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가을부터 AMD와 인텔은 각각 5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선보이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PC 업계의 주축인 두 기업이 본격적인 대결 구도에 들어가자 전반적인 PC 하드웨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부쩍 늘어나서 시장에는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왕성한 모습을 보이는 하드웨어로는 DDR5 메모리가 있다. AMD와 인텔의 최신 CPU 모두 DDR5 메모리를 이용 가능한 상황이 마련되었고, 올해 초부터는 공급 문제가 개선되고 가격대도 가파르게 하락해서 여러 제조사들이 각자의 제품으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신 PC로 업그레이드하는 수요가 높은 편인 한국에서는 고성능 DDR5 메모리가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각 제조사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차별화 요소를 고안하여 각자의 제품에 도입하고 있다.

▲ 팀그룹 본사 소속 세일즈 매니저 Joanne Huang이 주력 모델인 '티포스 DELTA RGB DDR5'와 '티크리에이트 CLASSIC DDR5'를 소개하고 있다

대만의 PC 메모리 제조사로 유명한 팀그룹(TEAMGROUP) 역시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맨즈랩은 팀그룹 본사 담당자 및 공식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 담당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한국 시장 잠재력 높게 평가하고 있는 팀그룹

▲ 팀그룹 한국 · 중동 지역 부 세일즈 매니저 Joanne Huang

Q. 팀그룹과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팀그룹: 안녕하세요. 저는 팀그룹 한국 시장 담당자 Joanne Huang(조앤 황)입니다. 한국 외에 중동 시장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팀그룹은 1997년 대만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컴퓨터 주변 기기 생산 및 판매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요 제품으로는 자체 브랜드 메모리 모듈과 메모리카드, SSD, USB 플래시 드라이브 등이 있습니다.

서린씨앤아이: 반갑습니다. 팀그룹 제품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공식 유통사 서린씨앤아이의 김태왕 이사입니다.

Q. 이번에 한국에 방문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팀그룹: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입사 이후 한번도 한국에 오지 못했습니다. 용산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매출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유통사들 상황은 어떤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서린씨앤아이: 그 동안 팀그룹과 서린씨앤아이는 음성과 이메일, 서신으로 소통하고 있었는데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팀그룹 브랜드 인지도를 확인하고 현재 파트너 기업들과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방문하셨습니다.

Q. 직접 본 한국 시장은 어떻습니까?

팀그룹: 충격을 받았습니다. 머릿속 모습과 많이 달라서요. 상사에게 듣기로 용산은 소규모 업체 위주이고  큰 사무실이 없다고 했는데 이제는 큰 사무실이 많고 규모도 매우 엄청납니다.

서린씨앤아이: 기존에 용산은 집단 상가 형태로 구성되고 물건 판매가 이뤄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용산은 물류 기지화되었고 온라인 세일즈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팀그룹 제품 유통사들은 여전히 큰 규모로 소비자들을 대면해서 만날 수 있는 장소를 가지고 있어서 제품 체험 기회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Q. 팀그룹은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팀그룹: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대단히 중요한 시장입니다. 그래서 매일 트렌드를 살펴보고 제품 가격과 매출은 어떻게 되는지, 목표와 전략은 무엇인지 검토합니다.

▲ 서린씨앤아이 김태왕 이사

서린씨앤아이: 전 세계 메모리 IC 제조사 톱 1 · 2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디램이나 반도체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반영됩니다. 그리고 한국은 마켓 프라이스가 조금 더 빨리 적용되어서 다른 국가들보다 공격적인 가격대가 형성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팀그룹과 서린씨앤아이는 한국 내 트렌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Q. 팀그룹 전체 매출로 보았을 때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됩니까?

팀그룹: 약 5~10%입니다. 단일 국가 중에서 높은 편에 속합니다.

서린씨앤아이: 인구가 많은 EU, 인도, 중국에 비하면 절대적인 수는 적은 편이지만 총 인구 중 사용자 비율을 따지면 높은 편입니다. 비록 내수 시장 규모는 작지만 한국은 팀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낮지 않습니다.

Q. 몇 년 전부터 전 세계 PC 시장이 부진한 편인데 팀그룹의 전반적인 상황은 어떻습니까?

팀그룹: 매출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지만 판매량은 많이 늘었습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수량이 20% 가량 증가했습니다.

서린씨앤아이: 객단가는 떨어지지만 판매 비율, 회전율이 증가했습니다. 지금은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도 감산 정책을 발표했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입니다. 메모리 완성품 제조사인 팀그룹에게 판매 제품량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Q. 전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팀그룹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됩니까?

