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드라이브를 좋아할까요? 맞춰보세요 ㅋ (사진: 픽사베이)

즐거운 추석! 귀성길에 오르는 보호자들의 손은 짐을 싸느라 바쁘다. 사실 짐 싸기는 어렵지 않다. 리스트 적어 놓고 하나씩 체크해가면 되니까. 문제는 천만 보호자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반려동물 위탁이 필요한 보호자들을 위한 가이드는 지난 칼럼을 통해 제공했다. 이번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반려동물 동반 귀성길에 올라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를 OX 퀴즈로 준비했다.

Q. 반려동물은 드라이브를 좋아한다.

정답 : X (마우스를 드래그하세요)

▲ 사실 우리는 차를 아주 많이 싫어해 (사진: 픽사베이)

해설 : 반려동물은 드라이브를 싫어한다.

동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개나 고양이는 사람만큼 차를 잘 타지 못한다. 이동 중 멀미로 인해 구토를 하거나 배설을 하는 경우도 있고, 평소 조용한 아이들도 놀라서 시끄럽게 우는 경우도 많다. 왜냐?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계속 이동하고, 흔들리고, 온갖 소음이 들려오는 낯설고 불안한 환경의 차량은 동물들에게 큰 고통이기 때문이다.

▲ 반려동물들에게는 차량 엔진소리가 천둥 수준으로 느껴진다 (사진: 픽사베이)

먼저 동물들은 차량의 엔진 소리에 크게 놀란다. 엔진 소리는 동물들에게 천둥처럼 들리고 지진이 일어난다는 불안감에 빠지게 한다. 엔진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동물들을 놀라게 하는 생활 용품들이 많다. 청소기. 드라이기. 클리퍼(일명 바리깡) 등 요란한 진동과 소음을 동반하는 대부분의 물건을 동물들은 두려워한다. 이는 단순히 소리가 크기 때문이 아니다.

▲ 이 정도 수준의 공포가 아닐까? (사진: 픽사베이)

오랜 옛날, 지진과 화산폭발, 용암 등의 자연재해를 경험한 선조 종들은 큰 소리, 진동, 화약냄새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그 공포는 유전자에 깊게 각인되었고 오늘날 반려동물로 키워지는 개와 고양이마저도 천둥과 유사한 소리가 들릴 때면 본능적으로 공포에 떨게 되었다.

▲ 풍경들이 나에게로 다가온 순간… 나는 지렸다 (사진: 픽사베이)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전진은 동물들에게 사람들과는 다른 풍경으로 비춰질 수 있다. 자동차의 운동 원리에 익숙한 우리는 차량이 당연히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하지만 동물들에겐 차량 바깥의 모든 사물들이 자신을 향해 덤벼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웃음이 터지는 귀여운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Q. 자가용 운전자도 이동장이 꼭 필요하다

정답 : O (마우스를 드래그하세요)

   ▲ 반려인이 늘어남에 따라 이동장의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해설 : 자가용 운전자일수록 안전을 위해 이동장이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동물과 이용 시, 꼭 전용 이동장에 넣기를 권장한다. 이는 자가용도 마찬가지다. 자가용 운전자가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나 혼자만 타면 민폐 끼칠 일도 없는데 굳이 이동장에 넣어야 하나?’라는 생각이다. 오히려 자신과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한다면 1인 운전자일수록 이동장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 암 오케… (사진: 픽사베이)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동물들에게 차량 이동은 큰 고통이다. 동물들이 힘들어하면 운전자도 함께 불안해지고 시선이 흐트러진다(이것은 운전경력 20년에 동물전문가인 필자도 마찬가지다). 

▲ 주행 중인 차에서 뛰어내린 강아지 사고

어떤 개는 운전 중 창 밖으로 뛰쳐나가서 그대로 실종되기도 했고, 어떤 개는 구토를 해서 그 토사물을 운전자가 치우다가 사고로 이어질뻔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운전자가 동물을 무릎에 앉힌 상태에서 운행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삼가야 한다. 

아무리 얌전한 동물이라도 불안한 환경에선 언제 어떤 돌발 행동을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가용 운전자라도 반드시 동물은 이동장에 넣어서 조수석 및 뒷좌석에 두는 것을 추천한다.

Q. 이동장도 훈련이 필요하다

정답 : O (마우스를 드래그하세요)

▲ 먹을 것만 있으면 어디 있든 개의치 않는 다나와 직원의 댕댕이

해설 : 이동장도 낯선 동물들은 심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간혹 이동장에만 넣으면 발작 수준의 거부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낯설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이동장 교육을 해주는 것이 좋다. 

▲ 모델은 태풍 링링이 오던 날 구조한 아기 고양이로 똑같이 링링이라 이름 붙여줬다

먼저 앞뒤가 모두 오픈되는 이동장을 준비한다. 이동장의 양쪽 문을 열어둔 채 방문 틈에 끼워둔다. 동물은 방 안에 두고 보호자는 거실에 자리를 잡는다. 이제 동물은 이동장을 터널처럼 사용하면서 거부감을 줄여갈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물이 이동장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면 음식. 놀이도구. 레이져포인트 등을 사용해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동장 안에 푹신한 담요와 평소 동물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넣어주면 더 효과적이다.

