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만큼 눈이 왔던 일본 묘코의 한 스키장. 이한치한이라고 완벽한 겨울을 누리는 것도 좋겠지만...
기자는 겨울에 태어났다.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겨울을 좋아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추위를 견디는 게 힘겨워진다. 출장으로 겨울의 노르웨이와 겨울의 북해도를 다녀와보면서 느낀 것은 한국의 겨울이 더 혹독하다는 것. 솔직히 이제는 냉랭한 우리나라의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가고 싶다. 그리하여 뽑아본 따스한 다섯 나라.
진짜 대만을 만날 수 있는 겨울
▲ 우뚝 솟은 건물이 101빌딩이다. 새해엔 이 야경에 불꽃이 더해진다.
여름에 대만 여행을 가 본 사람들은 모두 ‘높은 습도’ 때문에 혀를 내두른다. 대만은 1년 내내 따뜻하고 습도가 높다. 그나마 겨울은 온도가 10~15도 안팎이라 습도가 높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겨울의 대만은 얇은 니트 하나만 걸쳐도 될 정도로 따뜻하다. 자전거 타기에도 좋은 날씨니 자전거의 나라 대만에서 자전거 일주를 해보는 것도 좋다. 일본만큼이나 유명한 온천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
날씨가 좋으니 각종 축제도 열린다. 새해엔 타이베이 101빌딩에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마천루와 들썩들썩한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마음에 들 것. 가오슝에는 겨우내 보라색 나비의 향연이 시작된다. 100만 마리의 나비가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 날아온다고. 아침햇살을 머금고 반짝이는 나비의 날개가 신비한 광경을 연출한다. 마지막으로 2월에는 가장 유명한 등불축제가 열린다. 밤하늘에 빛나는 등불을 날려 보내며 소원을 빌어보자. 펼쳐지는 장관에 등불 하나로 일조할 수 있다.
항공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는 물론,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진에어 등의 저가항공도 매일 직항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2시간~2시간 30분 정도.
기후 | 북부는 아열대, 남부는 열대 기후로 대체적으로 따뜻한 나라다. 다만 여름의 대만은 아주 덥고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반면에 겨울엔 연평균 기온이 15도 내외로 온화한 편.
비자 | 90일 미만 무비자.
통화 | 타이완달러(TWD). 1TWD = 37.27원(2017년 6월 기준)
언어 | 중국어(만다린)
여행자를 위해 태어난 나라, 태국
사실 태국은 해외여행지 중 1순위로 꼽히는 곳이다. 기자의 첫 해외여행도 태국의 파타야였다. 태국은 어느 때 가도 좋아 사시사철 여행자가 넘치지만 더 좋은 계절을 찾자면 겨울이다. 더위는 한풀 꺾이고 건기라 하늘은 맑다. 나이가 들어 한국에서 겨울을 나기가 힘들어지면 겨울은 태국의 별장에서 지내는 노후를 꿈꾸고 있다. 태국은 워낙 여행하는 사람이 많아 성수기인 겨울을 겨냥해 각종 할인 항공권이나 패키지가 많으니 눈여겨보자.
▲ 초록의 태국을 보여주는 치앙마이
태국행을 결정했다면 이제 도시를 고를 차례. 교과서 같은 해변이 펼쳐지는 파타야나 푸켓도 좋지만 푸른 산이 있는 치앙마이나 치앙라이, 아니면 좀 더 깊숙히 들어가 한적한 휴양지 코사무이, 끄라비 등도 좋다. 방콕은 매력이 덜하지만 여행자 거리로 유명한 카오산로드는 꼭 들러야 한다. 요즘 뜬다는 쿠킹클래스에 참여하는 것도 현지를 제대로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항공 | 방콕, 푸켓, 치앙마이 세 곳 공항 모두 직항편이 있다. 원하는 여행지로 골라 항공권을 구매하면 된다. 비행시간은 5~6시간 정도.
기후 | 열대 기후로 여름은 우기, 겨울은 건기다. 겨울에도 날씨는 더워서 휴양을 즐기기 좋다.
비자 | 90일 미만 무비자.
통화 | 바트(THB). 1THB = 32.87원(2017년 6월 기준)
언어 | 태국어
갖가지 매력이 넘치는 나라, 베트남
▲ 하롱베이의 절경
베트남도 태국과 기후가 비슷해 겨울에 여행하면 좋다. 반면 베트남은 지역마다 개성이 강해 본인 취향에 맞는 도시로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베트남은 도시에 가도 태국의 그것과는 느낌이 다르다. 현대적인 건물도 많지만 프랑스의 지배를 받은 나라라 유럽식 건물이 왕왕 등장해 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 호치민의 밤
베트남은 세로로 아주 길쭉한 나라라 지역마다 풍경부터 문화까지 극명하게 다르다. 크게 북부 하노이, 남부 호치민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지만 호치민에 비해 아기자기한 도시다. 곳곳에 호수가 많고 프랑스의 흔적도 아주 많이 남아있다. 베트남의 절경 중 하나인 하롱베이도 북부에 위치했다. 호치민은 베트남의 경제중심지로 고층건물이 넘친다. 게다가 그 이름처럼 역사적인 랜드마크도 많다. 조금만 벗어나면 무이네 같은 휴양지도 있으니 다양한 매력을 즐겨보자. 아예 휴양에 집중하고 싶다면 냐짱이나 다낭, 나트랑 같은 곳도 좋다.
