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4G LTE 서비스는 5G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유선 또한 100Mbps에서 기가비트(1Gbps)로 10배 빨라져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는다. 이제 누구나 빠른 속도로 네트워크에 접속해 자유롭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더 선명한 화질과 음질을 갈구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 것은 스마트 기기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쉽게 휴대하고 다니며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마트 기기의 등장은 어느덧 PC 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그 이상을 넘보고 있는 중이다. 이를 가지고 사람들은 정보를 검색하고 고화질 영상을 감상하며, 깨끗한 음질로 청음한다.
한편 더 큰 해상도의 이미지와 영상, 더 선명한 음질을 갈구하게 되면서 콘텐츠 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와 반대로 스마트 기기의 저장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과거에 비하면 증가했다지만 메모리 확장이 안 된다면 많아야 128GB, 확장 가능하면 256GB 정도가 한계다. 데스크톱 PC가 아닌 노트북도 SSD만 쓴다는 가정 하에서 128~256GB 정도를 쓰고 많아야 512GB 가량을 쓴다.
이처럼 현재의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는 최근의 고용량 콘텐츠를 담기엔 한계가 따른다. 빠르다는 장점은 있어도 공간 측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 별도의 저장장치를 들고 다니자니 번거롭기만 하다.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면서 뭐든 많이 담을 수 있는 저장공간. NAS는 이런 생각에서 시작된다.
■ NAS는 뭡니까? 왜 하는 건가요?
NAS는 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Network Attached Storage)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저장장치와 네트워크가 결합된 것이다. 일반적인 저장매체는 PC나 노트북 등 하드웨어에 직접 연결해 데이터를 읽고 쓰는 구조지만, NAS는 네트워크 상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다. 내부 네트워크 그룹에 속해 있으면 등록 절차를 밟아 저장공간을 공유할 수 있고, IP 주소를 할당하면 외부에서의 접근도 가능하다.
장점은 설치와 관리가 쉬우면서 저렴하게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대용량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진 환경이라면 NAS의 장점은 더 두드러진다. 접근 장치만 있으면 언제든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여기저기서 언급하던 클라우드 서비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네이버의 N드라이브나 구글 드라이브, 애플 아이클라우드(iCloud), 드롭박스 등과 유사하다. 다른 부분을 꼽는다면 데이터가 기업의 서버(또는 데이터센터)가 아닌 내 집에 있는 공유기와 연결된 저장장치에 한다는 것이 다. 인터넷에 연결된 대용량 외장하드가 NAS인 셈이다.
▲ NAS는 유무선 네트워크 및 다양한 기기와 연동해 데이터를 주고 받거나 콘텐츠 소비가 가능하다.
최근 NAS는 단순히 네트워크에 접근해 데이터를 읽고 쓰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멀티미디어 장비로 활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환경에 대응해 쉽게 접근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이를 활용해 NAS 공간 내에 저장된 영화나 음악을 실시간 재생한다거나 문서를 보여주기도 한다. 직장인은 프리젠테이션이나 주요 수집 자료를 수시로 접근해 쓰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있어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NAS 구축 바람이 불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PC 하나만 사용하지 않는 시대적 흐름 역시 NAS에 대한 관심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PC나 노트북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IT기기를 휴대하는 사람이 많다. 각 기기에 콘텐츠를 담아두기에는 시간과 용량적 한계가 따를 수 밖에 없다. NAS는 이런 단점을 충분히 극복해 준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일단 네트워크 속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 기본적으로 PC에 직접 불러오는 것보다 느린 부분은 피할 수 없다. 과거 3G나 LTE 초창기 시절에는 속도 또는 데이터 용량으로 인해 접근성에 제약이 있었다. 반면, 최근에는 LTE 무한 요금제의 등장으로 조금이나마 상쇄되긴 했다.
일부 저가 NAS 제품은 느린 경우가 많은데, 패킷(데이터)을 운용하는 기능이나 성능 자체가 만족스럽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다. 때문에 가격은 조금 높더라도 어느 정도 성능과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NAS를 위한 하드디스크가 있다구요?
NAS를 선택할 때 사양이나 베이(하드디스크 개수) 구성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떤 하드디스크를 선택해야 하는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어야 한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작동하게 될 NAS는 거의 쉬지 않고 작동하는 혹독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서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데스크톱 PC 환경보다 혹독하다.
