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에서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진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4일 꿀벌 피해 민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재로서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꿀벌 집단 실종 현상 역시 이와 비슷하다. 한 가지 뚜렷한 원인이 아닌 기후변화, 해충 대발생, 신종 바이러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측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높은 사육 밀도, 편식으로 인한 영양소의 불균형 등으로 인한 꿀벌의 면역력 저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꿀벌의 실종은 인류에게도 큰 위협이 된다. 꿀벌은 인간이 재배하는 작물 1500종 중 30%의 수분을 책임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의 수분 작용을 돕는다. 실제로 올해 꿀벌 집단 실종으로 인해 국내 농가는 참외, 딸기, 호박, 오이, 수박 등의 작물 수확에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 놓고 꿀벌의 멸종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과학자들은 꿀벌의 멸종을 최대한 막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고안하고 있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 연구팀은 2019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꿀벌응애의 개체 수를 확인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벌통을 촬영한 사진을 앱에 업로드하면 AI는 수초 만에 꿀벌응애의 수를 계산해낸다. 이 기술은 양봉 농가에서 꿀벌응애를 없애기 위한 적절한 방제 시기를 알아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그림 4. 영국에서 진행 중인 '월드 비 프로젝트(World Bee Project)' 웹사이트 화면. (출처: World Bee Project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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