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올여름은 어마어마하게 더울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5월 초부터 이렇게 더우니 말 다 했지. 다행히 우리에겐 여름휴가가 있다. 기자가 여러분을 위해 여름에 가면 딱 좋은 여행지를 선정해봤다.
휴양의 교과서, 인도네시아
▲ 가루다항공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는 기자의 친구
비행이 없을 때마다 인도네시아 이곳저곳을 누비며 서핑을 즐긴다
인도네시아는 바다 앞에 늘어져 여유를 부리는 느긋한 휴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여행지다. 휴양지답게 여름이든 겨울이든 관광객이 넘치는 나라지만 건기인 4~11월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건기의 인도네시아는 습하지 않고 햇빛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해 아주 이상적인 날씨다. 최근엔 인도네시아의 구석구석이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1만 8000여 개의 섬이 있으니 당신은 그저 고르기만 하면 된다. 발리섬은 이미 유명하지만 그만큼 좋고, 한때 신혼여행지로 떠올랐던 롬복섬도 여전히 아름답다.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윤식당에 나온 길리섬이나 빈탄섬의 탄중피낭도 좋다.
물론 발리만 해도 즐길 거리는 넘친다. 발리는 제주도 면적의 세 배나 되는 큰 섬이다. 바다만 있는 게 아니고 산림지역도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발리까지 갔다면 일단 수영장 딸린 리조트엔 묵어야지. 그럴 듯한 리조트도 우리나라 리조트보단 저렴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리조트가 질릴 즈음엔 해변으로 나가 서핑 같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저녁에는 바닷가의 레스토랑에 앉아 석양을 보며 미고랭, 나시고랭에 빈땅 한 모금, 캬. 바다가 지겨워지면 발리 중부에 위치한 우붓으로 이동해 밀림을 누릴 수도 있다.
항공 | 대한항공, 가루다항공이 매일 발리행 직항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7시간 정도.
기후 | 연평균기온이 27~30도. 12월부터 3월까지 우기, 4월부터 11월까지 건기다.
비자 | 30일 미만 관광 목적일 경우 무비자.
통화 | 루피아(IDR). 1루피아 = 0.08원(2017년 5월 기준)
언어 | 인도네시아어
꽃 피는 일본의 여름, 홋카이도
▲ 팜 토미타의 형형색색 라벤더
여름의 홋카이도는 기분 좋은 시원함을 안겨준다. 일본의 최북단에 위치해 여름에도 30도를 넘는 법이 없다. 기자는 7월의 홋카이도로 백패킹 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 낮에는 덥지 않고, 밤에도 춥지 않아 캠핑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거기다 홋카이도에는 다른 일본의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그 자연을 오롯이 느끼기에 캠핑만 한 게 없으니 추천!
▲ 신비한 빛을 내는 푸른 연못, 아오이케
모두들 여름하면 푸릇푸릇한 나무를 연상하겠지만 홋카이도는 이 시기에 형형색색의 꽃이 핀다. 후라노 지역에는 보랏빛 라벤더 꽃이 만개해 향기를 내뿜는다.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한 손에 들고 라벤더 밭을 바라보면 오감을 자극하는 여행이 될 것. 비에이 언덕을 넘어 켄과 메리의 나무, 세븐스타 나무, 푸른 연못 아오이케 등까지 들러 인증샷을 찍자. 목가적인 풍경을 실컷 봤으니 밤에는 오타루 운하로 넘어가 반짝반짝한 야경까지 즐기면 완벽하다.
▲ 고즈넉한 오타루 운하의 풍경
항공 | 대한항공, 아시아나, 일본항공 등은 물론 이스타, 티웨이,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까지 다양한 항공편이 있다. 비행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기후 | 4~6월은 봄, 7~8월이 여름, 9~11월이 가을, 나머지는 겨울이다. 겨울에는 어마어마한 눈이 내린다.
비자 | 90일 미만 무비자.
통화 | 엔(JPY). 100엔 = 1000원(2017년 5월 기준)
언어 | 일본어
겨울도 좋지만 여름도 좋은 나라, 노르웨이
▲ 겨울의 노르웨이. 오전 11시에도 어스름하다
북유럽의 여름은 어떨까. 기자는 서른살을 노르웨이에서 오로라를 보며 맞았다. 그런데 여행을 준비하며 매료됐던 것은 의외로 노르웨이의 여름이었다. 사실상 겨울의 노르웨이는 춥기도 하지만 오로라 보는 것 외에는 할 것이 없었다. 해가 금방 져버리는데다 식당이나 가게들도 8시면 다 문을 닫는다. 반대로 해가 지지 않는 여름엔 어떨까 궁금해진다.
▲ 깎아지른 절벽이 압도적인 스타방게르 피오르
<출처:노르웨이 관광청>
다들 겨울왕국의 아란델이 노르웨이에서 모티브를 얻은 왕국이라는 걸 알고 있는지. 애니메이션 첫 장면에 등장하는 거대한 피오르는 노르웨이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그 피오르를 제대로 보려면 무조건 여름에 들러야 한다. 사진으로만 봐도 압도되는 이 풍경을 실제로 맞닥뜨렸을 때의 감동은 어떨까. 크루즈를 타고 피오르 사이를 흘러간다면 그야말로 지구가 아닌 곳에 와 있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가장 아름다운 피오르는 스타방게르와 게이랑게르 피오르다.
▲ 푸른 협곡이 마주보고 있는 게이랑게르 피오르
<출처:노르웨이 관광청>
항공 | 핀에어,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직항은 없고 1번의 경유가 필요하다. 비행시간은 13시간 30분 정도.
