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구을비도
한반도의 낚시는 원래 민물 낚시로 대변되었다.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에 먹어온 회는 뜻밖에도 바닷물고기가 아닌 붕어나 은어 같은 민물 고기였다. 우리나라에 바다낚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기는 고작 30년 전. 그러니까 90년대 일본의 낚시 도구와 기법이 유입되면서 국내 바다낚시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관련 산업도 그때를 기점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다만, 바다낚시는 민물과 달리 다양한 낚시 장비(낚싯대, 릴)가 필요했고 이에 따른 노하우와 기술도 필요했으며, 선박도 필요했다. 특히, 남해안은 지리적 특성상 수온이 높은 편이므로 사철 다양한 어종이 낚이기로 유명했고, 이러한 낚시가 남해안에서 성공을 거두면 서해와 동해로 옮겨지는 식이었다. 그만큼 남해안 낚시는 한국의 바다낚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입지를 구축했다.
남해안 낚시만의 매력은?
▲ 감성돔, 돌돔, 참돔, 벵에돔 (왼쪽부터 시계방향)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 그중에서도 바다낚시의 메카는 남해안 일대라 볼 수 있다. 인구 밀도상 서울, 수도권을 무시할 순 없지만, 거주하는 인구 대비 낚시를 즐기는 비율로는 부산을 비롯한 경남권이 가장 높다. 그만큼 남해안 일대 바다는 쿠로시오 난류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여름~가을에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회유성 어종이, 겨울~봄에는 토착성 어종으로 시즌이 끊이질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섬이 밀집된 탓에 양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고, 아름다운 풍광으로도 유명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도 많다. 서해나 동해보다 수온이 높아 낚시 시즌에 제한이 적고, 잡을 수 있는 어종이 다양하다는 점도 커다란 장점이다.
▲ 볼락, 갈치, 전갱이, 도다리 (왼쪽부터 시계방향)
▲ 한치
▲ 무늬오징어
남해안에서 낚을 수 있는 대표 어종은?
▲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낚시 지역
남해안은 크게 동부와 서부로 나뉜다. 부산에서 거제, 통영, 삼천포가 동부권이라면, 여수와 고흥, 해남, 완도에 이르는 지역은 서부권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어종으로는 4대 돔인 감성돔, 벵에돔, 참돔, 돌돔을 비롯해 부시리, 고등어, 전갱이, 학공치, 갈치, 볼락, 열기, 농어 등이 있으며, 무늬오징어, 문어, 갑오징어, 호래기, 한치 같은 두족류도 풍부하다.
▲ 남해 서부권 낚시 시즌
▲ 남해 동부권 낚시시즌
언제 어디서 잡을 수 있을까?
▲ 남해안 대표적인 원도권인 거문도에서 바라본 풍경
남해안 일대 낚시 시즌은 연중무휴다. 그래도 구분을 짓자면, 남해 서부권은 연중 숭어, 우럭, 쥐노래미가 잡히고, 6~8월은 벵에돔과 돌돔, 문어, 9~3월까지는 감성돔과 참돔, 열기, 3~9월까지는 도다리와 농어, 8~12월까지는 갈치와 학공치를 노릴 수 있다. 수온이 따듯한 남해 동부권은 기본적으로 서부권과 비슷하지만, 여기에 한치와 무늬오징어가 추가되며, 특히, 긴꼬리벵에돔과 참돔이 연중 잡힌다.
▲ 거제 지세포 방파제
낚시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부산 일대를 비롯해 거제도 일대, 통영 내만권 섬과 매물도, 욕지도, 좌사리도, 국도 같은 원도권 섬과 삼천포 일대 및 남해도 일대, 여수 금오열도권과 평도, 광도, 거문도, 손죽도, 서부권은 외나로도와 완도, 청산도, 추자군도, 소안도, 진도 일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섬들이 포진 되며, 섬이 아니더라도 도보로 접근 가능한 갯바위와 방파제는 대부분 훌륭한 포인트가 된다. 이 중에서도 초보자들이 갈 만한 곳을 꼽으라면 부산 오륙도 일자방파제, 거제 장승포 방파제, 느태방파제, 지세포 방파제, 통영 척포방파제, 남해 물건방파제 등이 있다.
어종별 추천하는 낚시 장비는?