팀그룹: 6위 정도입니다. 미국에서 제일 판매량이 높습니다. PC 제조사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잘 나가는 편입니다. 기본적인 성능이 우수해서 인기가 높습니다.

Q. 팀그룹 제품의 특색은 무엇입니까?

팀그룹: 예를 들어 하이엔드 게이밍 메모리 제품이 있습니다. 비록 지스킬 만큼 극도의 오버클럭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뛰어난 성능을 제공합니다.

서린씨앤아이: 지스킬은 한국에서 하이엔드, 오버클럭, 게이밍 메모리로 가장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팀그룹은 같은 성능이면 한결 적은 비용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일반 소비자는 팀그룹 게이밍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으로써 보다 고가인 하이엔드 게이밍 메모리를 사용하는 사람과 성능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DDR4 라인업인 익스트림 메모리 같은 경우 히트 싱크(방열판) 전체가 빛이 나는 미러 RGB가 적용되었는데 이는 히트 싱크 상단만 빛나는 다른 제조사의 메모리들보다 디자인 면에서 차별화되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DDR5 라인업에도 다시 출시되기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 에이수스와 협업하여 만든 'DELTA TUF Gaming Alliance RGB DDR5'

에이수스 등 다른 제조사와 협업하여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내놓는 것도 특징입니다. 팀그룹은 TUF 게이밍 메모리나 ROG SSD 등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은 지스킬처럼 자기만의 아이덴티티가 강한 기업에서는 보기 힘듭니다. 요약하자면 팀그룹은 모든 소비자를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을 중시하는 것이 특색입니다.

Q. 팀그룹은 게이밍 환경에 초점을 맞춘 '티포스'(T-FORCE) 브랜드와 콘텐츠 창작 환경에 중점을 둔 '티크리에이트'(T-CREATE)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각 브랜드의 특징과 주력 제품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서린씨앤아이: 티포스 게이밍이라는 브랜드가 먼저 나왔습니다. 게이머를 위한 브랜드입니다. 게임을 주 목적으로 삼아 PC를 조립하는 이들이 대상입니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을 위해 고클럭과 고용량을 제공하고 화려한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입니다. 그리고 히트 싱크 모양도 특별합니다. 다른 하드웨어와 간섭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일부 감수하고 과감한 디자인을 적용합니다.

▲ 티포스 DELTA RGB DDR5 메모리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티포스 델타 DDR5 게이밍 메모리를 최우선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흰색, 검은색 히트 싱크가 있어서 많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충족 가능합니다. 특히 흰색 히트 싱크는 다른 제조사들 제품들에 없어서 인기가 높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TUF 게이밍 DDR5 메모리가 있습니다. 에이수스와 협력하여 만든 최초의 TUF 게이밍 얼라이언스 인증 메모리인데 호환성과 안정성이 뛰어납니다.

▲ 티크리에이트 CLASSIC DDR5 메모리

티크리에이트는 티포스와 달리 안전성에 집중했습니다. PCB는 기존 8층 구성에서 10층으로 늘렸고 사진 편집, 음악 작업처럼 섬세한 작업을 하는 이들이 오랫동안 고장 나지 않고 안심하며 사용할 수 있는 엄선한 부품들만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자체적인 내구성 테스트를 마친 부품만 사용하며 메모리 IC는 전압 안정성이 높은 것을 사용합니다.

디자인은 담백합니다. 업무에 불필요한 디자인은 피합니다. 히트 싱크도 크지 않고 RGB LED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소재를 적극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그래핀이 있죠. 발열을 빠르게 해소하고 안전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티크리에이트 클래식, 엑스퍼트 DDR5 메모리가 있습니다. 1.1V 저전압으로 작동하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일반적인 DDR5 메모리보다 전압이 낮기 때문에 소비전력이 적고 안정성이 높습니다. 오버클럭도 잘 되는 편이므로 고성능을 원하는 사용자에게도 나쁘지 않습니다.

Q. DDR5 시장에서 팀그룹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팀그룹: 현재 DDR4 메모리와 DDR5 메모리 비율은 7:3 정도입니다. 현재 DDR5 메모리는 5600MHz 이상인 오버클럭 제품 비중을 더 높게 잡고 있습니다.

