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때문에 비상입니다. 병원에선 의료진들이 사투를 벌이고, 사회적 격리두기에 따라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좀처럼 쉽게 물러갈 것 같진 않습니다. 잠잠했다 싶으면 여기 저기서 확진자가 나오고요. 이런 시국에 자가 격리를 어기고 놀러 나가는 사람들까지 나오고 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코로나 19 사태는 조금만 참고 버티면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 생활 양식을 바꿔가며 진득하게 견뎌내야 하는 장기전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학교는 더 이상 죽어도 출석은 하고 죽어야 하던 곳이 아닙니다. 밀집된 공간과 많은 인원으로 코로나 19가 퍼지기에 더 없이 유리한 환경일 뿐입니다. 처음에는 코로나 19의 전파와 확산을 막기 위해 개학 일정을 계속해서 늦추더니, 이제는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언제까지고 개학을 미룰 순 없으니 온라인으로라도 대체하겠다는 결정은 다들 이해하실 겁니다. 하지만 전에 없던 온라인 학습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온라인 개학은 곧 인터넷을 통한 수업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인터넷에 접속할 디바이스만 있다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데스크탑 PC, 어느 것이던 됩니다. 하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으며, 그 긴 시간 동안 작은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보는 건 썩 달가운 일은 아닙니다. 또 과제를 해서 인터넷으로 제출도 해야 합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도 모르는데 계속해서 스마트폰에만 의지하라는 것도 좋은 방법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컴퓨터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스마트폰보다 큰 화면으로 장시간 봐도 피로함이 덜할테고, 다양한 종류의 과제를 풀어서 내기에도 스마트폰보다는 유리할 테니까요. 따라서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일부 학년은 오늘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으니 지금 당장 컴퓨터가 필요할테고, 가정에 학생이 여럿이라면 그 수만큼 필요한 상황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언제 사느냐, 몇 대를 사느냐의 문제지 컴퓨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 어떤 컴퓨터를 사야 할까요?

사실 비싸고 좋은 건 필요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고성능 컴퓨터를 사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건 분명 다른 의도를 품었기 때문일 겁니다. 게임이나 게임, 게임같은 거 말이죠. 온라인 학습은 EBS 교육 방송이나 선생님들이 직접 만든 동영상을 보고, Zoom 같은 영상 채팅을 통해 발표를 하고 질문을 받습니다. 숙제는 웹 페이지나 워드를 통해 진행하겠지요. 이런 작업에 거창한 시스템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화상 회의를 처리하기에 충분한 성능만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내장 그래픽을 갖춘 보급형 CPU에서 PC마크 10 영상 회의 성능을 테스트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장 그래픽'입니다. 그래야 그래픽카드 가격이 빠지면서 최대한 저렴하게 시스템을 맞출 수 있거든요. CPU 외에 다른 조건은 어렵지 않습니다. 메인보드는 가장 싼 거, 인텔은 H310, AMD A320이면 됩니다. 메모리도 적당히 타협하면 되고요. SSD는 120GB 하나면 끝입니다. 파워, 케이스, 모니터까지도 온라인 수업이 목적이라면 큰 투자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CPU에 집중합시다.

가격을 최대한 낮춰본다면 인텔은 펜티엄 골드 G5400이 현금 최저가로 6만 2000원, AMD 애슬론 3000G이 6만 2500원입니다. 둘 다 2코어 4스레드 프로세서라는 공통점이 있고, 가격도 비슷하니 훌륭한 비교 상대가 되겠습니다. 애슬론 3000G는 명실상부한 AMD 최저가 프로세서고, 인텔은 더 싼 셀러론이 있지만 그건 2코어 2스레드니까 어마어마한 차이가 납니다. 펜티엄 골드의 상위 모델도 있긴 한데 약간의 가격과 약간의 클럭 차이 외에는 크게 다른 점이 없습니다. 

그 위로 가면 비교하기가 조금 애매해집니다. 정학히 말하자면 인텔이 애매하죠. AMD는 라이젠 3 3200G와 라이젠 5 3400G의 두 모델이 있습니다. 3200G는 11만 1000원에 4코어 4스레드, 애슬론보다 더 강화된 그래픽을 갖췄습니다. 3400G는 4코어 8스레드로 CPU를 강화하고 그래픽들 더 보강했으며 가격은 17만원 선입니다. 인텔은 펜티엄 다음이 코어 i3인데 내장 그래픽이 달린 모델은 코어 i3-9100 하나입니다. 4코어 4스레드인데 가격은 현재 16만원 선. 얼마 전에는 20만원까지 올랐었죠.

