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선선해진 탓일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여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종류도 로드부터 하이브리드, 미니벨로까지 가지각색이다. 그를 보다 보면 집구석에 모셔둔 자전거가 그리워진다. 하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탈 수 없기 때문에 아쉬운 대로 따릉이 대여소를 찾아보지만, 어림도 없는 일. 텅 빈 대여소만이 나를 반겨주는 상황이 반복되다가, 그런 내 마음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전기자전거 몇 대가 쓱-하고 내 앞을 지나간다. 그런데 요즘 왜 이렇게 전기자전거가 많이 보이지? 갖고 싶게.
실제로 삼천리 자전거의 전기자전거 매출은 2019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알톤 스포츠의 전기자전거 수주 물량은 올해 6월 말 기준 전년 동기간 대비 81.1% 증가했다. 그냥 많이 보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중요한 건, 다 떠나서 내 마음에 드는 전기자전거들은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찾아보니 ‘지금 타는 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개조하는 방법이 있단다.' 잠깐만, 개조? 진짜로 개조해 볼까? 심지어 키트도 있네. 이거 진짜 한 번 해봐!?
“야, 너두 전기자전거로 개조할 수 있어!”
일반자전거를 키트를 활용하여 전기자전거로 개조할 경우의 장단점은 뭘까? 일단 장점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자전거는 가격대가 정말 천차만별이다. 이는 전기자전거도 다르지 않다. 비싼 건 천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 물론 눈을 낮춘다면 백만 원 이하의 제품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정도 가격대에서 마음에 드는 자전거를 찾기 힘들다면 키트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내 마음에 드는 전기자전거를 마련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출처: 널위한나의경험&행정사
또 다른 장점은 내가 타던 자전거라 승차감이 보장된다는 것과 나만의 유니크한 전기자전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일이 부품을 구매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위 영상을 살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일반자전거를 전기자전거로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꽤 다양한 부품이 필요하다. 이조차 ‘하나의 과정이고, 즐거움이지’라고 생각한다면 반박할 생각은 없지만. 시간을 줄이고자 한다면 키트를 추천하고 싶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제품마다 방식의 차이가 있겠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초보자가 다루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의자도 겨우 조립한다와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개조를 맡길 수 있는 업체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겠다.
또 다른 단점은 관련 법규가 복잡하다는 것이다. 자전거 도로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면허가 필요하거나 보험 가입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전 요건에 적합하지 아니하도록 개조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즉,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니 키트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격만 따져볼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규정들도 살펴봐야 한다.
“초심자도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 키트 2종”
(주)월드하이텍 이런휠 250 (제품보러가기) /출처: 이런휠
키트 조립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는 뒷바퀴 휠 교체만으로도 전기자전거를 만들 수 있는 (주)월드하이텍 이런휠 250을 추천하고 싶다. 구동 방식이 파스(PAS, pedal assist system)라서 자전거 도로에서도 이용 가능하다는 것과 면허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출처: 자전거생활play
참고로 파스는 별다른 조작 없이 페달을 밟으면 그 힘을 감지해 모터가 도와주듯 작동하는 방식으로, 이 제품은 페달을 뒤로 한 바퀴 이상 회전하면 전기자전거 모드가 된다. 블루투스 4.0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주행속도 및 배터리 잔량 체크, 내부 온도, 주행 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전압은 36V, 모터 출력은 250W, 최고 속도는 25km/h, 중량은 2.8kg이며, 색상은 블랙/티타늄 실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브레이크 타입은 림 브레이크와 디스크 브레이크 중에서 선택 가능하며, 참고로 재질은 알루미늄 프레임. 유의할 점은 드롭아웃 135mm 이상의 일반적인 프레임의 자전거, 훨사이즈 20인치 이상이어야 장착할 수 있다.
