스 디바이스 기획팀 부장은 “SK텔레콤과 KT 측에 서비스 연동 관련 제안을 넣은 상태”라며 “현재는 3사의 서비스 개발이 모두 완료되지 않아 여력이 없지만, 빠른 시일 내에 통신 사업자에 구분 없이 통화가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라 밝혔다.
한편, KT는 10월 초에 VoLTE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통3사가 모두 서비스를 시작하면 본격적인 고음질 음성통화 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하경화 기자 ha@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