10만원 이상의 내장 그래픽 제공 CPU에서 스펙만 비교하면 인텔이 나을 게 없는데 더 비쌉니다. 코어 i3급에 해당되는 라인업에서 인텔 CPU의 가성비가 썩 좋아 보이진 않네요. 설상가상으로 인텔의 9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업그레이드에 적합한 플랫폼이 아닙니다. 새로운 소켓과 새로운 칩셋을 쓰는 새 플랫폼이 나올 예정이거든요. AMD는 다음 세대까지는 현 소켓과 호환성을 유지하고요. 그래도 성능이 높다면 선택할 이유는 있을텐데, PC마크 10의 영상 회의 테스트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인텔 펜티엄 골드 G5400. 현금 최저가 62,000원. 2코어 4스레드, 클럭 3.7GHz, 14nm 공정, 4MB L3 캐시, DDR4-2400 메모리, UHD 그래픽 610, 54W TDP http://prod.danawa.com/info/?pcode=6057483

인텔 코어 i3-9100. 현금 최저가 15만 8800원. 4코어 4스레드, 클럭 3.6~4.2GHz, 14nm 공정, 6MB L3 캐시, DDR4-2400 메모리, UHD 그래픽 630, 65W TDP http://prod.danawa.com/info/?pcode=9790773

AMD 애슬론 3000G. 현금 최저가 6만 2500원. 2코어 4스레드, 클럭 3.5GHz, 14nm 공정, 4MB L3 캐시, DDR4-2667 메모리, 라데온 베가 3 그래픽, 35W TDP http://prod.danawa.com/info/?pcode=9968202

AMD 라이젠 3 3200G. 현금 최저가 11만 1000원. 4코어 4스레드, 클럭 3.6~4.0GHz, 12nm 공정, 4MB L3 캐시, DDR4-2933 메모리, 라데온 베가 8 그래픽, 65W TDP http://prod.danawa.com/info/?pcode=8460291

AMD 라이젠 3 3400G. 현금 최저가 16만 7890원. 4코어 8스레드, 클럭 3.7~4.2GHz, 12nm 공정, 4MB L3 캐시, DDR4-2933 메모리, 라데온 베가 11 그래픽, 65W TDP http://prod.danawa.com/info/?pcode=8464689

메인보드는 MSI A320M-A PRO와 MSI MPG Z390 게이밍 엣지 AC를 사용했습니다. 인텔 보급형 CPU는 DDR4-2400까지만 지원하기에 Z390 칩셋을 써도 메모리 클럭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AMD는 애슬론은 DDR4-2667, 라이젠 G 계열은 DDR4-2933까지 정식 지원합니다. 메모리 클럭은 정식 지원에 맞추고, 용량은 16GB 듀얼채널로 통일해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PC마크 10의 종합 점수를 보면 AMD가 우세합니다. 펜티엄 골드 G5400과 비슷한 가격의 새를론 3000G는 종합 점수가 3백점이 더 높습니다. 그 윗 모델은 차이가 더 심합니다. 코어 i3-9100은 라이젠 5 3400G가 나올 필요도 없이 라이젠 3 3200G 선에서 정리됩니다. 라이젠 3 3200G의 가격이 코어 i3-9100보다 10만원이나 싸지만, 종합 점수는 300점 가량 앞섭니다.

이 글의 주제인 영상 회의로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슬론 3000G가 펜티엄 골드 G5400보다 높고, 라이젠 3 3200G가 코어 i3-9100보다 높습니다. 라이젠 5 3400G는 저 위에서 혼자 따로 놀고 있으니, 이번 테스트에 안 넣었어도 됐을 것 같네요. 이런 점수 차이는 AMD CPU에 탑재된 라데온 그래픽 덕분이라고 해석해도 될 겁니다. 인텔이 그래픽 개발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지만, 그래봤자 지금 AMD보다 뒤쳐지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영상 회의 테스트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1대1 영상 채팅과 그룹 영상 채팅의 두 가지로 테스트가 나뉘며, 여기서 다시 CPU를 사용한 영상 재생과 얼굴 인식, 오픈CL을 사용한 영상 재생, 영상 인코딩, 영상에서 얼굴 인식 항목이 있습니다. 동영상 재생이야 어느 항목에서건 30fps에 근접한 값이 나오니 그냥 넘어갑시다. 0.몇몇 프레임 차이로 어디가 좋다 나쁘다 가르기도 웃기는 일이죠. 인텔과 AMD의 성능 격차가 크게 나는 부분은 얼굴 인식과 인코딩 부분입니다. AMD는 여기서 인텔보다 훨씬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상위 모델로 갈수록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집니다.

