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쿠키런 킹덤, 그랑사가 등 신작들의 흥행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다시 한번 꿈틀거리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트릭스터M은 출시일이 연기됐지만, 중소 게임사들의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으며, 한동안 잠잠하던 중국 게임사들의 신작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겹치면서 매출 상위권에 눈에 띄는 순위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중소게임사들이 인기 IP를 기반으로 선보인 모바일MMORPG들이다. 이카루스 IP를 활용한 라인게임즈의 이카루스 이터널은 인기 배우 마동석을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2위에 올라있으며, 인기 가수이자 배우로 활약중인 설현을 앞세운 엔트런스의 DK모바일 역시 출시하자마자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정확한 출시 시기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썸에이지의 데카론M도 다크호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중 엔트런스의 DK모바일은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회사의 첫 작품인 만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인기 IP를 활용하고, 현재 모바일MMORPG 시장의 주된 타겟인 성인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 지난 2019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크게 뒤집어놓은 플레이위드 로한M의 첫 모습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DK모바일은 과거 2012년에 출시돼 지금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DK온라인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알피지팩토리가 개발하고, 현재는 마상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DK온라인은 리니지나 바람의나라 급의 대중적인 IP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부과 권력, 그리고 지존이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포스트 리니지로 주목을 받았던 게임이다.

공성전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전쟁과 자유로운 PK, 그리고 대규모 전쟁을 기반으로 획득하는 권력까지, 모든 부분에서 리니지의 성공 요인을 벤치마킹한 모습을 보여, 그래픽이 강화된 리니지를 원하는 30~40대 이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런 DK온라인의 특징을 그대로 계승한 DK모바일 역시 원작의 성공요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최신 게임과 비교했을 때 그래픽과 시스템 측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키우기가 힘든 대신 시간과 돈을 투자한 만큼 남들보다 압도적인 위력을 자랑하도록 만들어, 남성들의 원초적인 경쟁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게임들을 보면 대중적인 인기를 위해 튜토리얼 강화 뿐만 아니라 초보자들을 보호하는 장치를 다양하게 마련해두는 편이지만, 이 게임은 무차별 PK과 감옥 시스템, 공성전을 기반으로 한 돈과 권력의 집중 등 다양한 분쟁 요소를 게임의 핵심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이용자의 취향에 따른 스탯 분배, 변신, 마법인형, 룬, 강화 등 캐릭터 성장 요소 역시 많이 복잡해보이지만, 공을 들이면 들인 만큼 확실한 우위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분야의 끝판왕인 리니지M이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컨셉을 유지하는 것이 다소 무모한 선택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이는 과거 로한M이 증명한 것처럼 틈새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리니지M은 오랜 서비스로 인해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면서, 웬만큼 과금을 하지 않으면 위로 올라가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제 시작단계인 DK모바일에서는 리니지M 만큼의 과금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비슷한 수준의 경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과거 포스트 리니지를 표방하며 등장해 9년 넘게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원작이 걸은 길을 똑같이 걷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위기 상황에서 로한M의 깜짝 성공을 바탕으로 기적을 만든 플레이위드는 이후 로한M의 해외 진출에 이어 씰온라인 IP를 활용한 차기작을 발표하는 등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는 게임사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였다. 엔트런스가 DK모바일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적을 쓴 게임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