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폴로 탐사선이 채취한 실제 달 토양에서 애기장대 싹 틔워
최근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안나 리사 폴 교수팀은 아폴로 탐사선이 채취한 실제 달의 토양에서 애기장대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하는 데 성공해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그동안 달의 토양을 모방한 흙에서 식물을 재배한 적은 있지만, 실제 달 토양에서 싹을 틔운 건 처음이다.

달 토양에서 자란 애기장대 성장 저해
그러나 6일 뒤부터 차이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조군 화분의 식물은 쑥쑥 잘 자라는 반면, 달 토양 화분의 식물들의 발육 상태는 제각각이었다. 어떤 식물은 잎이 작고, 어떤 식물은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 대조군 화분과 비교했을 때 달의 토양에서는 식물이 자라는 속도가 느렸다. 심지어 화분 하나는 식물이 죽고 말았다.

‘레골리스(Regolith)’로 불리는 달 토양은 지구의 흙과는 구성 성분이 매우 다르다. 주로 먼지, 흙, 부서진 돌조각 등으로 이뤄져 있고, 매우 건조해서 푸석푸석한 편이다. 수분은 물론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미생물이나 무기물질이 부족하다. 태양풍이나 우주방사선 등 극한의 우주 환경에 노출되면서 구성 성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직 자세히 알지 못한다. 앞으로 과학자들이 달에 가서 임무를 하거나 이주해서 살기 위해 꼭 알아내야 할 부분이다.

폴 교수는 “그동안 식물재배 실험은 달에서 토양을 채집해 지구로 가져올 때, 토양 안에 병원체가 있는지, 알려지지 않은 성분이 있는지, 지구의 육상생물에 해가 되는지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며, “후속 연구를 진행해 식물이 달 토양에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자라게 하는 방법을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달에서 산소를 만들거나 음식을 만드는 기술에 첫 걸음을 뗀 것으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을 달로 보내는 연구 또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식물은 달의 토양에서 자랄 수 있을까? 폴 교수는 이 질문에 “네!”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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