따라서 영상 회의가 가장 중요한 온라인 수업과 재택 근무같은 작업에서, 큰 돈을 투자하지 않되 높은 성능을 내겠다면 AMD CPU가 더 나은 선택입니다. 가격이 비슷한 최저가 모델에선 펜티엄보다 애슬론의 성능이 좋고, 그 위의 가격대에선 AMD가 인텔보다 성능이 좋을 뿐더러 가격까지 쌉니다. 양쪽 모두 30프레임 재생에는 문제가 없으니 어느 쪽이건 온라인 수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게 성능이 떨어지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AMD 쪽이 성능이나 가격에서 더 유리하다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컴퓨터의 핵심 부품인 CPU까지 선택이 끝났다면, 다른 부품을 고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앞에서도 말한대로 온라인 수업을 위한 컴퓨터에 아주 좋은 부품을 넣을 필요는 없고요. 저가형 부품으로 구성해 가성비를 최대한 끌어낸 시스템으로도 충분합니다. 문제는 웹캠입니다. 평소에는 이걸 굳이 컴퓨터에 넣을 필요도 없었겠으나, 온라인 수업에서 얼굴을 확인하거나 발표를 하려면 웹캠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재택 근무에서도 똑같은 이유로 웹캠이 필요하다보니 수요가 늘었고, 그 결과 웹캠의 가격이 부쩍 오르고 또 구하기도 어려워졌거든요. 그래서 쓸만한 웹캠을 추천해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다행이도 웹캠을 대체할 방법은 있습니다. 거창한 준비물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들 스마트폰 하나씩은 있으시죠? 화면 작은 스마트폰을 하루종일 보면서 수업을 진행하긴 어려워도, 스마트폰에 달린 전면 카메라를 웹캠으로 활용하기란 쉽거든요. 드로이드캠이나 매니캠같은 프로그램을 쓰면 됩니다. 여기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영상 회의외 채팅용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줌(Zoom)에서도 잘 작동하며, 무엇보다 무료 프로그램인 매니캠에서 스마트폰을 캠으로 쓰는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구글 플레이에서 매니캠(ManyCam)을 설치하고 실행합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visicommedia.manycam

스마트폰을 컴퓨터의 캠으로 사용하려면 매니캠 계정을 만들어서 연동시켜야 하는데요. 설정의 계정 및 장치에 들어갑니다. 

매니캠 계정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면 구글 계정이 있을테니 가입은 바로 끝납니다. 

그 다음은 컴퓨터에서 매니캠을 깔아야 합니다. 

https://manycam.com/download/?os=win

매니캠의 윈도우 버전입니다. 여기에서 미리 가입해둔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합니다. 

오른쪽 아래의 Add a video source(비디오 소스 추가)에서 Mobile App(모바일 앱)을 선택합니다. 

매니캠 계정이 로그인된 스마트폰이 목록에 뜨는군요. 커넥트를 누릅니다.

스마트폰의 매니캠 앱에서도 연결을 시도하는 데스크탑의 이름이 뜹니다. 선택합니다. 

장치 관리자에서 매니캠이 정상적으로 인식됐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웹캠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마이크까지 활용하기에, 이것 하나로 캠과 마이크를 완벽히 대체합니다.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이 매니캠에 그대로 뜹니다. 

줌(Zoom)의 영상 회의에서도 매니캠의 캠을 그대로 인식합니다. 이제 수업에 참여할 준비가 끝났군요.

코로나 19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그 날이 올때까지 사회적 격리를 잘 이어나가려면 나름대로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온라인 개학과 재택 근무도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여기에 대한 대비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쾌적한 학습 환경을 위한 데스크탑 PC와, 웹캠 대용으로 쓸 스마트폰과 프로그램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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