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학원 척추고생물학 고인류학연구소 덩타오 박사가 이끈 국제 연구팀은 기린의 목이 긴 이유가 짝짓기를 위한 박치기 싸움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그림 1. 디스코케릭스 셰즈가 짝짓기 경쟁을 위해 박치기를 하는 모습을 나타낸 상상도(위)와 현재의 기린이 긴 목으로 싸우는 모습(아래). (출처: Science)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지난 1996년 중국 북서부 신장의 준가르 분지에서 발굴된 화석 ‘디스코케릭스 셰즈( Discokeryx xiezhi)’다. 이 화석은 약 1천 7000만 년 전에 생성된 바이오세 초기 지층에서 발견되었으며, 두개골과 목뼈가 잘 보존돼 있었다. 디스코케릭스 셰즈는 기린과의 조상 격인 동물로 알려졌는데, 현재의 기린과 달리 목 길이가 1m에 불과했다. 또 두개골 부분에 원반 형태의 단단하고 두꺼운 뿔이 있었고, 척추도 유난히 두꺼웠다.

연구팀은 또 박치기 싸움을 할 때 목이 길면 길수록 상대방에게 더 강한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기린의 목이 점점 길어지는 형태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동안 기린의 긴 목은 더 높은 곳의 잎을 먹기 위한 먹이 경쟁 때문으로 알려졌는데, 먹이 경쟁이 아닌 짝짓기 경쟁 때문이라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주장이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멍진 박사는 “디스코케릭스 셰즈는 넓은 초원에 살았고 계절에 따라 이동하며 살았는데, 이런 환경은 매우 불안정하므로 생존을 위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수컷들의 경쟁이 심해지며 머리 박치기와 같은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끼리가 긴 코를 손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비밀은 피부의 주름 덕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 앤드루 슐츠 박사팀과 미국 애틀랜타 동물원 공동 연구팀은 코끼리의 코 윗부분의 주름이 아랫부분보다 더 유연하게 늘어나서 코로 섬세한 동작을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코끼리 코는 나무를 쓰러뜨리거나 공격에 저항하기 위해 단단하면서도 작은 풀을 잡을 수 있을 만큼 유연하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동물들의 움직임을 본따 부드럽게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 연구에 큰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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