벨로스타 센터드라이브 키트 (제품보러가기) / 출처: 벨로스타
벨로스타 센터드라이브 키트는 350W와 500W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350W 제품은 일반자전거 사용자에게, 500W 제품 같은 경우 비포장도로 및 산악용 자전거 이용자에게 추천한다. 모터와 크랭크가 일체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무슨 말이냐면 자전거의 크랭크와 BB를 탈착 후 장착하는 방식이란 얘기다. 스로틀(Throttle)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전 면허와 헬멧을 필수로 챙겨야 한다. 참고로 스로틀은 오토바이처럼 레버를 당기면 모터가 작동해 달리는 구동 방식을 말한다.
출처: peter choi
거의 대부분의 자전거에 설치할 수 있지만, BB 구경이 다른 경우에는 장착이 어려울 수 있다. 이 부분이 우려된다면 벨로스타에 직접 문의하는 것도 방법.
출처: 벨로스타
구성은 리튬 이온 파워 배터리(36V)와 전용 충전기, 계기판, 스로틀, 크랭크암, 체인링 및 고정 브라켓, 스피드 센서, 센드 가방까지 포함되어 있다. 자세한 구성과 가격은 옵션별로 상이.
“역시 제일 속 편한 건 완제품이지!
남들은 어떤 전기자전거를 많이 구매했을까?”
하지만 아무리 봐도 키트는 복잡하고 머리 아프다 싶은 사람도 분명히 있을 터.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을 굳이 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키트에 대한 생각은 깔끔하게 비우고, 이김에 그냥 전기자전거를 한 대 마련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걱정하지 마시라. 남들은 어떤 제품을 많이 샀는지 알려드리겠다.
샤오미 바이사이클 S1 해외구매 (318,830원)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전기자전거 판매량 점유율을 살펴본 결과, 의외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먼저 1위는 샤오미 바이사이클 S1로 판매량 점유율은 14.99%이다. 샤오미의 침투력의 다시 한번 감탄이 나오는 점유율이다.
종류는 미니벨로이며, 프레임은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최고 속도는 25km/h, 주행거리는 파스로 최대 50km, 스로틀은 26km까지 갈 수 있다. 모터 출력은 250W, 배터리 전압은 36V이다. 구동 방식은 파스/스로틀 겸용으로 순수하게 전기로만 동작하는 순수 전기 모드, 페달을 밟으며 보조받는 어시스트 모드, 전기 없이 페달만을 밟아서 움직이는 주행모드까지 3가지 모드가 있다. 접이식으로 보관도 용이하다.
“2등은 누구?"
판매량 점유율 2위는 랑케레이시 G660S와 AU테크 스카닉 M20 DUAL이 각각 5.21%를 차지하며 나란히 공동 2위에 올랐다. 두 제품은 앞서 소개한 샤오미 바이사이클 S1와 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미니벨로라는 것이다. 더불어 접이식이고, 구동 방식이 파스/스로틀 겸용이라는 점도 통한다.
랑케레이시 G660S 해외구매 (679,600원)
랑케레이시 G660S는 주행거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샤오미 바이사이클 S1처럼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파스 방식으로 구동할 경우의 최대 150km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전압은 48V, 모터 출력은 500W. 프레임은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져 있다.
AU테크 AU테크 스카닉 M20 DUAL (408,590원)
가볍게 출퇴근 용도로 탈 정도의 전기자전거를 찾는다면 AU테크의 AU테크 스카닉 M20 DUAL도 괜찮은 선택이다. 주행거리는 파스 모드로 최대 70km, 스로틀의 경우 35km까지 가능한 제품이다. 프레임은 스틸이고, 모터 출력은 350W까지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25Km/h.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안전이죠!”
전기자전거는 장점이 많은 이동 수단이다. 언덕을 오를 때나 페달을 밟을 힘이 모자랄 때 특히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반자전거에 비해 사고가 날 시 더욱 위험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전기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그게 키트로 개조한 것인 건, 완제품을 타든 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규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스로틀, 파스/스로틀 겸용 방식의 전기자전거는 주행 시 운전 면허가 필요하다. 심지어 헬멧도 착용해야 한다. 안 쓰면 범칙금도 2만 원이나 있다. 이 밖에도 관련 규제들이 있다. 이를 충분히 숙지한다면, 전기자전거를 조금 더 즐겁고 안전하게 탈 수 있을 것이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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