앞서 서해, 동해, 울릉도 편에서 다양한 장비를 소개했기에 이번 편에는 기존에 소개하지 못한 낚시 장비를 위주로 소개할까 한다.
1) 한치, 갑오징어 낚시를 위한 장비
▶ NS 다크호스 메탈리코 B-672MH-ST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선상 한치 메탈게임에 적합한 낚싯대이다. 팁은 비교적 연질이고 약 45~90g의 이까메탈을 운용하기에 알맞다.
▶ 바낙스 디지스 DH 150G
국산 베이트 릴로 수심계가 표시돼 원하는 수심층을 신속하게 공략해야 하는 한치 낚시에 알맞다.
▶ 조무사 라이트 지깅 PE 130m 1~1.5호 화이트
에깅 낚시는 기본적으로 PE 합사를 써야 하며 1~1.5호가 알맞다.
▶ 쯔리겐 메탈리스트 밤바 45~60g, 쯔리겐 이카스키테
한치를 노리기 적합한 채비는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무게가 있는 이까메탈(메탈리스트), 다른 하나는 가벼운 씃테가 필요하다. 2단 채비 중 위에는 슷테가, 아래는 이까메탈을 달아 원하는 수심층으로 채비를 내린다. 이후 가볍게 3~4회 흔들어 준 10초간 기다리면 입질이 들어오고, 없으면 다시 흔들어 주는 식으로 반복하는데 이때 한치, 오징어를 유혹하는 기능성 에기가 위 제품으로 얇고 날카로운 바늘, 화려한 무늬가 남보다 더 좋은 조황으로 이끌어준다.
2) 볼락 루어를 위한 장비
▶ NS 다크호스 락피쉬 S-782 UL-T
도보권 갯바위 및 방파제에서 우럭, 볼락 등의 락피시를 노릴 때 사용하는 로드로 팁 액션이 유연해 섬세한 입질 파악과 바닥 탐색 능력을 올린 제품이다.
▶ 바낙스 메타트론 3000
3만원대의 중저가 스피닝 릴로 권사량(1회전당) 88cm인 민물 및 바다낚시 겸용 릴이다. 주요 대상어종으로 볼락과 열기, 농어를 노리기에 좋다,
▶ 토레이 솔트라인 메바링 PE합사 150m 0.5호 바이올렛
볼락, 우럭 등 락피시 루어 낚시에 적합한 합사 원줄이다.
▶ 라팔라 서픽스 나노브레이드 합사 135m 0.6호
마찬가지로 볼락, 우럭을 노리기 좋은 합사 원줄이다.
3) 고등어, 전갱이, 망상어, 붕장어, 도다리 등 생활낚시를 위한 장비
▶ NS 크로져 기 SV 0.8-530F
사실 생활낚시 대상어종에 1호대는 다소 무겁고 두꺼운 감이 있다. 장시간 들고 있으면 손목의 피로감이 올 수도 있다. 물론, 수십,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일산 제품을 쓰면 덜하겠지만, 초심자들에게 권하기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나는 국산 브랜드(요새는 국산 브랜드도 로드 쪽은 품질이 일산 못지 않게 좋아졌다.) 로드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엔에스 크로져 기는 중저가 모델이지만, 특유의 질김과 튼튼함이 발군이다. 다만, 1호대를 생활낚시에 적용하기에는 둔탁한 면이 있기에 손맛의 극대화와 피로감의 최소화를 위해서 0,8호대를 권한다.
▶ 바낙스 솔라즈 2500
릴 찌낚시는 기본적으로 2500~3000번을 쓴다. 2500~3000번 릴은 2.5~3호 원줄을 150m 감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솔라즈 2500 모델은 2만원대의 저가형으로 이제 막 낚시에 입문한 이들이 사용하기에 부담이 없을 것이다.
▶ 바낙스 크로마 2500
솔라즈와 구조는 비슷하나 가격대는 9만원대인 모델이다. 베어링 개수와 기어비에서 차이가 나며, 무엇보다도 드랙력이 상향됨에 따라 보다 본격적으로 바다낚시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 토레이 슈퍼스트롱 네오 150m
찌낚시에 쓰기 좋은 나일론 원줄이다. 금색으로 시인성을 높인 것이 특징. 권장하는 호수는 2~2.5호.
▶ 토레이 슈퍼 L-EX 하이퍼 50m 클리어
찌낚시에 스기 좋은 카본 목줄이다. 2호 원줄에는 1.5호를 권장하며, 2.5호 원줄에는 1.7호를 권장한다.