서린씨앤아이: AMD의 라이젠 7 7800X3D 프로세서가 출시되면서 DDR5 판매량이 늘고 있습니다. 5200MHz와 5600MHz DDR5 메모리가 주력으로 판매되고 있는 중이고 서린씨앤아이 내부에서 점유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텔과 AMD 경쟁 심화되면서 DDR5 메모리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팀그룹은 티포스 게이밍 메모리를 중심으로 판매를 공격적으로 할 것입니다. 머지않아 ‘디아블로 4’도 출시될 예정이므로 게이밍 메모리 중심으로 마케팅을 할 계획입니다.

Q. 팀그룹 DDR5 메모리 만의 특징이 있습니까?

서린씨앤아이: 기본적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제조사에게서 메모리 IC를 받아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차이가 있다면 특화시키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지스킬이 오버클러커에게 특화를 시킨다면 팀그룹은 게이머에게 특화된 설계를 합니다. 극강의 클럭을 제공하기보다는 시스템의 전체의 성능을 조화롭게 내는 데 기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다른 제조사들에 비해 공급이 안정적이어서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메모리 IC도 많이 들어오는 편입니다. 아직 DDR5 메모리 IC 가격이 비싼 편이어서 다른 제조사들은 제품 종류가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편이지만 팀그룹은 앞서 언급한 티포스나 티크레이트 브랜드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Q. 팀그룹의 SSD 제품 성장률은 어떻습니까?

팀그룹: 한국 시장에서는 2022년과 비교해서 2~3배 정도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중동에서는 2021년과 비교해서 2022년에 판매량이 5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현재 SSD는 트렌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꼭 필요한 스토리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린씨앤아이: 서린씨앤아이는 올해 2023년을 SSD 세일즈에 집중하는 원년으로 잡았습니다. PC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용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서린씨앤아이입니다. 2022년 1분기에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쓰지 않아서 마이크론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DDR5가 출시되고, 이후 DDR4와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다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쓰자 메모리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유통하는 브랜드의 약점이 무엇인가 돌아보니 팀그룹은 SSD였습니다. 비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굵직한 SSD 제조사들과 씨게이트, 마이크론 등 유명한 외산 브랜드가 포진해 있지만 SSD 시장도 메모리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 메모리가 1등이지만 우리는 추격자 입장으로서 특색 있는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시장을 끌고 가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SSD 마케팅을 강화하고 전담 세일즈 팀을 만들었습니다. 팀그룹과 긴밀하게 소통해서 공격적인 가격대를 맞춰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 높은 제품들을 우선 출시했습니다. 그 결과 작년 동월과 비교하면 팀그룹 SSD 월 단위 판매량은 3~4배 정도 상승했습니다.

Q. 올해 출시될 신제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팀그룹: 익스트림 RGB DDR5 메모리는 올해 하반기, 컴퓨텍스 이후 출시될 예정입니다. PCIe Gen 5 SSD도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입니다. DDR5 24GB · 48GB 메모리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서린씨앤아이: DDR5 24GB · 48GB 메모리는 아직 메인보드 호환성 문제가 있어서 검증 테스트를 거친 후 출시할 예정입니다. 올해 5월이나 6월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컴퓨텍스를 통해 신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Q. 팀그룹은 PC 메모리와 SSD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 그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 있습니까?

팀그룹: 메모리카드나 USB 메모리 등은 카테고리 정리와 인증 문제가 있어서 당장은 한국에 선보일 계획이 없습니다.

서린씨앤아이: PC 케이스와 CPU 수랭 쿨러, 마우스 패드 등은 저희도 한국 출시를 고려해봤지만 시장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서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성급하게 제품을 선보이기보다는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졌을 때 내놓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서린씨앤아이는 프렉탈디자인과 리안리 등 다양한 기업의 PC 주변 기기도 유통하고 있으므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팀그룹에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Q. 팀그룹은 한국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와 어떤 협업을 통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까?

팀그룹: 유통사인 서린씨앤아이와 최대한 소통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린씨앤아이: 대화를 자주하는 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직접 팀그룹 본사에 방문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자주 대면하고 대화해야 서로 오해 없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고 목표 설정도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매달 목표를 세워서 세일즈와 마케팅을 하고 한국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굳건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올해 한국 시장에서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어떻게 됩니까?

팀그룹: 한국 시장은 디램과 SSD 모두 하이엔드 제품으로 집중하고 싶습니다. 매출은 20~30% 상승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Q. 한국 시장 소비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팀그룹: 잘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팀그룹 SSD를 한국에 소개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2022년보다 다양한 라인업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메모리는 DDR5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티포스 게이밍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팀그룹 제품들을 소개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방수호 기자/bsh2503@manz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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