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RELESS
선 없는 자유로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유심히 보면 주인공을 연기한 톰 크루즈가 B&O의 A8 이어폰을 착용하고 나타난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유선 이어폰인 A8을 영화에서는 무선으로 착용했다는 점이다. 영화 개봉 당시만 해도 블루투스 헤드셋을 찾아볼 수 없었으니 영화 속 무선 헤드셋은 말 그대로 SF 소품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SF 속 얘기가 아니다. 선이 없어 더욱 편리한 기술들을 정리해봤다.
글/ 이준문 컨트리뷰터
contents list
무선으로 고음질을 간편하게! 블루투스 apt-X
어디서든 무선 전송 '와이파이 다이렉트'
개방형 무선연결 재생 기술 DLNA
애플 기기와 무선전송 찰떡궁합 'AirPlay'
갖다만 대도 척척! 세상을 바꾸는 NFC
케이블 없이 충전! 놀라운 무선충전 기술
‘와이파이(Wi-Fi) = 인터넷’
누구나 떠올리는 공식이다. 그러나 그 이상 생각나는 것이 없다면 반 쪽짜리 와이파이만 쓴 것에 불과하다.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는 와이파이를 탑재한 기기끼리 직접 통신하기 위한 기술로, 최근 디지털 기기에 속속 적용되면서 빠른 속도로 기기간 데이터 공유 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AP 없이 디바이스끼리 직접 연결
우리가 지금까지 썼던 와이파이는 AP(Access Point, 혹은 핫스팟이라고 불림)를 중심으로 망이 형성되었다. 가정에서는 유무선 인터넷 공유기가 AP 역할을 해 집안의 노트북, 데스크톱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을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AP를 거치지 않고 이를 지원하는 기기들끼리 바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 와이파이 다이렉트 로고
와이파이 관련 표준을 개발하고 인증하는 단체인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가 이 기술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10년이다. 당시 기기 간 데이터 무선 전송 기술로 블루투스가 있었지만 속도도 느리고, 전송 거리도 짧아 크게 활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지금의 블루투스 4.0보다 10배 가까이 빠른 평균 150Mbps, 최대 3000Mbps가 넘는 속도를 보여준다.
통신거리 또한 10cm 이하인 NFC는 물론이고, 보통 10m, 최대 100m에 이르는 블루투스보다 넓은 최대 200m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동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 분야를 중심으로 업계는 물론이고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물론 와이파이 다이렉트와 동일하게 AP를 거치지 않고 기기 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애드혹(Ad-hoc)이라는 기술도 있다. 하지만 애드혹은 1:1 연결만 가능하지만,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1:다수의 연결이 가능하다. 게다가 WPA2(와이파이 보호접속 기술)를 통해 보안성도 갖췄다.
▲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이해를 돕는 동영상
와이파이 다이렉트 역시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능을 켜면 주변에 와이파이 다이렉트가 활성화된 디바이스를 검색한다. 연결하고자 하는 기기를 선택하면 상대편 기기에 연결 요청 메시지가 나타나며, 승인하면 두 기기 간 연결이 완료된다. 이후 사진이나 파일 등을 보내면 매우 빠른 속도로 파일이 무선 전송된다. 실제로 써보면 100MB 크기의 파일을 옮기는데 약 10초 정도가 걸린다.
특히 NFC를 이용하면 그 연결방법은 더욱 단순해진다. 갤럭시S3 출시 당시 화제가 되었던 S Beam이 대표적인 예. 사용자가 메뉴를 선택해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켜고, 연결하는 과정 대신 NFC를 이용, 두 단말기를 맞대기만 해도 자동으로 연결돼 매우 편리하다. 다만 단점이라면 와이파이 다이렉트 이용 중에는 와이파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연결하고자 하는 기기를 검색해 연결한 후 공유 버튼을 눌러 쉽고 빠르게 촬영한 사진을 전송할 수 있다.
찍고 바로 편집하고, 인쇄까지!
대부분은 두 기기 간 대용량 파일을 주고받는데 주로 사용했지만, 현재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카메라에서의 쓰임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탑재한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PC 등에 전송되며, 바로 사진을 편집하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 올릴 수 있다. 또한, 단체 사진일 경우 그 자리에서 바로 사진을 전송, 공유할 수 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 기능이 있는 모바일 프린터가 있다면 즉석 인쇄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케이블 연결할 필요 없이 쉽고 빠르게 해결된다.
▲ 촬영과 동시에 휴대폰으로 사진을 전송하거나 다양한 기기에 무선으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 카메라, 삼성전자 NX300
물론 거실에서의 활용도도 높다. 최근에는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탑재한 TV가 나오기 시작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보던 동영상을 거실 TV로 전송할 수 있다.
한편 블랙박스에도 이 기능을 차츰 채택하고 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사용하면 사고 현장이 담긴 동영상을 보기 위해 USB 케이블이나 메모리 카드 리더기를 이용하는 대신,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이용해 스마트폰에서 쉽게 돌려볼 수 있다.
▲ 블랙박스에 담긴 영상을 스마트폰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 블랙박스 ‘코원 AUTO CAPSULE AW1'
이처럼 매우 빠르고 꽤 먼 거리까지 확장해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활용 범위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기반으로 한 무선 영상 재생 기술인 미라캐스트(Miracast)에 거는 기대도 크다.
콘텐츠를 무선으로 전송해 재생하는 스트리밍 방식이 아닌 디바이스의 화면에 뜬 정보를 그대로 미러링 해 보여주기 때문에 태블릿 게임 화면을 TV로, 노트북의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태블릿으로, TV의 방송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어 기기ㅍ간 호환성만 완벽하다면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속도가 빠르고 꽤 먼 거리까지 쓸 수 있는 만큼 전력소모에 대한 이슈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해결 방안에 따라 향후 활용 범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 미라캐스트 - 미라캐스트 활용 모습
▲ 미라캐스트 시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