▲ 나트랑은 전형적인 휴양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항공 | 호치민, 하노이, 다낭, 나트랑, 하이퐁 다섯 곳 공항까지 가는 직항편이 다양하게 있다. 비행시간은 4~5시간 정도.
기후 | 열대몬순 기후. 길쭉한 나라라 북부, 중부, 남부의 날씨가 다 다르다. 평균적으로 고온다습한 편이며 여름은 우기, 겨울은 건기다.
비자 | 베트남 현지 공항에서 15일용 비자를 받을 수 있다.
통화 | 동(VND). 100VND = 4.94원(2017년 6월 기준)
언어 | 베트남어
알고 보면 팔색조 같은 나라, 스리랑카
▲ 우나와트나 해변
이번엔 조금 생소한 나라 스리랑카다. 남아시아에 위치한 스리랑카는 인도 옆에 붙어있다. 기자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스리랑카는 즐길 거리가 아주 많은 나라였다(치안이 조금 아쉽지만...).
▲ 얄라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표범의 밀도가 가장 높은 국립공원이라고.
우선 휴양지부터.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우나와트나는 1600km 이상 야자수가 늘어서 있다. 또 스리랑카는 최고의 서핑 포인트가 많다. 그중에서도 아루감 베이는 높은 파도가 잦아 서퍼들의 성지로 불린다. 가는 길이 열악해도 성수기 때는 유럽인들로 북적인다고.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으로도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각종 산호와 이국적인 물고기, 심지어 고대 난파선까지 목격할 수 있다. 천혜의 자연을 가진 나라답게 야생동물도 많다. 얄라 국립공원에서는 코끼리, 곰, 표범, 버팔로 등의 희귀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
▲ 절벽 위의 요새 시리기야
실론티의 나라이니 홍차도 즐겨야 한다. 고산지대에서 열대 우림 사이 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초록 차밭이 자아내는 멋진 풍경은 덤이다. 불교의 나라로 역사적인 세계유산도 많은데 그중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시기리야는 꼭 들러야 한다. 3000년 역사의 고대도시가 눈앞에서 재현된다.
항공 | 대한항공이 유일하게 일주일에 3번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8시간 정도.
기후 | 기본적으로 열대 기후지만 지역에 따라 기온 차이가 심하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긴 우기가 지속되다가 겨울에 건기가 온다.
비자 | ETA 홈페이지에서 신청해 발급받아야 한다.
통화 | 루피(LKR). 1LKR = 7.33원(2017년 6월 기준)
언어 | 싱할라어, 타밀어
반짝반짝 빛나는, 호주 시드니
겨울의 호주는 여름이 한창이다. 12월~2월 평균 최고 기온이 26도라고.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이색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 새해를 맞으며 열리는 불꽃놀이와 카운트다운 이벤트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연말의 호주는 극성수기다. 관광객이 많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아, 이 모든 것을 제대로 누리려면 호주의 여러 도시 중에서도 시드니로 향해야 한다.
▲ 세인트메리 성당의 레이저쇼
시드니하면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마주 보고 있는 장엄한 풍경이 떠오른다. 물론 두 개의 랜드마크 모두 꼭 들러야 할 곳이지만 크리스마스엔 의외로 그 두 곳에 별다른 행사가 없다. 오히려 근처 해변으로 가면 수영복 차림에 산타모자를 쓴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진하게 나는 곳은 세인트메리 성당이다.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화려한 레이저쇼까지 벌어진다. 마틴플레이스 광장의 거대한 레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유명하다.
세계 3대 불꽃축제로 꼽히는 새해 불꽃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등으로 이미 완벽한 야경에 불꽃이 더해져 화룡점정. 조금만 공들여 자리만 잘 사수하면 완벽한 새해를 보낼 수 있다.
항공 | 시드니행 직항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정도.
기후 |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다. 1년 내내 따뜻한 편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하다고.
비자 | ETA 홈페이지에서 신청해 발급받아야 한다. 3개월 이내의 관광, 비즈니스 목적일 때만 가능.
통화 | 호주 달러(AUD). 1AUD = 828원(2017년 6월 기준)
언어 | 영어
기자는 이 기사를 쓰며 몇 번이나 항공권을 검색해봤다. 떠날 수 있다면 더이상 미루지 말고 떠나자. 그것이 하루라도 젊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며 한 해를 정리해보면서 또 떠날 궁리를 하면 더할 나위 없겠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염아영(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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