데스크톱 하드디스크는 하루 8시간, 주 5일 작동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다. 반면, 기업용은 하루도 쉬지 않고 작동하는 환경에 맞춰 설계된다. 서버나 데이터센터, 감시녹화 등 민감한 영역은 1분 1초도 쉬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설계의 차이로 인해 두 제품간 성능이나 내구성 등 다양한 요소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 각 하드디스크 제조사는 NAS 환경에 맞는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과거 하드디스크는 일반용(데스크톱 또는 노트북)과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용도로만 분류했지만, 제조사는 변화하는 다양한 환경에 맞춰 하드디스크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일반 또는 기업용으로 분류되는게 아니라 가격이나 성격, 사용 목적 등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서버부터 시작해 NAS, 감시녹화 등 특정 시장을 겨냥한 하드디스크들이 생겨났다.
이를 어떻게 구분할까? 제품 구매 혼동을 최소화하고자 씨게이트나 웨스턴디지털(WD)은 세분화된 하드디스크를 브랜드화 해 판매하고 있다. NAS의 경우, 씨게이트는 NAS 또는 엔터프라이즈 NAS 등으로 WD는 레드(Red) 또는 레드 프로(Red Pro)라는 이름으로 출시 중이다.
그 외 하드디스크 제조사 역시 NAS 전용 하드디스크 제품이 존재한다. 히타치는 데스크스타(Deskstar) NAS나 쿨스핀(Coolspin)이라는 이름의 NAS 전용 하드디스크 라인업이 있다. 도시바도 MC04ACA라는 제품명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타 브랜드보다 NAS 전용 제품이라는 인지가 어렵다.
■ 전용 하드디스크와 일반 하드디스크의 차이는 뭔가요?
그렇다면 일반 하드디스크와 NAS 전용 하드디스크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하루 8시간, 5일 작동이라는 기준으로 설계되는 하드디스크와 달리 NAS 전용 하드디스크는 계속 작동하는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다. 뿐만 아니라, 1대에서 많게는 4대 이상이 동시에 좁은 공간에서 계속 작동하면서 생기는 진동이나 발열 등에도 대비하고 있다.
큰 차이점을 꼽자면, 플래터의 밀도와 모터의 내구성, 발열과 진동, 전력소모, 신뢰성 등이 일반 하드디스크와 전용 하드디스크를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일반 하드디스크(좌)와 NAS용 하드디스크(우)의 뒷면을 보면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과거 스토리지 시스템은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읽어내는 write/read의 정도를 수행했다. 데이터의 용량도 기껏해야 메가바이트(MB) 단위로 크지 않은 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환경은 데이터의 크기와 양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제 제조사들은 빠른 속도가 아닌 높은 효율에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속도가 빨라지면 진동이 증가하는 하드디스크의 구조적인 문제로, 여러 대의 하드디스크가 동시에 사용되는 환경에서는 발열과 진동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NAS 전용 하드디스크에는 일반 하드디스크 대비 진동과 발열을 잡기 위한 부품을 더 많이 탑재한다. 실제 일반 하드디스크와 NAS 전용 하드디스크의 뒷면을 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충격을 감쇄하는 프레임 구조는 물론 모터 부분의 마감도 분명 다르다.
▲ NAS용 하드디스크의 기판. 붉은색 원 안에 있는 부품이 회전진동(RV)을 감지하는 센서다.
무엇이 다른걸까? 진동을 계산하는 센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NAS 및 기타 특화 시장용 하드디스크에는 이중평면균형과 회전진동검출제어(Rotational Vibration Feed Forward)센서 등의 기술 등을 적용하고 있다. 다수의 하드디스크를 지속 구동하는 환경에서는 자체 진동뿐만 아니라 냉각팬이나 기타 장치의 작동에 의해 섀시에 전달되는 진동까지 고려해야 한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읽고 쓰는 하드디스크이기에 진동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 일반 하드디스크와 NAS용 하드디스크의 차이는요?
