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화질에 대한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일까? 초고화질(UHD) TV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지며 TV 제조사 또한 UHD TV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UHD급 모델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올해 또한 신형 UHD TV를 여럿 출시하며 프리미엄 TV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신형 제품을 살펴보다 보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삼성전자는 올해 ‘SUHD TV’라는 브랜드로 UHD TV 라인업을 정비한 상태이며 LG전자 또한 ‘울트라HD OLED TV를 새로 출시 중이기 때문이다. 같은 UHD 해상도 TV지만 패널 기술에서 차이점에 있다는데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차이점이 궁금할 일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UHD TV 시장 경쟁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을 놓고 양사 신제품 UHD TV의 장단점과 차이점을 간략하게 살펴봤다. 만약 두 업체의 최신형 모델 중 무엇을 구매할지 고민하고 있던 소비자라면 참고해도 좋겠다.
▲ 삼성 SUHD TV(좌), LG 울트라HD OLED TV(우)
삼성 양자점 TV와 LG OLED TV 대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UHD TV 라인업을 살펴보기 전 짚고 넘어갈 부분은 두 회사의 UHD TV 시장 공략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양자점(퀀텀닷, Quantum dot) TV에 집중하고 있지만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앞세우고 있다. 같은 4K 해상도 TV지만 화질 구현 기술이 완전히 다르다.
물론 두 회사의 TV 제품군에 상대측의 주력 제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UHD TV 라인업에서 양자점 기술을 채용한 SUHD TV 신제품만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 2월 양자점 모델을 선보이기는 했으나 아직 시장에는 내놓지 않은 상태이며,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OLED UHD TV를 출시하는 상태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신형 UHD TV 비교가 양자점 기술과 OLED 기술의 대결로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UHD TV 라인업을 보면, 올해 2~3월 신형 제품군인 SUHD TV를 출시한 뒤 최근에는 같은 SUHD TV지만 보급형 격인 JS7200 시리즈를 내놨다. 제품 제원이 기존 프리미엄 라인보다 조금 낮은 대신 가격 또한 40%가량 떨어뜨린 제품이다. 이것으로 삼성전자 SUHD TV 라인업은 총 11종이 됐다.
LG전자도 최근 OLED TV를 새로 내놓으며 전체 라인업을 대폭 늘렸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OLED TV는 기존 4개 시리즈의 5개 모델에서 8개 시리즈 10개 모델로 두 배 불어난 상태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신규 모델 5종 가운데 4종이 UHD 해상도 제품군인 ‘울트라HD OLED TV’라는 것. 삼성전자의 11개 모델과 UHD TV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게 됐다.
양자점은 ‘색 재현율’, OLED는 ‘명암비’가 강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왜 같은 UHD TV 시장에서 다른 기술로 맞부딪히게 된 것일까? 여기에 대한 답은 시장을 바라보는 양사의 시각차라고 말할 수 있겠다. 먼저 삼성전자는 양자점 기술이 가격 대 성능 비 면에서 OLED 기술보다 시장 확대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SUHD TV의 자랑은 높은 색 재현율이다. 삼성전자는 양자점이나 퀀텀닷이라는 표현 대신 ‘독자적으로 개발한 나노 크리스털 기술’을 자사 SUHD TV에 적용했다고 말하곤 하는데, 초미세 나노 입자가 기존 TV의 64배에 달하는 10억 개 이상의 세밀한 색상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대략 기존 LCD TV보다 색 재현율이 20~30% 이상 높다.
▲ 나노 크리스털 기술로 색 재현율을 강조하는 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삼성전자의 말대로라면 SUHD TV의 이러한 색 재현율은 OLED에 견줄 정도다. 삼성전자가 시장성이 재고되는 OLED TV 사업을 주력하기보다는,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양자점 TV에 집중하는 까닭이다. 소비자 견해에서 TV에 쓴 기술보다는 실제 보이는 화질과 가격이 중요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말이다.
LG전자는 당장은 OLED TV를 혼자 출시하는 상황이지만, OLED TV의 값이 일반 소비자의 구매 사정권 안으로 들어올 때가 머지않았다고 전망한다. LG전자의 바람대로 된다면 향후 OLED TV 시장이 개화했을 때 LG전자의 위치는 독보적일 터다.
OLED TV의 자랑은 명암비다. OLED는 기존 LCD TV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다. 자체 발광하는 소자 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불빛이 새어 나오지 않다 보니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하며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를 구현한다. 말 그대로 ‘리얼블랙’을 표현해내는 것. 양자점 TV의 명암비 5000대 1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 OLED의 리얼블랙과 무한대 명암비를 강조하는 LG전자 (사진=LG전자 공식 홈페이지)
문제는 가격이다. 분명 OLED TV의 화질은 빼어나지만 LCD 기반 UHD TV보다 값이 비싸다. 하지만 LG전자는 패널 수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곧 합리적인 값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업계에서는 OLED TV 가격이 LCD TV와 경쟁할 수준으로 내려가려면 2016년 중반쯤으로 보고 있지만 말이다.
오래된 패널 경쟁, 곡률과 두께 경쟁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과거 HD TV 시절부터 서로의 패널 기술로 맞부딪혀왔다. 삼성전자의 TV 디스플레이는 VA 방식 패널이지만 LG전자는 IPS 패널을 쓰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UHD TV 라인업인 삼성 SUHD TV나 LG OLED TV 또한 각자의 패널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IPS는 시야각과 응답 속도가 뛰어나고 VA는 명암비가 좋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 패널 모두 TN 패널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나온 기술이나 제조 과정의 차이가 있는 만큼 성격이 달라서다.