꿀팁 - 극도로 예민한 반려동물, 차량에 잘 태우는 방법

▲ 눈을 떴더니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사진: 픽사베이)

*만약 차량이 없는 경우 유튜브에서 자동차 시동소리를 검색해 들려준다. 처음에는 작은 볼륨에서 시작했다가 점점 높여준다. 

▲ 어쩌면 반려동물들이 드라이브에 재미를 붙일지도… (사진: 픽사베이)

이렇게 단계적으로 차량에 적응을 시켜주면 다음부터는 보호자도 동물도 서로 편안한 여행이 되고, 대중교통을 타도 대부분 거부감이 없다. 뭐든 처음이 어렵다 하지 않던가? 초반에는 시간도 걸리고 귀찮기도 하겠지만 한번 교육해주면 평생이 편안해지니 노력해보자. 

Q. 이동장에 동물을 넣지 않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정답 : X (마우스를 드래그하세요)

▲ 외국에서도 반려동물과 대중교통 동반 승차 시 이동장은 필수다 (사진: 픽사베이)

대중교통은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자가용 대비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법적 조항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운송회사마다 반려동물에 대한 규정이 있기 때문에 승차 전에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버스의 경우 두 번, 세 번 확인해봐야 한다. 대부분 버스는 동물을 이동장에 넣어뒀을 경우 동반 승차를 허용하지만 기사의 재량에 따라 승차 거부를 받거나 동물을 화물칸에 싣게 될 수 있다.

 ▲ 사진은 이동장도 없이 지 스스로 무임승차 시전했다가 쫓겨나는 일본의 시바견 (사진: tweeter@jun_rit314)

기차의 경우 이동장에 넣어두면 큰 무리 없이 승차가 가능하지만 동물의 크기나 무게, 성질에 따라 제지를 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예방접종 증명서가 필요할 수 있으니 이 부분도 사전에 확인해 보는 게 좋겠다.

▲ 아시아나 항공 반려동물 동반 규정 (사진: 아시아나 항공 공식 홈페이지)

항공사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보통 비행기의 경우 이동장에 넣은 5키로 이하의 반려동물에 한해 기내 동반 탑승을 허용한다(보통 탑승자의 좌석 발 밑에 두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해외로 이동할 경우 나라마다 입국 서류 및 심사가 상이하니 미리 동물병원과 해당 항공사를 통해 알아보기를 추천한다(자칫하면 동물만 입국이 거부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 펫과 동승이 가능한 ‘펫 택시’도 있으니 자신의 상황에 맞는 대중교통을 선택해 이용하자.

Q. 차를 타기 전에는 밥을 든든히 먹여두는 게 좋다

정답 : X (마우스를 드래그하세요)

▲차만 봐도 속이 쓰리네… (사진: 픽사베이)

해설 : 멀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공복을 유지한다.

동물들도 멀미를 한다. 사람들처럼 속이 안 좋아 구토를 할 수도 있고 잠을 자거나 안절부절 못하는 등 증상을 여러 유형으로 나타난다. 멀미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출발 전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만 동물의 건강 때문에 밥을 꼭 먹여야 한다면 소량만 먹이거나 승차 7시간 전에 먹이길 추천한다.

▲그러니까 꽃단장한다고 목욕 시키지 마!!! (사진: 픽사베이)

자가용이든 대중교통이든 차량 이동은 동물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 때문에 출발 7일 전에는 미용. 과도한 목욕, 예방접종처럼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또한 질병이 있는 동물의 경우 동반 여행을 해도 될지 담당의사와 반드시 상의하길 바란다.

꿀팁 – 고양이를 위한 듣기 좋은(?) 소음 환경 만들어주기

▲고요함은 고양이도 웃게 한다 (사진: 픽사베이)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소음에 더욱 취약하다. 즉 시끄러운 환경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야기다. 동물이 쉬거나 주로 머무를 장소라면 소음 수치가 40데시벨이 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없다.

▲스마트 소음측정기 (사진: AppsNine)

그렇다면 소음 측정은 어떻게 하면 될까? 어플리케이션에서 ‘소음측정기’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스마트폰만으로 소음 측정이 가능한 무료 어플리케이션이 많이 나온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기능은 동일하니 마음에 드는 것으로 다운 받자.

▲도서관만큼만 조용히 해주세요~ (사진: 픽사베이)

사실 40데시벨은 도서관 소음 수준이라 조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소음만 존재하도록 노력해보자(정 안 되겠거든 딱 60만 넘어가지 않도록 지켜보자).

※ 글 : 박민철 반려동물 칼럼니스트

한국반려동물상담센터 대표이자 서정대학교 동물학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SBS <TV 동물농장> 자문 및 영화 <마음이2> 제작보고회의 현장 삼당을 담당했으며 MBC, KBS, SBS, YTN, Q채널, BBS라디오, CBS라디오, cat post, <행복한 동행>, JTBC<여보세요> 등 다수 방송에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로 출연하고 있다. 저서로는 동물교감법을 수록한 <너의 마음이 궁금해>가 있다.

기획, 편집 /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글, 사진 / 박민철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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