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3D 프린터, 헨드핼드 등 차세대 먹거리로 언급되는 첨단기술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물인터넷이다. 영어 internet of things의 머릿글자를 따서 흔히 iOT라고도 하는 사물인터넷은 무엇인가?
이제는 고전이 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주인공인 탐 크루즈는 허공에 스크린과 키보드를 띄우고 다양한 기기와 시간과 장소를 가지지 않고 정보를 주고받는다. 운전하는 모습이 백미인데, 탐 크루즈탄 무인 자동차는 자동차 하나하나가 연결되어 통신하며 거의 막힘없는 교통 통행상태를 뽐낸다. 보통 통신은 반드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필요하다는 개념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심지어 거의 혼수상태인 영매들과도 통신한다.
기존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필요하던 통신이라는 개념이, 음성에서 정보로 바뀌고, 그 정보가 기기에서 사람, 사람에서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things)라는 개념으로 확장된 개념이 바로 사물인터넷이다. 예전에는 굳이 인터넷이나 통신에 연결될 필요가 없었던,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이나, 다양한 의료기기 등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정보를 쌓고 이를 분석하며, 다양한 기기들이 연결되는 것. 이것이 바로 사물인터넷, iOT(Internet of Things)다.
워낙 발전 속도가 빠른 IT분야에서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과 함께 트랜드의 최전선에 나타난 기술이자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격언처럼 사물인터넷 역시 비교적 오랜 뿌리를 가지고 있는 개념이다.
즉 사물인터넷의 기초단계인 사물통신(M2M)에서 시작해서, 유비쿼터스(Ubiquitous), NFC 등의 기존의 기술 개념들에 뿌리를 내리고 새롭게 발전한 기술이 바로 사물인터넷이다. 참고로 비슷한 개념의 만물 인터넷(IoE : Internet of Everything)과 같은 또 다른 개념도 있지만, 최근에는 사물인터넷, iOT로 관련 기술을 통용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사물인터넷이나 iOT로 부른다.
그럼 누가 처음 사물인터넷이란 말을 썼을까? Internet of Things 라는 말은 1999년 당시 MIT Auto ID 센터 소장으로 근무하던 캐빈 애시톤(Kevin Ashton)이 처음으로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2013년 8월 사물인터넷이라는 단어를 공식 등재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사전적 정의는 “일상의 사물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인터넷의 발달된 형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캐빈 애시톤은 작년에 한국에도 몇 번 방문했었는데, P&G 매니저를 거쳐 그는 현재 모바일엑세서리로 잘 알려진 벨킨에서 청정기술부분 GM으로 근무중이다.
사물인터넷을 오해하면 로봇이나 컴퓨터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핵심은 사물 사이에 이뤄지는 통신이다. 통신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교환된 정보는 쌓이고 분석되며, 의미 있는 정보를 도출하는 기술 및 환경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 있는 정보란 일정한 패턴을 분석해 제품 스스로 인공지능 기능을 발현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궁극의 미래라고 볼 수 있으며, 요즈음 머신러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사물인터넷은 통신, 프로세서, 센서와 같은 물리적 기술과 함께 이를 제어할 인터페이스가 합쳐진 융복합 기술이자 종합 기술이다. 그래서 미래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으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로 엄격히 구분되는 것이 아닌, 중간 단계라는 뜻에서 미들웨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iOT는 인터넷 발달 단계에서 제3의 물결로도 불린다. 1990년대 고정된 인터넷을 통해 약 10억대의 기기가 인터넷과 연결되었다. 2000년대 모바일의 바람이 불면서 다른 20억명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연결되었다. 하지만 iOT는 그 열배인 약 280억개의 새로운 기기에 연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OT를 차세대 먹거리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렇듯 워낙 큰 파급력 때문이다.
금융회사로 잘 알려진 골드만삭스에서도 다양하고 잘 설명된 iOT관련 리포트를 내놓았다. 그들에 따르면 iOT는 SENSE만 기억하면 된다고 설명하다는데, 이는 각각 Sense, Efficient, Networked, Specialized, Everywhere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려고 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즉, 사물인터넷의 이점이다. 이는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얻어지는 이익이 많고,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산업분야가 고르게 성장할 수 있으며, 파급력이 크며,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물론, 이를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B2B 제품도 고루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기업, 정부 등 참여하는 거의 모두가 이득이 되는 신사업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SK텔레콤의 가능성의 릴레이라는 광고는 무려 2012년에 제작된 것이지만, 당시 상상할 수 있던 iOT개념을 그대로 보여준다. 즉 아침에 일어나 거을을 보면서 시작되는 광고에서 거울이라는 사물은 인터넷과 연결되어 거울 앞에 서기만 하면 날씨, 뉴스, 교통상황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혹시 몸이 아프면 바로 진단해 병원에 환자의 정보를 보내고, 이를 분석해 최적의 처방을 최단시간에 정확히 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칠판과 아이들의 테블릿이 교과서가 되어 연결된다. 현실적으로 통신회사가 가장 열을 올리는 분야이지만, 거울이라는 하드웨어가 통신과 연결되는 파급효과는 이루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1차 고정 인터넷, 2차 모바일 인터넷에 이어, iOT를 제3의 인터넷 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듯 사물을 인터넷이라는 통신망으로 연결하면 그 가치는 그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게 확대된다. 예로 든 거울만해도, 그 전에는 그저 보여준다, 기껏 확장해서 액세서리로서, 가구로서의 쓸모만 있었다면, 인터넷이 연결되고나서부터는 센서가 되고, 종합 진단센터가 되며, 각종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디스플레이의 역할도 겸하게 된다.
인터넷과는 그리 큰 관련이 없어 보였던 카메라에 Wifi 기능을 담아 찍는 즉시 바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보내거나, 클라우드로 백업하고, SNS에 생생한 사진을 올리며, 무선으로 연결된 프린터에 보내는 것 등은 지금도 이미 쓰고 있는 사물인터넷의 가장 확실한 예이자 장점이다.
어찌보면 사물인터넷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이미 기존에 있던 현대문명에 인터넷이라는 통신 수단을 연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며 각종 정보를 모이고, 소비하게 되면서 이제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직은 단순하게 사물에 통신을 연결해, 일방적인 정보를 표시하거나 간편한 제어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곧 지능과 학습된 통신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이창호 9단과의 대국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과연 그때의 사물인터넷은 어떻게 변할까?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비교로, 다나와(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