하지만 양사 패널의 화질적인 특징은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그 간격이 매우 좁혀진 상태다. 오히려 최근에는 패널의 차이가 외형적인 부분에서 비교된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곡면(커브드) 패널 구현에 있어 자사의 VA 패널이 IPS 패널보다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액정분자가 수평으로 이동하는 IPS 패널은 VA 패널보다 상대적으로 휘기가 어렵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양사의 곡면 TV를 보면 삼성전자 제품의 곡률이 좀 더 크다.
▲ 경쟁사 제품보다 높은 곡률을 강조한다. (사진=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대신 LG전자는 TV 두께에서 강점을 지닌다. 앞서 설명했듯 OLED TV는 백라이트를 쓰지 않으므로 광원을 공급받기 위한 모듈이 필요하지 않다. 태생부터 백라이트가 반드시 필요한 SUHD TV보다 얇게 만들 수 있는 것. 최근에 내놓은 OLED TV 3종의 두께는 4.8mm로, 삼성전자 SUHD TV의 6~9mm대보다 훨씬 날씬한 몸매를 뽐낸다.
▲ 경쟁사 제품보다 얇은 두께를 강조한다. (사진=LG전자 공식 홈페이지)
물론 곡률이나 두께 경쟁은 TV 선택에 있어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중요도가 갈릴 일이다. TV 패널이 얼마나 휘어졌던 딱히 몰입감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도, 들고 다니는 제품도 아닌 TV 두꼐가 얼마나 얇든 간에 별다른 매력을 못 느낄 소비자도 있기 때문이다.
독자 OS 맞대결, 우열 가리기 어려워
이 밖에도 두 회사 TV의 운영체제(OS) 대결도 볼만하다. 삼성전자는 SUHD TV를 비롯해 신형 UHD TV 제품군에 ‘타이젠 OS’를 탑재하고 있다. LG전자 또한 OLED TV 라인업을 비롯, 대부분의 모델에 ‘웹 OS’를 탑재하고 있다. 두 OS 모두 양사의 독자적인 TV 운영체제다.
타이젠 OS는 간결함과 모바일 기기 연동이 핵심이다. 퀵 커넥트 기능으로 별도의 설정이나 앱(응용 프로그램) 없이 클릭 한 번으로 모바일 기기와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또 모바일 알람과 연동해 정해진 시간에 TV를 자동으로 켜고, 날씨와 개인일정, 교통 정보 등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새로 적용된 4엣지(Edge) UI는 직관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 삼성전자 타이젠 OS (사진=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LG전자의 웹OS는 공개 당시부터 호평이 많았던 OS다. 올해 초 2.0 버전을 발표하며 UI가 더 직관적으로 변경되고 홈 화면 로딩시간을 최대 60%까지 줄였다. 앱 화면 전환 시간 등도 2배 이상 단축된 상태다. 직관성 역시 이용자의 사용패턴을 적용해 채널 즐겨찾기, 외부입력 바로가기 버튼을 추가하는 등 상당히 끌어 올렸다.
▲ LG전자 웹 OS 2.0 (사진=LG전자 공식 홈페이지)
양사의 OS는 과거 ‘스마트 TV’ 시절과는 확연히 다르게 업그레이드되어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들 운영체제가 삼성전자나 LG전자의 고급 TV를 중소기업 제품과 나누는 차별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소비자 선택에서 가장 큰 부분은 ‘가격차’
소비자 견해에서 정리해보자. 먼저 삼성 SUHD TV의 양자점 기술은 기존 LCD UHD TV를 능가하고, OLED에 근접하는 화질을 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세대 신기술까지는 아니라고 알아둬야 할 것이다. LCD 패널의 끝판왕격이라고 말하면 적당할 터. 기본적인 구조는 LCD를 바탕으로 하므로 LG전자의 OLED TV보다 시야각이나 응답속도, 두께 등에서 부족할 수 있다.
LG전자가 양자점 TV를 OLED TV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제품으로 보는 이유기도 하다.
그렇다고 LG전자의 OLED TV가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OLED의 경우 화소열화현상(번인현상)으로 인해 양자점 TV보다 짧은 수명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LG디스플레이 등에서 OLED의 신뢰도를 올리고자 계속 연구하고 있다지만 소비자의 우려를 잠재우기까지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은 역시 가격에 대한 고민이다. 현재 삼성전자 SUHD TV와 LG전자 울트라HD OLED TV의 가격대는 꽤 차이가 난다. 다나와의 최저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SUHD 시리즈 8의 55형 크기는 350만 원대, 65형은 500만원 대지만, 울트라HD OLE TV는 55형이 550만원 대, 65형이 800만 원 중반대다. 크기와 함께 성능이나 기능 또한 비슷한 최상위 모델로 비교했을 때다.
▲ 다나와에 등록된 LG전자 최신형 UHD TV 가격
▲ ▲ 다나와에 등록된 삼성전자 최신형 UHD TV 가격
LG전자의 말대로 OLED 기술을 적용한 UHD TV가 성능/화질 면에서 유리할지는 몰라도 이와 같은 가 격차이는 소비자로서 꽤 부담이 될 것 같다. 사실 두 제품 모두 최신 기술이 적용된 만큼, 화면 크기와 해상도 외 화질적인 품질 차이는 쉽게 느껴지기 어려운 부분이니 말이다. 현재 UH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더 좋은 성적을 내고있는 이유이기도하다.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조준희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