기후 | 여름은 평균 25도일 정도로 따뜻하지만 겨울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 물론 눈도 많이 내린다. 또한 여름엔 낮이 길어 밤 11시까지 환하고, 겨울에는 오후 3~4시만 되도 깜깜해진다.
비자 | 관광 목적일 경우 90일 무비자.
통화 | 크로네(NOK). 1크로네 = 140원(2017년 5월 기준)
언어 | 노르웨이어
한적한 여름의 유럽, 포르투갈
▲ 빨간 지붕으로 덮인 리스본
<출처:포르투갈 관관청>
우리가 유럽하면 떠올리는 여행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의 나라들은 여름이면 여행객들로 바글바글 거린다. 사람들에 치이고 싶지 않다면 포르투갈을 추천한다. 유럽의 정취는 모두 느낄 수 있으면서 체류비도 적게 들고, 여행객도 적당히 있다. 랜드마크가 뚜렷한 유럽여행지는 아니지만 사람 사는 냄새는 포르투갈이 더 진하게 날 것. 여행할만한 지역은 수도인 리스본과 포르투갈 북쪽에 위치한 포르투 정도로 나눌 수 있다.
▲ 리스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트램이 있는 풍경
리스본은 수도인만큼 역사적인 곳이다. 도시 곳곳이 오래된 건축양식의 건축물들로 가득하다. 28번 트램을 타면 리스본의 관광지를 모두 지날 수 있으니 천천히 누비며 맘에 드는 곳에 내리면 좋을 듯. 반면 포르투는 유럽 스타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도루 강변을 따라 아기자기한 집들이 이어지고 골목골목에서도 유럽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유명한 와이너리가 많은 포도주 생산지이니 맛 좋은 와인도 원없이 즐길 수 있다. 영화 속에서나 보던 와이너리를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 포르투를 관통하는 도루 강의 야경
<출처:포르투 관광청>
항공 | 리스본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영국항공 등으로 1회 경유해 갈 수 있다. 비행시간은 15시간 정도. 포르투로 입국할 경우 루프트한자항공으로 역시 1회 경유해야 한다. 비행시간은 16시간 정도.
기후 | 지중해성 기후로 유럽 국가 중 가장 온화한 기후의 나라.
비자 | 90일 미만 무비자.
통화 | 유로(EUR). 1유로 = 1230원(2017년 5월 기준)
언어 | 포르투갈어
불가사의한 아름다움, 페루 & 볼리비아
▲ 산 한가운데 자리한 공중 도시, 마추픽추
남미의 많은 나라 중에서도 죽기 전에 한 번쯤 가봐야 하는 두 나라는 여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두 나라를 모두 보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그만큼 가기가 어려운 나라라 그렇다. 사실 남미의 계절은 우리나라와 정반대라 6~9월은 겨울이다. 그래서 일교차가 크지만 건기이기 때문에 여행하기 편하다. 대신 고산지대를 가야 하니 따뜻한 겉옷은 필수.
▲ 나스카 라인의 하이라이트, 벌새
페루와 볼리비아에서 봐야 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 페루에선 인간이 만든 가장 기이한 유적 마추픽추를, 볼리비아에선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자연 우유니사막을 보면 된다. 건기에 여행할 것을 추천한 가장 큰 이유는 마추픽추 때문이다. 우기 때엔 비행기가 연착하는 일도 잦고 구름 때문에 제대로 구경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볼거리 나스카 라인도 건기가 성수기다. 반면에 우유니사막은 우기에 가야 거울처럼 비치는 소금사막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건기엔 소금만 보고 오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건기에도 곳곳에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어서 사진 속 우유니사막을 만날 수 있다고. 거기다 우기 때보다 관광객이 적어 제대로 만끽하기도 좋다.
▲ 우유니사막. 건기에도 물이 항상 차 있는 곳을 찾아보자
항공 | 페루: 대한항공, 아메리칸 항공 등으로 1회 경유를 거쳐 갈 수 있다. 비행시간은 무려 24시간. 볼리비아: 아메리칸항공으로 2회 경유해야 갈 수 있다. 비행시간은 24시간 30분 정도.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이동할 경우 란칠레항공, 아비앙카항공 등으로 한 번에 갈 수 있다. 비행시간은 2시간 정도.
기후 | 페루와 볼리비아 두 나라 모두 안데스 산맥을 끼고 있어 지역마다 기후가 다르다. 대체로 해안지대는 온난다습, 산악지대는 우기와 건기로 나뉘고, 산림지대는 열대성이다.
비자 | 페루: 90일 미만 무비자. 볼리비아: 사전에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비자를 받아야 입국 가능. 비자 발급 서류에 황열병과 홍역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
통화 | 페루: 솔(PEN). 1솔 = 350원, 볼리비아: 볼리비아노(BOB). 1볼리비아노 = 170원(2017년 5월 기준)
언어 | 스페인어
뜨거운 여름에 더 뜨거운 열정으로!
새 시대가 열린 이 마당에도 더위는 반드시 찾아온다. 남들 다가는 북적북적한 패키지 여행보다는 인생 사진, 꿈의 버킷 리스트를 빼곡히 채우기 위해 알차고 보람된 해외여행을 시도하자. 꼭 올여름이 아니더라도 좋다. 우리 인생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기니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엔 올여름이 덜 덥기만을 바라는 아련한 희망은 존재한다. 뜨거운 여름! 더 뜨겁게 열정을 불태우자!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염아영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