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후에는 비누를 사용해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1790년에 등장해 사회적 위생 활동으로 오랜 시간 실천되어온 습관, '비누로 손 씻기'. 알칼리 금속염으로 구성된 비누는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주어 위생과 청결을 대표하는 소비재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다양한 전문 세정제의 등장으로 지금은 그 명성이 빛이 바랬다.
특히 코로나19처럼 강력한 전염성 바이러스 질환이 창궐하는 요즘 같은 때는 비누만으로 손을 씻기 불안해서 손 전문 세정제나 소독제를 무리해 사려는 사람들이 많다.
다행히 이제 그 걱정은 접어도 될 듯하다. 비누가 코로나19의 바이러스를 사멸한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은 '비누에 함유된 계면활성제 성분이 코로나19의 천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계면활성제 성분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가장 바깥쪽을 구성하는 지방층 일부를 녹여 구멍을 낸다. 이로써 바이러스를 죽게 한다는 것이다.
▲ 물과 지방의 표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계면활성제
(출처: https://www.cesio.eu/index.php/about-surfactants/what-are-surfactants)
잘 알려졌다시피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이 잘 섞일 수 있도록 두 가지 성질을 가진 화학물질이다. 그래서 오염된 의류를 세탁할 때 지방 성분의 오염물에도 잘 달라붙고, 물에도 잘 달라붙어서 세제로 활용된다. 이 외에 화장품, 약, 식품 등에도 폭넓게 사용된다.
▲ 가장 끝의 노란 돌기가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출처: https://www.scientificanimations.com)
코로나바이러스는 표면이 돌기 형태의 스파이크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그 모양이 태양의 코로나와 비슷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은 것인데, 이 스파이크 단백질은 축구화의 스파이크처럼 바이러스가 숙주의 세포에 단단히 접지되도록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스파이크 단백질은 '엔벨로프'라는 지방층 막에 꽂혀 있는데, 비누의 계면활성제가 이 지방층 일부를 녹여 구멍을 내고, 형태를 파괴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더 증폭하지 못하고 사멸된다는 것이다.
'죽은 바이러스가 손에서 깨끗하게 제거될까?' 물론이다. 계면활성제의 친수성으로 인해 비누거품을 제거할 때 사멸한 바이러스도 함께 물에 씻겨 내려간다. 알코올 성분의 소독제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멸할 수 있지만 비누는 흐르는 물에 거품을 제거하는 과정을 한 번 더 거치기 때문에 피부 표면에서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접촉한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면 바이러스가 체내로 침투해 감염되기 쉽다. 외출 후 손을 씻기 전까지는 얼굴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비누로 손등, 손바닥, 손가락 사이사이까지 꼼꼼하게 씻어주면 바이러스의 99%를 제거할 수 있다.
글 , 사진 / 다나와 오미정 (sagajimomo@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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