▶ NS 스파르타-S 서프 원투대 25-425
이 낚싯대의 규격을 보면 25-425라 표기돼 있다. 여기서 25는 호수가 아닌 추 부하를 견딜 수 있는 호수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25호 봉돌을 달고 던질 수 있다는 뜻인데 실제로 캐스팅해보면 크게 무리해서 휘두르지 않은 이상 30호 봉돌까지도 무난하다. 기본은 해변과 방파제 생활 원투낚시 용도로 쓰이지만, 통영 일대에서 행해지는 선외기나 덴마 낚시에서 단순히 채비를 내려 성대나 문어, 도다리를 낚을 때도 쓸 수 있고, 좌대나 해상펜션까지 두루두루 활용 가능하다.
▶ 바낙스 루니아 4000~5000
원투, 좌대 낚시에 적합한 4000~5000번 스피닝 릴로 3만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이 특징.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 바낙스 익스트림 GT 4000~5000
같은 형태의 릴이지만 10만원대의 중저가 제품으로 본격적으로 원투낚시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권한다.
▶ 해동조구사 HDF 스탠다드 대용량 원줄 500m 형광그린 4~5호
대용량 원줄로 가격대 성능비가 매우 뛰어난 제품이다. 릴 찌낚시용 보다는 원투 및 좌대낚시에 사용하기 좋다.
▶ 토레이 슈퍼 L-EX 리미티드 55m 클리어
원투낚시는 보통 묶음추 채비를 사용하기에 카본 목줄을 사용할 일이 많지 않지만, 가끔 버림봉돌(구멍봉돌) 채비나 자작 채비로 할 때는 필요하다. 이때 권장되는 호수는 4호 정도.
남해안 낚시 유의사항
▲ 안전장구는 꼭 갖추고 낚시하자
남해안 일대는 포인트가 방대하고 갈 곳이 많아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잡히는 대상어도 제각각이며 조황의 기복이 들쑥날쑥하다. 고등어, 전갱이, 볼락은 반드시 물때를 확인해 만조 3시간 전에 도착, 만조를 전후를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한낮에는 입질이 뜸하므로 새벽 동틀 때를 노리거나 해가 지는 해넘이를 노린다. 돔 어종은 오전 5~9시 사이에 입질이 잦고, 오후 5~7시 사이를 노리는 것도 좋다. 볼락과 갈치, 한치는 야행성이란 점을 숙지해 철저히 밤낚시를 노리고, 안전상 필요한 장비(구명복, 신발, 헤드렌턴)는 꼭 챙긴다.
특히, 지금부터는 강렬한 자외선과 수면을 반사하는 난반사를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자외선 차단 크림은 필수로 바르고, 모자와 편광안경을 쓰고 할 것을 권한다. 낚시도 좋지만, 그늘 없는 바닷가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나도 모르게 일사병에 걸리거나 탈진할 수도 있으니 물을 넉넉히 챙기고, 한낮에는 낚시를 삼가하는 것이 좋다. 낚시복은 통풍과 투습이 용이한 전용 복장이 좋지만, 미처 구비하지 못했다면 아웃도어 의류도 괜찮다. 다만, 여름이라도 반바지 반팔은 언제든지 자외선과 모기의 공격에 표적이 될 수 있으니 될 수 있으면 얇고 투습력이 좋은 긴팔, 긴바지를 활용하고, 반팔을 착용할 때는 토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기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글을 마칠까 한다. 남해안은 태풍 경로에 가장 먼저 닿는 지역이다. 7~9월은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출조일을 잡을 때는 태풍 경로를 예의주시하고, 특히 풍속과 파고를 참고해 풍속이 7~11m/s 이상, 파고 2m 이상이면 출조를 삼가하는 것이 좋다.
글, 사진 / 김지민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www.danawa.com)
※ 글 : 김지민 어류 칼럼니스트
유튜브에서 ‘입질의추억tv’ 채널을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및 네이버에서 블로그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고 있으며, EBS1 <성난 물고기>, MBC <어영차바다야>를 비롯해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쯔리겐 필드테스터 및 NS 갯바위 프로스텝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짜릿한 손맛, 낚시를 시작하다>, <우리 식탁 위의 수산물, 안전합니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