이제 일반 하드디스크와 NAS용 하드디스크의 성능 차이를 확인할 차례다. 비교를 위해 일반 하드디스크와 NAS용 하드디스크를 각각 테스트했다. 인텔 코어 i7 5960X 프로세서와 X99 칩셋 메인보드, 32GB DDR4 메모리 등으로 구성된 PC에서 각 하드디스크를 연결했다. 단, 하드디스크는 데스크톱용이 3TB, NAS용이 4TB라는 점 참고하자. 최대한 플래터 기록밀도가 유사한 제품을 선택하고자 했다.
▲ 일반 데스크톱 하드디스크와 NAS용 하드디스크의 테스트 결과. NAS용이 더 속도가 빠른 편이다.
테스트는 하드디스크 벤치마크 소프트웨어 HD Tune에서 이뤄졌다. 각각 읽기와 쓰기 테스트를 통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자. 그 결과, 최소와 최대 외에도 평균 전송 속도간 차이가 제법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접근 시간에도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쓰기 결과를 보자. 3TB 하드디스크는 최소 초당 56.1MB, 최대 125.7MB, 평균 95.6MB의 쓰기 속도를 기록했다. 반면, 4TB 하드디스크는 79.9MB의 최소 쓰기, 178.7MB의 최대 쓰기, 평균은 138.8MB를 기록했다.
파장은 큰 차이 없이 두 하드디스크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접근 시간 부분에 있어 NAS용 하드디스크가 15.8ms로 18.1ms를 기록한 일반 데스크톱 하드디스크보다 빨랐다.
▲ 읽기 성능도 NAS용 하드디스크 쪽이 더 빠른 것으로 측정됐다. 접근 시간 자체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에는 읽기 속도에 대한 결과를 보자. 일반 데스크톱 3TB 하드디스크는 최소 초당 57.1MB, 최대 130.3MB, 평균 99.2MB의 속도를 보여줬다. 반면, NAS용 하드디스크는 최소 읽기 속도가 79MB로 높게 시작하고 있다. 최대 및 평균 읽기 속도도 각각 180.4MB, 142.5MB로 차이가 두드러진다. 접근 속도는 둘 다 15.7ms로 동일하게 측정된 점이 눈에 띈다.
파형은 비슷하지만 더 많은 데이터 접근이 이뤄지는 NAS용 하드디스크가 쓰기에 이어 읽기 성능까지 높게 측정됐다. CPU 점유율도 대체로 NAS용 하드디스크가 조금 더 낮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속적인 테스트 중 측정한 온도. NAS용 하드디스크가 일반 하드디스크보다 더 낮게 측정된다.
온도 부분은 어떨까? 3TB 데스크톱 하드디스크와 두 개의 4TB NAS 하드디스크의 온도를 테스트하면서 각각 비교했다. 모두 읽기/쓰기 복합 작업 중에 측정한 것이다.
테스트 중 하드디스크의 온도 변화는 놀랍다. 세 제품 모두 25도로 동일하게 시작했지만, 부하가 걸리며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가 달랐다. 최종적으로 NAS 하드디스크는 30~32도에서 지속됐지만, 데스크톱 하드디스크는 38도까지 상승했다.
NAS는 일반 환경보다 더 혹독하다. 하드디스크들이 여럿 붙어 밀폐된 공간에서 쉼없이 돌아간다. 온도는 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이런 곳에서 데스크톱 하드디스크는 현재 온도보다 더 올라갈 것이고 장시간 작동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반면, NAS 하드디스크는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자유로울 듯 하다.
■ NAS에 맞는 하드디스크의 선택도 중요하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반 하드디스크를 NAS에 장착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당장 사용하는데 문제 없었고 지금도 그러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보장 받을 수 있냐는 물음에 100% 확신은 어려워 보인다. 테스트 결과, NAS용 하드디스크는 그에 맞는 성능과 발열 성능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는 일반 데스크톱 하드디스크보다 우위에 있는 수준이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하드디스크 제조사가 다양한 환경에 맞춘 특화 하드디스크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은 각 환경에 맞춘 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단순히 가격을 아끼고자 일반 하드디스크를 NAS에 사용한다면 어느 순간 소중한 자료를 복구하기 위해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기기로든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주고 받을 수 있는 NAS. 적합한 하드디스크 선택으로 더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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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니컬라이터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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